1. 밀의 재배 기원
밀은 농업의 기원과 더불어 재배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식량작물이다. 밀의 재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재배기원을 약 1만5천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유사 이전의 많은 유적에서 밀의 이삭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태고의 앗시리아인, 이집트인, 고다야인 그릭 후세의 그리스, 로마시대에 이르러 밀의 이용은 급격하게 확장되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밀을 생명의 상징이라 생각하여 밀의 수확을 찬미하며 밀로 만들어진 빵을 신의 선물이라고 숭상하였다.
밀의 수확기에는 성대한 감사제가 행해졌고, 곧 인간의 역사가 곡물의 역사이고 그 중에서 밀이 빵으로 만들어짐으로써 곡물의 왕이이라는 위치를 차지하였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B.C. 2000년 경에는 인도에 전래되었고, 이곳으로부터 미얀마를 거쳐 운남, 사천 등을 통하여 중국에 들어갔으며, 몽고를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경주시 반월성지에서 개화된 밀 종실 유적이 나왔고, 평남 대통군 미림리의 유적(B.B. 1~2세기 경)에서도 밀의 유적이 발견된 것으로 보면 우리나라에도 일찍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밀의 대규모 생산지인 아메리카대륙에는 16세기에, 호주에는 18세기경 유럽대륙으로부터 이민자들이 밀 종자를 가지고 와서 재배가 시작되었으므로 재배역사가 비교적 짧다.
2. 밀의 종류
밀은 벼과에 속하는 1년생의 초본(草本)인데, 기후와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좋아 온대에서부터 열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밀가루의 2차 가공적성은 밀가루에 함유된 단백질의 함량과 그 성질에 의하여 좌우된다. 단백질에 물을 가하고 반죽을 하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성형(成形) 능력을 갖게 되므로 여러가지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어 밀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1)밀의 식물학적 분류
분류 |
염색체수 |
한국명 |
1립계 |
14 |
1립밀 |
2립계 |
28 |
엠머밀, 듀럼밀, 영국밀, 페르시아밀 등 |
보통밀(3립 이상) |
42 |
스펠트밀, 보통밀, 크럽밀, 인도왜성밀 |
밀속(屬)에는 20종 이상이 있는데, 그 중에서 10여종이 재배종이고 나머지는 야생종이다. 밀은 염색체의 수 또는 1개의 이삭에서 밀알의 결실립수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즉, 1립 결실립수는 '1립계', 2립 결실립수는 '2립계', 3립 이상 결실립수는 '보통계'로 분류한다.
결실립수는 밀의 생산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오늘날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밀의 90% 이상은 보통계 밀이 차지하고 있다.
3. 밀의 상업적 분류
상품으로서의 밀은 파종시기, 색상, 경도, 초자질함량 등에 따라서 다름과 같이 분류한다.
(1) 파종시기에 따라 - 겨울밀, 봄밀
가을에 파종하여 이듬해 초여름에 수확하는 밀을 겨울밀, 봄에 파종하여 그 해 늦은 여름에서 초가을에 수확하는 밀을 봄밀이라고 한다.
(2) 색상에 따라 - 붉은 밀, 흰 밀
밀은 겨울밀이나 봄밀에 관계없이 밀껍질의 색깔에 따라 붉은 밀과 흰 밀로 크게 나누고 있다. 이것은 주로 카로티노이드 계통의 색소에서 기인되는 것으로써 붉은 밀은 실제로 황색, 적황색, 갈색 등 여러가지 색깔을 가지며, 흰 밀은 백황색에 가깝다.
(3) 경도에 따라 - 경질 밀, 연질 밀
종실이 단단한 것을 경질(hard) 밀, 연한 것을 연질(soft) 밀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경질 밀은 제빵 성적이 좋고, 연질 밀은 면이나 과자에 주로 쓰인다.
(4) 초자질함량에 따라 - 초자질 밀, 분상질 밀
밀 내부의 조직밀도가 높아 밀알을 가로로 잘랐을 때 절단면이 투명상으로 보이는 것은 초자질 밀, 조직의밀도가낮아 절단면이 백색으로 불투명한 것을 분상질 밀이라고 한다. 초자율이 75% 이상인 것을 초자질 밀, 초자율이 25~75%인 것을 반초자질 밀, 초자율이 25% 미만인 것을 분상질 밀로 구분한다.
밀 수입국에서는 식물학적인 분류, 생산이나 품질상의 특징, 생산지역명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2~3개 조합하여 필요한 밀의 유형을 정한다. 예를 들면, 미국산 hard red spring 밀, 캐나다산 western red spring 밀, 호주산 standard white 밀, 캐나다산 western amberdurum 밀 등이다.
4. 쓰임에 따른 밀가루의 종류와 용도
밀가루는 종류별로 제빵용, 제면용, 제광용 등의 용도별로 구분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밀가루의 단백질 함량에 따라 강력 밀가루와 중력 밀가루 및 박력 밀가루로 나뉜다.
밀가루는 등급이 낮을 수록 회분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밀기울의 홈합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용도별로 적합한 품질을 갖는 밀가루를 얻기 위해 원료 밀을 선택할 때는 단독 또는 배합하여 제분을 한다. 제분 시 사용하는 밀의 종류와 배합률은 밀가루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체로 제빵용 밀가루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과자용은 단백질 함량이 낮으며 국수용은 중간적인 것을 사용한다.
5. 한국의 밀 생산
국내 밀 면적은 1970년도에 97천ha로 자급률 16%까지 유지한 적이 있었으나 1984년부터 정부의 수매중단으로 재배가 거의 되지 않다가 1992년에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결성되어 범국민적 소비확대 방안을 기울였다.
이후의 국산밀 시장은 과거 민간운동이 참여했던 일부 회원들이 생협, 한살림 등 회원제 형태로 나뉘어 자체 회원들만의 계약재배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발생하는 주문자 방식으로 소규모 시장을 형성해 왔다.
국산밀의 주요산지는 옥구, 김제, 순천, 구례, 해남, 밀양 등으로 수확 후 즉시 벼농사가 가능한 남부지역의 평야지대에 한정되었는데, 그 이유는 1ha당 9개월 영농 시 농가의 실제소득이 5~60만원에 불과해 영농하겠다는 농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국산밀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매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다가 2008년 들어 세계적 기상이변으로 인한 곡물생산량 감소와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안보 차원의 식량자급률 증신 필요성이 절심해짐에 따라 정부에서는 2015년까지 국산밀 자귭율 10%를 목표로 하는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6. 한국의 곡물 자급률
2008년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6.2%로 국민 1인당 연간 131kg의 곡물을 소비했다. 곡물소비비율로는 쌀이 57.69%, 밀이 25.69%를 차지하고 있다. 그외 콩이나 보리, 옥수수 등이 있다. 즉, 밀은 우리나라 사람 하루 3끼 식사 중 1끼를 책임지고 있다.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밀 자급률은 0.4%로 99.6%는 수입밀로 충당되었다.
2010년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1.5%다.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60년대 50.5% 정도, 70년대 12%대에서 점차 내리막을 길을 걷다가 80년대 밀 수입이 완전자유화되면서 2.9% 미만으로, 90년대에는 0.02%까지 하락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60년대 초 101.62%에서 시작해 70년대 77.28%, 80년대 70.78%, 90년대 58.27%, 2007년 44.42%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008년 기준 26.2%, 식량자급률은 49.2%였다. (식량자급률은 사료 제외, 곡물자급률은 사료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