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송년 시즌에 나온 김문옥 감독의 신작 영화의 타이틀이다.
1993년 30년 전 가수 김현철의 3집 앨범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에 실린 곡 또한 ‘달의 몰락’이다.
1992년에 발표한 영화 ‘그대안의 블루(감독 이현승)’는 페미니즘적 코드를 담은 영화로 유명했는데, 가수 김현철과 이소라가 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었다.
2023년 신작 영화 ‘달의 몰락’은 음악 패밀리 ‘작은 별 가족’ 멤버인 강인구 작곡가의 음악이 삽입되었다. 배경음악 위주의 드라마를 받쳐주는 감성적 코드성 선율이 주조를 이룬다.
1980년 신예 김문옥 영화감독의 데뷔작 ‘타인의 방(원작 최인호)’
부터 함께 음악 작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1982년 영화 ‘어둠의 딸들’, 영화 ‘그때 죽어도 좋았다’ 등 그 당시부터 영화 음악 작업을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1988년 영화 ‘욕’, ‘강남 꽃순이’, ‘보통 여자 시대’,‘서울의 달빛’ 등
그 시대를 반영한 사회성 멜러드라마 작업도 동행 했으리라 본다.
본격적인 독립 예술영화의 시대를 열며, 문예영화의 산파 역할로 맹활약을 펼쳤던 김문옥 감독은 2001년 ‘이유 없는 반항’ 부터 ‘붕어빵’, 아웃사이더‘, ’아줌마‘, ’꽃찌‘, ’메기의 추억‘, ’머피와 샐리의 법칙‘, ’시니어퀸‘, ’1958‘, ’깐부‘, ’무한궤도‘, ’거미줄‘, ’달의 몰락‘에 이르기 까지 충무로 영화계에 쏘아올린 작품이 이제는 밤하늘의 북두칠성 별처럼 어둠을 밝히고 있다.
김문옥 감독은 대기업 중심의 상업영화와 열악한 환경의 독립 예술영화 틈새에서도 충무로
원로 현역 감독으로서 그 자리를 스스로 찾아가며, 외롭게 자리 매김을 하고, 이제는 고달픈
문예영화 산파 역할에서 시작되어 독립 예술영화계의 원로 영화감독 대부가 되었다.
그 꽃과 열매가 충무로단편독립영화제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영화 ‘달의 몰락’은 2023년 신작으로 태어났다.
각종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은 원로 감독이면서 동시에 현역인 김문옥 영화감독은
기획 및 제작, 각본 및 연출 감독으로서 1인 4역 5역을 담당했다.
독립영화계의 재정 상태라는 게 어렵고 열악하고 좋은 환경이 아닌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생활적 연기, 촬영, 조명, 녹음 등 현장 작업과 편집, 음악 믹싱 등 스튜디오 작업, 마케팅 및 배급 문제까지
1인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감당하기는 매우 버거운 현실인데, 노장 감독은 이에 굴하지 않고
폭주기관차처럼 앞으로 직진하고 있다.
허황된 야심을 가지고 돈 많은 미망인(영화 제작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젊은 무명의 배우가 결혼 까지 감행한다.
미망인의 재산을 노렸으나 그 미망인은 지병으로 죽고, 결국 남긴 유언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고
무명 배우의 허망한 야심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이미 늙게 만든 그 무명 배우의 성형 얼굴만 남는다는
물질 만능의 현실 세태를 풍자한 해학극 “달의 몰락”(각본, 감독: 김문옥 /주연: 최다형, 박태현)은
생활 밀착형 드라마로서 각자 인생의 뒤안길을 돌아보게 만들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 준다.
글/ 손영호(영화평론가,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