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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달수의 한국학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樂民(장달수)
신라 지명 표기 한자음 형성 기층과 상고 자음 운미의 반영에 대하여
최남희*
Ⅰ. 머리말
≪삼국사기≫ 34권 지리1에 기록된 신라 지명 표기 가운데, ‘一云’ ‘一作’ ‘或云’ 형식의 복수표기 42개 지명 중, 음 대응이 분명한 13개 지명만 뽑아 신라한자음 형성 기층과 상고 자음 운미의 반영 여부를 밝혀, 지명 표기에 나타난 고대국어의 어휘․음운 등의 연구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고대국어 시절 우리말 표기 수단은 한자의 음과 훈을 차용한 것이었다. 중국어 음운 체계를 반영한 한자를 우리 나라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중국과의 정치적 문화적 접촉으로 인하여 수입하여 문자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어와 우리말은 언어 체계와 음운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 전래된 한자의 음은 자연적으로 우리말의 언어 체계와 음운 구조에 맞추어 새로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우리말의 언어 체계와 음운 구조에 맞추어 형성된 한자의 음을 한국한자음이라 한다.
우리 나라와 중국간의 역사적 관계와 문화적 접촉의 역사를 바탕으로 추정한, 한국한자음의 형성은 전한(前漢)과 위(魏), 진(晋) 시대의 상고음과 강남 지역의 송(宋)․제(齊)․양(梁)․진(陳) 등의 남조음과 수․당의 절운계 중고음을 기층으로 한 3 단계 한국한자음 형성을 가정할 수 있다.
기록 연대가 비교적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신라 왕호 및 인명의 복수 표기에 반영된 137자의 신라한자음 형성 시기와 그 기층을 검토한 결과,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당시에 실현된 것은 103자로 75%의 비율을 차지하였고,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실현된 것은 13자로 10%의 비율을 차지하였고,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실현된 것은 21자로 1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신라한자음 형성이 3 단계의 기층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며, 그 중심 기층은 상고음임을 알 수 있다(최남희. 1998a).
고대국어 표기에 사용된 신라한자음 형성의 기층이 상고음․남방 방언음․중고음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신라한자음 형성에 대한 자음․모음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기층 한자음의 성모․운부(운모) 재구음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 기준으로 정한 기층음에 따라 고대국어 음운 체계에 의한 신라한자음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상고한자음의 성모 체계의 수립은 중고음 성모를 기반으로 회고적 방법에 의한 시대적 차이를 소급하여 수립하는 수밖에 없다. 여러 학자들의 체계가 다양하여 약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는 王力의 ≪漢語史稿≫(上冊 과학출판사. 1957: 65)의 견해를 반영하여 수립한 郭錫良의 ≪漢字古音手冊≫(1986. 북경대학출판사)에 제시된 성모 체계를 기준으로 삼고, 王力의 ≪漢語音韻≫(1980. 중화서국)에 제시된 ‘상고성모표’를 참고 자료로 삼았다. 그리고 청나라 학자 錢大昕의 ‘古無輕脣音說’, ‘古無舌上音說’, ‘古人多舌音說’과 章炳麟의 ‘古音娘日二紐歸泥說’, 黃侃의 ‘照系二等歸精系說’, 曾運乾의 ‘喩三歸匣說’, ‘喩四歸定說’ 등의 학설을 참고하고, 董同龢, B. Karlgren, 周法高, 郭錫良, 李珍華.周長楫의 재구음을 참고하여, 고대국어의 자음 체계에 따라 신라한자음의 성모를 추정하였다(성모표는 생략).
상고한자음의 운부는 王力의 ≪漢語音韻≫(1980:138. 중화서국)에 제시된 ‘三分 十一類 卄九部’로 된 ‘상고운부표’를 기본 자료로 삼고, 陳新雄의 ≪古音學發微≫(1972. 嘉新水泥公司), 董同龢의 ≪上古音韻表稿≫(1985. 中央歷史語言硏究所), 李新魁의 ≪中國聲韻學槪論≫(1978. 대광문화사) 등에 나타난 운부를 참고 자료로 삼았다.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여기서는 王力의 운부 체계를 기준으로 하고 董同龢, B. Karlgren, 周法高, 郭錫良, 李珍華.周長楫의 재구음을 참고하여,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에 따라 신라한자음의 운모를 추정하였다(운부표는 생략).
한편 상고한자음 체계 중 입성의 정체성에 대한 견해가 청나라 때부터 제기되기 시작하여 1928년 Walter. Simon(西門華德)에 의하여 상고 입성 운미는 -g, -d와 같은 유성 내파음이었으리라는 가설이 제기된 이후, B. Karlgren․董同龢․藤堂明保 등에 의하여 -g, -d, -r 운미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王力을 중심으로 한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상고 자음 운미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B. Karlgren의 운미 자음 -g와 -r의 추정음을 일종의 형식주의에서 비롯된 착오라고 비판하였다.
이러한 대립된 양론에도 불구하고, ‘중고음의 음성운에 속한 글자들이 상고 운부 체계에서는 전부 또는 일부에서 자음 운미가 존재하였던 것이 후기의 변화 과정에서 점차 탈락하거나 다른 모음으로 변하였으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이돈주 : 1995). 이러한 견해 위에 신라 지명 표기에서 상고 자음 운미의 실현 여부를 검증하고자 한다.
둘째, 남방 방언음의 반영인 신라한자음 형성의 제2단계는 법흥왕 8년(A. D 521) 양(梁)에 사신을 보내어 방물(方物)을 받친 이후, 진지왕(眞智王) 11년(A. D 589)에 원광법사(圓光法師)로 하여금 불법을 구해 오기까지 양(梁)․진(陳) 등 남조(南朝)와의 교섭이 약 70여 년간 왕성하게 전개된 시기였다.
또 백제는 근초고왕 27년(A. D 372)부터 위덕왕 33년(A. D 586)까지 214년 동안 남방 국가들과 사신 왕래를 비롯한 왕성한 교류 사실이 ≪삼국사기≫의 기록에 남아 있다. 백제와 이웃한 신라는 자연적으로 백제에 토착화한 남방 방언 기층의 한자음이 수입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남방 방언’이라 이름 붙인 5․6 세기경의 남조 한자음의 기록이 없기 때문에 현대 남방 방언음을 기준으로 추정하였다. 따라서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확실한 것만 인정하였다. 다행히 남방 방언에는 고음이 많이 남아 있고, 특히 민(閩)방언이 고음을 가장 많이 보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현대 남방 방언음은 北京大學中國語言文學系가 편찬한 ≪漢語方音字彙≫(1989. 北京 文字改革出版社)와 李珍華.周長楫이 편찬한 ≪漢字古今音表≫(1993. 北京 中華書局)의 ‘漢語方音’을 기준으로 삼았다.
셋째, 통일 신라 이후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 형성이 본격화된 것으로 본다. 중고음은 ≪切韻≫(601. 陸法言)계 운서에 반영된 반절을 분석 귀납 추정한 중국 한자음의 음운 체계를 말한다. 시대적으로는 육조(六朝) 후기에서 송초(宋初)까지를 말하나, 주로 수․당(隋․唐) 중심의 한자음을 뜻한다.
여기서 인용한 중고음은 ≪漢語史稿≫(1957. 王力)와 ≪漢語音韻≫(1963. 王力)에 의거 편찬한 ≪漢字古音手冊≫(1986. 郭錫良)을 중심으로, B. Karlgren, 周法高, 李珍華․周長楫의 재구음을 기준으로 삼고, 藤堂明保, 李新魁 등의 재구음을 보조 자료로 삼아, 중고음에 의거 형성된 신라한자음을 추정하였다. 이 작업은 조선한자음을 분석하여, 이 조선한자음 형성 과정을 소급 적용하여 신라한자음을 추정하였다. 기술의 편의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줄여 쓴다.
훈몽자회․석봉천자문․신증유합․전운옥편의 한자음 <훈․석․유․옥>
董同龢의 상고음 <동-상>
B. Karlgren의 상고음과 중고음 <Kar-상․중>
周法高의 상고음과 중고음 <주-상․중>
郭錫良의 상고음과 중고음 <곽-상․중>
李珍華․周長楫의 상고음과 중고음 <이․주-상․중>
廣韻의 성모, 운모, 반절 <광-성․운․반>
吳語․湘語․贛語․客語․粤語․閩東話․閩南話 <소․장․남․매․광․복․하>
Ⅱ. 신라 지명 표기 한자음
1. 多仁縣 本 達已縣(或云 多已) 景德王改名 今因之
1) 「多 : 達」
[多]
/다/<석․유․옥>, /t/<동-상>, /t : t/<Kar-상․중>, /ta : tɑ/<주-상․중>, /ta : tɑ/<곽-상․중>, /tai : tɑ/<이․주-상․중>, /端․歌․得何/<광-성․운․반>, /təu․to․to․tɔ․tɔ․tɔ․to/<소․장․남․매․광․복․하>
[達]
/달/<석․유․옥>, /d‘t/<동-상>, /d't : d't/<Kar-상․중>, /dat : dɑt/<주-상․중>, /dăt : dɑt/<곽-상․중>, /dat : dɑt/<이․주-상․중>, /定․曷․唐割/<광-성․운․반>, /dah․ta․that․that․tat․tah․tat/ <소․장․남․매․광․복․하>
「多」의 상고음은 「端歌」로 성모 端/t-/는 「ㄷ(t)」으로 반영되고, 운부 歌/-ai/는 /-, -, -a, -ai/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므로 「多」의 상고음 기층 신라한자음은 「다(ta)」로 추정한다.
그러나 藤堂明保․李方桂의 재구음에 따르면 歌운부는 상고 자음 운미 -r을 가진다. 그에 따르면 「多」의 상고음 기층 신라한자음은 「달(tal)」로 추정되고, 「達」과 음 대응이 된다. 여기서 歌운부의 자음 운미 -r의 존재가 확인되고, 신라 지명에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고음은 「端歌」로 果섭의 개구 1등 평성이다. 성모는 상고음과 같고, 운모 歌/-ɑ/는 /-, -ɑ/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ɑ는 「아(a)」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다(ta)」로 추정한다.
「達」의 상고음은 「定月」로 성모 定/d‘-/는 「ㄷ(t)」로 반영되고, 운부 月/-at/는 /-t, -t, -at, -ă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된다. 따라서 「達」의 상고음 기층 신라한자음은 「달(tal)」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定曷」로 山섭의 개구 1등 입성이다. 성모 定/d‘-/는 「ㄷ(t)」로 반영되고, 운모 曷/-at/는 /-t, -ɑt/ 등으로 재구하였다.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상고음 기층과 동일한 「달(tal)」이다.
․多…「달(tal)」(상고음 기층)
․達…「달(tal)」(상고음 기층)
2) 仁 : 已
[仁]
/인/<훈․석․유․옥>, /ńen/<동-상>, /ńěn : ńźěn/<Kar-상․중>, /njien : ńiɪn/<주-상․중>, /ɳĭen : ɽĭěn/<곽-상․중>, /ɳĭen : ɽĭěn/<이․주-상․중>, /日․眞․如鄰/<광-성․운․반>, /zən․zən․lən․in․jɐn․iŋ․lin/<소․장․남․매․광․복․하>
[已]
/이/<옥>, /zəɡ․i:/<Kar-상․중>, /riəɣ․i/<주-상․중>, /ʎĭə․jĭə/<곽-상․중>, /ʎĭə․jĭə/<이․주-상․중>, /余․止․羊已/<광-성․운․반>, /i․i․i․i․ji․i․i/<소․장․남․매․광․복․하>
「仁」의 상고음은 「日眞」으로 성모 日/ɳ-/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부 眞/-en/는 /-en, -ěn, -jien, -ĭen/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e-는 개모의 영향을 입어 「이(i)」로 반영되고 운미 -n는 「ㄴ(n)」으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닌(nin)」으로 추정한다.
중고음도 「日眞」으로 臻섭의 개구 3등 평성이다. 성모 日/ɽ-/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眞/-ĭěn/는 /-ěn, -iɪn, -ĭěn/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ě-는 강력한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전설로 올라가 「이(i)」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닌(nin)」으로 추정한다.
3등 개구 眞운은 A류와 B류가 있는데, A류는 개모가 강하여 핵모 -ě-를 끌어 당겨 음역을 전설 쪽으로 올리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주로 「이(i)」로 반영되어 조선한자음에 까지 계승된다. 이에 비하여 B류는 개모가 약하고 이완되고 중설적이므로(藤堂明保 1957 :190, 282), 핵모 -ě-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대로 「으()」로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만 순음 성모일 경우에만 성모의 영향을 입은 위에 개모의 영향도 아울러 결부되어 전설고모음으로 바뀌어 「이(i)」로 반영되었다.
앞의 예에 해당하는 글자로는 姻․茵․引․蚓․珍․津․人․仁․民 등이 있고, 뒤의 예에 해당하는 글자로는 銀․釁․貧․旻 등이 있다.
그러나 3등 합구 眞운/-ĭwěn/은 A류는 없고 B류만 있는데, 이 B류는 핵모 -ě-가 개모 합구음의 영향으로 음역이 올라가 「우(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나, 실제로는 요음의 「유(iü)」로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면 菌․囷․麕․筠 등인데, 이 글자들은 「균(kiün)」으로 반영되어 조선한자음에까지 계승되었다. 그렇게 되면 3등 개구 眞운 A류에 상응하는 3등 합구 諄/-ĭuěn/운 A류의 醇․盾․旬․儁․輪․淪․橘․肫․瞬 등의 핵모 -ě-가 개모 합구음의 영향에 의하여 「유(iü)」로 반영되는 것과 구별이 없어진다. 이러한 사실은 신라한자음 형성 기층이 중고음이 아닌, 상고음임을 나타낸다. 즉 A류와 B류가 분화되기 이전의 상고음 기층에 의하여 신라한자음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생긴 혼란이다.
「已」의 상고음은 「余之」로 성모 余/ʎ-/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부 之/-ə/는 /-əɡ, -iəɣ, -ĭə/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으()」에 해당한다. 그러나 강한 개모의 영향으로 전설고모음 「이(i)」로 반영되어, 「已」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니(ni)」로 추정한다. 운미 자음이 반영되었다면 「닉(nik)」이 되어야 하나, 반영 여부는 알 수 없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니(ni)」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余止」로 止섭 개구 3등 상성에 속한다. 운모 余/-j/는 「o(0)」으로 반영되고, 운모 止/-ĭə/는 /-i:, -i, -ĭə/ 등으로 재구한다. 핵모가 -i-이냐, -ə-이냐에 따라,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이(i)」가 되느냐, 「으()」가 되느냐가 결정된다. 董同龢는 -i-로 보았고(董同龢. 1979 : 176), 王力은 -ə-로 보았다.
之운 3등은 A류와 B류가 있는데, A류에 속하는 자는 치두음 성모만 「(ɐ)」로 반영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이(i)」로 반영된다. 이 글자는 A류에 속하는 글자이니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이(i)」로 추정한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이(i)」일 것이다. 그러나 치두음 성모일 경우는 「(ɐ)」로 반영된다(6-1항 참고).
․仁…「닌(nin)」(상고음 기층)
․已…「니(ni)」(상고음 기층)
「仁」과 「已」는 끝소리 -n을 무시라면 같은 「니」가 되어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일 경우 음 대응이 성립된다.
2. 嘉猷縣 本近(一作 巾)品縣 景德王改名 今山陽
1) 近 : 巾
[近]
/근/<훈․석․유․옥>, /ɡ'n/<동-상>, /ɡ'ən․ɡ'an/<Kar-상․중>, /ɡjən․ɡiən/<주-상․중>, /ɡiən․ɡĭən/<곽-상․중>, /ɡiən․ɡĭən/<이․주-상․중>, /羣․隱․其謹/<광-성․운․반>, /dʑin․tɕin․tɕhin․khuin․kɐn․køyɡ․kun/<소․장․남․매․광․복․하>
[巾]
/건/<훈․석․유․옥>, /근/<옥>, /kən/<동-상>, /kɛn․kěn/<Kar-상․중>, /kiən․kien/<주-상․중>, /kĭən․kĭěn/<곽-상․중>, /見․眞․居銀/<광-성․운․반>/tɕin․tɕin․tɕin․kin․kɐn․kyɡ․kun/<소․장․남․매․광․복․하>
「近」의 상고음은 「羣文」으로, 성모 羣/ɡ‘-/는 「ㄱ(k)」로 반영되고, 운부 文/-ən/는 /-n, -ən, -jən, -iən/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근(kn)」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같은 文운일지라도 합구음인 경우에는 조음 위치가 올라가 「우(ü)」로 반영되었을 것이다(예: 頓).
중고음은 「羣隱」으로 臻섭의 개구 3등 상성이다. 운모 隱/-ĭən/은 /-an, -iən, -ĭən/ 등으로 재구된다. 핵모 -ə-는 「으()」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근(kn)」으로 추정한다.
「巾」의 상고음은 「見文」으로, 성모 見/k-/은 「ㄱ(k)」으로 반영되고, 운부 文/-ən/은 /-ən, -ɛn, -iən, -ĭən/ 등으로 재구하였다. 「近」과 같이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근(kn)」으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見眞」으로 臻섭의 개구 3등 평성이다. 운모 眞/-ĭěn/은 /-ěn, -ien, -ĭěn/ 등으로 재구하였다. 「巾」은 眞운 B류에 속하는 글자로 개모는 약하기 때문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핵모 -ě-는 「으()」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 「근(kn)」으로 추정한다(1-2항 참고).
․近…「근(kn)」(상고음 기층)
․巾…「근(kn)」(상고음 기층)
3. 日谿縣 本熱兮縣(或云 泥兮) 景德王改名 今未詳
1) 熱 : 泥
[熱]
/열/<석․유․옥>, /ńät/<동-상>, /ńɑt․ńźät/<Kar-상․중>, /njiat․ńiæt/<주-상․중>, /ɳĭăk․ɽĭɛt/<곽-상․중>, /ɳĭat․ɽĭɛt/<이․주-상․중>, /日․薛․如列/<광-성․운․반>, /ɳiɪh․ye․lɛt․ɳiat․jit․ieh․liat/<소․장․남․매․광․복․하>
[泥]
/니/<석․유․옥>, /nied/<동-상>, /niər․niei/<Kar-상․중>, /ner․niɛi/ <주-상․중>, /niei․niei.<곽-상․중>, /niei․niei/<이․주-상․중>, /泥․齊․奴低/<광-성․운․반>, /ɳi․ɳi․ɳi․ni․nɐi․nɛ․lĩ/<소․장․남․매․광․복․하>
「熱」의 상고음은 「日月」이다. 성모 日/ɳ-/은 「ㄴ(n)」으로 반영되고, 운부 月/-at/은 /-ät, -ɑt, -jiat, -ĭăk, -ĭa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된다. 따라서 「熱」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날(nal)」로 추정한다. 그리고 「日谿縣」의 ‘日’과 대응되는 점으로 보아 「날(nal)」일 가능성이 많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날(nal)」로 추정된다.
중고음은 「日薛」로 山섭의 개구 3등 입성이다. 성모 日/ɽ-/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薛/-ĭɛt/는 /-ät, -iæt, -ĭɛ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ɛ-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어(ä)」에 가깝고 강한 개모음의 영향을 입어 「여(iä)」로 되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녈(niäl)」로 추정한다. 조선한자음이 「열」로 된 것은 중고음 기층에 의하여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仙운의 3등 개구음은 각각 A류와 B류로 나뉘는데, B류는 개모음이 약하기 때문에 소멸되어 핵모가 「어(ä)」로 반영되고, A류는 강한 개모의 요음성에 의하여 「여(iä)」로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熱」이 이에 해당한다.
「泥」의 상고음은 「泥脂」로, 성모 泥/n-/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부 脂/-ei/는 /-ied, -iər, -er, -iei/로 재구하였다. 핵모 -e-는 개모와 결부되어 「이(i)」로 반영된다. 그러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니(ni)」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脂운 자음 운미를 반영시키면 「닐(nil)」이 된다. 그러나 Karlgren의 재구음과 같이 핵모를 -ə-로 본다면, 성모 泥/n-/에 의하여 개모는 흡수되고 핵모 -ə-는 「(ɐ)」로 반영되어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nɐl)」로 추정한다. 「熱(날. nal)」과 대응되는 점으로 보아 매우 가능성이 높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니(ni)」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泥齊」로 蟹섭의 개구 4등 평성에 속한다. 성모 泥/n-/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齊/-iei/는 /-iei, -iɛi/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e- 또는 -ɛ-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어(ä)」에 가깝고, 여기에 강력한 4등 개모음과 결부되면 「여(iä)」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보면 「泥」의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녀(niä)」로 추정된다.
齊운은 4등 전속운으로 개구음/-iei/과 합구음/-iwei/이 있는데, 개구음의 대부분이 조선한자음에서 「예」 또는 「여」로 반영되었다. 이는 핵모 -e- 또는 -ɛ-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어(ä)」에 가깝고, 여기에 개모음과 운미음이 결부되어 「예(iäi)」 또는 「여(iä)」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齊운 개구 4등자에 속하는 泥․鍉․米․迷․批․膍 등 상당수의 글자가 「이(i)」로 반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조선한자음에까지 계승된 것으로 본다
․熱…「날(nal)」(상고음 기층)
․泥…「(nɐl)」(상고음 기층)
4. 高丘縣 本仇火縣(或云 高近) 景德王改名 今合屬 義城府
1) 高 : 仇
[高]
/고/<석․유․옥>, /kɡ/<동-상>, /koɡ․ku/<Kar-상․중>, /kaw․kɑu/<주-상․중>, /kau․kɑu/<곽-상․중>, /見․豪․古勞/<광-성․운․반>, /kæ․kau․kau․kau․kou․kɔ․ko/<소․장․남․매․광․복․하>
[仇]
/구/<훈․유․전>, /ɡ'ǒɡ/<동-상>, /ɡ'ɡ․ɡ'u/<Kar-상․중>, /ɡjəw․ɡiəu/<주-상․중>, /ɡĭəu․ɡĭəu/<곽-상․중>, /ɡĭu․ɡĭəu/<이․주-상․중>, /羣․尤․巨鳩/<광-성․운․반>, /dʑiʏ․tsəu․tshəu․su․kɐu․kieu․kiu/<소․장․남․매․광․복․하>
「高」의 상고음은 「見宵」로 성모 見/k-/는 「ㄱ(k)」으로 반영되고, 운부 宵/-au/는 /-ɡ, -oɡ, -aw, -au/ 등으로 재구하였다. 운부 핵모는 -u-로 생각되며, 고대국어에서 「오(u)」로 반영된다. 그래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고(ku)」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見豪」로 效섭의 개구 1등에 속한다. 성모 見/k-/는 「ㄱ(k)」으로 반영되고, 운모 豪/-ɑu/는 /-u, -ɑu/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ɑ-는 운미음 -u와 결부되면서 운미음에 이끌려,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고(ku)」로 반영된다.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에 이중모음 -ɑu-가 없었기 때문에 단모음화한 것으로 본다. 이 글자는 남방 방언음 기층으로 보아도 「고(ku)」일 것이다.
「仇」의 상고음은 「羣幽」로 되어 있다. 운부 제2류 음성운에 속한 운모 幽/-əu/은 /-ǒɡ, -ɡ, -jəw, -ĭəu, -ĭu/로 재구 하였다. 핵모 -u-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으로는 「오(u)」에 해당하므로, 「仇」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고(ku)」로 추정한다. 「高」와 음 대응이 된 점으로 보아 확실하다.
그러나 「高」와 「仇」는 운부가 宵부와 幽부인데, 운미 자음이 반영되었다면 모두 「곡(kuk)」으로 형성될 글자이나 반영 여부는 알 수 없다.
한편 신라 4대(A. D 57-A. D 80) 「脫解 尼師今」 조의 인명 「俱道 一作 仇刀」(유사 1)에서 「俱」와 음 대응이 된 점에서는 강력한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우(ü)」로 실현되어 「仇」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을 「구(kü)」로 추정하기도 하였다(최남희 1998a : 36). 이는 운모 幽/-əu/의 핵모는 -u-가 아니고 -ə-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국어에 반영된 글자로 추정해 보면 상고음 운부 幽/-əu/의 핵모는 -u-일 경우와 -ə-일 경우의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仇」는 핵모 -ə-가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으()」에 가까우나,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상향되어 「우(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을 「구(kü)」로 추정할 수도 있다.
즉 핵모를 -u-로 볼 경우는 「고(ku)」로 반영되고, -ə-로 볼 경우는 「구(kü)」로 반영된 것으로 결론 지울 수 있다.
중고음은 「羣尤」로 流섭의 개구 3등에 속한다. 운모 尤/-ĭəu/는 /-u, -iəu, -ĭəu/ 등으로 재구하였다. 동동화는 핵모를 -u-로 보았는데, 선행 모음 -ə-와 결부되어서 음역이 중설 모음으로 당겨져 「우(ü)」로 실현되고, 개모는 소멸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구(kü)」로 추정한다.
․高…「고(ku)」(상고음 기층)
․仇…「고(ku)」(상고음 기층)
2) 火 : 近
「火」는 훈차자로 생각되고 「近」은 알 수 없다.
5. 比屋縣 本阿火屋縣(一云 幷屋) 景德王改名 今因之
1) 阿火 : 幷
「阿」는 음차자, 「火」는 훈차자, 「幷」은 훈독자로 생각한다. 「阿火」와 「幷」은 같은 어휘의 다른 표기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자음 추정이 필요한 글자는 「阿」밖에 없다.
[阿]
/아/<훈․석․유․옥>, /․/<동-상>, /․ :․/<Kar-상․중>, /․a :․ɑ/<주-상․중>, /a : ɑ/<곽-상․중>, /ai : ɑ/<이․주-상․중>, /影․歌․烏何/<광-성․운․반>, /əu․a․ɡo․ɔ․ɔ․ɔ․o/<소․장․남․매․광․복․하>
「阿」의 상고음은 「影歌」로 성모 影/0-/는 「0」로 반영되고, 운부 歌/-ai/는 /-, -, -a, -ai/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아(a)」로 추정한다.
중고음도 「影歌」로 果섭의 개구 1등 평성으로, 핵모 -ɑ는 「아(a)」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상고음과 같은 「아(a)」로 추정한다.
․阿…「아(a)」(상고음 기층)
「火」는 훈차자 「블」이므로 「阿火」는 「아블」의 표기자임을 알 수 있고, 대응되는 「幷」의 중세국어의 용례는 다음과 같다.
․아과 國王과… 居士와 아오로 뫼화 = 幷會親族과 國王과… 居士야(법화 2:222)
․隣人과 巡宿 總甲人 等을 아오로 블러(叫到隣人幷巡宿總甲人等)(박해. 하:52)
위의 중세국어 용례에서 ‘幷’은 「아올-」이고, 「阿火」는 「아블-」의 표기로, 「아올-」의 고대국어임을 알 수 있다.
「아블-」의 표기자인 「阿」는 자음 운미가 반영되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6. 安賢縣 本阿尸兮縣(一云 阿乙兮) 景德王改名 今安定縣
1) 尸 : 乙
[尸]
/시/<옥>, /x'ed/<동-상>, /ər․i/<Kar-상․중>, /st'jier․iɪi/<주-상․중>, /ɕĭei․ɕi/<곽-상․중>, /ɕĭei․ɕi/<이․주-상․중>, /書․脂․式脂/ <광-성․운․반>, /sɥ․sɿ․sɿ․sɿ․ʃi․si․si/<소․장․남․매․광․복․하>
[乙]
/을/<옥>, /․ət/<동-상>, /ɛt :․ět/<Kar-상․중>, /iət : iət/<주-상․중>, /ĭět : ĭět/<곽-상․중>, /ĭet : ĭět/<이․주-상․중>, /影․質․於筆/<광-성․운․반>, /iˡh․ie․it․it․jyt․eih․it/<소․장․남․매․광․복․하>
「尸」의 상고음은 「書脂」로 성모 書/ɕ-/는 「ㅅ(s)」로 반영되고, 운부 脂/-ei/는 /-ed, -ər, -jier, -ĭei/ 등으로 재구하였다. 脂운의 핵모를 王力․董同龢․周法高․郭錫良 등은 -e-로, Karlgren은 -ə-로, 陳新雄은 -æ-로 재구하였다. 비구개음인 개모/j/는 구개음인 치음 성모에 의하여 흡수되므로, 핵모-e-/-ə-/-æ-는 신라한자음 「(ɐ)」로 정착한 것이 조선조한자음에까지 계승된 것으로 추정한다.
중고음 止섭의 여러 운 가운데, 치음 성모일 때 반영되는 운모에 대한 결과는 상고음에 연유함을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다.
Karlgren은 止섭에 대한 상고음 운모를, 支운 -ěg(ěi)/ 脂운 -ěd(-ěi)/ 之운 -əg(-iəi)/ 微운 -əd(əi)로 추정하였다. 그 중심 모음은 중설의 -ə-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支․脂운의 -ěi는 -əi>-ěi의 단계를 거친 것임을 전제하여야 한다. 止섭의 치음 성모에서 「」의 반영은 바로 이 상고음계의 -ə-에서 찾아야 한다. 즉
姿․資․子․慈― / 師․獅․司․絲―
등의 「」의 반영은 -ěd(-ěi)/ -əd(əi) 등 고층(古層)의 주요 모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때 -i는 -d가 모음화하는 과정에서 극히 약한 음이므로 소멸된다. 따라서 우리말 「(ɐ)」의 반영은 바로 이 -ə-에서 온 것이다. 그래서 조선한자음 「ə>(ɐ)」의 반영이 가능한 것이며, 이 조선한자음은 신라한자음의 연장이라 볼 수 있다. 즉 止섭의 여러 운 가운데서 치음 4등의 「(ɐ)」 반영은 상고음 기층에 의하여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黃侃의 ‘照系二等歸精系說’과 ‘照系三等諸母古讀舌頭音說’에 따르면, 상고음에는 치두음만 존재하였고, 정치 2등, 정치 3등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상고음에서 치음 성모일 때 핵모음 -e- 또는 -ə-가 우리말 모음 체계의 「」로 반영되어 조선한자음에까지 계승되지만, 상고 이후에 분화된 정치음 성모일 때 止섭의 여러 운모가 「」로 반영될 리가 없다. 그래서 조선한자음에서 정치음 성모일 때 止섭의 운모는 당연히 「이(i)」로 반영된다.
여기에 자음 운미를 반영시키면 「尸」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sɐl)」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자음 운미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乙」과의 음 대응은 불가능하다.
중고음도 「書脂」로 止섭의 개구 3등 평성이다. 성모 書/ɕ-/는 「ㅅ(s)」로 반영되고, 운모 脂/-i/는 /-i, -iɪi/로 재구한다.
상고음에서 구별되었던 止섭의 支․指․之운이 절운(切韻) 이전 육조 시대에 이미 합류하여 같은 운이 되었고, 慧琳의 一切經音義 반절에 이르러서는 微운도 합류하였다(박병채, 1971:183). 합류한 止섭의 여러 운의 공통분모를 -i/i로 추출한 아리사가(有坂秀世, 1955:358-361)의 학설과 止섭 여러 운의 개구 3등자의 조선한자음에 반영된 ‘-이/의’와는 정확히 일치한다. 즉 止섭의 支․脂․之․微운의 변별은 없어지고 A류와 B류의 대립만이 존재한다. A류에 속하는 신라한자음은 치음 성모 일부(치두음 성모일 때는 「(ɐ)」로 반영된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i로 반영되고 있다. B류에 속하는 자는 성모 순음은 -i로 반영되고, 아음과 후음은 -i로 반영되었다. 이것은 순음(bilabial)의 조음점이 전설음인 -i와 가까워 중설음인 --가 탈락되었기 때문이며, 아음(velar)과 후음(glottal)은 조음점이 뒤쪽이므로 중설음인 --를 거쳐 -i-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이윤동.1997:213).
그러므로 脂운 A류에 속하는 「尸」는 당연히 「시(si)」로 반영된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시(si)」로 추정한다.
「乙」의 상고음은 「影質」이다. 성모 影/0-/은 0로 반영되고, 운부 質/-et/는 /-ət, -ɛt, -iət, -ĭět, -ĭet/ 등으로 재구하였다. 운부 핵모 -e-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이(i)」에 가깝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된다. 따라서 「乙」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을 「일(il)」로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乙」을 王力은 質부에 귀속시켜 핵모를 -e-로 보았지만, 董同龢는 微부에 귀속시켜 핵모를 -ə-로 보았다. 그래서 상고음 운모는 微부 입성 개구 -ət에서 중고음 質운 -ět로 변한다고 추정하였다(董同龢 1944 : 215 및 1979 :185). 운부 핵모 -ə-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으()」에 가깝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을(l)」로 추정한다.
중고음도 「影質」로 臻섭의 개구 3등 입성이다. 운모 質/-ĭět/는 /-ět, -iət, -ĭět/ 등으로 재구하였다. 입성 운모 質의 B류에 속한다.
A류는 개모가 강하여 핵모 -ě-를 끌어 당겨 음역을 전설 쪽으로 올리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주로 「이(i)」로 반영되어 조선한자음에 까지 계승된다. 이에 비하여 B류는 개모가 약하고 이완되고 중설적이므로(藤堂明保 1957 :190, 282), 핵모 -ě-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대로 「으()」로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을(l)」로 추정한다. 다만 순음 성모일 경우에만 성모의 영향을 입은 위에 개모의 영향도 아울러 결부되어 전설고모음으로 바뀌어 「이(i)」로 반영되기도 한다.
․尸…「(sɐl)」(상고음 기층)
․乙…「을(l)」(상고음 기층)
「阿尸 : 阿乙」의 대립에서 「尸」와 「乙」은 각각 「-ㄹ(l)」 표기자임을 알 수 있다.
7. 軍威縣 本奴同覓縣(一云 如豆覓) 景德王改名 今因之
1) 奴 : 如
[奴]
/노/<훈․유․옥>, /nɡ/<동-상>, /no : nuo/<Kar-상․중>, /naɣ : nuo/<주-상․중>, /nɑ : nu/<곽-상․중>, /nɑ : nu/<이․주-상․중>, /泥․模․乃都/<광-성․운․반>, /nəu․ləu․lu․nu․nou․nu․l/<소․장․남․매․광․복․하>
[如]
/여/<석․유․옥>, /ńaɡ/<동-상>, /ńo․ńźwo/<Kar-상․중>, /njaɣ․ńio/<주-상․중>, /ɳĭɑ․ɽĭo/<곽-상․중>, /ɳĭɑ․ɽĭo/<이․주-상․중>, /日․魚․人諸/<광-성․운․반>, /zɥ․y․ə․i․jy․y․lu/<소․장․남․매․광․복․하>
「奴」의 상고음은 「泥魚」로 성모 泥/n-/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漁/-a/는 /-ɡ, -o, -aɣ. -ɑ/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는 -a-는 「아(a)」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나(na)」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泥模」로 遇섭의 합구 1등 평성에 속한다. 성모 泥/n-/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模/-u/는 /-uo, -u/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u-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오(u)」에 해당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노(nu)」로 추정된다.
「如」의 상고음은 「日魚」로, 성모 日/ɳ-/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모 魚/-a/는 /-aɡ, -o, -jaɣ, -ĭɑ/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나(na)」로 추정한다.
「奴」와 「如」는 같은 魚부에 속한 글자이므로 운미 자음의 반영 여부는 알 수 없다. 자음 운미가 반영되었다면 두 자 모두 「낙(nak)」이 된다.
중고음도 「日魚」로 遇섭의 개구 3등 평성이다. 성모 日/ɽ-/는 「ㄴ(n)」로 반영되고, 운모 魚/-ĭo/는 /-wo, -io, -ĭo/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o-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으()」에 가깝다. 그러나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어(ä)/여(iä)」로 실현된다. 3등 개구 魚운은 A류와 B류가 있는데, B류는 약한 개모가 소멸되어 「어(ä)」로 반영되고, A류는 개모의 요음성(拗音性)이 보존되므로 「여(iä)」로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 글자는 A류에 속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녀(niä)」로 추정한다.
․奴…「나(na)」(상고음 기층)
․如…「나(na)」(상고음 기층)
이 두 자의 음 대응은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일 때만 가능하다.
2) 同 : 豆
[同]
/동/<석․유․옥>, /d'ûnɡ/<동-상>, /d'unɡ․d'unɡ/<Kar-상․중>, /dewnɡ․dunɡ/<주-상․중>, /doŋ․duŋ/<곽-상․중>, /dɔŋ․duŋ/<이․주-상․중>, /定․東․徒紅/<광-성․운․반>, /doɡ․tən․thuŋ․tyuŋ․thuŋ․tuŋ․tɔŋ/<소․장․남․매․광․복․하>
[豆]
/두/<유․옥>, /d'ɡ/<동-상>, /d'u․d'u/<Kar-상․중>, /dew․dəu/<주-상․중>, /do․dəu/<곽-상․중>, /do․dəu/<이․주-상․중>, /定․候․徒候/<광-성․운․반>, /dy․təu․thɛu․thɛu․tɐu․tau․tɔ/<소․장․남․매․광․복․하>
「同」의 상고음은 「定東」으로, 성모 定/d'-/는 「ㄷ(t)」으로 반영되고, 운부 東/-oŋ/는 /-ûnɡ, -unɡ, -ewnɡ, -oŋ, -ɔŋ/ 등으로 재구한다. 핵모 -o-는 「오(u)」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동(tuŋ)」으로 추정된다.
중고음도 「定東」로 通섭의 합구 1등 평성운에 속한다. 성모 定/d‘-/는 「ㄷ(t)」로 반영되고, 운모 東/-uŋ/은 /-unɡ, -uŋ/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u-는 「오(u)」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동(tuŋ)」로 추정한다.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동일하다.
「豆」의 상고음은 「定侯」로, 성모 定/d'-/는 「ㄷ(t)」로 반영되고, 운부 侯/-o/는 /-ɡ, -u, -ew, -o/ 등으로 재구하였다.
그런데 이 侯모의 음가를 陳新雄은 /-ɔ/로 추정하였고, 藤堂明保는 /-ug/로 추정하였다. 핵모 -o-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로는 「오(u)」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도(ku)」가 되어야 할 글자이다. 여기에 운미 자음을 반영시키면 「豆」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독(tuk)」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同」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 「동(tuŋ)」과 유사음 자의 음 대응으로 볼 수 있는 것은 侯부의 자음 운미 -k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중고음도 「定侯」로 流섭의 개구 1등 거성에 속한다. 성모 定/d'-/는 「ㄷ(t)」로 반영되고, 운모 侯/-əu/는 /-u, -əu/ 등으로 재구한다. 이 운모의 핵모를 -ə-로 보기도하고(王力, 陳新雄, 周法高), -u로 보기도 한다(董同龢, Karlgren). 결국 중설음 -ə-와 후설음 -u가 결부되어 단모음으로 정착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핵모를 -u로 보면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오(u)」에 해당하고 선행 모음 -ə-와 결부되면서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우(ü)」로 반영되어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두(t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이 두 글자의 음 대응은 상고음 기층과 운미 자음 반영이 아니면 대응이 불가능하다.
․同…「동(tuŋ)」(상고음 기층)
․豆…「독(tuk)」(상고음 기층)
8. 禦侮縣 本今勿縣(一云 陰達) 景德王改名 今因之
1) 今勿 : 陰
[今]
/금/<훈․유․옥>, /kəm/<동-상>, /kəm․kəm/<Kar-상․중>, /kiəm․kiem/<주-상․중>, /kĭəm․kĭěm/<곽-상․중>, /kĭəm․kĭěm/<이․주-상․중>, /見․侵․居吟/<광-성․운․반>, /tɕin․tɕin․tɕin․kim․kɐm․kiɡ․kim/<소․장․남․매․광․복․하>
[勿]
/믈/<훈․석․유>, /물/<옥>, /mwt/<동-상>, /mwət : muət/<Kar-상․중>, /mjwət : miuət/<주-상․중>, /mĭwt : mĭwət/<곽-상․중>, /mĭwət : mĭuət/<이․주-상․중>, /微․物․文弗/<광-성․운․반>, /vɤh․u․ut․vut․mɐt․uh․but/<소․장․남․매․광․복․하>
「今」의 상고음은 「見侵」으로, 성모 見/k-/는 「ㄱ(k)」로 반영되고, 운부 侵/-əm/은 /-əm, -iəm, -ĭəm/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개모의 영향으로 그 조음 위치가 올라가 「으()」로 발음되며, 운미 -m는 「ㅁ(m)」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금(km)」으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見侵」으로 深섭의 개구 3등 평성에 속한다. 운모 侵/-ĭěm/은 /-əm, -iem, -ĭěm/ 등으로 재구하였다. 侵운은 A․B류가 있는데, A류는 핵모 -ě-가 개모의 영향으로 혀의 위치가 높아지고 앞으로 당겨져 「이(i)」로 실현된다. A류에 속하는 자의 성모는 설음과 치음이 대부분이인데, 성모의 영향도 입은 것으로 생각한다. 「砧․賃․林․寢․心․瀋․任」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B류에 속하는 글자들은 성모가 아음과 후음일 경우가 대부분인데, 성모의 조음 위치가 뒤쪽이므로 이의 영향으로 핵모가 중설 쪽으로 당겨져 「으()」로 실현된다. 「今․金․錦․音․陰․歆」 등이 B류에 속하는 글자들이다. 따라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금(km)」으로 추정한다.
「勿」의 상고음은 「明物」이다. 성모 明/m-/는 「ㅁ(m)」으로 반영되고, 입성운에 속한 운모 物/-ət/는 /-wt, -wət, -jwət, -ĭwt, -ĭwət/ 등으로 재구 하였다. 핵모(核母) -ə-는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상으로는 「으()」에 해당하고, 합구(合口) 개모(介母)와 결합하면 「우(ü)」로 반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조선한자음은 순음 성모(聲母) 아래서는 합구성이 반영되지 않기도 한다. 이는 순음의 원순성 때문에 개구음(開口音)과 합구음의 변별성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으()」로 반영되기도 하고, 「우(ü)」로 반영되기도 한다. 「勿」의 조선한자음이 「믈」과 「물」로 기록된 것은 이 때문이며, 그 형성의 기층은 상고음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입성 운미 -t이 「ㄹ(l)」로 반영된 것도 신라한자음에서부터 임은 여기서 분명히 밝혀진다. 그래서 「勿」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물(mül)」 또는 「믈(ml)」 정도인데, 여기서는 「믈(ml)」로 추정한다.
중고음도 「明物」로 臻섭의 합구 3등운이다. 성모 明/m-/은 「ㅁ(m)」으로 반영되고, 운모 物/-ĭuət/은 /-uət, -iuət, -ĭwət, -ĭuə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으()」로 반영되고 개모 합구음의 영향으로 음역이 위로 올라가서 「우(ü)」로 반영되고, 입성 운미 -t는 「ㄹ(l)」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물(mül)」로 실현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순음 성모일 경우 개모 합구성이 순음 성모에 흡수되어 핵모가 그대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믈(ml)」로 추정한다.
․今…「금(km)」(상고음 기층)
․勿…「믈(ml)」(상고음 기층)
「今勿縣(一云 陰達)」로 보아 「今勿」과 「陰」이 대응한다. 「陰」의 중세국어는 「」이니, 「今勿」은 이의 음차자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으나 다소의 차이가 있다. ‘陰’의 뜻 중에는 ‘闇也’도 있으니, 이는 ‘검-’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고구려의 다음 지명 표기는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黑壤郡(一云 黃壤郡) 本今勿奴郡 景德王改名 今鎭州(사기 35)
위 기록의 대응 관계를 정리하면, 「今勿=黑=黃」과 「壤=奴」이 된다. 여기서 훈독자로 기록된 ‘黑․黃’이 같은 소리로 발음되었을 가능성의 문제가 남는다. 「今勿」이 「km-」의 줄기를 표현한 것임은 쉽게 짐작이 간다. 이 때 ‘勿’의 끝소리 ‘ㄹ’은 무시된다. 중세국어 「검-」의 고대국어가 「그므-」, 즉 「금-」의 개음절 표기가 「今勿」이 된다. 고대국어 초기 시절에는 모음 체계에서 「어」가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고대국어에서 「으」와 「어」의 변별이 언제부터였을 지가 문제이다. 경상 방언에서 「으」와 「어」의 변별이 되지 않는 것이 이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고대국어 시절에도 ‘黑’과 ‘黃’의 소릿값이 동일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黃’은 중세국어의 「누러-다」에 가까운 낱말이 있었으리라 기대된다. 다만 분명한 것은 「今勿=黑」의 대응만이 확실한 사실이다.
9. 密津縣 本推浦縣(一云 竹山) 景德王改名 今未詳
1) 推:竹
[推]
/퇴/<유․옥>, /츄/<옥>/t'wd/<동-상>, /t'wər․t'ui/<Kar-상․중>, /t'wər․t'uəi/<주-상․중>, /t'uəi․t'uɒi/<곽-상․중>, /thuəi․thuɒi/ <이․주-상․중>,/透․灰․他回/<광-성․운․반>,/thΕ․thei․thui․thui․tyøy․thuei․thui/<소․장․남․매․광․복․하>
[竹]
/듁/<훈․유>, /쥭/<옥>, /tok/<동-상>, /tk․uk/<Kar-상․중>, /tiəwk․iuk/<주-상․중>, /tĭuk․ƫĭuk/<곽-상․중>, /tĭuk․ƫĭuk/<이․주-상․중>,/知․屋․張六/<광-성․운․반>, /tsoh․tsəu․tsuk․tsuk․ʧuk․tøyh․tiɔk/<소․장․남․매․광․복․하>
「推」의 상고음은 「透微」로 성모 透/t'-/는 「ㄷ(t)」로 반영되고, 운부 微/-əi/는 /-wd, -wər, -uəi/ 등으로 재구하였다. 운부의 핵모는 -ə-인데,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상으로는 「으()」에 해당하고, 합구 개모와 결합하면 「우(ü)」로 반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두(tü)」로 추정한다.
운미 자음이 반영되면 「둘(tül)」이 될 것이나, 「竹」과 대응되는 점으로 보아 자음 운미가 반영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중고음은 「透灰」로 蟹섭의 합구 1등 평성이다. 성모 透」/t'-/는 「ㄷ(t)」로 반영되고, 운모 灰/-uɒi/는 /-ui, -uəi, -uɒi/ 등으로 재구한다. 핵모 -ɒ-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아(a)」와 「(ɐ)」에 가장 가까운데, 운미음 -i의 영향으로 「(ɐ)」로 반영되고, 운미음과 결부되면 「(ɐi)」로 반영된다. 여기에 합구 개모음이 결부되면, 「외(ui)」가 되므로, 「推」의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되(tui)」로 추정한다. 그래서 조선한자음은 「퇴(thoi)」로 반영되었다. 그러나 순음 성모일 때는 모두 「(ɐi)」로만 반영된다. 그 이유는 순음 성모에 의하여 합구성이 흡수되기 때문에 반영되지 않았다. 「輩․培․陪․背․梅․昧․妹․媒」 등이 이에 해당한다.
「竹」의 상고음은 「端覺」으로, 성모 端/t-/는 「ㄷ(t)」로 반영되고, 운부 覺/-əuk/은 /-ok, -k, -iəwk, -ĭuk, -ĭuk/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u-는 고대국어 모음 체계상 「오(u)」에 해당하나,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우(ü)」로 반영되어,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둑(tük)」으로 추정한다. 끝소리 -k를 무시하면 「두」가 되어 「推(두.tü)」와 음 대응이 된다. 따라서 「推 : 竹」의 대응음의 기층은 상고음임을 알 수 있다.
중고음은 「知屋」으로 通섭의 합구 3등 입성이다. 성모 知/ƫ-/는 「ㄷ(t)」로 반영되고, 운모 屋/-ĭuk/는 /-uk, -iuk, -ĭuk/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u-는 「오(u)」로 반영되어야 하나, 개모의 영향으로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우(ü)」로 반영되고 개모와 결부되어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듁(tiük)」로 추정한다.
東운 개구 3등은 A․B류가 있는데, B류는 핵모 -u-가 3등 개모와 결부되어 음역이 당겨져 「우(ü)」로 반영되고, 순음 성모일 경우만 개모의 음가가 순음에 의하여 흡수되므로 「오(u)」로 반영되었다. 그러나 A류의 글자들은 강한 개모의 요음성이 반영되어 예외 없이 「유(iü)」로 반영되었다. 「竹」이 여기에 해당한다.
․推…「두(tü)」(상고음 기층)
․竹…「둑(tük)」(상고음 기층)
10. 火王郡 本比自火郡(一云 比斯伐) 景德王改名 今昌寧郡
1) 「自 : 斯」
[自]
//<훈․석․유․옥>, /ʣ'ed/<동-상>, /ʣ'i-/<Kar-중>, /ʣjier․ʣiɪi/<주-상․중>, /ʣĭēt․ʣi/<곽-상․중>, /ʣĭei․ʣi/<이․주-상․중>, /從․至․疾二/<광-성․운․반>, /zɿ․tsɿ․tshɿ․tshɿ․ʧi․tsøy․tsu/<소․장․남․매․광․복․하>
[斯]
//<석․유․옥>, /seɡ/<동-상>, /sěɡ․siḙ/<Kar-상․중>, /sjieɣ․siІ/<주-상․중>, /sĭe․sĭe/<곽-상․중>, /sĭe․sĭe/<이․주-상․중>, /心․支․息移/<광-성․운․반>, /sІ․sІ․sІ․sІ․ʃi․sy․su/<소․장․남․매․광․복․하>
「自」의 상고음은 「從脂」로 성모 從/ʣ'-/는 「ㅈ(c)」로 반영되고, 운부 脂/-ei/는 /-ed, -jier, -ĭēt, -ĭei/ 등으로 재구하였다. 脂운의 핵모를 王力․董同龢․周法高․郭錫良 등은 -e-로, Karlgren은 -ə-로, 陳新雄은 -æ-로 재구하였다. 비구개음인 개모/j/는 구개음인 치음 성모에 의하여 흡수되므로, 핵모-e-/-ə-/-æ-는 신라한자음 「(ɐ)」로 정착한 것이 조선조한자음에까지 계승된 것으로 추정한다(6-1항 참고).
상고 운미 자음이 반영되면, 「自」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cɐl)」 정도로 추정할 수 있지만 「斯」와의 대응으로 보아 자음 운미가 반영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신라 초기의 초성 「ㅈ」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sɐ)」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從至」로 止섭의 개구 3등 거성이다. 성모 從/ʣ'-/는 「ㅈ(c)」로 반영되고, 운모 至/-i/는 /-i-, -iɪi/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i-는 「이(i)」로 반영되므로, 「自」의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지(ci)」라야 하나, 앞에서 논의한 것처럼 상고음의 영향으로 치음 성모을 가진 止섭의 여러 운의 글자들은 「(ɐ)」로 반영되므로 조선한자음에까지 「(cɐ)」로 쓰였다.
「斯」의 상고음은 「心支」로 성모 心/s-/는 「ㅅ(s)」로 반영되고, 운부 支/-e/는 /-eɡ, -ěɡ, -jieɣ, -ĭe/ 등으로 재구하였다. 치음 성모일 때의 支운부에 해당하는 자가 「(ɐ)」로 반영되는 현상은 「自」에서 밝혔다. 문제는 상고음 성모 從/ʣ'-/와 상고음 성모 心/s-/가 음 대응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용례는 「分嵯郡 一云夫沙」(사기 지리4)에서도 나타난다. 「嵯 : 沙」의 대응은 「ㅈ」의 존재를 의심하게 한다. 「嵯」의 성부는 상고음이나 중고음이 모두 從/dz‘-/이니 「ㅈ」으로 반영될 글자이고, 「沙」는 山/ʃ-/모 이니 「ㅅ」으로 반영될 글자이다. 이 두 용례를 통하여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 형성 시기인 신라 초기에는 「ㅈ」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국사기≫ 지리지 기록만으로는 고대국어에는 기(氣)에 의한 상관 대립이나 후두 근육의 켕김에 의한 상관 대립의 존재는 물론이거니와 「ㅈ」의 존재가 명확하지 못하다. 그러나 향찰 표기에는 「ㅈ」의 존재는 확실하므로, 이 「ㅈ」이 신라 초기 이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운미 자음이 반영되면 「(sɐk)」이 될 것이나, 「自」와의 대응으로 보아 반영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自…「(sɐ)」(상고음 기층)
․斯…「(sɐ)」(상고음 기층)
2) 「火 : 伐」
「火」는 훈차자로 「블」의 표기인데, 신라 지명의 「pərə」계 지명 표기자 「火․伐․弗」에 해당하는 글자로 ‘城’ 또는 ‘邑里’를 의미한다(이병선. 1982 : 97).
[伐]
/벌/<석․유․옥>, /b'wăt/<동-상>, /b'wt․b'wɒt/<Kar-상․중>, /bjwat․biuɑt/<주-상․중>, /bĭwăt․bĭwɐt/<곽-상․중>, /bĭwăt․bĭwɐt/<이․주-상․중>, /並․月․房越/<광-성․운․반>, /vah․fa․fat․fat․fɐt․huah․huat/<소․장․남․매․광․복․하>
「伐」의 상고음은 「並月」이다. 성모 並/b‘-/는 「ㅂ(p)」으로 반영된다. 입성운에 속한 운부 月/-at/는 /-wăt, -wt, -jwat, -ĭwăt, -ĭwa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고 입성 운미 -t은 「ㄹ(l)」로 반영되며 개모 합구음은 소멸된다. 따라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발(pal)」로 추정한다. 개음절로 발음하면 「para」 정도가 되는데 「pərə」와 유사음의 대응이다.
중고음도 「並月」로 山섭의 합구 3등운에 속한다. 운모 月/-ĭwɐt/는 /-wɐt, -iuɑt, -ĭwɐt/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ɐ-는 고대국어 「(ɐ)」에 가깝다. 그러나 개모에 이끌려 음역이 앞으로 당겨져 「어(ä)」로 실현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벌(päl)」로 추정한다. 순음 성모이기 때문에 합구성이 상실되어 「(pɐl)」로 발음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굳이 「벌(päl)」로 추정하는 이유는 조선한자음이 신라한자음의 계승이라 보기 때문이다.
․伐…「발(pal)」(상고음 기층)
11. 臨關郡 本毛火(一作 蚊伐)郡 景德王改名 今合屬 慶州
1) 「毛 : 蚊」
[毛]
/모/<훈․석․유․옥>, /mɡ/<동-상>, /moɡ : mu/<Kar-상․중>, /maw : mɑu/<주-상․중>, /mau : mɑu/<곽-상․중>, /mau : mɑu/ <이․주-상․중>, /莫․袍․明豪/<광-성․운․반>, /mæ mau․mau․mau․mou․mɔ․m/<소․장․남․매․광․복․하>
[蚊]
/문/<훈․유>, /mwən․muən/<Kar-상․중>, /mjwən․miuən/<주-상․중>, /mĭwən․mĭuən/<곽-상․중>, /mĭwən․mĭuən/<이․주-상․중>, /明․文․無分/<광-성․운․반>, /vən․uən․un․mun․mɐn․uɡ․bun/ <소․장․남․매․광․복․하>
「毛」의 상고음은 「明宵」로, 성모 明/m-/는 「ㅁ(m)」으로 반영되고, 운부 宵/-au/는 /-ɡ, -oɡ, -aw, -au/ 등으로 재구하였다. 운부 핵모는 -u-로 생각되며, 고대국어에서 「오(u)」로 반영된다. 그래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모(mu)」로 추정된다. 그러나 자음 운미 -k를 반영시키면 「毛」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목(muk)」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목(muk)」이 개음절로 발음되면 「mukV」가 되므로 중세국어 「모긔(蚊)」와 정확한 대응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蚊」은 훈독자임을 알 수 있다.
․蚊 모긔 문 俗呼蚊子(훈몽-초. 상11)
․蚊 모긔 문(유합. 상16)
․모(석보-9:9, 능엄-4:3)
중고음은 「明豪」로 效섭의 개구 1등 평성이다. 성모 明/m-/는 「ㅁ(m)」으로 반영되고, 운모 豪/-ɑu/는 /-u, -ɑu/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ɑ-는 운미음 -u와 결부되면서 운미음에 이끌려,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모(mu)」로 반영된다.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에 이중모음 -ɑu-가 없었기 때문에 단모음화한 것으로 본다. 이 글자는 남방 방언음 기층으로 보아도 「모(mu)」일 것이다.
그러나 「蚊」의 당시 음이 무엇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毛」와의 음 대응 문제가 분명해지리라 생각한다.
「蚊」의 상고음은 「明文」으로, 성모 明/m-/는 「ㅁ(m)」으로 반영되고, 운부 文/-ən/은 /-wən, -jwən, -ĭwən/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때 합구 개모와 순음 성모의 영향으로 그 조음 위치가 올라가 「우(ü)」로 발음되게 하였을 가능성이 많다. 운미 -n는 「ㄴ(n)」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문(mün)」으로 추정한다.
중고음도 「明文」으로 臻섭의 합구 3등 평성에 속한다. 성모 明/m-/는 「ㅁ(m)」으로 반영되고, 운모 文/-ĭuən/는 /-uən, -iuən, -ĭuən/ 등으로 재구하였다.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과 같은 조건에 의하여 「문(mün)」으로 추정한다.
중고음에서도 순음 성모 아래에서는 개구와 합구의 변별이 없어진다(藤堂明保, 1957:37). 이는 순음 성모가 합구성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毛…「목(muk)」(상고음 기층)
․蚊…「문(mün)」(상고음 기층)
12. 咸安郡 法興王以大兵 滅 阿尸良國(一云 阿那加耶) 景德王改名 今因之
1) 「尸良 : 那」
「尸」는 6-1항에서 「(aɐl)」(상고음 기층)의 음가를 가졌고, 주로 끝소리 「ㄹ」 표기자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여기서도 「ㄹ」 표기자로 쓰였다. 다음 글자 「良」과 「那」의 음가를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良]
//<유․전>, /lanɡ/<동-상>, /lɑnɡ․lɑnɡ/<Kar-상․중>, /lanɡ․lɑnɡ/<주-상․중>, /lĭɑnɡ․lĭanɡ/<곽-상․중>, /lĭanɡ․lĭanɡ/<이․주-상․중>, /來․陽․呂張/<광-성․운․반>, /liaɡ․lian․liɔɡ․liɔɡ․lœɡ․luɔɡ․liɔɡ/<소․장․남․매․광․복․하>
․[那]
/n/<동-상>, /nr․n/<Kar-상․중>, /na․nɑ/<주-상․중>, /na․nɑ/<곽-상․중>, /nai․nɑ/<이․주-상․중>, /泥․歌․諾何/<광-성․운․반>, /nɒ․na․lo(la)/<소․매․하>
「良」의 상고음은 「來陽」이다. 성모 來/l-/는 「ㄹ(r)」로 반영되고, 양성운 운부 陽/-aŋ/는 /-anɡ, -ɑnɡ, -ĭɑnɡ, -ĭanɡ/ 등으로 재구하였다. 강력한 핵모 -a-의 영향으로 개모는 소멸되므로, 핵모는 「아(a)」로 반영되어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raŋ)」으로 추정한다. 「那」와 대응한 것으로 보아 「良」은 「라」로 쓰였다. 이때 음절 끝소리는 무시되었다.
중고음도 성모가 來/l-/이고, 운모가 宕섭 陽운 개구 3등 /-ɑnɡ/에 속한 글자이다. 핵모 -ɑ-가 개모 --와 합체가 되어 「야」로 반영되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riaŋ)」으로 추정한다.
「那」의 상고음은 「泥歌」이다. 성모 泥운/n-/는 「ㄴ(n)」으로 반영되고, 운부 歌/-ai/는 /-, -r, -a, -ai/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a-는 「아(a)」로 반영되므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나(na)」로 추정한다. 자음 운미 -r의 반영 여부는 알 수 없다.
厦門 방언(閩南話)이 「lo(la)」인 점으로 미루어, 「那」의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라(ra)」일 가능성이 많다. 신라 지명 표기에서 드물게 보이는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사용되었다.
중고음도 「泥歌」로 果섭의 개구 1등운에 속한다. 성모와 운모 歌/-ɑ/가 결부되어 「나(na)」로 실현된다. 그러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나(na)」로 추정한다.
․良…「(raŋ)」(상고음 기층)
․那…「라(ra)」(남방 방언음 기층)
그래서 「阿尸良 : 阿那」의 음 대응은 「아라(ara)」인데, 「알(丸)」의 고대국어로 추정되고, ‘왕’의 의미와 관련이 있다(이병선 1982:220).
13. 三枝縣 本三支縣(一云 麻杖) 景德王改名 今因之
1) 三 : 麻
[三]
/삼/<훈․유>, /sm/<동-상>, /səm․sm/<Kar-상․중>, /səm․səm/<주-상․중>, /səm․sɑm/<곽-상․중>, /səm․sɑm/<이․주-상․중>, /心․談․蘇甘/<광-성․운․반>, /sЕ․san․san․sam․ʃam․saɡ․sam/<소․장․남․매․광․복․하>
「三」의 상고음은 「心侵」으로, 성모 心/s-/는 「ㅅ(s)」으로 반영되고, 운부 侵/-əm/은 /-m, -əm/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ə-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많다. 이때 개모의 영향으로 그 조음 위치가 올라가 「으()」로 발음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운미 -m는 「ㅁ(m)」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슴(sm)」으로 추정한다(8-1항 참고).
남방 방언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삼(sam)」으로 추정한다.
중고음은 「心談」으로 咸섭의 개구 1등 평성에 속한다. 성모 心/s-/은 「ㅅ(s)」로 반영되고, 운모 談/-ɑm/는 /-m, -əm, -ɑm/ 등으로 재구하였다. 핵모 -ɑ-는 고대국어 모음체계상 「아(a)」에 가까우므로, 중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도 「삼(sam)」으로 추정한다.
「麻」는 훈독자 「삼」으로 읽는다.
․三…「삼(sam)」(남방 방언음 기층)
2) 枝 : 支 : 杖
위의 세 자는 모두 훈독자 「막대」의 다른 표기자이다. 따라서 「三支」와 「麻杖」은 「삼막대」 또는 「삼대」일 것으로 추정한다.
Ⅲ. 상고한자 자음 운미의 반영
청나라 때부터 ≪시경≫의 압운자가 당나라 시의 압운자와 다른 점이 제기되었으나, 맞지 않는 압운자의 한자음을 고쳐 읽는 방법, 즉 「合韻」 또는 「協韻」으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이는 상고음에서 중고음으로 내려오는 한자음의 변천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현대 언어학의 이론에 입각하여 상고 운부를 계통적으로 연구하여 자음 운미의 정체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학자는 Walter. Simon(西門華德)․B. Karlgren․李方桂․董同龢․藤堂明保 등이다. 이들의 이론을 간략이 정리하면, ≪시경≫시의 압운이나 형성자와의 관계에서 중고음 -k운미와 상고운의 「之幽宵侯魚佳」부의 음성자와 압운 되거나 해성이 되고, -t운미의 입성자들은 상고운의 「祭微脂」부의 음성자와 압운 되거나 해성이 되고, -r운미의 입성자들은 상고운의 「歌」부의 음성자와 압운 되거나 해성이 된다는 사실을 종합 귀납한 것이다. 학자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그야말로 ‘대동소이’하다. 이 중 董同龢(1979)의 음성운 상고 자음 운미를 기준으로 삼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之운 : -g, -k
․幽운 : -g, -k
․宵운 : -g, -k
․侯운 : -g, -k
․魚운 : -g, -k
․佳운 : -g, -k
․祭운 : -d, -t
․微운 : -d, -t
․脂운 : -d, -t
․歌운 : -ø
‘중고음에서는 음성운에 속한 글자들이 상고 운부 체계에서는 전부 또는 일부에서 자음 운미가 존재하였던 것이 후기의 변화 과정에서 점차 탈락하거나 다른 모음으로 변하였으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고대국어 표기 자료에서도 이 자음 운미가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다면, -g, -k운미자는 신라한자음 「-ㄱ(k)」 끝소리로 반영될 것이고, -d, -t운미자는 「-ㄹ(l)」 끝소리로 반영될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신라 지명 자료에서 상고 자음 운미의 반영이 분명한 글자와 반영이 안 된 글자, 그리고 반영 여부를 알 수 없는 글자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반영이 분명한 글자
1) 「歌」 운부의 「-l」 반영 : 1항의 「達 : 多」에서 「多」의 상고음 기층 신라한자음은 「달(tal)
2) 「脂」 운부의 「-l」 반영 : 3항의 「熱 : 泥」에서 「泥」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nɐl)」
6 항의 「尸 : 乙」에서 「尸」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sɐl)」
3) 「侯」 운부의 「-k」 반영 : 7항의 「同 : 豆」에서 「豆」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독(tuk)」
4) 「宵」 운부의 「-k」 반영 : 11항의 「毛 : 蚊」에서 「毛」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목(muk)」
2. 반영이 안 된 글자
1) 「歌」운부의 「-l」 운미 : 5항의 「阿火:幷」에서 「阿」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아(a)」
2) 「脂」운부의 「-l」운미 : 10항의 「自:斯」에서 「自」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sɐ)」
3) 「支」운부의 「-k」운미 : 10항의 「自:斯」에서 「斯」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sɐ)」
4) 「微」운부의 「-l」 운미 : 9항의 「推:竹」에서 「推」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은 「두(tü)」
3. 반영 여부를 알 수 없는 글자
1) 「之」운부의 「-k」운미 : 1항의 「仁 : 已」에서 「已」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니(ni)」 또는 「닉(nik)」
2) 「宵」운부의 「-k」운미 : 4항의 「高 : 仇」에서 「高」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고(ku)」 또는 「곡(kuk)」
3) 「幽」운부의 「-k」운미 : 4항의 「高 : 仇」에서 「仇」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고(ku)」 또는 「곡(kuk)」
4) 魚」운부의 「-k」운미 : 7항의 「奴 : 如」에서 「奴」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나(na)」 또는 「낙(nak)」
7항의 「奴 : 如」에서 「如」의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이 「나(na)」 또는 「낙(nak)」
Ⅳ. 맺음말
이상의 복수 표기 글자 중 음 대응 관계가 분명한 29 자에 대한 연구 검토 결과 세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었다.
첫째, 신라 지명 표기 신라한자음 형성 기층은 상고음이 27자로 93%, 남방 방언음 기층이 2자로 7%의 형성 비율을 나타낸다. 따라서 지명 표기 신라한자음 형성 기층은 상고음 기층의 신라한자음에 의하여 기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신라 지명의 기록은 신라 초기 즉 5 세기 이전에 기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자료를 제시한다.
[상고음 기층] 多「달(tal)」․達「달(tal)」․仁「닌(nin)」․已「니(ni)」․近 「근(kn)」․巾「근(kn)」․熱「날(nal)」․泥「(nɐl)」․高「고(ku)」․仇「고(ku)」․阿「아(a)」․尸「(sɐl)」․乙「을(l)․奴「나(na)」․如「나(na)」․同「동 (tuŋ)」․豆「독(tuk)」 또는 「동(tuŋ)」․今「금(km)」․勿「믈(ml)」․推「두(tü)」․竹「둑(tük)」․自「(sɐ)」․斯「(sɐ)」․伐「발(pal)」․毛「목(muk)」․蚊「문(mün)」․良「(raŋ)」
[남방 방언음 기층] 那「라(ra)」․三「삼(sam)」
둘째, 신라 지명 표기에 쓰인 29 자의 조선한자음 형성 기층은 상고음이 13 자로 45%, 남방 방언음이 4 자로 14%, 중고음이 12 자로 41%의 비율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한자음 형성 기층이 상고음과 중고음임을 나타낸다. 참고로 자료를 제시한다.
[상고음 기층] 達「달(tal)」․仁「인(in)」․近「근(kn)」․巾「근(kn)」․高 「고(ku)」․阿「아(a)」․乙「을(ïl)」․同「동(tuŋ)」․今「금(km)」․勿「믈(ml)」․自「(ʦʌ)」․斯「(sʌ)」․蚊「문(mun)」
[남방 방언음 기층] 泥「니(ni)」․尸「시(si)」․毛「모(mo)」․三「삼(sam)」
[중고음 기층] 多「다(ta)」․已「이(i)」․熱「열(il)」․仇「구(ku)」․奴「노(no)」․如「여(iə)」․豆「두(tu)」․推「퇴(toi)」․竹「듁(tiuk)」․伐「벌(pəl)」․良「(riaŋ)」․那「나(na)」
셋째, 상고 자음 운미가 분명히 반영된 글자는 5자이며, 반영되지 않은 글자가 4자이며, 반영 여부가 분명하지 못한 글자가 5자이다. 이로써 중국 상고 한자음 음성운에 자음 운미가 존재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신라 지명 표기 한자음의 자음 운미 반영 여부는 그 비율이 비슷한 점으로 보아, 상고 후기의 변화 과정에서 점차 탈락하는 시기의 상고음이 수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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