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적삼
정 정 남
밤이슬 촉촉이 내리는 마당
풀 먹인 모시적삼 댑사리에 널어두고
오손도손 둘러앉은 멍석 가운데
찐 감자 옥수수 구수한 바구니
보릿까락 모깃불로 피어오르는
할머니의 36년 아팠던 얘기들
숯불 다리미에 불티로 탁탁 튀고
이슬 먹은 모시적삼 동정 깃에
구겨진 자존심을 빳빳하게 다리시던
어머니
지금도 그 마당에
이슬 촉촉히 내리고
아이들은 훌쩍 자라는데
모시적삼 동정 깃
빳빳하게 세워 줄 사람없고
철없는 달빛만 가득합니다.
첫댓글 그 옛날 압구정 마당 끝에 댑사리와 모깃불이 그리워지는 여름밤입니다.
첫댓글 그 옛날 압구정 마당 끝에 댑사리와 모깃불이 그리워지는 여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