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 부인과 수잔나가 부르는 여성 이중창 입니다.
<편지 쓰기의 이중창>이라고도 하며
<저녁 바람의 노래>라고도 합니다.
"오늘 저녁 서풍 제피로스가 온화하게 불겠지요. 소나무 숲에서..."
이렇게 백작을 장난으로 유혹하려는 편지를 쓰는 장면 입니다.
하녀인 수잔나에게 눈독을 들이는 바람둥이 남편 알마비바 백작을 골려주기 위해
백작 부인은 편지의 내용을 불러주면서 수잔나의 필체로 편지를 받아쓰도록 합니다.
편지를 받은 백작이 수잔나를 만나려고 저녁 때 소나무 숲에서 기다리면,
수잔나와 옷을 바꿔 입어 변장한 백작 부인이 대신 나가서 골탕을 먹이려는 것이지요.
이러한 가사 자체는 전혀 감동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글로 말하고 화가가 그림으로 말하듯이,
작곡가는 음악이라는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 입니다.
서풍 제피로스가 산들거리며 불어오듯이 백작부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우아하게 울려옵니다.
편지를 쓰는 수잔나 주위를 왔다갔다 거닐며,
그 속도에 편안하게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수잔나는 백작 부인이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쓰면서 백작 부인이 말한 내용을 다시 반복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두 여성이 노래하는 상냥한 멜로디는 감미로우며,
완전히 한 마음이 된 백작 부인과 수잔나는 더 없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