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 신년 신학세미나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
이번 주제는 "장로교회를 세우는 원리"로서
장로교회 정치체제는 우리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성경에 기원을 둔 정치체제로서 우리가 따르고 신봉해야할 제도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혼란과 위기는 여러가지 정황과 시대의 위협에 의한 것 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의 위기에 기인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만 아니라 온갖 이단들과 극단적 분파들도 자신들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참되게 고백하고 수납하는 길은 비록 구원의 길로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일한 길이시지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가시적 교회는 여러 교파들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로교회가 여타 다른 정치체제와 달리 가장 성경적인 교회정치로 고백하고 맹세하였습니다. 장로회정치 원리는 단지 스코틀랜드와 영국 땅에서 처음 출발되지 않았고 모세 시대에 장로들에 의한 치리형태에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그후로 신약교회 사도시대에서도 장로의 회의 주된 책무 중 하나가 성직자를 세우는 일과 교회 내의 여러 이견들에 대하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형태는 종교개혁 후 시대에 개혁의 도시 쮜리히에서 목사들의 연구회인 "예언회"를 통해서 다시 재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원문을 읽고 해석하며 설교하였고 교회 내의 각종 의문들에 대하여 논의하는 성직자들의 회로서 교회의 혼란을 정리하며 올바르게 치리하는 데 유용하였습니다. 제네바시에서 칼빈이 교회의 모든 치리를 감당했던 제네바 컨시스토리는 오늘날 당회 혹은 노회의 기능을 엄격하게 실시했던 특별한 모범이었습니다.
피난민으로 제네바와 대륙에 머물렀던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개혁자들은 이러한 정치원리에 대하여 칼빈과 개혁자들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았고 수십년 후 마침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요리문답, 교회정치, 예배모범 등 세계장로교회 표준문서가 완성되었고(1647년), 지금까지 장로교회의 표준문서로 남아있으며 고백되고 있습니다.
유럽대륙과 영국 땅에서 핍박을 피해 신대륙으로 피난을 간 청교도들은 미국 땅에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설립자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이주한 청교도들은 회중주의 정치를 따르는 사람들이었고 장로파 청교도들은 몇 십년 후에 이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청교도들 가운데에는 브라우니스트(형제단)와 같은 극단적 비타협주의자들과 그외에 여러 분파들도 섞여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장로교회가 세워졌으며 그후에 노회와 총회가 차례차례 세워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부흥운동과 남북전쟁으로 인해서 장로교회는 분열과 회중교회의 재결합 등이 거듭되었고 그런 과정 중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수정작업이 일어났습니다. 외면적으로는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적응이었지만 개혁자들의 신앙정신에서는 후퇴하는 성격이 짙어졌습니다.
미국장로교회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한국장로교회는 1907년 독노회가 설립되면서 비로소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한국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우리의 고백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인도장로교회의 12신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를 받아들였지만 이것은 1647년도 판이 아니라 미국장로교회에서 수정한 고백서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총회는 고 박윤선 목사님의 개혁정신에 의해서 수정되지 않은 1647년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우리의 표준문서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사 안수를 받을 때 시행하는 선서식에는 이러한 표준문서에 대한 서약이 담겨져 있습니다. 모세 시대에 나답과 아비후가 제사장 직을 행할 때 그들이 "다른 불"을 드림으로 죽음의 형벌을 받아야했습니다. 모두가 성경을 믿고 성경의 가르침대로 주님의 교회의 일꾼의 사역을 감당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미 오랜 시간 속에 교회에 정리되고 고백되었으며 확립된 교리와 교회정치 원리가 있습니다. 이 교리와 정치원리를 무시하거나 무지한 체로 드려지는 봉사의 진실함이란 우연에 기대는 헛된 시도가 되기 쉽습니다.
주님의 교회는 우리가 사역하는 당대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교회입니다. 그렇다면 영원히 지속될 교회에 가장 적합한 질서와 원리가 무엇일까? 우리는 장로교회의 목사이므로 우리 신앙의 전통을 따라서 장로교회로서 장로교회 목사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신년신학세미나의 취지와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비록 시작은 미미하지만 말씀이 가장 좋은 질서와 제도 속에서 부흥하게 될 때 좋은 열매를 맺게 되리란 기대를 해 봅니다.
주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며 모쪼록 의지와 뜻을 가지신 목사님들의 많은 참여와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1시찰장 김인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