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의 원불교] 한류와 메타버스, 그리고 원불교 2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지난 글에 이어서, 메타버스가 한국문화와 원불교문화 사이에 좋은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정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보려고 한다.
2007년 항주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애니메이션 심포지엄에서, 중국 세기상사 대표는 ‘세계 애니메이션 3대 강국의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3대 강국이 미국, 일본, 한국이라고 전제하면서, 미국은 큰 대(大), 일본은 작을 소(小), 한국은 새로울 신(新)이라는 전략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새로울 신(新)이라는 표현처럼, 과연 한국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타겟을 발굴하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과 결합하며, 새로운 첨단기술과 연계하고 새로운 포맷을 창출하는 중이다. 이 새로운 포맷의 발굴로 한국 웹툰은 만화의 전통 강호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새로울 신(新)이라는 한 글자는 한국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만 적용되는 키워드는 아닐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2000년대 이후 새로운 포맷 개발에 성공한 분야들 대부분 신한류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문화 전반에, 또는 한국인의 DNA에, 변화에 대한 열린 수용과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산종사께서는 소태산께서 펴내신 원불교의 법에 대해 ‘주로 창조하시고, 혹 혁신, 혹 인용하셨다’고 표현했는데, 한국 문화 전반에도 열린 수용과 융합 마인드, 그리고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이 새겨져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또한 기존의 모든 기술들을 수용하고 (XR, 블록체인, 가상화폐, AI 등), 이 모두를 융합적으로 끌어안으며, 이 시대 물질개벽의 첨단을 보여주는 창조의 진통 과정을 겪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문화정체성과 종교〉에서는 ‘한국적 문화정체성을 가장 많이 부각시키는 종교’로 원불교를 지목한다. 소태산께서 말씀하신 한국과 한국의 역할에 대해 주목할 때다. 어쩌면 지금 메타버스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원불교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서 한국문화와 원불교문화는 창의적이고 즐거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