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와 민준, 연리지 나무 밑에서 사진을 찍고 손을 잡으며 걸어온다)
천송이:지금쯤 난리 났겠다
도민준:아마도
천송이:있잖아, 도민준씨 별과 여기 지구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듯이 우리 여기서도 그런걸로 하자. 여기서 난, 온 국민의 미움을 받는 천송이도 아니고 도민준씬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는 외계인도 아니야. 아무 상관없어. 그러니까 여기있는 동안엔 우리 바깥 세상일엔 신경끄자.
(함께 걷던 민준은 멈추고 송이를 바라본다)
도민준씨!
도민준:그래, 천송이
천송이:(둘이 한참을 마주보다)사랑해... 당신이 이 별에서 산다고 하면 나도 이 별에서 살고 싶고, 당신이 다른별로 간다고 하면, 나도 따라가서 살고 싶을 만큼... 사랑해.. (송이 민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조용히 흘린다) 당신이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불안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는 시간을 영원히 멈출 수 만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고 싶지만.. 이런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가끔은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되돌려도.. 난 당신을 다시 만날꺼고... 그렇게 툭탁거리면서 싸울꺼고.. 당신 나한테 반했을꺼고... 사랑할 거야...
도민준: 그래...
천송이:뭐야..? 내가 이렇게까지 얘기 했는데 그래가 끝이야? 여자가 창피함을 무릎쓰고 얘기했으면 어느 정도 답을 해주.....(민준은 송이의 입술에 키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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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바닷가를 나란히 걷는다)
천송이:도민준씨 살았다던 별 어디야?
도민준:여기서 어떻게 보여
천송이:여기서 보이지도 않아? 그럼 어디가야 볼수 있는데?
도민준:왜?
천송이:그냥.. 알았으면 해서.. 남쪽인가, 북쪽인가. 저기야?아님 여기야? 아님 쩌기야?
(둘은 바닷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나란히 앉는다.천송이는 민준의 어깨에 기댄다)
도민준:안 추워?
천송이:따뜻해.. 도민준씨.
도민준:응?
천송이:우리 매년 여름마다 여기오자.
도민준:그러자..
천송이:우리 애들 7명이랑, 강아지5마리랑, 더더 나중엔 손자손녀들이랑.. 어디 해외 멀리 나갈거 있어? 우리 여기로 오자.
도민준:그러자.
천송이:와.. 대가족이네. 걔네들 먹여살릴려면 우리 일 열심히 해야겠다. 도민준씨는 강의 몇탕 더 뛰고 난 조연이든 단역이든 닥치는대로 다 하고..
도민준:(웃는다) 그래야지.. 그러자.
천송이:약속한거다?
도민준:그래. 약속해.
(송이는 고개를 들어 민준을 바라본다)
천송이:나 노래 불러줘.한 번도 불러준적 없잖아.
도민준:무슨노래..?
천송이:내가 앞으로 도민준 하면 떠오를 노래.. 도민준씨도 천송이하면 떠오를 노래. 뭐 우리가 오래오래 추억할 노래, 뭐 그런거.
(민준은 생각하다 노래를 부른다.(임병수-약속) 송이는 민준의 어깨에 다시 기댄다.노래가 끝나고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송이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는다)
도민준:천송이.. 니가 듣고 싶어하는 말들, 다 해줄 순 없지만, 니가 그래는 미래에 내가 함께하고 싶은건 사실이야. (민준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건네주고 송이에게 전한다.송이는 반지케이스를 열어본다.)
천송이:껴줘.(송이는 울먹이고 민준은 송이의 손에 반지를 끼워준다) 나 이런 유치한 프로포즈 꼭 받아보고 싶었는데...
도민준:난 이렇게 유치한 프로포즈 하게 될 줄 몰랐어.(송이 눈물을 떨군다)
천송이:(하늘을 보며)완벽하게 행복하다. (사이)도민준.
도민준:왜, 천송이.
천송이:내가 사랑하는 도민준.
도민준:왜.
천송이:우리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야. 당신은 날 위해서 어딘가에 존재해줘. 날 위해서.. 죽지말고 어딘가에 존재해줘. 그러니까 내 말은.. 가... 당신이 있었던 곳으로..
(민준은 놀란채고 송이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송이는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