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아사히카와 시내(정확히는 뭐, 역 근방입니다)를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졌습니다. 점심때 즈음이라...
왠지 아사히카와에서는 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라면집을 찾는데, 라면집이 많긴 하더군요. 한 30미터마다 하나는 있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돌아다니다가 아사히카와 라면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탔다고 쓰여진 집에 갔습니다.
<그림 121>이 집입니다. 이름은 "바이코켄"(梅光軒). 정말 맛있는 집인지, 줄이 길더군요.
<그림 122>한 20분 기다려서 드디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림 123>맥주와 라면을 시키고, 목이 말라 맥주를 먼저 달라고 했습니다. 홋카이도 한정 삿포로클래식입니다. 맛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이걸 아주 달고 다녔습니다.
<그림 124>벽에는 무슨 연예인들인지, 싸인이 많더군요.
<그림 125>자, 나왔습니다. 제가 시킨 것은 그냥 무난한 쇼유라멘. 보기에 비해 국물이 굉장히 진하고, 걸쭉하지는 않으면서도 아주 무겁고 눅진눅진한 맛이 납니다. 돼지냄새도 좀 나고, 정말 강하고 무거운 맛입니다.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일본라면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더 싫어하실 듯한 맛이더군요.
<그림 126>배도 채우고, 다시 기차를 타러 아사히카와 역에 왔습니다. 아이누 상이 서 있군요. 왠지 슬퍼 보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이누족은 홋카이도 개척(이 말도 웃기지만. 원래 사람이 살던 땅에 뭔 개척인지.)과정에서 일본인들에 의하여 엄청난 희생을 겪었습니다. 본래 이 땅의 주인인 아이누족이 지금은 저렇게 바깥에 조용하고 불편하게 얹혀 지내고 있는 것 같군요.
<그림 127>자, 이제는 정말 로컬선이라 할 만한 노선, 세키호쿠 본선입니다. 제가 탈 열차는 특별쾌속 키타미입니다.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키하를 타는군요. 등급은 거창하게 "특별쾌속"이지만, 편성은 2량입니다.
(키하54계, 아사히카와-키타미 승차, 거리 184.7km, 소요시간 3:19, 표정속도 55.7km/h, 정상운임지불시 운임 3880엔)
<그림 128>열차 앞모습.
<그림 129>열차 내부. 크로스시트와 롱시트가 조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에어콘이 아닌 선풍기 열차입니다. 하긴, 홋카이도는 에어콘이 꼭 필요하지 않을 만도 하지만.
<그림 130>키하 54의 운전대.
<그림 131>앙증맞은 테이블. 옛날 국철시대 전통적으로 담배용 작은 테이블이 있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이것도 그것일까요? 시트는 옛날 우리나라 통일호처럼 등받이 위치를 바꾸어서 방향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리클라이닝 역시 안됩니다.
<그림 132>천장의 선풍기. 청소를 얼마나 하는지, 아주 번쩍번쩍 먼지 하나 없더군요. 국철시대 차량답게, 추억의 JNR 마크가 보입니다.
<그림 133>아사히카와 시내를 벗어나 시골로 접어듭니다. 참, 공기 좋고, 경치 좋습니다. 여름의 홋카이도는 정말 햇빛, 공기하고 수풀의 푸른 빛만으로도 먹고 들어가는 듯 합니다.
<그림 134>저 멀리 보이는 산이 다이세츠 산일까요?
<그림 135>토우마 역. 한가롭기 그지 없습니다.
<그림 136>갑자기 나타난 메밀밭. 메밀꽃이 한창이더군요. 한 몇 킬로미터 동안 메밀밭이 이어졌습니다.
<그림 137>열차 뒤쪽에서 본 세키호쿠본선 선로. 참 로컬선 답습니다.
<그림 138>사용하지 않는 운전석과 요금 처리장치는 저렇게 끈으로 막아 놓았습니다.
<그림 139>카미카와 역. 역시 공기 좋고, 풀내음 가득합니다~
<그림 140>역시 카미카와 역. 사진찍는 제가 비치는 군요ㅋㅋ 여기에서 다음 역인 카미시라타키역간 구간은 일본에서 인접역간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래선 구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탄 열차는 아쉽게도 카미시라타키역에는 정차히지 않습니다. 1시간 8분, 역간거리 34킬로미터라고 하는군요.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역이 없을 만 합니다. 산속을 헤집고 다니고, 주변에 인가도 안보입니다.
자, 그럼 다음 호에 세키호쿠 본선 여행이 계속됩니다.
첫댓글 홋카이도 각역정차는 정말 각오하지 않고서는 힘들죠. 특히나 지금 여행하고 계신 구간은 보통열차보다 특급열차가 더 많이 다닐 정도로 극 한산 노선이기 때문에, 스캐쥴 짜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역 촬영이 목적이어서 한 역을 못 찍으면 그 역에서 내려 다시 찍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했습니다.(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자리를 질못 잡으면 JM~
네, 시간 짜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세키호쿠본선 같은 경우 특급열차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전 노선 쭉 갈 수 있는 열차가(중간에 연결해서라도)하루에 두세 번 정도였던 것 같아요. 홋카이도에서 전역 촬영을 하셨다니,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