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2001년 12월 6일 (목) 7km, 0:42:44, 슬로조깅, 강도 1. 혈압 113/76, 맥박 62. 체조,스트레칭 15분. km당 6분 속도로 7km 조깅, 0:42:44. 마무리 300m워킹, 정리스트레칭.
어제 헬스싸이클과 상체운동을 했더니 몸이 뻐근하다. 달리기를 하니 몸도 풀리고 컨디션이 좋아진다. 우선 조금이라도 통증이 있는곳이 없으니 기분이 좋다.
겨울동안 저녁에는 헬스싸이클과 상체운동에 신경을 써야할 듯.
ㅇ 2001년 12월 7일 (금) 7km, 0:42:31, 템포런, 강도 1. 체조,스트레칭 12분.
3.5km 슬로조깅후, 500m 빠르게 3회, 사이500m 천천히, 1km 쿨다운. 총7km 0:42:31. 마무리 300m 워킹, 정리스트레칭.
중랑천 공사로 달리는 노면이 울퉁불퉁한 곳이 많다. 어두워 자칫 발목부상이 염려가 된다. 슬로조깅이나 간신히 500m 템포런을 하고 있는 정도다.
다행히 12월은 휴식겸 슬로조깅만 하고있는 상태라 별 문제가 없지만, 1월부터 시작하려는 동계훈련시 큰 지장을 줄것같다.
그러나 이번 동계훈련은 제주200km 울트라마라톤 대비겸 기초체력훈련이므로, 스피드훈련보다는 양적인 훈련으로 하면 괜찮을것 같기도 하다.
하루빨리 공사가 완료되 훌륭한 달리기코스에서 연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하천과 자전거길을 해마다 정비해 왔지만, 장마가 한번 지나가면 폐허가 되기가 일쑤였다.
이번에는 주변공사까지 하는것으로 보아 완전하게 할 모양인데, 제발 일회용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철?) 요즈음은 전과 달라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관계로 이런 도로가 잘 정비되지 않으면 많은 원성을 사게 되지 않을까…바로 그점을 주목하는 것이다.
ㅇ 2001년 12월 8일 (토) 휴식, 스키. 드디어 시즌 첫 스키장 가는 날이다. 어제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잠이 들었다.
버스운행이 12월 중순경에나 있다기에 할 수 없이 승용차로 갈 수밖에 없었다.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해 집사람과 홍천 대명스키장으로 향한다. 규정속도를 지키며, 집에서부터 정확히 2시간만에 도착했다.
시즌권을 찿고, 준비를 마치니 9시10분이다. 9시부터 10시까지 한시간이 사람이 붐비지 않고 설질도 좋아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나는 원래 정확히 9시부터 타곤 했는데, 집사람이 아무래도 서툴다. 차차 익수해 지겠지.. 스키타는게 생각보단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슬로프는 초급과 중상급 2코스만 오픈을 했다. 준비 스트레칭을 하고, 초급 코스를 한번 가주고 나는 중상급 코스로 이동했다. 집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스키기술 보다는 눈에서 적응을 하는 것이다.
새로산 카빙스키로 롱 패러럴턴을 해보았는데, 처음인데도 밸런스도 잘 잡히고 몸에 기울기도 좋은 모양이 된다. 엣지도 잘 먹혀 슬립이 안되고 카빙으로 회전을 하니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 카빙 : 스키바닥이 아닌 스키날)
스키가 좋으니 금새 한 레벨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숏턴을 해 보았더니 리바운드 감이좋아 한번 다운에 되돌아오는 스키의 회전이 무척 탄력이 있다.
더욱 엣지가 잘 먹히니 경사에서 무섭지가 않아 자연히 몸이 앞으로 유지가 되었고, 몸이 앞으로 유지가 되니 더욱 엣지가 잘 먹히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었다.
이 스키로 올 시즌을 타면 좋은 결과가 올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렇다면 이제껏 스키가 안 좋아서 잘 못탔나? (장비탓?ㅎㅎㅎ)
오후에 눈이 망가져 슬로프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이 스키는 변함없이 좋은 엣지로 나를 흐뭇하게 해준다. (감사..감사..) 중상급 리프트는 사람이 붐비지 않아 대기시간 거의 없이 많이 탈수 있었다.
만족하게 스키를 타고 스키장에 스키를 보관시키고 집에 오후 6시경 도착. 내일 새벽 20km 달리기 준비와 산악회 등산 준비를 하다.
ㅇ 2001년 12월 9일 (일) 휴식, 등산. 새벽에 물배낭 메고20km를 달리려고 만반에 준비를 했지만, 이불속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무리같다.
어제 종일 스키를 타고, 새벽에 달리기하고 또 이어 등산을 간다고 하니 몸이 견뎌낼것 같지가 앟다. 스키도 처음타서 안쓰던 근육을 썼는지 피곤하기도 하고….
12월 초순이 지나가는데도 크리스마스 캐롤송 한번 들어보지 못한 것 같아 달리기는 쉬기로 하고 앰프에 불을 집혔다. 금년 12월은 더욱 삭막한 것 같기도 하고…
댄스그룹인 샤크라의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을 들으니 신명이 난다. 뒤이어 비쥬, 터보 등의 캐롤 앨범을 줄줄이 듣고…
아침을 그렇게 보내고 우의동 그린파크앞 약속장소로 나가다. 오늘 산악회 송년산행겸 해서 북한산 백운대를 갈 예정이다. 쌀쌀한 날씨라 사람도 붐비지 않고, 즐거운 산행을 할수 있었다.
내려와서 몇몇 인원이 더 모이고.. 조촐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 옛날의 정담을 나누며 마시는 술이 왜 이리도 맛있는지… 아마 모두들 젊은날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제 다시 만난지 일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향산 형님하고 2차 맥주를 마시러 갔는데, 드문드문 생각이 날뿐이다. 형수님도 오시고, 집사람도 불러냈지만, 너무 취해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죄송!)
집사람에게 이끌려 귀가.
ㅇ 2001년 12월 10일 (월) 휴식. 어제 과음을 했는데, 아침까지도 술이 덜 깬다. 술을 그동안 안마셔서 그런지 갈수록 술이 약해지는 것 같다.
머리는 황량하지만, 어제 그리운 분들과 즐겁게 지내고 나니 마음은 행복하고 푸근하기만 하다.
ㅇ 2001년 12월 11일 (화) 휴식. 큰 아들 군에서 제대하는 날이라 아침 일찍 집사람과 데리러 갔다. 컴퓨터, 책등 물건이 많아 실어 날라야 한단다.
청평을 지나 현리에 있는 부대까지 가는데 차가 많이 막힌다. 돌아오다가 경치좋은 양수리 부근에서 아침겸 해서 먹고….
이제 완전히 생각이 꽉찬 아들을 보니 무척 대견하다. 작은애는 지금쯤 한창 신병교육을 받고 있을텐데….
ㅇ 2001년 12월 12일 (수) 14km, 1:15:53, 지속주, 강도 2. 혈압 105/67, 맥박 65. 체조,스트레칭 12분. km당 5분30초 속도로 14km 지속주, 1:15:53. 마무리 300m워킹, 정리스트레칭.
근 4일을 쉬고 5일만에 달리기를 시작하다. 이번주에는 올해 마지막 풀코스가 포항 호미곶에서 열리는데, 연습을 별로 못해 고생이나 안할지 모르겠다.
굉장한 언덕들이 즐비하다고 벌써부터들 겁을 주는데 즐겁게 달릴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에는 km당 6분 속도에 4시간13분 목표로 천천히 달릴 예정이다.
차거운 겨울의 동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맛을 한번 느껴보고,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다. 그러니 고통스럽게 달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또한 지금은 휴식기인 것이다. 혹한기에 어려운 코스를 즐겁게 달리는 것… 이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오랫만에 14km를 지속주로 달리니 힘이든다. 더욱 11.5km 지점에서는 작업중인 덤프차를 피하려고 우회하다 철사줄에 걸려 넘어지기도….ㅠㅠㅠ
그러나 달리고나니 기분은 날아갈 것 같다. 달리기 한번으로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신선한 아침을 맞는다.
지속주와 슬로조깅의 구분은 km당 6분이 넘으면 슬로조깅이고 빠르면 지속주로 구분했다. km당 5분30초는 강도가 낮은 지속주라 할수 있을 것이다.
저녁에 헬스싸이클을 레벨2로 중속으로 30분 타다. 윗몸 일으키기50회, 다리 들어올리기 50회, 팔 굽혀펴기 60회.
ㅇ 2001년 12월 13일 (목) 7km, 0:42:50, 템포런, 강도 1. 혈압 113/73, 맥박 60. 체조,스트레칭 12분.
3.5km 슬로조깅후, 500m 빠르게 3회, 사이500m 천천히, 1km 쿨다운. 총7km 0:42:50. 마무리 300m 워킹, 정리스트레칭.
날씨는 춥지 않은데, 차가운 바람이 엄청 세게 분다. 본격적인 추위가 올 모양인데, 안입는 스키복을 꺼내어 훈련복으로 입어야 할것 같다.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훈련이니까…..
7km를 슬로조깅으로만 달리는 것보다, 이렇게 빠르게 느리게 템포를 조절하면서 달리니 한층 달리기에 재미가 붙는다.
짧은 거리를 슬로조깅으로만 달릴때는 주로 장거리후 회복주에 이용된다. 지금같이 짧은 거리를 템포런으로 달릴때는 정상훈련 사이사이날 컨디션 조절용에 이용된다 하겠다.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발목도 아프지 않아 훈련하는데도 큰 무리가 없다. 아마 운동 전후에 완벽한 스트레칭을 해준 결과가 아닌가 한다.
완벽한 운동에 순서는 유연성체조 -> 가벼운 조깅 -> 준비스트레칭 -> 본 훈련 -> 마무리 조깅 -> 정리 스트레칭 이렇게 진행되어야 최상일 것이다. 본 훈련에 버금가는 준비와 정리운동의 시간이 만만찮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떨때는 본 훈련이 짧을때는 본 훈련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기도 한다.
나도 이렇게 까지는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들면 체조와 스트레칭을 먼저하고 가벼운 조깅을 한다던지.. 그러나 본 훈련의 내용에 따라 순서가 생략될 수도 있다.
본 훈련이 슬로조깅이라면 앞 조깅이나 마무리 조깅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필드업이라면 앞 조깅이 의미가 없어진다. LSD라면은 역시 앞 조깅이나 마무리 조깅은 의미가 없다.
이렇듯 본 훈련에 따라 앞,뒤 조깅은 생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체조와 전,후 스트레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꾸준하게 해본 결과 관절이나 근육에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ㅇ 2001년 12월 14일 (금) 휴식, 스키. 오늘은 휴가를 내어 스키장행. 겨울에 쓰려고 아끼고 아끼던 휴가를 쓰긴 쓰는데, 원 눈치(?)가 보여서…
체조,스트레칭 10분. 오늘은 정확하게 9시에 리프트를 타다. 제일 먼저 슬로프로 올라간다.
날씨가 매섭게 춥다. 더욱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얼굴 부위가 시리다 못해 아려온다. 이렇게 추운날은 스키타기도 고역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없는 정상에 올라 바람같이 달려 내려오니 그 기분이란… 맥주 첫 잔이 시원하고 상큼하듯.. 스키도 첫 스킹이야말로 가슴속에 잔해를 쓸어내듯 상쾌하기만 하다. 이런맛을 느끼기 위해 아침 부지런히 달려와 제 일착으로 오르지 않았던가…
단단히 얼다만 눈이지만 내 스키의 엣지는 흔들림 없이 유연하게 움직인다. 한번..두번.. 낙하의 즐거움은 자연과 하나가 된 아름다움의 표출이다
일본 스키선수들이 무더기로 올라와 스키를 타는데 스피드와 유연성이 탁월하다. 멀리서 보면 춤추듯 몸이 돌아가는데, 상체는 흔들림 없이 무릎밑만 좌우를 빚자루로 쓰는 것 같다.
휴!~ 나는 어느 정도일까?… 다른사람도 내가 타는 모습을 아름답게 봐줄수 있을까?… 어차피 비교란 끝이 없는 것… 조금씩 노력하며 즐겁게 타는 것이 최선일 듯.
일본 여성스키선수와 리프트를 같이 타게 되었는데, 선수들이라 옷도 얇게 입어서, 올라 가면서 엄청나게 떨고 있다. 옆에서 보기가 애처로울 지경이다.
그래도 젊어서 그런지 옆에 있는 친구와 깔깔대며 장난을 한다. 스키에 대한 열정이 없없다면 이 추위에 죽상이었을텐데, 그래도 환한 웃음이 있는 것은 추위도 열정 앞에서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싸온 김밥으로 집사람과 점심을 먹고, 오후 3시까지 스키를 타다. 오후가 될수록 바람이 더 극심하게 분다. 날씨가 춥고 평일이라 스키는 실컷 탈수 있었다.
저녁에 호미곶 마라톤 대회 준비물을 최종점검하다.
ㅇ 2001년 12월 15일 (토) 5km, 0:38:00, 슬로조깅, 강도 1. 혈압 113/76, 맥박 65. 체조 5분.
어제 추위와 바람으로 얼굴이 좀 부은 것 같고 아직도 뺨이 얼얼하다. 체력소모도 많은지 피곤하고 뻐근하다.
원래 계획은 가볍게 5km 정도 뛰려고 하였으나, 어제보다 더 춥고 바람도 많이 분다 하기에 무리하지 않고 쉬기로 했다. 내일 포항 호미곶 마라톤을 잘 뛸수 있을지 걱정이다.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로 달리기도 여의치 않다. 다행히 겨울을 대비해서 완벽한 의류를 준비하긴 했지만.. 내일은 겨울 마라톤복 시험무대가 되리라.
점심때 여의공원 2바퀴 5km 슬로조깅, 0:38:00. 몸이나 풀겸해서 출근복장 그대로 입고 뛰다. 토요일이라 출근복장 이래봐야 운동화에 등산복 차림이라 달리는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어제의 여파로 얼굴 부분에 닿는 차거운 바람이 부담스럽다. 추워서 여의공원에는 사람도 별로 없고.. 난 왜 또 공연히 뛰고 있는지…. 땀을 흘리면 곤란할 것 같아 조절해 가면서 뛰다.
오후에 김포공항에서 김사장님과 포항행 비행기를 탔다. 포항에 도착하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춥기는 마찬가지… 내일 마라톤이 걱정되지 않을수 없었다.
공항에서 대회가 열리는 호미곶까지 택시를 타고 주로를 살펴보았는데, 높은 언덕이 하도 많아 마치 산악마라톤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계속 이어지는 동해의 아름다운 해변가를 달린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다.
그림같이 깨끗한 겨울의 동해바다…혼자 보기가 아깝다…. 내년에는 드라이브도 할 겸 차를 가지고 와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호미곶 바다앞 숙소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겸 간단히 소주 한병을 나눠 마시다.
주간토탈 26km.
ㅇ 2001년 12월 16일 (일) 42.195km, 3:59:34, 대회, 강도 3.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보니 막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는 이곳 호미곶. 아닌가?
아름다은 경치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고… 정작 이곳 주위는 개발이 안되어, 썰렁하기까지 하다.
된장찌개 백반으로 아침을 먹고, 10시경 대회장인 광장으로 나갔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천여명의 마라톤 매니어들. 아마 이곳에 오늘 모인 분들은 골수중에 골수분자인 것 같다.
대회측에 짐을 맡기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스타트 라인에 선다. 올해에 마지막 풀코스 대회다. 등뒤에 이름을 써 붙였으니, 적당히 뛸수도 없고 내심 머리를 굴려본다. 이번에 목표는 km당 6분, 5km 30분, 전체 4시간13분이다.
최대한 즐기면서 달려야겠다. 잘 될지는 미지수… 더욱이 근간에 휴식기로 현격한 훈련부족 상태이므로 무리는 금물이다.
드디어 스타트. 다음은 구간별 측정시간이다. 5km(29:52 / 29:52), 15km(53:32 / 1:23:24), 하프(33:44 / 1:57:08), 35km(1:21:51 / 3:18:59), 42.195(40:35 / 3:59:34).
처음 5km는 극도로 절제하며 시간을 맞추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아무래도 빠르다. 수없이 언덕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는 아름다운 해변이 넘실대고…. 이거원! 병주고 약주고…
차가운 해풍이 칼날같이 불어오는데, 완전한(?) 복장으로 의기충천…. 등뒤에 써붙인 이름들을 보고, “아! 저 사랑이 저 사람이구나!” 하면서 서로들 주로에서 인사를 나눈다.
나도 10km까지는 이 사람 저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달린다. 이러다 보니 애초에 생각했던 4시간13분 목표보다는 자꾸 빨리 달려 나가게 된다.
결국 20km지나서 힘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속도가 줄어든다. 기록이 나보다 뒤진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 마구간다. 애라! 자존심이고 뭐고 없다! 그냥 천천히 고통없이 완주나 하자!
반환점 돌고 급수대에서 영양갱을 집어먹고 스트레칭겸 잠시 휴식. 한 25km 쯤 갔을까… 처음으로 언덕에서 빠르게 걷고 있는데 뒤에서 김사장님이 툭 치신다.
아뿔사! 언제 오셨는지 벌써 오신 것이다. 사실 속으로는 언덕에서 걷는 연습도 해봐야지 하면서 꾀를 부리고 있는 중인데…. 완전히 걷는 현장을 들킨 것이다.ㅎㅎㅎ
그때부터 다시 심기일전하여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다 보니 몸도 오히려 풀리고 속도가 나면서 힘도 새로 나기 시작한다. 정신상태가 얼마나 중요한건지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후로 계속 역주하여 수없이 나타나는 언덕을 한번도 걷지 않고 주파. 나를 추월했던 사람들을 다시 추월하고 결국 3:59:36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올해 마지막 풀코스 대회를 이렇게 마쳤다. 100km 한번, 풀코스 7번째다. 김사장님 덕분에 심기일전하여 분발한 것이,좋은 대미를 장식한 것 같아 감사드린다.
사실 km당 6분은 너무 늘어져 오히려 나태할 우려가 있었다. 앞으로 대회에서는 펀런이라도 최소한 4시간 이내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될 듯.
가격이 비싸 그렇지 오늘 입었던 겨울복장은 품질이 정말 좋다. 폼도 폼이고, 품질도 그만이다. 단지, 이정도 입었으면 속도를 더 내는 러너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흠이다.
김사장님도 멋있게 올해 대미를 장식하시고…. 기분도 좋고, 후련해 하신다.
주최측에서 주는 육개장 한그릇을 맛있게 비우고, 역시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인근 해수탕에서 몸을 씻으니 기분이 그만이다.
주최측에서 과메기와 소주를 준비 했건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맛을 못봐 애석하던 차에 근처 식당에 들러 과메기를 안주 삼아 맥주와 소주로 오늘의 회포를 풀다.
과메기는 꽁치를 말린것인데, 이 지방 특산물이다. 소주 안주에는 제격이었다. 김사장님은 20마리를 사 가지고 가셨다.
공항까지 오면서 많은 네티즌 마라토너들과 인사를 나누고…. 뜻깊은 하루, 뜻깊은 한해가 저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ㅇ 2001년 12월 17일 (월) 휴식. 혈압 107/67, 맥박 66. 체조,스트레칭 10분.
오늘부터는 집사람 혼자 스키장에 다닌다. 나는 몸도 풀 겸 도봉산 워킹이나 할까하다 구찮아 그만두고 일찍 출근을 했다.
생각보다 몸 상태도 가쁜하고, 올해 모든 일정을 성공리에 마쳐서 기분도 한결 뿌듯하다. 다만 고질인 왼쪽 발목은 괜찮은데, 새로 다친 오른쪽 발목 앞부분이 아무래도 아직 덜 낳았는지 뻐근하고 통증이 느껴진다.
점심때 여의공원 한바퀴 빠른 걸음으로 워킹. 간간히 바람이 불어오긴 하지만,날씨가 조금 풀려 걸을만 했다.
저녁에 배드민턴 클럽 송년모임 참석. 소주 3잔만 마실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5잔 정도 마신 것 같다. 노래방에서 맥주 1캔.
내일부터 이틀간 휴가를 내어 스키장 갈 계획이므로 적당한 시간에 빠져 나왔다.
ㅇ 2001년 12월 18일 (화) 휴식, 스키. 관광버스를 타고 홍천 스키장 도착. 이제 상급자 슬로프와 고속 리프트가 오픈해 긴 코스를 다운힐 할수 있게 되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바람이 불지않고, 맑아 최적의 조건이다. 더욱이 방학 전이고 평일이라 한적해서, 느긋한 마음으로 스키를 탈수 있었다.
마라톤을 뛰고 나서 그런지 발이 부어서 부츠 신은 발이 아프다. 어제 저녁은 좀 쉬었어야 하는데, 송년회식에 참가했더니,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
그래도 스키타는 중에는 피곤한줄 몰랐는데, 12시반까지 오전 스키만 타고 버스에 오르니 고단함이 느껴진다.
스키도 하루종일 탈 필요없이 오전 3시간만 타면 적당한 것 같다. 눈 상태도 좋고 체력 안배에도 무리가 없고….
차안에서 준비한 샌드위치를 나눠먹고, 푹 자고 싶은데 다리가 욱씬대며 뻐근해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휴식.
ㅇ 2001년 12월 19일 (수) 휴식, 스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홍천 스키장으로 출근(?). 이제 피곤함도 많이 가셨다.
오늘은 오전 2시간 강습을 받기로 했다. 스키타다 어느정도 재미가 없어지면 강습을 받는 것이 좋다. 새로운 기술도 배우고 스키폼 교정도 받고…
나는 카빙스키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레이싱 카빙스키를 신청했다. 지금껏 카빙스키를 가지고 일반적인 스키기술을 구사 했었는데, 카빙스키는 카빙스키 기술이 별도로 있기에, 그것을 배우는 것이 좋을것 같았다.
가격도 저렴해 오전 2시간에 21,000원이다. 시즌권 소지자는 30% 할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기문을 설치해 놓고 계속 로테이션 시키므로 거의 1:1 강습이 되었다.
강습중 비디오를 가지고 내 활강 모습을 찍어 보여주는데, 처음으로 내가 내 스키타는 모습을 본 것 같다.
긴장감을 가지고 들여다보니 상당히 괜찮은 모습이다. 몸에 각도, 앵귤레이션, 여유, 폴의 움직임 등등…. 강사도 차분하게 잘 탄다고 하는데..(혹.. 아부아닐까?)
일반적인 스키는 회전시 업다운 즉, 상하운동을 하는데 비해, 카빙스키는 상하운동 없이 좌우운동만 한다. 회전시 무릎이 반대편으로 넘어가기만 하면 되는 원리다.
강습을 받고 혼자 연습을 해 보았더니, 재미도 있고 어느정도 할 수가 있다. 앞으로 계속 연습을 해서, 턴의 호를 줄여 나가야겠다. 턴의 호를 줄이다 보면 결국은 미꾸라지가 움직이듯 그런 모습(밴딩턴)이 될 것이다.
레이싱 카빙의 주요특징은 활강이 보다 다이나믹하고, 좌우 원심력에 의한 기울기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겁이 많이나고, 스피드를 이겨내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정도 하려면 강습을 한번 받아서는 안되고, 중간중간 총 3번 정도 받으면 적당할 듯.
저녁에 윗몸 일으키기 55회, 다리들어 올리기 50회, 팔굽혀펴기 60회.
ㅇ 2001년 12월 20일 (목) 5km, 0:30:50, 템포런, 강도 1. 혈압 112/75, 맥박 61. 체조,스트레칭 12분.
2.5km 슬로조깅후, 500m 빠르게 2회, 사이500m 천천히, 1km 쿨다운. 총5km 0:30:50. 마무리 300m 워킹, 정리스트레칭.
그리 춥지도 않은데 구닥다리 스키복을 입고 나갔더니, 몸이 무겁다. 어두워 내가 뭘 입었는지 식별이 안되니 개의치 않고 입고 달린다.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고… 이 복장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입어야겠다.
다른때 같으면 뛰고나서 기분이 상쾌한데, 오늘은 웬지 몸이 축 쳐진다. 아무래도 당분간 휴식이 필요한 모양이다. 스키장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많은 체력이 요구되는 것 같다.
집사람도 월,수,금 주3회만 다니기로 했다. 그렇게만 다녀도 충분할 듯.
그런데 오늘 저녁 직장에서 고위급(?) 송년모임이 있으니… 무사히(?) 견뎌내야 할텐데….
ㅇ 2001년 12월 21일 (금) 휴식. 어제 저녁때 송년모임에서 양주가 나오는 바람에 마음이 흔들렸다. ㅎㅎㅎ 결국 대취해서 귀가하다.
과음은 했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함은 없어진 느낌이다. 술로 인해 몸이 이완되어 오히려 휴식이 된 것 같다. 모처럼 늦잠까지 자고 바삐 출근을 했다.
ㅇ 2001년 12월 22일 (토) 휴식, 스키. 원래 계획은 토요일, 일요일 양일간 오전에 혼자 스키장을 가고, 일요일 오후에 달리기를 하기로 계획하였다.
그러나 무리일것 같아 토요일 종일 스키를 몰아서 타고 일요일은 휴식을 취하면서 달리기만 하기로 변경하였다.
그런데 막상 스키장에 가보니 오늘따라 스키타기가 싫어진다. 이런날이 거의 없었는데…
신이 안나니 몸에 맥이 빠져 급기야 한번 넘어지기까지 한다. 과감하게 타야 재미도 있고 실력도 느는데, 자꾸 움추러든다. 오늘따라 설질도 설탕가루 뿌려 놓은 것 모양 흩날리기만 한다.
간신히 오전을 넘기고 오후에 정관모 교장선생님을 기다렸다. 오늘부터 학교 방학이라 선생님들과 함께 1박2일로 스키장에 오신다고 만나 뵙기로 되어 있었다.
약속만 아니라면 바로 오전만 타고 돌아왔을텐데, 그래도 스키장에서 뵙는 것은 처음이라 만나 뵙고 싶었다. 선생님들을 만나 오후를 같이 보내니 그래도 한결 재미가 있었다.
스키를 타면서 기술연마(?) 한답시고, 거의 홀로타기에 이골이 났는데, 오늘의 나를 보니 이제 스키에 매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만 같다. (일시적인 현상인가?…)
세상일이 좋을때도 나쁠때도 있는 것이지만, 바로 이러한 변화가 나의 선택에 어떠한 작용을 하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간토탈 47.195km.
ㅇ 2001년 12월 23일 (일) 오후 21.097km, 1:52:42, 지속주, 강도 2. 혈압 120/80, 맥박 68. 체조 10분. 배드민턴 5게임 치다.
너무 오래간만에 쳐서 그런지, 추워서 그런지 별 재미도 없고 흥이 안난다. 어제 종일 스키를 타서 그런지 몸도 무겁고 개운치가 않다.
오전에 휴식을 취한후, 오후에 천호대교밑 한강변으로 나갔다. 집근처에서 뛰려다 아무래도 하프 정도의 거리는 지겨울것 같아 한강변으로 나가기로 한 것이다.
시간상으로는 승용차 왕복 2시간을 허비하는 것인데… 달리기의 질을 생각하면 한강으로 나가는게 좋긴 하다. 여하튼 이왕 시간을 들여 달리는 만큼 계획대로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
요즈음 같이 쉬는 기간에는 어떻게 하면 힘든걸 피해볼까 자꾸 요령만 느는것 같다. 오늘은 목표대로 km당 5분24초, 5km 27분 페이스로 달려보자. 하프 1시간54분이내이다.
준비 스트레칭 10분. 하프 반환점 0:57:50, 나머지 0:54:52, 총 1:52:42. 워킹 500m, 정리 스트레칭.
하프 반환점 까지는 km당 5분40초에서 5분20초 속도. 돌아오면서 가속을 해 보았더니 할만하다. 5분20초에서 4분50초 속도. 마지막 3km는 스퍼트를 했다.
기분좋게 달리기를 마치니 몸도 풀리고 스키장에서의 후유증이 가라 앉는다. 이번주는 동계훈련이 시작되는 가교 역할로 컨디션 회복에 힘써야 할 듯.
달리기후 창동 하나로마트로 차를 몰았다. 집사람이 장을 보면 내가 가서 실어 날라야 하는데, 나올때 깜빡 잊고 핸드폰을 두고 나온 터라 늦지 않게 가야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엄청나게 차가 밀려 한강 주위에서만 1시간이 걸린다. 결국 15분 늦게 도착. 그나마 일찍 출발해 그 시간에 올수 있었다. 달리기 잘 하고, 간이 콩알 만해져 혼났다. 나이가 들수록 잊는게 많아진다.
ㅇ 2001년 12월 24일 (월) 휴식. 혈압 113/80, 맥박 63. 체조 10분.
아침 여의도 출근길에 함박눈이 펄펄 내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려나? 샌드위치데이라 출근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한적한 거리 모습이다.
꽃이 만발한 화원에 가서 싱싱한 초록과 향기, 그리고 진한 생명력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베란다 한켠에 아직 남은 조그만 공간에다, 싱싱한 꽃대가 올라온 보세란이라도 몇촉 사서 보면 어떨까….
일전에 귀한것만 기른다고 자리 차지하는 보세란은 천덕구러기 취급하여 옆집도 주고 했는데, 이젠 다시 힘있고 싱싱한 그 자태가 보고 싶으니, 이 노릇을 어이할까?
귀한 것은 기르기가 어렵고, 차라리 흔한 것이지만 쑥쑥 자라고 꽃도 잘피는 그런 모습이 지금에 나를 기쁘게 해줄수 있지 않을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진정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때인 것 같다.
저녁때 헬스싸이클 레벨2로 1분 빠르게 2분 천천히 인터벌 20분 하다. 다리 들어올리기 50회, 윗몸 일으키기 50회, 팔굽혀 펴기 60회.
ㅇ 2001년 12월 25일 (화) 휴식, 스키. 체조 10분.
크리스마스 휴일이다. 새벽 2시경 멀리서 들려오는 찬송가 소리가 너무 황홀해 잠이 깨었다. 은은한 화음이 마음속에 울려 퍼지니 그 달콤함이 이루 말할수 없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듯 아름다우니 정말 어느 악기가 따라올수 있을까…
잠도 더 이상 안오고 해서 오늘 스키장에서 연습할 숏턴을 이미지트레이닝 해 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하는 숏턴은 한번 회전에 1초가 걸린다. 거의 미들턴에 가깝다. 0.5초에 한번 회전할 수 있는 진정한 숏턴이 목표다.
롱턴은 주로 허리를 이용해 턴을 하고, 미들턴은 무릎을 이용해 턴을 한다. 그럼 숏턴은? 발목을 이용해 턴을 하는 것이다. 무릎을 이용해 숏턴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엎드려 무릎을 뒤로 재끼고, 발목을 좌우로 한번씩 내려 차주는 연습. 최근에 발견한 발목 사용을 위한 나름대로의 연습 방법이다.
스키장에 가 있으니 스키회원 2명이 왔다고 연락이 온다. 잘됐다 싶어 만나서 스키를 같이 탔다. 서로 폼을 봐주고 하니 재미가 솔솔 붙는다.
0.5초 짜리 숏턴을 몇번 해보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상체를 보다 앞으로 많이 가져 가야만 발목으로 돌릴 때 엣지가 잘 먹힌다.
한 회원에 말로는 호가 작다고는 하는데…. 여하튼 숙달을 시켜 어느 상황에서든 구사가 가능해야 한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해내고야 말것이다. ㅎㅎㅎ
스키를 죽어라 혼자 탈때보다 이렇게 여유있게 타니, 몇번 더 못타도 만족감은 더 드는 것 같다. 점심을 같이 먹고 나는 먼저 집으로 귀가.
집사람 생일이라 저녁에 회를 떠와서 집에서 먹기로 되어 있는데.. 오늘 새로 오픈한 도봉동 수산시장에 가보니 인산인해다. 그도 그럴 것이 … 값이 엄청나게 싸다.
해서 줄돔 2kg, 감성돔1kg, 농어1kg를 삿는데 76,000원 정도 나온다. 도매시장에서 사도 한 이십만원은 넘을텐데… 관리자가 보더니 “좋은 회만 골루셨네요” 한다. “돔이 있는데 광어 먹겠습니까?” ㅎㅎㅎ
그런데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사람이 하도 많은 관계로 장장 1시간30분을 기다려 회를 떠올수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너무 싸도 이게 문제다.
어째든 값싸게 졸깃졸깃한 돔으로 배를 채우니 기분은 좋다. 물론 매운탕까지….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싸게 팔건가…?
배가 불러 소화도 시킬 겸 헬스싸이클 레벨1로 천천히 30분 타다.
ㅇ 2001년 12월 26일 (수) 10km, 0:54:29, 지속주, 강도 1. 혈압 107/73, 맥박 65.
체조,스트레칭 12분. 5km 반환점 29분, 나머지 5km 25분29초. 총 0:54:29. 300m워킹, 정리스트레칭.
오늘 10km 목표는 55분내의 강도 낮은 지속주이다. 5km 반환점에 가보니 어느덧 29분. 속도가 생각보다 늦다. 어둡고 주로가 안좋아 속도가 잘 나질 않는다.
55분내에 맞추기 위해 오면서 가속을 해본다. km당 5분 페이스로 가속. 시간내에 들어오는 것은 일단 성공했다. 큰 힘도 들지 않았고, 기분좋게 마무리.
올해 달리기 결산을 해 보니, 풀 7회, 하프 4회, 울트라100km 1회의 대회를 치렀다. 총 달린거리와 월간 평균기록 등은 기록미비로 집계가 되지 않는다.
7월부터 6개월간 총 달린거리는 1,583.663km. (12월말까지 예상 포함) 월 평균 264km 이며, 일 평균 8.7km 정도이다.
기록면에서는 목표에 못미치나, 상당시간을 단축하였고, 울트라 100km에서는 생각 이상에 좋은 기록을 내었다.
내년에도 200km 울트라 대회를 비롯한 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리라 예상한다. 단지 하프대회를 좀더 많이 출전해야겠다는 생각.
기록도 풀 3시간18분대, 하프 1시간29분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펀런 풀코스는 3시간49분대로 현재보다 10분 정도 단축해 보자. 또한 달리기에 생활화로 즐겁게 부상없이 달리는 것은 기본적인 목표다.
더 이상에 기록단축은 능력이나 생활로 볼 때 무리라고 보고,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자. 이 수준이 달성되고 계속 유지되는 것도 나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선에서 내 생활이 조화있게 균형 잡혀지기를 바란다.
ㅇ 2001년 12월 27일 (목) 휴식. 어제 저녁 직장동료 조부상으로 문상을 다녀왔다. 소주를 한병반 정도 먹고 났더니 아침운동 하기가 싫어진다.
저녁에는 부부동반 회식.
ㅇ 2001년 12월 28일 (금) 휴식. 어제 과음으로 역시 휴식. 연일 계속되는 술로 피곤하기는 하지만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 집사람에게 스키교육을 시키다. 이제 웬만큼 기본은 익숙해 졌다고 보고, 소위 말하는 십일자턴, 즉 패러럴턴을 하기 위한 교육이다.
십일자로 계곡쪽 발에 중심을 주고 비스듬이 내려가다가 산쪽 발로 중심을 이동하면서 일어서기(엎). (일어설때 몸을 약간 계곡쪽으로) 일어선 발로 그대로 돌기.(일어설때 몸을 약간 계곡쪽으로 하면 자연히 돌게 됨) 최대경사선까지 돌면 그발로 그대로 구부리기.(다운) 그리면 몸에 방향이 반대가 되고 다시 반복. 최대경사선 이란 몸과 계곡과의 직선방향을 말한다.
이렇게 3단계로 나누워 하면 이해하기 쉽다. 결국 한쪽발에 중심이 걸리고 다른발은 평행으로 따라오면 된다.
기본적으로 이 연습을 하면 패러럴턴을 쉽게 배울수 있다.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한발 가지고 이동하기 보다는 양발 모두를 이용할수 있게 된다.
집에서 연습할려면 두손에 뭔가를 잡고 발을 이용해 가상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머리속에서 이미지가 숙달되어야 스키장가서 감이 잡힌다.
ㅇ 2001년 12월 29일 (토) 휴식, 스키. 눈이 찔끔찔끔 흩날리는데 혼자 스키장으로 향한다. 아직 피곤함이 남아있어 으스스 춥기도 하다.
이런 날은 스키고 뭐고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 나는데… 그러나 아까운 휴가 하루인지라 눌러있을 수는 없는일.. 무슨 계기만 마련되면 가지 않으련만..
스키장에 도착하니 눈은 거세게 몰아치고.. 시야가 가려 충돌 위험도 있어 몸이 더욱 움추러 든다. 연습을 하기 위해선 과감해야 하는데…
간신히 오전 3시간 타고 귀경버스에 올랐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탔다.
주간토탈 31.097km.
ㅇ 2001년 12월 30일 (일) 25km, 2:15:19, 지속주, 강도 3. 체조 10분. 잣죽 한공기를 먹고… 새벽에 망우리 공원 도착.
오늘은 정관모교장선생님의 아지트(?)가 있는 망우리공원 순환코스(약5km)를 5세트 25km 정도 달릴 예정이다.
달리기후 아지트(?)에서 송년모임겸 한잔 하기로 선생님께서 특별히(?) 초대해 주셔서 나오게 된것이다.
1lab(31:49), 2lab(27:35), 3lab(25:10), 4lab(25:46), 5lab(25:39). 총 2:15:19.
물배낭을 메고 어둠을 가르며 달린다. 주로는 어제 내린 눈으로 살포시 덮여있다. 오히려 쿠션이 있어 달리기에 편했다.
1lab은 천천히 몸을 풀고, 2lab부터 조금씩 가속해 본다. 2lab 중간에 정관모 교장선생님을 만나 같이 달리다. 다시 3lab에서 헤어져 아지트(?)에서 만나기로 하다.
오른쪽으로 붉어지더니 해가 힘차게 떠오른다. 왼쪽발목이 약간 아프다 말다 한다.
반은 계속 오르막이고 반은 계속 내리막이다. 5세트를 했지만 주위의 경관과 오르막 내리막이어서 별로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코스가 재미있었다.
단 매일 이 코스를 달리는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너무 오르막이다 보니 스피드 훈련이 문제가 되고, 또한 힘이 들기에 이겨 내기가 어렵다. 내리막에서는 반대로 훈련이 조금 덜 되는 편이다. 한 주에 한번 정도는 오르막 내리막 훈련으로 좋을 듯.
달리기를 마치니 9시가 조금 못되었다. 일단 차에 가서 옷을 껴입고, 준비한 잣죽을 먹었다. (항시 챙길 것은 챙겨야지..)
그다음 아지트를 찿아 나섰는데, 아지트로 내려서는 입구가 잘 기억이 안난다. 서너번 와 보았는데, 매일 따라만 오다가 혼자 가려니 혼동이 된다. 이곳저곳 한시간을 헤메다가 결국 포기… 핸드폰도 안되고… (선생님한테는 무지 죄송! 준비하고 기다리셨을 텐데.)
나중에 연락이 되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사고라도 난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신 모양이다. (여하튼 올해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달리기는 잘하고, 11시경 귀가하다.
저녁에 헬스싸이클 레벨2로 천천히 30분 타다.
ㅇ 2001년 12월 31일 (월) 8km, 0:53:23, 슬로조깅, 강도 1. 혈압 108/68, 맥박 63.
체조,스트레칭 12분. 8km 천천히 조깅. 0:53:23. 워킹 300m, 정리 스트레칭.
2001년도 마지막날을 달린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마치 역사상 무슨 기억에 남을 만한 날인것 처럼 감격스럽기도 하고…
올해의 행적을 생각하며, 그리고 다가올 날들을 계획하며 달리고 있자니, 나에게 이러한 꿈과 즐거움을 주는 달리기가 무척 고맙게 느껴진다.
잘 해냈고, 보람도 있었고, 힘도 들었다. 달리기 자체도 좋았지만, 생활에 활력이 생겨 더 좋았던 것 같다.
스스로 얻었다고 하는 순간 모든 것이 허무해지듯이, 어제의 기쁨이 더 이상의 기쁨으로 남을수는 없을 것이다. 내일의 기쁨을 위해서는 다시 무에서 시작해야만 된다.
이런 엄연한 진리앞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그리고 이런 냉엄한 법칙에 두려움이 앞선다. 많은것을 해낸 것 같지만, 언제나 발가벗고 홀로 내팽겨져 있는 사실에 놀라는 것이다.
달리기는 경쟁이 아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삶이 근본적으로 경쟁으로 이루워졌지만, 거기서 오는 피곤함을 오히려 달리기는 위로해 준다.
비단 달리기뿐 이겠는가? 등산은 자연과 벗삼아 더욱 숭고한 뜻을 담고 있지 않은가. 단지 달리기는 일상에서 접할수 있기에 그것을 택하는 것이리라…
저녁에 헬스싸이클 레벨2로 천천히 30분 타다. 팔굽혀 펴기 60회, 윗몸 일으키기 60회, 다리 들어올리기 60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