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란 두 분
지금 우리들 또래 대부분
장성한 자녀를 거느리고 아버지로 가장으로 살고 있다.
누군가 텔레비전 광고에 이 노래가 가장 무섭고 겁난단다.
‘아빠 힘네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돈 버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하는 소리로 들리면서
돈 만 벌어다 주는 아빠 역할 말고는 그다지 하는 일 없이 그저 묵묵히 식구들 하자는 데로 구경만 하다가 별 영향력 없이 사는 게 우리들 현실 아닐까?
또 한 우스개 소리로 남자 50넘으면 바겐세일장 폐업정리 상품 이란다
50대 여자들은 말한다. 4가지만 있으면 된다고
첫째는 건강이요 둘째는 돈이요 셋째는 친구요 넷째는 딸년이란다.
그 보아라 어디 우리 남자가 가족 중에 낄 곳이 있는지...
그래도 우리집 딸은 가끔은 ‘아부지’ 하고 삐죽이 처다보며 말을 걸어오긴 하는데
우리 딸 이야기 좀 할까.
큰딸 ‘아랑’이 나기는 거창 재생병원에서 났는데 그해 우린 26살 이였고 나는 광주에서 고등군사반 교육받느라 정신이 없을 때 애 엄마는 창남초등학교에 근무중이였다.
장모님이 미국에 계셨던 터라 혼자 신혼방(?)이랍시고 제 집에서 외롭게 지내다 아이를 낳았으니 꽤나 서럽고 약이 올랐던 아내 ...
‘니 쌔끼 낳다’ 어머님 말씀에 부리나케 휴가를 얻어 광주 어물시장에서 가물치 큰놈 두 마리와 거창에 도착해서 뭘 로 축하할까 생각타가 꽃다발 하나랑 물란 화분 하나를 사서들고 처가 집으로 가보았다.
눈은 두개요 손도 두개에 손가락 모두가 열개가 신기하고 희안한게
고것이 내 새끼였다.
두 번째도 딸을 춘천에서 보았는데 정말 딸이란 말에 귀저게를 내리고 한동안 고추를 찾아 보았다. “최서방 나 가게 우리 소주나 한잔 하게...” 서운함을 풀던 기억.
미국서 돌아온 처남과 장모님이 해산 몸조리를 돕고 이름은 아버님이 내려 주신 ‘은진’이와 내가지은 ‘아랑’이를 멀리 대문 밖에서 처남이 불러보라 하고는 ‘거창 아림제’로 연상하고 거창의 이미지가 있는 ‘아랑’이로 정하였다.
어찌나 생글 생글하고 영특한지 하루 하루 변화에 놀라움이 컷다.
돌 무렵에 말을 하고 글도 이내 깨우치더니 학교도 안 간것이 시를 짖는다고 쫑알거리며 잘 자라 주었다.
충청도 연무대에서 강원도 화천사방거리에서 화천읍내에서 또 서울 태릉에서 학교를 이곳 저곳 전국 각지를 옮기면서도 씩씩하게 잘 자라준 복 덩어리 딸이다.
큰 기쁨을 준 것이 글짖기를 잘하여 한해는 서너번을 장관,협회장상을 받았는데
어머니와 장모님이 번갈아 상받는자리 연회에 초대되어 가시곤 했는데 기억이
나기로 남산타워 홀 정보통신부장관 연회에서 장모님이 기뻐하시던 모습이다.
이후 재수의 아픔뒤에 제 뜻데로 대학를 갔고 이젠 성숙하여 남자 친구가 생기고 영 나와는 멀어져 잘 놀아 주지 않는다.
더구나 최근에는 학교를 휴학하고 인터넷 쇼핑몰에 한다고 여념이 없다.
가게를 내기 전 빌딩을 몇 채나 올렸다 내렷다 하더니만 몇 일 해보더니 세상이 녹록치 않음이 세상의 이치에 깨닫음이요 학습인 듯하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이 딸 자랑 되어 버렸지만 사실 이글을 쓰는것이 이 아이와 우리 가족과 함께한 물난 두분이다.
나를 따라 다닌지 어언 22년이다. 푸르름이 변함이 없거니와 잎세 또한 그다지 풍성하지도 않고 웃자라지도 않고...그져 잊은듯 우리집 거실을 지킨다.
가끔 물한 번 주면 된다.
이도 시련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한번은 베란다에 두었는데 잎사귀가 완전히 동해를 입었는데 다행히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고 잘 자라 주었다.
잎사귀가 싱싱할 땐 아이들도 활발했고 아닐 땐 또한 아이들도 시들해지는 것을 내 막연한 믿음 탓일까?
아무래도 열애에 빠진 우리 딸! 그래서 올봄은 유난히 더 싱그럽다.
그리고 그 곁에 파란색화분!
둘째 태어날 때 분갈이이후 나란히 잘자라는 것이 영판 파릇한 고3이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햇살을 자주 보이고 분갈이도 해서 봄맞이를 해야겠지
아이들이 언젠가 내가 저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이 난초를 보고 알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에 제집으로 분가할 땐 내가 돌보지 않아도 될테지만
그땐 까진 내가 잘 보살펴야 주어야지.
음...모든게 순조롭고 좋아. 다음주 토요일엔 봄 동산에 한번 가보아야 겠어.
남산에도 봄은 왔을테지.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 걸으면 더 없이 좋을꺼야
2007년 3월 18일 난초에 물을 주며...
- 최 종 태 - |
첫댓글 산문을 쓰시는 후배님앞에 서려니 참 내 모습이 작아졋습니다......그렇지만 마음은 많이 설레이네요..이렇게 능력있는분과 한공간에서 공유할수 있음이........자랑스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긴글 올려주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