趁火打劫 敵害之大, 就勢取利. 剛決柔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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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을 약탈한다는 뜻으로 강한 무력을 배경으로 약한 적을 정복할 때 사용하는 계책이다. 적이 위난(危難)의 상황에 처해 있을 때를 틈타 출병해 승리를 거두는 것이 그렇다. 이는 “강한 양의 기운으로 부드러운 음을 제압한다”는 뜻을 지닌 〈쾌괘(夬卦)〉의 강결유야(剛決柔也) 단사와 취지를 같이한다.
[해설]
강결유(剛決柔)는 양강으로 음유를 제압하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강한 무력을 배경으로 약한 적을 정복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진화타겁’은 오승은(吳承恩)이 쓴 《서유기》에서 나왔다. 취지는 《손자병법》 〈시계〉에 나오는 난이취지(亂而取之)와 같다. 적이 혼란할 때 취한다는 뜻이다. 《서유기》의 제16회에 진화타겁 구절이 나온다.
“바야흐로 욕심이 난 그는 불을 끄지도 않고 물을 찾을 생각도 없이 가사를 챙겼다. 소란스러운 틈을 이용해 훔쳐서는 구름을 불러 타고 동굴을 돌아서 사라졌다.”
여기에는 진홍타겁(趁哄打劫)으로 되어 있다. 불을 질러 소란스럽게 만들었으니 진화타겁이나 다름없다. 청대 말기 광서 연간 상해 상무인서관 관장을 역임한 서가(徐珂)의 《청패류초(淸稗類鈔)》에 ‘도적류지진화타겁(盜賊類之趁火打劫)’ 구절이 나온다. 도적은 남의 불난 집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는 자와 같다는 뜻이다.
진화타겁 계책은 적군을 깨뜨리거나 나라를 구하는 등의 큰일을 할 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남의 위급한 상황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도적이 되고 만다.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격이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사리를 도모하는 자들이 모두 소인배의 진화타겁에 해당한다.
춘추시대 말기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에게 복수하기 위해 매일 쓸개의 쓴맛을 보며 복수를 다짐했다. 이른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다. 부차의 손에서 풀려나오자 미녀인 서시를 진상해 부차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제나라와 중원의 패권을 놓고 다툴 것을 부추겨 국력이 피폐해지게 만들었다. 결국 잇단 전쟁 등으로 인해 오나라 백성이 도탄에 빠져 혼란이 일자 오나라를 급습해 부차가 자진하도록 만들었다. 적국의 불행을 기회로 삼아 자국의 안위를 도모하는 경우가 진화타겁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