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탄트라의 역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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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 인더스강을 중심으로 한 협곡에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등 고도로 발달된 문명이 번성하였는데 그 인더시 협곡 문명이 기원전 3000년경의 인도의 최고 문명이 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하라파문명이 발굴됨으로써 샥티신앙과 시바신앙이 고대 인 도인의 신앙의 토대가 되었으며 비아리아계통의 원주민들에게 주된 신앙으로 숭배되었다.
이 시바와 샥티신앙속에서는 이미 탄트라 행법이 여러 가지 형태로 행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탄트라 행법은 신비주의와 자연스럽게 접맥이 되었으며 기원전 1500년경 아리아 민족의 후기 베다 문화의 사상과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따라서 인더스 문명은 기원전 1500년 무렵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 인도인의 생활이나 사상속 에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면서 흡수되었다. 그리고 베다문헌(아리안)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며 지성과 감성에 있어서도 뛰어났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탄트라tantra는 정신적인 지식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의 tari 또는 tantri에서 나온 말인데, 본래는 <넓히다>라는 뜻을 가진 tan 이라는 어원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결국 <탄트라>는 <지식을 넓히다>는 뜻이고, 스스로 지식을 전부 몸에 익힌다는 것이다.
<탄트라>는 종교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생을 신비로 보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인생체험이 며 정신적인 힘을 표출하는 방법이며 체계이다.
턴트라의 의미를 넓게 생각하면 분명히 인도 아리안계가 근원이고, 고대 인도 전통의 중심 을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탄트라가 기원전 1500년경에 만들어진 브라만교의 성전인 <베다>문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탄트라의 의례에는 <베다>의 행법에 기원을 두고 있다 는 것이 많이 발견된다.
이 탄트라 의례가 대부분의 인도철학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더구나 탄트라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힌두교나 불교도 마찬가지이다. 이와같이 탄트라의 형식이 끊임없이 갖가지로 발 전해가는 동안에 <우파니샤트>나 <요가>, 또는 불교 등의 사상적 영향을 받으면서 인도 중세의 전기, 즉 8세기 내지는 10세기까지 활발하게 전개되었음을 보여준다.
탄트라의 성전들은 저자가 없다. 이것은 신이 썼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 성전들의 종류는 방대한 수에 이르고 각각 큰 차이가 있지만 모두 성스러운 말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가마>내지는 <니가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 탄트라 행법이 생겨난 것은 성전들이 완성되기 이전의 일이었다.
탄트라의 문헌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발전해 왔으며 하나의 탄트라 성전에도 다양하게 시대 적인 사고방식의 변화가 거듭하여 덧붙여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느 시대에 완성되었 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탄트라의 영향은 인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문헌에서 보면 탄트라의 가르침은 세계 각지 특히 네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 넓게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형향은 점차 지중해 문화에까지도 미쳤던 것이다.
탄트라는 무엇보다도 스스로 깨우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능력에 알맞게 많은 사람의 다양한 요구에 적합한 방법이 개발되어졌다.
탄트라 본래의 사고방식은 역으로 말하자면 인도철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 고 말할 수 있지만, 추상적으로 사색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어떤 방법이나 수단을 빌어 어떻게 목표에 도달하는가를 보여준고 설명하는 것이다. 탄트라를 싹트게 한 그 원동력은 바로 인도적 전통의 모태가 되었으며 아울러 인도사상의 주류로서 성장해갔다. 물론 탄트라 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본래의 사상에 충실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완전히 반대되는 이교의 세계로부터도 그 장점을 흡수해왔다. 탄트라는 원자이론이며 시간, 공간의 관계며 천 체관찰이며 우주론, 수상학, 점성술, 화학, 연금술 등으로 고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연마해 왔다. 우주의 원자이론을 탄트라가 발전시켰던 것은 아주 이른 시기였다.
탄트라에 따르면 우주는 <옴om>이라는 단음절인 <만트라Mantra>와 같은 기본음으로 전 개되었다고 한다. 우리들이 이 우주에서 보거나 느끼는 모든 물체는 각각의 진동을 응축시 킨 소리인 것이다.
이 에너지가 나타내는 보다 진보된 단계가 원자개념의 탄생이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의 육체 어느곳에 영혼의 중추가 있는가를 발견하는 것도, 또 추상적인 기호를 통하여 여러 가지 요가수행을 하는 것도 모두 탄트라의 기준에 따르고 있다.
탄트라는 다양한 삶의 형태나 대자연을 함축하며 거기에서 스스로를 자각하는 목적으로 귀 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탄트라는 <푸루샤purusa>라는 남성원리와 <프라크리티prakrti> 혹은 <샥티sakti>라는 여 성원리로 이루어진 이원론에 기본을 두고 있다. 이것은 남녀교합이 <시바신>과 <샥티>와 의 창조적인 결합으로까지 승화될 수 있다는 개념에 근원을 두고 설명한다.
모든 것에 깃들어 있는 이 시바와 샥티는 불처럼 합일하므로 비이원성 즉 해탈로써 하나가 되는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
탄트라의 성전은 수없이 많지만 일반적으로 64종류가 있다고 믿고 있다. 이 탄트라는 그의 배우자인 샥티(여신)의 진언(眞言)에 의하여 시바신이 이 세계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 우주 를 조정한다는 시비신은 샥티를 통해서 탄트라의 비밀을 이 세상에 공개하게 하였던 것이 다. 아뭇튼 탄트라는 고대 인도인의 귀중한 보배이이며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더 나아가 서는 삼라만상, 우주만물에 관한 가장 오래된 과학적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론적인 면은 <니가마>라고 하며 실천적인 면은 <아가마>라고 부른다. <아가마>는 시바 가 왕비 파르바티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형식을 취한 탄트라이며, <니가마>는 남편인 시바 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아내 파르바티의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 <아가마>는 모든 인간 가운 데 잠자고 있는 우주적인 힘 <쿤달리니>를 깨우기 위한 탄트라의 비교(秘敎)적인 부분이다.
탄트라 행법의 정신적인 면인 <아가마>는 명상이나 요가와 관련되 있다. 이에 비하여 <니 가마>는 탄트라의 비밀에 관해서 파르바티가 시바에게 한 질문을 공개한 것이다. 파르바티 가 생각나는 의문점을 떠올려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 내용이 <니가마>이고, 탄 트라의 행법 즉 기초이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힌두 탄트라와 마찬가지로 불교 탄트라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분래의 모습에서 말하자면 < 방편, upaya>과 <반야, prajna> 결국 행동과 지혜라고 믿고 있다.
힌두 탄트라에서는 시바가 수동적인 힘이고 샥티는 능동적인 힘이라고 여긴다. 샥티는 시바 의 내재적인 원리이다.
탄트라즘이 동방의 뱅골 지방이나 아샘지방, 우타르프라데쉬주의 북서경계선을 따라서 캐시 미르 지방 부근에서 융성하였던 것이 확실하다. 또 탄트리즘이 절정에 달했던 무렵의 가장 중요한 철학작품들이 캐시미르 지방 및 동인도 지역과 관계가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 다.
탄트라 행법의 한가지 양식은 차나챠라, 즉 중국양식이라고 불리우고 그것은 도교의 선배인 보갈과 인도인인 탄트라 스승 바시스타 두사람에 의하여 인도에 들어왔다. 마하치나(대중국) 라는 명칭은 중국이나 티벳을 동일시하여 칭하였는데, 192개의 정규 탄트라 가운데 64개의 탄트라는 이 지역에서 가져온 것이다. 대승 탄트리즘이 나중에 발전하고 있던 때에도 많은 탄트라가 네팔, 부탄, 시킴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탄트리즘은 수세기에 걸쳐 전체 인도적인 현상이 되었고 많은 주요한 종파들 위에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탄트라 문헌은 매우 풍부하지만 그 대부분은 아직 번역되어 있지 않다. 현존하는 탄트라 문 헌 가운데 중요한 것은 650년경에 만들어졌다는 (비밀집회(秘密集會) 탄트라)이다. 이것은 대승불교의 유명한 학자인 아상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불교 탄트라의 하나이며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해가고 금욕적인 질서가 붕괴되는 사이에 생겨난 <비밀회의>의 산물 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일 것이다. 또하나 유명한 저서로는 불교에서 기원한 750년경의 <문수사리근본(文殊師利根本) 탄트라>가 있다. 1000년 경의 <르드라야마라>와 1100년경의 <브라흐마야마라>는 모두 힌두교 탄트라이다. <크라르나바 탄트라>의 성립은 아마 9세기 경일 것이고, 케시미르에서는 8세기 후반부터 11세기 사이에 탄트라가 왕성하게 서술되었다. 10세기부터 18세기가지는 무수한 탄트라 문헌이 나오고 그 영향은 인도밖의 전역으로 파급 되었다.
그리고 당시의 탄트라 행자들은 주로 화학실험분야, 특히 수은과 유황으로 된 약의 제조 등 의 분야에서도 실험을 행하였다. 실용적인 의례에 관심을 보인 고대인도 과학의 이러한 면 은 아주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탄트라 수행자들은 인체와 우주와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수은 및 약물의 사용, 호흡의 훈련, 호흡조절, 일광요법의 명상 등에 따라서 신체상태를 조절하는 여러 가지 기법 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탄트라에 강한 영향을 준 힌두교 사상은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심 적인 생각은 <푸라나>라고 알려져 있는 여러 가지 힘이 나오는 원천인 우주에너지에 관한 생각이다. 우주속에 있는 모든 힘이나 여러 가지 운동, 인력, 사고조차도 각각 푸라나가 나타나는 형식이 다른 것에 불과하다. 인체안에서 호흡은 푸라나의 단 한가지 결과에 지나지 않지만, 호흡은 인간이 살아있다는 가장 큰 표현이다.
탄트리즘의 근본적인 개념은우주는 두가지 원리, 즉 푸루샤와 프라크리티의 교체에서 생겨 나는 것이지만, 보다 깊게 분석해보면 이들 쌍방 모두 <하나>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각각의 탄트라 중 어느것이 최초로 문자화된 탄트라 성전으로 출현한 것이었는지 엄밀하게는 알 수 없으나, 현존하는 탄트라 성전 중에서는 불교의 것이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구미나 인도의 대부분의 학자들은 불교 탄트라 중에서 <비밀집회 탄트라>와 <문수사리근본 탄트라>가 가장 오랜된 것으로서 4세기경 아상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것이 잘못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비밀집회탄트라>의 현형은 8세기 후반에, <문수사리근본 탄트라>의 현형은 7세기후반부터 10세기에 걸쳐서 서서히 완성되었다고 보고 있다. 연대가 확실한 한역문헌, 선무외善無畏가 지은 <대일경소>속에 탄트라坦特羅 라는 말이 보인다.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8세기초기에 인도의 불교성전에 탄트라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을 알수 있다.
힌두교의 탄트라는 8세기 이후의 것밖에 현존하지 않는다.
(이상은 '탄트라'(동문선,1978년)에서 발췌한 내용임, 자세한 내용은 이책을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