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유방암 종류 판별하는 ‘랩온어칩’ 개발
- BY 이근영 l 2010.05.11
-
네가지 암종 동시에 검사해 시간 10분의 1, 비용 200분의 1 절감
박제균(카이스트)·이은숙(고려대) 교수팀 “맞춤형 항암치료 기반기술”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유방암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암종에 따라 항암치료 요법이 다르기 때문에 생물학적 표지자(바이오마커)로 종류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한테서 주사기로 떼어낸 암 조직을 슬라이드에 부착한 뒤 바이오마커별로 항체-항원 반응을 시켜 형태 변화나 염색 정도로 종류를 알아낸다. 각각의 과정에 4시간씩 최소한 16시간이 걸린다. 주사기로 미세한 조직을 떼어내는 생검으로는 한번에 2~3개 정도의 마커만 검색이 가능하다. 환자는 때로 여러 차례 생검을 받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비용도 70만~80만원 정도 든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박제균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고려대 의대 이은숙 교수 공동 연구팀은 11일 극소량의 유방암 조직으로 네가지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한 면역 조직화학법을 이용해 랩온어칩을 만들었다. 미세유체기술은 유체의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면역 조직화학법은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조직 안 단백질(항원)의 존재 유무를 현미경으로 알 수 있는 검사법이다. 랩온어칩은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등을 사용해 미세채널을 만든 소자로, 여러 물리·화학적 실험이 이뤄지는 ‘칩 위의 실험실’이다.
환자의 암 조직을 붙인 슬라이드 위에 이 칩을 꼭 누르기만 하면 4개 바이오마커별 채널이 형성돼 한꺼번에 암 종류를 검사할 수 있다. 채널별 검사 시간도 단축돼 전체적으로는 기존 방법보다 10분의 1이면 검사가 완료된다. 항체도 훨씬 적은 양이 쓰여 반응시약 비용만 따지면 기존보다 200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 실제 환자가 내는 비용도 4만~5만원대로 낮춰질 것이라고 이은숙 교수는 추정했다. 연구팀이 유방암 환자 115명의 실제 암 조직으로 개발한 칩으로 검사한 결과 기존 검사의 판별과 최대 98% 일치했다.
논문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미국 공공과학도서관(PLoS)의 ‘공개접근’ 학술지인 <플로스 원> 3일치(현지시각)에 게재됐다.
박제균 교수는 “논문 제출 뒤 최대 10개 바이오마커로 20개 채널까지 칩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며 “각종 암의 바이오마커별 판별이 가능해지면 개인별 맞춤형 항암 치료를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카이스트의 김민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로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금상과 젊은 파스퇴르상 대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특허협력조약(PCT) 특허 1건을 포함해 국내특허 6건을 출원했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