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茶)의 세계
차에 대한 나의 기호는 아직도 크지는 않다. 전날 전남 강진의 백련사에서 스님이 우려준 차를 마시며 내일을 설계한 적이 있다. 그리고 60을 넘으면서 세상을 관조하며, 조용히 풍경소리에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생활을 그렸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직도 그러한 생활의 여유가 나중의 일이고, 지금은 젊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단지 그렇게 많이 마셔왔던 커피가, 위산 촉발이라는 경고가 마음에 부담이 되고, 체중을 줄이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하여, 근년에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커피의 프림 성분이 콜레스톨 등에 안 좋다고 하여, 나의 건강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위산 문제보다 위벽을 쓸어낸다고 하여, 이 또한 차를 적극적으로 마시지 못하고 있다.
어찌 되었건, 근년에는 커피보다 차를 많이 마신다. 녹차, 그리고 감잎차, 연잎차, 등 각종 차를 마셔보고 있다. 발효 차보다는 녹차 계통을 주로 마신다.
따라서, 차에 대해 몇 가지 상식을 알아 보았다. 기호식품의 하나인 차는 중국보다는 동이(東夷)가 먼저 차를 마셨다는 일설이 있다. 즉, 한국은 차의 역사가 깊다는 이야기이다. 일연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도 우리의 차문화의 기록이 여러 곳에 언급 되어있다고 한다. 한국의 차의 역사는, 선덕여왕(632-647년) 시절에 차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는 처음으로 파종된 때가 "신라 42대 흥덕왕 3년(828) 왕명에 의해 대렴(大濂)이 당(唐)으로부터 가져온 차 종자를 지리산 계곡에 심은 것으로 전한다.
신라인 들은 일정한 의식과 관계없이 생활 속에서 차를 사랑하였다. 특히 국선(國仙)이던 화랑들은 산천 경계를 유람하면서 심신을 단련하고 차를 즐겼다. 차는 독초에 중독되어서 고통스러워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나뭇잎을 먹고 해독이 되었다. 그 나뭇잎이 바로 차 나뭇잎 이었다고도 한다. 신라인들이 자주 마시던 차를 “심국유사(三國遺事)”에는 말차(沫茶) 즉 잎 차를 갈아서 만든 차라고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차 나무” 귀족 사회에 국한 된 문화생활로, 이를 경작하는 백성들은 고통이 커서, 중국에서 들여온 차나무를 모두 불살라 버려서 한국 차 나무는 멸종 되었고, 인도에서 ‘베니호마레’종이 들어왔으나, 대부분 일본에서 개발된 ‘야부키타’ 종(敷北 개발자 이름)이라는 품종이 현재의 한국의 차 나무로 자리를 잡았다. 따라선 한국의 녹차는 우리 전통 차라 할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 보성을 중심으로 한 차 나무는 주로 해안가 구릉형에 연무가 많은 곳이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멸종 된 수종에는 근년에 상당한 인기를 끌기 시작한 “황칠나무”도 마찬가지로 백성들이 불살라버려서 멸종 되었다가, 근년 보길도에서 발견 되어 다시 확대시키지 시작하였다.
이러한 차 나무에는 잎의 크기가 다른 나무들이 있는데, 동백나무 잎 정도 크기의 차나무는 발효차인 홍차 제조에 사용되고, 우롱차와 같은 반발효차는 중간 잎, 그리고 작은 잎은 녹차 제조에 사용 된다.
물론, 홍차는 잎을 발효 시킨 후에 건조 과정을 거치는 것이고, 녹차는 직접 건조 과정을 거쳐 제조 된다. 일본의 녹차는 쪄서 건조하는 것이고, 한국의 차(덖음차)는 덖어서(볶아서) 건조하는 것으로 제법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의 녹차는 더 파란색이고, 한국의 차는 덜 파랗다.
녹차의 품질은, 색, 향기, 맛으로 나누는데, 객관적으로 맛이 가장 구분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중국은 향, 일본은 색, 그리고 한국은 맛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맛은 차 속의 아미노산(Amino Acid)의 양으로 많을수록 좋은데, 작설차의 경우 1% 미만이며, 보통 2% 전후이나, 아주 좋은 차는 3% 이상이 나오면 된다고 한다.
녹차의 품질에 있어,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차가, 절기상 곡우(穀雨) 전에 채취한 작설차(雀舌茶) 좋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의견은 곡우 전의 차 잎은 팔삭둥이 마냥, 아직 차의 성분이 충분히 잎에 축적되지 않은 상태의 미숙 잎으로 좋은 차의 재료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를 정리하면, 차의 종류는 차 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첫 물차(1번 차)로 4월 초순에서 5월 초순 사이에 딴 잎 (우전), 두 물차(2번 차)로 5월 말경부터 6월(세작), 세 물차(3번 차)로 7월에서 8월경 (중작), 그리고 끝물 차(대작)로 8월 하순에 나는 차로써 춘차(春茶) 의 끝물 나는 차로 구분한다. 녹차는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차이다.
통상 일번 차가 가장 품질이 좋고, 차 잎 따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품 질은 떨어진다. 일번 차는 여름차인 삼번 차와 사번 차와 비교 했을 때 감칠맛 성분인 아미노산류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쓴 맛과 떫은 맛인 카테킨 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찻 잎의 모양에 따라 차의 분류 작설차 (차의 잎 모양이 참새의 혀를 닮아서 작설차 라고 한다.), 응조차(차의 잎 모양이 매의 손톱과 닮아서 응조차 라고 한다.), 맥과차(차의 잎 모양이 보리의 알을 닮아서 맥과차 라고 한다)
가공 방법에 따라 녹차의 분류는;
1. 옥로차
일반 증제차와는 달리, 새순이 나올 때 그늘 막으로 빛을 차단시켜 재배한 것이다.
이렇게 재배하면 떫은 맛을 카테킨 성분이 줄어들고 감칠맛 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과 엽록소를 증가시켜 녹차 맛이 더 부드럽고 선명한 녹색을 띠게 된다.
2. 덖음차
어린 차 싹을 채엽 하여 손으로 비빈 다음 차 잎을 부드럽게 하여 가마솥에서 덖어 만든 것으로 구수한 맛과 향을 지닌다. 겉 모양이 가늘고 광택이 있으며,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을 고른다. 일반 증제차 보다 우리는 시간을 1분 30초 정도 길게 하는 것이 좋다.
3. 중제차
중제차는 차 잎을 100도의 수증기로 30-40초 정도 찌면서 산화 효소를 파괴
시키고 녹색을 그대로 유지 시킨 차이다. 생엽의 풋냄새가 적으며 수색이 뛰어 나고 형상이 침상형이다. 카네킨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식중독 예방의 향균 작용과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4. 말차
말차는 옥로차와 같은 방법으로 재배한 차 잎을 증기로 찐 다음 그대로 건조하여 맷돌로 미세하게 갈아 만든 제품이다. 차 잎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데, 특히 물에 녹지 않는 비타민 A나 토코페롤, 섬유질 등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어 건강 유지와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발효 차의 대표적인 것은 “홍차”이고, 후발효차인 중국의 “보이차”도 유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보이차는 강제 발효의 대량 생산에 따른 중금속 함유량이 많아져, 차로서 오히려 절대적으로 해롭게 된 제품들이 있어,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가 차를 구입한 것은 역시 동양권에서이다. 스리랑카(실론)에 출장을 가서 선물을 살 것은 오로지 차뿐이었다. 그것도 ‘실론티’라 하여 말로만 듣던 유명한 차를 작은 포대로 사온 적이 있다. 물론, 이는 발효차이고, 이후 인도에서도 자주 사온 차와 일맥상통한다. 영국이 인도의 차를 수입하면서, 상당한 무역에 비중을 두었던 상품이기도 하다.
중국, 홍콩, 대만, 베트남, 태국의 출장에서도 항시 사온 선물이 차 종류이다. 철관음차 우롱차, 감비차, 쟈스민차(차에 자스민 꽃을 섞어 향을 만든 차), 이름 모를 차도 참 많이 사가지고 귀국하였는데, 대부분 발효차이다. 1976년도 태국 첫 해외출장에서 많이 마신 자스민차는 지금도 좋아하고 있다. 결혼 후에 10여 년간은 매일 아침 자스민차를집에서 마셨었다.
근년에 중국출장에서 선물로 받은 차는 포장이 상당히 호화롭게 된 것들이 많다. 아직 차 맛을 제대로 모르는 나에게, 한 중국지인이 동반출장자 몰래 나에게만 준 차는 야생차나무에서 채취한 것으로 아주 귀한 것이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나는 맛을 구분 못한다. 중국 손님들도 서울에 많이 왔었는데, 이들이 가져오는 선물도 대개 차 종류이고 발효가 많이 된 차들이다.
차 이야기가 나오면 기억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차는 중국의 상크리라(티벳인근) 지역의 우전차로서 어린 소녀가 따서 만든 것이라 한다. 호색한의 이야기로 치자.
잦은 일본 출장에서 통상 사가지고 온 차는 녹차가 대부분이었고,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였다. 이들은 우리가 커피를 마시는 이상 일본 녹차에 생활화가 되어있고, 상류층의 다도는 참으로 보수적이다. 일본에 있을 때, 다도회에 가서 체험도 하였지만 잘 모르겠다. 만드는 것도 정성이고 느리지만, 마시는 것도 찻잔의 문양이 마실 에는 상대방에 보이게 하고 마신단다. 쉬운 것이 없다.
참고 : 모든 차나무(학명: Camella Sinensis(L))는 동백나무과(Theaceae), 동백나무속(Thea), 차나무종(Sinensis)에 속합니다. 차나무의 종류에는 소엽종인 중국종과 대엽종인 아샘종이 있습니다.
중국 소엽종은 우리나라, 중국,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잎의 크기가 7Cm이하인 관목입니다. 아샘종은 잎의크기가 10~20Cm인 교목으로 주로 열대지방에 분포하며 홍차의 원료로 쓰입 니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의 운남성에서 아샘지방에 걸쳐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괄하는 학설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차나무는 19c에 들면서 각 대륙에 전파되기 시작했는데 현재 서유럽과 북미대륙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차 생산량은 년간 200만 톤이 넘고 인도와 스리랑카가 전체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고, 중국에서 30%, 아프리카지역에서 10%, 러시아, 터키,인도네시아,일본,남미,오세아니아 등에서 2~5%의 차가 생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