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월 24일 목요일.
12시 집으로.
제주에서 면세점 쿠폰 만원 짜리 2개와 1달러 짜리 7장이 특급우편으로 도착. 까칠이 엄니 하늘금 미경. 하늘금.... 닉네임스럽다. 어둡기도 하고 가없이 세상을 사는 것 같고. 마음 씀이 참 이쁘다.
하나투어 한학수 팀장은 몇 번씩 확인 전화를 한다. 아무래도 초보 해외여행자가 불안한가 보다. 가방을 잘 꾸렸느냐, 여권이 제일 중요하니 꼭 빠트리면 안된다, 공항은 요래요래 가가면된다, 공항 도착하면 이렇게하고 탑승을 저렇게한다 등등.
어제 밤에 하나투어에서 온 ‘여행갈 때 챙겨야 될 목록’을 참고로 대충 꾸려 놓은 가방을 다시 풀어 본다. 해변에서 신을 비치 샌달이 없어서 집에 있는 하얀 고무신을 넣었다. 히히
어제 강남 터미널 가방가게에 가서 허리 색을 샀는데 가지고 오지 않은 것 같아 그기 들러 공항 가리라 맘 먹고 두어시간 일찍 집으로 와서 길을 나설려고 한 것인데 가방을 다시 열어 챙기다 보니 보조 주머니에 얌전히 들어 있다. 돈 받고 가방도 안챙겨 주었다면서 괜히 그 아줌씨만 종일 욕들어 먹었네.
바로 공항으로........... 다왓따. 김포공항이라고 하여 내려 지하철 게이트를 빠져 나가는데 분위기가 아무래도 이상타. 이정표가 하나 더 보인다. 인천 국제공항 갈려면 하고 화살표가 길목마다 보인다. 여기가 공항아니면 어디지? 사람들따라 나갔더니 다시 지하철이 나를 기다렸다는 듯 서 잇따. 인천공항 갑니꺼? 네 얼마나 걸릴까예? 삼사십분요. 잉? 김포공항 바로 옆이 인천국제 공항이 아닌갑다. 그때야 생각난다. 김포는 김포에 있고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에 있다. 에구~ 혼자 머슥해져 얌전히 국제 공항으로 가다. 시간은 벌써 3시. 4시에 M동 14번 홈에서 티케팅과 미팅있다니 시간이 아직 1시간 남았다. 그런데 전철에서 인천공항이라고 하여 내려서 티켓아웃하고 나갔는데 어디로 방향을 잡고 가야 할지 모르다.
듬성듬성 공항직원일 것같은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왔다갔다 하지만 그리 사람이 많지 않다. 잘못내렸나....... 인포메이션에 가서 공항 내 안내 지도같은 것이 있으면 하나 주세요 했더니 저어기 가면 있다고 의자에 앉아 꿈쩍을 안하는데 어디가 저어기인지 몰라 이리 저리 훑어 보니 그 직원이 자리에 일어 서서 손짓으로 저어기를 가르킨다. 가판대에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안내장이 있기는 한데...... 짧은 내 영어 실력으로 그 내용으로 다 읽고 메인 장소로 찾다가는 오늘 비행기는 다 탈것 같아 카트기를 끌고 있는 젊은 이 한테 물어 본다. 어데로 가면 되요? 여기 타세요. ㅎㅎ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안내 해 봐야 입 아플것 같았는지 냅다 공항내만 돌아 다니는 카터기에 나와 비슷하게 헤메시는 한 할아버지와 함께 태우고는 이리 저리 가는 듯 곧장 가는듯 5분여 가서는 엘리베이트 앞에 세워주면서 요것타고 3층 가면 된다다. 지하인 가 보다. 올라 가니 많은 사람들이 확 눈에 들어 온다. 아차~ 외환은행에서 사이버로 달러환전해 놓은 것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깜빡. 또 물어 물어 찾아 1층으로 다시 가다. 500달러. 얼마짜리로 줄까요? 100불짜리로 드릴께요. 하나투어 직원이 100불짜리 하지 말라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50불짜리 6장하고요 음.....또 얼마짜리 있습니까? 20불짜리 10불짜리 1불짜리 각각.. 우짜고저쩌고... 직원이 웃는다. 알았다면서 섞어서 드릴께요 하면서 대충 비율 맞추어 지폐를 내미는데 내 눈에는 지폐라 하니 지폐인줄 알지 블루마블 겜에 나오는 장난감 지폐같기만 하다. ㅎㅎ
1층 내려 온 김에 군데 군데 있는 상점들을 구경. 아하~ 요런 것들이 요 안에서 파나 보다. gg
다시 로밍하러 올라 간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단체 관광객이 들어 왔나 보다 .제법 차려 입은 중늙이 들이 한 백여명 잇따. 골프가방도 보이고 정부 뺏지도 보이고...
그 가운데 휴게실 의자에 앉아 잠깐 소리영어를 꺼 내어 듣고 또 듣고 공부를 한다.
거의 시간이 다 된듯하여 케리어 가방을 이끌고 일어선다 9-12번 업무 데스크에 하나로투어 직원이 나와 있다고 했겠다.... 아직 없는 것 보니 시간이 안됬나 보다. 공항 이리저리 가방을 끌고 다님서 공항 밖을 구경한다. 넓기도 넓다.
직원이 나온듯하다. 가까이 갔더니 먼저 인사를 건넨다. 어디로 가십니까? 코타키나바루요. 네~ 여권 검사하고 신원파악하고 종이 하나를 건네주면서 M홈에 가서 티켓팅은 요래요래 하는 것이라며 설명을 한다. 티케팅! 저 몰미하니까 멀미 안하는 자리 날개 자리 말고 주세요. 네~ 뱅기 뒤에가 좋습니더. 네~.
시간이 남았다. 현지에 가면 같이 방을 쓴다는 낮선이의 휴대폰 번호를 따고 3층 여기 저기를 여유있게 훑어 본다. 시간 맞춰 4출국장을 통과하고 42번 게이트로 탑승하면 끝난다.
핸드폰 로밍 신청하다. 바로 옆에 sk로밍 부스가 잇따. 구지 핸드폰 가지고 갈 필요는 없지만 첫 해외 나들이라 혹 비상시 대비용이다. 핸폰시간이 말레이시아 시간으로 나올거란다. 손목 시계가 없으니 잘됬다. 원래 핸드폰 충전도 부탁하다. 나갈때까지는 사용해야 되고 방민을 만나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서점에 들리다. 영문으로 된 소설책 있으면 뱅기 안에서 읽어 볼까하고 찾아보니 제목들이 눈에 확들어 오지 않는다. 어렵다. 한쪽에 여행에 관한 책들이 나라마다 칼라플하게 진열되어있다. 말레이시아 편을 들고 코타키나바루 페이지를 찾아보니 새벽 어시장이 좋단다. 시내에서 10여분 떨어진 해변도 좋단다. 나머진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보들이다
방민이 왔다. 어라~ 차림이 어디 쇼핑가는 분위기다. 이쁘게 화장도 하고 하늘거리는 블라우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엇다. 저래가지고 어찌 해변을 걷노...... 일단 내과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우짜튼지 함께 3박을 지내야 한다.
출국장으로 나가잔다. 말이 엄청 빠르다. 속사포다. 행동은 더 빠르다. 신경쓰인다. 난 느린데 우짤까.....
출국장을 나가면서 제주에서 특급우편으로 오늘 당도한 티켓을 두장 꺼내어 출국장 직원에게 용도를 물어 본다. 요 안에 가믄 신세계 면세점에서 쓸 수 있는 티켓이란다. 배고프니 일단 김밥고 짜장면을 먹고 면세점으로 간다. 비싸다. 2만원 가지고 할 것이 없다. 입술 솔이 눈에 띄길래 마침 필요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가격을 물어니 3만원 정도인데 달러계산을 해야 하니 기다려 보란다. 27천원 정도로 계산이 되어 7천원 더 주고 사다. gg
출국장도 많고 게이트도 많다. 한참을 걸어 다녀도 다 못 걸어 다니겠다. 아고 힘들어라. 방송이 나온다. 코타키나바루 비행기가 지연되어 45분에 못타고 7시에 출발한단다. 타다. 비행기가 엄청크다. 생각 보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로 실내 공기가 안좋으면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같아.
자리를 찾아 갔더니 비행기 제일 뒤편이다. 사람들이 없다. 다행이다. 승무원 한테 뒤편이 멀미가 들나냐니까 제일 많이 하는 곳이란다. 에고~ 우짜까예? 오늘 빈 자리 많으니까 나중에 앞으로 옮겨 준단다. 가만 앉았으니 괜찮기도 하고. 잠깐 뒤 한 무더기 단체 여행객이 들어 온다. 죄다 뒤로 오는데 순식간에 텅텅 빈 뒷자석들이 삼분지2는 찬 것 같다. 어느 시골 어르신네들의 해외 나들이 같다. 이바구가 장난아닐 분위기다. 할 수 없이 앞으로 ......
중간에 사람이 없어 앉을려고 했더니 날개 옆이다. 더 앞으로. 아예 맨 앞에 앉다.
이륙도 제시간에 못하고 지연. 7시를 한참 넘겨 이륙하는 것 같다. 어지러워 눈을 잠깐 감았는데 잠이 든것 같다. 음식 냄새들이 잔뜩 난다. 기내식이 배달 된다. 속이 안 좋아 못 먹을 것 같아 나중에 달라 그러구 물과 커피만 받고. 승무원이 작은 쪽지를 기록하라고 주길래 뜨듬뜨듬 영문을 읽어 보며 대충 적어 놓고 배낭에 들어 있는 여권이며 돈이며 몽땅 꺼내놓고 정리를 하여 허리 쌕에 칸칸에 넣다. 노트북을 꺼내 영어 공부를 할려고 꺼내놓고 책을 보다 . 한참을 가다 피곤하여 눈을 잠깐 감았다가 떴는데 밖을 보니 까만 밤하늘이 아니라 비까번쩍 어느 불빛 화려한 도시위를 나르고 있다. 어디지... 한 두어시간을 날라 온 것 같은데..... 기내를 왔다갔다하면 승객들 시중을 드는 승무원에게 물었더니 모른다고 하며 조금 있다가 알아 보았다면 대만 상공을 지나가고 있단다.
이쁘다. 설렌다. 도시가 엄청 큰 것 같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야간촬영은 안되고 동영상 촬영을 하다. 그 옆에 작은 또시.. 군데 군데 불빛들이 밤하늘을 수 놓는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땅은 색다르다.
현주 생각을 하니 눈물이 고인다. 비행기만 봐도 기차만 봐도 어디로 가고 싶어 가슴이 설렌다고 했었는데 그 맘을 이제사 알 것 같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서 끝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을것이다.
상념에 젖다. 노트북에 들어 있는 음악을 랜덤으로 죄다 틀다. 영어 단어를 두어개나 봤을까 창 밖에 번쩍한다. 어느 낮선 나라 낮선 도시에서 불꽃놀이를 하나 싶어 밖을 보니 아니 이것은 번개가 발 아래서 치고 있다. 천둥 번개를 늘 비를 맞으며 머리 위에서만 봤는데 이렇게 내 옆에서 내 발 아래서 여기저기서 번쩍 번쩍한다. 얼른 사진을 꺼내 동영상 촬영을 하여 그 광경을 다시 보니 기분이 묘하다.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이 실감도 나고 내 나라를 벗어나 난 어디로 가고 있음.
이제 기내식 먹어야 겠다. 말레이시아 도착 예정시간이 11시 30분이니 지금이 10시 30이면 아까 지연된 시간대충하여 시간 반 남은 것 같다. 호텔에 들어가면 배도 고플 것 같도.
얼마를 잠들었을까.
창 밖에서 불빛이 번쩍번쩍한다. 뭘까......
하늘위에서 내려다 보는 번개다. 너무 아름답다.
첫댓글 뱅기 안에서 대충 끅적거린 메모를 그대로 올리다. 담에 편집해야겠다.
이제사...보는데...언니의 기대만땅 2편을 읽을 생각에...재밌는 소설을 기다리는 기분이네요^^
님의여행기는 마음을 설레게하네요........지상에서의동영상도 넘 잘보았습니다~~
제가 님덕택에
1여년 전의 초보여행자 때를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