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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이루어진 사랑과 우정의 약속
감동의 대서사시
ROAD NO.1
<시놉시스>
❀ 1번국도 : 신의주와 목포를 연결하는 도로. (현재는 일부구간이 통일로라 불린다)
<등장인물>
❀ 이장우(2중대장, 대위) “살아있어라 수연아. 네가 살아있다면 나도 산다.”
빈농 태생의 하사관 출신 장교. 순수하지만 고집 있고 강한 남자다.
사람을 믿는 따뜻한 마음씨와, 전투교범보다는 현장 상황을 돌파하는 동물적 감각을 지녔다.
머슴으로 일하던 주인집 딸, 수연의 의대 학비를 대 주기 위해 고향을 떠나 직업 군인의 길을 택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치르면서도 마음속엔 늘 수연만을 품고 있었다.
공비 토벌의 전공을 세우고 돌아온 고향에서 이미 수연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 태호를 보고 절망한다.
동시에 벼락처럼 전쟁은 시작되고, 수연을 다시 만나겠다는 일념만으로 연적이자 우정의 전우, 태호와 치열한 전쟁터를 누빈다.
❀ 신태호(1소대장, 중위) “너는 김수연을 따라가고, 나는 너를 따라간다”
육사 출신의 엘리트 장교. 광복군이던 부친의 뒤를 잇기 위해 육사에 갔고, 임관하자마자 최전방을 지원했다.
군인으로서 성공하여 애국하고 싶고, 그럴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자부심의 화신.
올곧은 성격으로 원리원칙에 충실한 그에게, 단아한 수연은 곁에 두고 싶은 단 하나의 여자였다.
그러나 수연으로 인해 중요한 작전이 실패하게 되고, 그녀가 진정 자신을 사랑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전투에 임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연적이 되어 버린 장우와 사사건건 충돌하게 되지만,
생사를 함께 하는 가운데 그들의관계는 형제보다 깊은 우정으로 발전한다.
❀ 김수연(장우의 연인, 의사) “나를 쏴. 그래야 이 전쟁이 끝날 수 있다면.”
장우와 오누이처럼, 연인처럼 20년을 자랐다. 오직 한 사람, 장우만을 사랑했다.
그러나 빨치산 토벌을 위해 떠난 장우의 전사소식에 결국 태호와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수연.
우연히 태호를 통해 들은 비밀 작전의 정보를 오빠가 듣게 되면서 인민군의 탱크가 남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장우를 반길 겨를도 없이 자신의 결혼식이 예정된,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한다.
가족들을 이끌고 피난길을 떠난 뒤, 극적으로 부산에서 장우와 재회 하지만
병마로 죽어가는 오빠를 버리지 못하고 원치 않는 북쪽길을 택하게 된다.
어머니와 같이 따뜻한 품을 간직했지만 강인한 생존력을 가진 여자.
장우와 태호에게 수연은 연인이자 어머니요, 잃어버린 고향이자 대한민국이다.
❀ 김수희(수연의 동생, 야전병원간호사)
티 없이 자란 해맑음을 간직하고 있는 소녀. 전쟁 전의 유일한 고민은 언니 수연의 정혼자 태호를 짝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니 때문에 태호에 대한 사랑은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언니가 살아 돌아온 머슴, 장우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태호를 바라볼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야전병원 간호사가 돼 전쟁터 한 가운데에 뛰어 든다.
❀ 김수혁 (수연의 오빠, 남로당 끄나풀)
지주의 아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안이 몰락하자 잘못된 공산주의 이론에 경도되어 좌익의 길을 걷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해방이 일어나고 통일이 온다는 잘못된 신념의 소유자. 지병인 폐결핵으로 인해 병약하며 신경마저 날카롭다.
수연과 태호의 만남에서 들은 기밀을 가지고 영촌교 폭파를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
태호가 수연을 오해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 오종기(상사, 중대 선임하사)
동물적인 감각으로 전투에 두각을 나타내지만 평소엔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성격이다.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적. 본능적으로 싫은 장우가 중대장이 되어도 끝까지 장우를 인정하지 않는다.
소대장 태호를 옹호하며 내내 장우를 괴롭힌다.
❀ 박달문(이등병, 병사)
아내 봉순과 어머니 약을 사러왔다가 대전 읍내에서 징집됐다.
겁많고 눈물많은 달문은 오직 장우 하나만을 믿고 고향에 돌아갈 꿈을 꾼다.
대를 잊기 위해 전선까지 따라온 아내와 갈대밭에서 낳은 아들은 2중대 전체의 아들로 자라난다.
❀ 김덕실(중사, 중대 하사관)
후덕한 인품과 두둑한 배짱, 유연한 사고력의 소유자. 실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으로 장교와 사병 모두의 신임을 받고 있다.
장우와 태호 사이의 균형점 같은 존재.
전쟁 발발 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때문에 가정이 완전히 파탄 난 것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 한영민(3소대장, 소위)
육사출신의 장교지만 무능력하고 비겁하다. 오종기와 쌍벽을 이루는 내부의 적.
자신의 생명만을 부지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이중인격자. 하지만 출세욕이 있어 늘 전공에 욕심을 낸다.
결국 오종기와 서로 앙숙이 되어 전쟁터에서 아군끼리 서로를 해치우기 위해 혈투를 벌인다.
❀ 윤삼수(2중대장, 대위)
우직하고 용맹한, 군인 중의 군인. 이장우와 신태호의 정신적인 지주. 용맹스러운 2중대를 이끌다 전사한다.
죽은 후에도 장우와 태호의 가슴에 남아있는 지휘관의 표상,
❀ 장재용(중령, 대대장)
❀ 그 외 2중대원과 다수
< 전체 줄거리 >
-영촌면, 나의 고향, 그리고 수연
머슴의 아들 이장우는 몰락한 주인집 딸인 김수연을 남몰래 마음속에 품고 있다.
가진 것이라곤 그림 그리는 소질뿐인 장우. 틈나는 대로 수연을 훔쳐보며 그녀의 모습을 그림으로 옮겨 간직하는 게
할 수 있는 짝사랑의 전부다. 내심 장우의 마음을 알면서도 곁은 주지 않는 소녀, 수연.
어느 날, 장우가 몰래 그려온 수연의 초상화들을 오빠 수혁이 발견하게 되고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며
장우의 손을 낫으로 내려찍는다. 그럼에도 수연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 장우.
장우의 한결같은 사랑에 결국 수연은 마음을 열고 소년을 받아들인다. “이제부턴 훔쳐볼 필요 없어. 아가씨라고 부르지도 마...”
그렇게 장우의 첫사랑은 꿈결처럼 시작된다.
그 후로 1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두 사람은 서로의 완전한 반쪽으로 성장한다.
병약한 오빠 수혁과 철없는 여동생 수희를 책임져야 하는 수연은 의대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열중한다.
그러나 기울어진 가세 탓에 수연이 공부를 계속하기 어려움을 눈치 챈 장우는 빨치산 토벌작전에 자원한다.
자신의 학비를 위해 장우가 위험한 곳으로 떠남을 알게 된 수연은 이를 말리지만,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장우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맞게 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전우들이 죽어나가는 냉혹한 지리산 전선.
그곳에서 장우는 오직 하나의 목표, 수연을 만나러가겠다는 일념만으로 살아남는다.
지금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하나뿐인 내 사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 수연을 그리기위해 돌아가겠다고.
그리고 그녀와 사랑의 언약을 이루어 영원히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오로지 장우의 생환만을 기다리며 의사의 꿈을 키워가던 수연. 그러나 그녀 앞에 날아든 한 장의 편지. 장우의 전사통지서였다.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부정하며 괴로워하던 수연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장우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여간다.
집안의 몰락과 동시에 잘못된 이념에 물들어 남로당과 어울리기 시작하는 오빠 수혁, 여전히 철부지 여학생인 동생 수희.
가족을 책임져야 할 입장의 수연은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기에도 바쁘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 한켠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사람, 이장우.
혹시나 장우가 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마저 옅어져 갈 때쯤, 수연의 앞에 또 한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새로운 사랑의 시작, 신태호
영촌면 주둔부대로 배치를 받게 된 군인, 신태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강직한 제원인 그는,
약을 구하러 갔던 영촌의원에서 처음 본 여의사 수연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그 후로 태호는 끈질기게 수연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아직도 장우를 완전히 잊지 못한 수연은 번번이 그를 밀어낼 뿐이다.
그런 태호의 짝사랑을 곁에서 지켜보던 동생 수희는 어느새 듬직한 태호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하지만 태호에게는 오로지 수연 뿐. 일찍 어머니를 여읜 상처를 지닌 태호에게 수연은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이자,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아름다운 여자다.
절망과 외로움 속에 방황하던 수연은 태호의 끈질긴 구애에 끝내 마음의 문을 열고 결혼을 약속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반지로 결혼 예물을 대신하자며 수연을 다독이는 태호. 수연은 그런 태호의 모습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소박한 결혼 준비가 끝나갈 즈음, 행복할 것만 같던 이들의 앞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불행의 서막이 열린다.
-1950년 6월 24일... 그리고, 25일
태호와 수연의 결혼식을 하루 앞둔 6월 24일.
태호가 속한 2중대에는 동네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영촌교에 폭발물을 설치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전쟁이 발발하면 북쪽 병력이 남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다리기에 비상사태를 대비, 폭발물을 설치해 두라는 상부의 지시였다.
무의식중에 태호는 이 작전을 수연에게 얘기하게 된다.
결혼식 날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지는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남자. 그토록 기다렸던 장우다!
잘못된 전사통지서를 받고 결혼까지 앞둔 수연을 보며 장우는 무너져 내린다.
어찌할 수 없는 입장의 수연 역시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수연을 사이에 두고 연적이 되어 버린 장우와 태호는 날카롭게 대립하지만, 현실은 이들에게 더 큰 시련을 안긴다.
영촌교 폭발물 설치 작전을 엿듣게 된 수연의 오빠 수혁은 이를 남로당에게 밀고하여 결국 다리 폭파를 저지한다.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자 2중대에는 비상이 걸린다.
저지세력의 뒤를 쫓아 남로당원 명부를 확보하는 태호. 그 속에서 발견한 세 글자, ‘김수연’!
태호는 수연이 남로당원의 신분을 숨기고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오해하게 된다.
실은 병든 오빠 수혁을 치료해주던 수연이 자신도 모르게 임의로 명단에 오르게 됐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수연이 부상 입은 남로당원들을 처치하고 있는 의원으로 들이닥친 태호는
눈물로 절규하며 수연이 남아 있는 의원에 불을 지르라는 명령을 내리고 떠난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장우가 수연의 목숨을 구해낼 즈음, 역사의 시계는 마침내 6월 25일 새벽 4시에 도달한다.
북한의 남침이 진행되고, 곳곳에서 포성이 울리는 전장으로 돌변한 영촌면.
태호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한번 영촌교 폭파를 시도하지만 결국 무위에 그친다.
살육의 현장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려던 장우와 수연의 뒤를 쫓아 달려온 태호.
자신 때문에 폭파되지 못한 영촌교로 소련제 T34탱크가 넘어온다.
“말해줘. 날 이용했다구. 날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다구! 그래야 널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피맺힌 태호의 질문에 수연은 차마 대답하지 못한다.
결국 부대로 돌아온 세 사람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전선으로, 피난길로 흩어지게 된다.
장우는 수연과 다시 만날 약속을 새기며 전쟁터로 뛰어들고, 태호는 장우에 대한 질투와 분노의 감정을 안고 전장으로 향한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소련제 탱크에 맞서 힘없이 스러지는 2중대원들.
그 사이에서 동물적인 전투감각으로 다져진 장우가 화염병을 이용, 탱크전을 성공으로 이끌고,
그런 장우의 활약을 목격한 태호는 군인으로서도 뒤졌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어떻게든 김수연을 쫓아 먼저 잡겠다는 태호에게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장우. 그렇게 닿을 수 없는 평행선 위에 놓인 장우와 태호는
한 부대에서 한 전선을 달린다. 전혀 다르지만 결국은 하나의 목적인 김수연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그러나 태호는 수연에 대한 분노 뒤에 아직도 식지 않은 그녀와의 사랑이 그림자처럼 깔려있음을 알게 된다.
- 부산, 운명의 두 번째 만남
상부로부터 후퇴명령이 내려오고, 2중대는 전사한 전우들과 무기를 1번국도 위에 묻으며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
목숨을 건 후퇴 속에 장우와 태호는 각각 다른 모습으로 수연을 떠올린다.
수연과의 아름다운 지난날을 기억하는 장우와 아직도 마음 깊숙이 남아 있는 수연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태호.
장우는 대대장의 명령으로 소대장 교육대가 있는 부산으로 가게 된다.
한편 한국군은 낙동강 전선을 최후방어선으로 삼아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전투에 지쳐있던 태호는 훈련 갔던 이장우와 다른 소대장 인솔명령을 받고 역시, 부산으로 향한다.
수연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중대 복귀 당일, 교육장을 나서자마자 수연을 찾아 헤매던 장우는 우연히 만난 수희의 도움으로 수연의 거처를 파악하게 된다.
건강이 더욱 악화된 오빠를 치료하던 수연, 그녀의 눈 앞에 어엿한 장교가 된 장우가 거짓말처럼 나타난다.
너무도 할 말이 많았지만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두 사람.
둘은 어쩌면 마지막 하루일지도 모를 부산에서의 만남을 마음껏 즐긴다.
그러나, 거리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장우와 수연을 쫓는 또 하나의 시선. 태호다!
태호가 수연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부산역에는 남로당원의 테러가 발생한다.
태호의 등장에 필사적으로 도주하는 장우와 수연. 태호는 둘을 놓치게 되고, 두 사람은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다.
둘은 마지막 만남을 받아들이듯 그곳에서 격렬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장우와 수연이 애타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동안 쓸쓸히 부산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태호.
장우가 복귀해야 할 시간인 6시만을 기다린 채, 태호는 석고상처럼 부산역을 지킨다.
복귀 시간이 다가와도 떠날 채비를 하지 않는 장우. 불안한 수연. 그리고 장우의 간절한 한마디.
“딱 하루만 같이 있자. 오늘 하루만...”
진료소에서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수연에게 남로당원 한명이 찾아온다.
자정에 북송선을 타고 월북하기로 한 오빠의 얘기를 전해들은 수연.
장우 몰래 수혁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진료소를 나서지만, 그것이 장우와의 마지막이었다.
죽어가는 오빠 수혁을 내치지 못하고 끝내 북송선에 올라타고 마는 수연.
이 사실을 모른 채 마냥 수연을 기다리던 장우는 수연이 남긴 쪽지를 통해,
그녀가 오빠를 따라 평양으로 떠났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착잡한 마음으로 부산역에 도착한 장우.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태호를 만난다.
철컥! 장우를 만나자마자 말없이 수갑을 채워버리는 태호. 도망갈 수 있었는데도 왜 돌아왔냐는 태호의 질문에 장우는 대답한다.
“김수연을 만나러 평양으로 갑니다”
이에 태호가 응답한다. “너는 김수연을 따라가고 나는 너를 따라간다”
- 핏빛 전선에서
명령불복종과 자대 미귀 사건으로 인해 영창으로 갈 처지가 되는 장우.
반면 2중대는 최후의 방어전선인 낙동강을 사수하기 위해 한 달여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 전선의 숨통인 674고지, 다부동. 대한민국의 최후의 방어선, 674고지를 점령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운명도 끝이다.
그러나 이미 674고지를 선점한 적의 토치카는 무차별적으로 기관총을 쏟아 부으며 무수한 중대원들을 희생시켰다.
상부의 지시로 공격을 감행하는 중대장 윤삼수와 태호. 그러나 작전에 실패하고 또다시 수많은 전우의 생명을 잃게 된다.
거듭된 시행착오 속에 태호는 고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공략해야 함을 깨닫게 되고 이 작전을 몸소 수행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장우를 특공대장으로 세운다. 죽을 각오로 작전에 임하는 장우.
한 여자를 사이에 둔 연적이지만, 조국의 운명을 건 임무에서는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두 사내.
둘은 수연을 만나러 평양에 간다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돌진, 작전을 결국 성공으로 이끈다.
오빠를 살리겠다고 북송선을 탄 수연. 그러나 오빠는 평양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어 바닷물에 던져지고
막막한 수연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어둠의 그림자는 좌익 세력의 핵심, 심우성이라는 사내였다.
“무조건 승리해야 평양에 갈수 있다. 평양에 가야 김수연을 만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같은 목적을 위해 달려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장우와 태호. 두 사람이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는 협심하는 사이에,
2중대는 어느덧 대한민국의 최선봉에 선 최강의 중대로 변해간다.
평양에 도착한 수연은 당을 위해 일하라는 심우성의 명령을 받는다.
오빠마저 죽어버리고 혈혈단신이 된 수연은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 그림자처럼 섬짓하게 따라붙는 심우성의 공포스러운 손길.
막막한 현실속에 죽어가는 환자를 치료하는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가던 수연.
그러나 한계에 다다른 그녀가 심우성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 그 날, 수연은 자신의 몸에 또 다른 생명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장우의 아이다. 아기의 존재는 수연에게 꼭 살아남겠다는 의지의 불씨를 지핀다.
살아서 장우에게 아이를 만나게 하겠다는 다짐, 그 소망이 수연을 다시 일으킨다.
낙동강 고지 점령으로 전세를 뒤집은 아군은 여세를 몰아 북진을 서두른다.
승리에 고무된 연대장은 역사적인 낙동강 도하를 위해 2중대를 선봉에 세운다.
작전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태호와 장우. 매복에 대비해 우회하자는 장우와 속도전으로 강행하자는 태호.
건건이 둘 사이에 벌이지는 미묘한 신경전을 지켜보던 중대장 윤삼수는 장우의 손을 들어준다.
낙동강 도하 작전이 시작되고, 장우의 판단이 적중했음을 깨닫는 태호.
늘 인정받고 싶었던 윤삼수의 마음속에 자신보다 장우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눈치채고 만회를 위한 경쟁심을 불태운다.
북진하던 2중대는 인민군에게 학살당한 마을을 지나게 되고 적군포로를 놔 주다가
결국 그 포로에 의해 중대장 윤삼수가 숨을 거둔다. 충격과 슬픔에 빠지는 중대원들.
임시중대장을 맡게 된 태호는 시가전에서 다시 한번 장우와 의견 충돌을 겪게 된다.
태호는 장우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작전으로 시가전을 치르지만, 결국 아군의 희생만 키우게 된다.
부하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던 장우는 독단적으로 자신의 작전을 단행하고
이로 인해 전세가 뒤집혀 보은을 점령하게 된다.
전투를 끝내고 태호는 장우를 호출한다. 승리와 관계없이 명령을 어긴 책임을 물어 즉결처분을 할 태세다.
군인으로서 판이하게 다른 지휘스타일, 무엇보다 김수연을 둘러싼 악연이 곪아터지려 한다.
태호가 장우의 거듭되는 명령불복을 준엄하게 심판하며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연대장이 나타난다.
“금일부로 2중대는 중위 이장우가 지휘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피어난다.
장우의 지휘하에 놓인 태호는 내내 갈피를 잡지 못한다.
보잘것없던 하사관 출신, 특히 같은 여자를 사랑한다는 개인적인 악연까지 얽힌 장우가
자신의 직속상관 중대장이 됐다는 사실 때문에 괴롭기만 하다.
상황은 역전되어, 장우의 명령을 사사건건 어기며 고집을 부리는 태호.
그러나 그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은 무고한 병사들의 희생뿐이다.
엄한 처벌을 각오하고 장우 앞에 서는 태호. 장우는 뜻밖으로 책임을 묻지 않고 돌아선다.
그런 장우의 배려에 태호는 더욱 참담함을 느낀다.
태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장우. 그럴수록 더욱 비뚤어진 방향으로만 가는 태호.
북진을 계속하던 2중대는 경기도 인근 주요 길목을 점령하는 임무를 맡는다.
적들이 고지를 버리고 달아나도 절대 고지를 점령하지 말라는 장우의 명령을 무시한 태호 탓에 소대원들이 함정에 빠지게 되고,
또 한번 소중한 목숨들이 희생된다.
권총을 빼드는 장우. 장교답게 자결하라며 태호의 손에 총을 쥐어준다.
피맺히는 심정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마는 태호. 그러나, 장우가 건넨 것은 총알이 없는 빈 총이었다!
“명령에 따라줘서 고맙다” 장우의 한마디에 자신을 사무치게 원망하는 태호. 그는 뼈저린 패배감, 절망의 바닥까지 추락한다.
부상병을 인솔하다가 홀로 적진에 포로가 된 장우를 살리러 단신의 몸으로 적진에 들어간 태호.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사지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하면서 장우와 태호는 사랑을 뛰어넘는 우정을 경험한다.
완전한 절망상태. 살아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둘은 희망을 잃지 말자고 독려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한다. 그것은 두 사람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수연에 대한 추억.
둘은 그 사랑의 추억을 공유하며 비로소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김수연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이유가 같다는 것.
수연은 그들에게 있어 보지도 못한 어머니였고, 마음의 고향이었으며, 대한민국이었다.
살아가자. 우리 살아가서 김수연을 만나자.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사내. 그리고 그 사랑을 능가하는 우정.
사랑과 우정으로 뭉친 장우와 태호는 기적적으로 살아서 중대로 복귀한다.
빗발치는 총탄 속을 누비며 부하들을 독려하는 장우. 그리고 장우를 충실히 보필하는 태호.
아비규환 같은 육박전 끝에 2중대는 마침내 빼앗겼던 영촌면 탈환에 성공한다.
다시 추억의 1번국도 위에 나란히 선 2중대원들. 그런 장우에게서 진정한 지휘자의 모습을 발견하는 태호.
후퇴하며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눈물로 땅속에 묻어 두었던 전우의 시체를 파내 장사를 치르고 무기를 꺼낸다.
무기위에 남겨진 윤삼수의 지휘봉. 태호는 장우에게 직접, 죽은 윤삼수의 지휘봉을 건네며 장우가 진정한 중대장임을 인정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동안, 각자 지니고 있던 김수연의 추억들을 나누며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뿌리내린 사랑만큼 강한 우정의 깊이를 확인한다. 다음 목적지는 평양. 그들은 드디어 평양으로 향한다.
수연과 직접 마주선 두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수연의 마지막 선택은 누구일 것인가.
- 마침내, 평양
장우의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에 힘입어 평양에 입성하는 2중대. 2중대에게는 모처럼 만의 긴 휴식이 주어진다.
중대를 제쳐두고 오직 수연만을 찾아다니는 장우. 그의 공백으로 인해 2중대는 분열되기 시작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태호는 안타깝다. 장우에게 중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직언하는 태호.
그러나 장우의 머릿속엔 오직 수연을 만나야한다는 생각뿐이다.
평양에서도 의술을 펼치고 있던 수연. 수연의 명석한 두뇌와 의술이 당에 충분한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한 우성.
그는 수연이 걱정하는 장우와 수희의 안부를 가끔씩 흘리며 수연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물급 인사로 성장하려는 우성에게 반대세력이 나타나고 이들은 수연을 노리게 된다.
그들로부터 수연이 습격을 받던 날, 장우는 극적으로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믿기지 않는 해후를 맞이하는 장우와 수연. 그러나 수연은 장우의 신변을 위해 사라져 버린다.
장우가 수연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태호. 그는 장우가 이를 자신에게 감췄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태호는 장우에게 강력한 비난을 표시하는데, 자신의 눈 앞에서 수연을 놓치고 극도로 흥분한 장우는 수연이 위험에 빠진다면
그 상대가 태호라 해도 가만두지 않겠다며 흥분한다. 우정으로 하나가 된 듯했던 둘의 사이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다.
수연은 어떤 약속을 지킬 것인가. 장우와의 사랑의 약속인가, 태호와의 결혼의 약속인가.
대답없는 질문들로 혼란스러운 태호.
다시 재회하게 된 수연과 장우. 평양 외곽의 어느 허름한 산장에서 두 사람은 짧기만한 삼일밤을 보낸다.
장우에게 아이의 존재를 알릴 것인지를 내내 고민하는 수연. 그러나 군인으로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그에게
말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 이 사실을 숨긴다.
장교들을 위한 파티에 자신과 같이 갈 것을 제안하는 장우. 우성이 장교클럽에 폭탄테러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장우와 수연은 함께 행사장에 나타난다. 이 자리에서 장우는 태호와 수연의 만남에 자리를 피해준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둘만의 시간.
태호는 돌연 미리 준비해둔 권총을 겨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품어왔던 질문 하나를 던진다. 정말로 나를 사랑했느냐고.
수연은 장우 이외에는 어떤 사랑도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나, 장우의 아기를 가졌어요.”
조용히 총을 거두는 것. 그것 말고 태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장교클럽에서 수연은 우성이 연단에 무엇인가 숨긴 채 자리를 뜨는 것을 목격한다.
그 순간 행사장에 있는 무고한 사람들의 위험을 직감하는 수연.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서라도 막아야만 한다.
수연의 폭로로 임무에 실패한 것을 안 우성은 눈이 뒤집혀 총구를 수연에게 겨눈다. 그 위험의 순간에 수연을 구해내는 태호.
태호는 “사랑하는 전우, 이장우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평양이 고향인 병사 하나가 동생을 만나 장교클럽에 2차 폭탄테러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장우에게 알린다.
장우가 클럽으로 달려가는 사이, 건물에서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다.
태호를 향한 사랑 하나로 전선을 따라왔던 수희 역시 장교클럽 폭파 음모를 알고,
이 사실을 태호에게 전하기 위해 클럽에 달려들었다가 죽음을 맞는다.
수희의 시체를 안고 장교클럽에서 나오는 태호. 건물밖에는 목숨을 건진 2중대원과 장우, 수연이 서있다.
동생 수희를 잃은 수연은 원망스러운 화염 앞에서 통곡한다.
수희의 가녀린 시신은 늘 소망했던 태호 품에서 그제야 편하게 잠들고 있다.
- 다친 영혼을 치료해 줄 사람은 오직 너.
중공군의 개입으로 곧 끝날 것만 같았던 전쟁이 다시 격렬해지고 중대원들은 점점 이성을 잃어간다.
후퇴다. 믿을 수 없는 후퇴의 명령이 떨어진다. 숫자를 가늠할 수 없이 밀려오는 중공군으로 인해 모든 부대는 후퇴를 시작한다.
추위가 엄습하는 평양에서 타 부대의 후퇴를 위해 지연작전을 펼치라는 명령을 받은 2중대.
모두가 떠나가고 텅빈 평양의 외곽. 장우를 찾아 전장으로 향하는 수연. ‘장우를 만나면 같이 돌아갈 수 있다.’
절박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을 만큼 수연이 장우에게 가까워진 그 때...
한 번도 총을 쏘지 못한 채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에 빠져있던 소년병의 오인사살로 수연은 쓰러진다.
장우와 태호 앞에 꽃잎처럼 뒹구는 수연. 수연은 두 사람에게 대답도 못한 채 쓰러져 버린다.
수연의 시신을 거둘 새도 없이, 물밀 듯 밀려드는 중공군의 행렬이 수연을 밟고 지나간다.
도주에 도주를 거듭하는 2중대. 지옥의 대 탈출 속에 사지를 넘는다.
기적적으로 적진에서 살아남은 2중대는 후방 병원에서 요양의 시간을 갖는다.
수연의 사망과 지리산 토벌 전투에서 사람을 죽였던 악몽, 그리고 지금까지 살상의 장면이 모두 되살아나 장우를 덮친다.
극도의 공포로 괴로워하는 장우. 악몽과 환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장우 앞에 간호장교 명주가 나타난다.
따뜻한 성품의 명주로 인해 장우의 육신은 치유되지만, 진정 그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뿐.
이미 평양에서 총에 맞고 쓰러진 수연이다. 그러나 기적처럼. 수연은 죽지 않았다.
총상으로 사경을 헤매던 그녀는 민간인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던 것이다.
장우를 찾아 눈보라를 뚫고 남하하던 수연은 무료구호소에서 일을 하게 된다.
장우의 아기를 장우에게 보여주고픈 본능은 그녀를 사지에서도 살아남게 한다. 놀랍도록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수연.
우연히 이곳에 들러 수연을 발견한 2중대원이 이 사실을 태호에게 알린다. 수연을 찾아오는 태호.
“이장우 중위님을 고쳐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오직 당신. 수연씨 뿐입니다.”
장우를 만나러가자. 희망을 안고 장우를 찾아온 수연.
그러나 그녀를 만난 장우는 넋을 놓아 수연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웅크리는 초췌한 몰골의 모습이었다. 패닉 상태에 빠지는 장우.
아이처럼 우는 장우를 품에 보듬어 주며 수연도 함께 눈물을 흘린다.
상처 입은 영혼을 구원하려는 수연은 장우를 힘이 닿는 데까지 꼬옥 안아준다.
그리곤 어린 시절, 그들이 함께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성문 앞 샘물 곁에 서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아래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사랑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찾아온 나무 밑... ”
안식을 되찾은 장우의 귀에 수연은 나지막이 속삭인다. 이제 악몽은 끝났다고. 너의 여자와 너의 자식이 여기 있다고.
장우는 수연의 품속에서 아이처럼 잠이 든다. 참으로 오랜만에, 악몽이 아닌 단꿈을 꾸며...
안타깝게 두 사람을 지켜보는 태호. 그런 태호 곁을 지켜주는 여인은 간호장교 명주였다.
태호의 부탁으로 수연은 장우가 깨어날 때까지 장우 곁에 머물기로 한다.
수연의 극진한 간호 덕에 기력을 회복해가는 장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맛본다.
전역을 결심하는 장우. 장우의 전역신청이 밝혀지자 2중대는 충격에 싸인다. 그것은 단순히 수연 때문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장우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은 2중대 전원이 크고 작게 각자의 전쟁 후유증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 깨질 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평온.
결국, 정신 분열을 앓고 있던 병사가 다른 대원을 총살하고 스스로도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
- 다시 영촌면, 나의 고향, 그리고 1번 국도.
장우가 아닌 새로운 중대장이 2중대를 지휘한다. 잘못된 지휘는 2중대원을 계속해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이 소식이 장우에게 전달되자, 장우는 전역신청을 철회하고 원대 복귀해서 2중대를 지휘한다.
불편한 몸이지만 본능적인 전투 감각으로 중대를 지휘하는 장우. 그의 충실한 전우이자 소대장으로서 전선을 돌진하는 태호,
그리고 산전수전을 함께 겪으며 사지를 넘어온 역전의 용사들. 2중대의 전우애는 더욱 강하고 견고해 진다.
전쟁 발발 1년, 휴전회담이 거론되자 전선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고향 영촌면에 돌아온 수연에게 마을 사람들은 오빠 수혁의 과거를 들먹이며 멸시한다.
그러나 아랑곳없이 꿋꿋하게 견뎌내는 수연. 그런 수연을 지탱하는 유일한 힘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장우의 아이 뿐이다.
영촌면에 2중대가 귀환하고, 장우는 수연을 만나 그녀가 강한 모성으로 자신의 아기를 지켜냈음을 알게 된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끼며 수연과의 미래를 설계하는 장우. 두 사람은 살아서 함께 고향 땅을 밟았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다.
보리밭이 노랗게 물들고 들판에는 민들레가 날리는 둘만의 안식처.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영촌교 위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꿈속에서만 그리던 고향의 그림이 마침내 완성돼 가는 것이다.
옛집을 수리하고, 함께 밥을 지어 먹고, 도란도란 내일을 꿈꾸며 나누는 작은 행복들.
한편 영촌면 북쪽에 출몰했다는 중공군을 정찰하러 간 태호. 일상적인 정찰 임무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휴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전선을 남하시키려는 중공군의 대공세였다.
적진에 고립된 태호의 1소대. 2중대는 영촌교를 폭파하란 명령을 받고 폭약을 설치한다.
위기에 빠진 태호를 구하러 나서는 장우. 수연을 안심시키고 곧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영촌교를 건너간다.
다수의 적을 맞아 악전고투하던 태호의 곁에 장우와 지원병력이 도착한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전멸이다.
부상 입은 태호와 부하들을 먼저 후퇴시키려는 장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중대장님은 반드시 돌아가셔야 됩니다.”
아기의 존재를 알고 있는 태호가 장우에게 먼저 돌아갈 것을 권한다.
태호의 진한 전우애에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정을 느끼는 장우.
그러나 남편이고 아버지이기 이전에 2중대의 지휘관으로서 부하들을 살려 보내야 한다.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장우를 남겨 놓고 영촌교까지 후퇴하는 태호. 차마 피난 가지 못하고 장우를 기다리는 수연.
상부에선 교량을 폭파하라는 지시가 빗발치고, 태호는 장우가 돌아올 때까지 일초라도 더 버티려 한다.
그때 능선을 넘어 나타나는 장우. 만신창이가 된 채 태호와 수연에게 돌아오려 필사적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장우가 영촌교 위에 올라서는 순간, 공병대가 기다리지 못하고 폭파 스위치를 누른다.
폭음과 함께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장우. 목이 터져라 장우를 부르는 태호와 수연.
장우는 영촌교 북쪽에, 태호와 수연 그리고 장우의 아기는 남쪽에 남겨진 채 영촌교는 두동강이 난다.
그렇게 격동의 한 시대는 끝나고, 60년의 세월이 흐른다.
2010년 6월. 1번 국도 위에 노병 신태호가 서 있다.
회한에 잠긴 태호 앞에 80이 넘어 백발이 성성한 군복차림의 노인이 다가온다. 노구를 이끌고 북한을 탈출한 대위 이장우다.
오직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만나기 위해 60년이란 시간을 견뎌낸 장우.
태호의 뒤에는 장우의 아들이 서 있다.
그리고 양지 바른 1번 국도 위에서 장우는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수연을 발견한다.
장우를 기다리다가 먼저 천국으로 간 수연을 그대로 빼닮은 수연의 손녀는 바로 어린 시절의 김수연이었다.
수연아... 장우는 천천히 다가가 자신의 손녀를 꼭 껴안는다.
행복했던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바뀌는 장우와 수연. 수연의 묘지위로 민들레 홀씨가 흩날린다.
장우의 몫을 대신해 수연과 그 아이를 긴 세월 지켜준 태호.
장우는 자기 자신을 빼닮은 아들과 수연을 꼭 닮은 손녀를 뒤로하고 태호와 긴 포옹을 한다.
비로소 긴 시간을 지나온 사랑과 우정의 약속이 완성되는 순간.
1번 국도에는 그들의 그림자가 지나간 세월만큼 길게 드리워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