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토요일 밤!
삼각 김밥을 먹고 속이 않좋다는 아들 놈을 억지로 끌다시피 해서
이미 계획된 여행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11시 10분 부산행 무궁화호 막차에 아들과 단 둘이 몸을 실었다.
영등포 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었고
우리 두 부자는 요런 조런 얘기를 하며 기분 좋게 가려고 계획했는데
아들 놈이 조용히 듣기만 하니 나 혼자만 주절거리기 뻘줌하여
그냥 다정히 손만 잡고 같다. 그래도 좋기만 하다.
아들과 단 둘이 나선 야간 기차 여행이......
언제 잠든지 모르지만 나만 드르렁거리고 아들 녀석은 잠이 않오는가 보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 어느 광고를 들먹이면서 잠이 않온다나.....
그래도 나는 또 무시하고 자다 깨니깐 구미랜다. 도대체 얼마를 잔거야?
아들놈도 한시간 반 정도 잤댄다.
그리고 또 나는 쿨쿨 했더니 벌써 구포다...
이제는 고만 자야지 십분이내로 도착 할거니까...
아들보고 쫌 잤냐니깐 전부 두시간쯤 잤댄다.
나는 속으로 '요자식 피곤 할거 같은데?' 하면서
은근히 걱정했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하고
"야 우리아들 대단한데! 잠 쪼금자고도 씽씽하네?" 하면서 칭찬을 해줬다.
드디어 부산! 새벽4시11분! 씨X 도착해보이
남쪽인데도 날씨는 디기 쌀쌀하다.
아들놈은 춥다고 내가 든든히 입혀온지라 괘안치만 내가 추와서 못살겠다.
그래서 아내가 준비해준(요때보믄 참 새심하고 자상하게 느껴진다.)
모자달린 츄리닝 윗도리 같은 것(나중에
아들놈이 그게 후드 티랜다.)을 봄잠바 속에 껴입으이
쪼금 따듯해 졌다. 그때가 새벽 네시반!
배도 고프이깐 머좀 먹을라는데 역안에는 파는 곳이 없다.
20여년 전에 똑같은 여행코스로 참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부산역 건너편에
국밥집이 많았던 쪽으로 향했다.
근데 씨~ 그많던 국밥짐들이 싸그리 없어지고 딴것들로 다 차버리고 없었다.
국밥집 찾느라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니까 어디선가
나이 많이 먹은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쉬어가라며 마구 주절거린다.
나는 "야가 우리 아들 중 3인데 지금 먼 말씀을 하니껴?" 하고는 잽싸게 내뺐다.
그러니까 더이상은 따라오지 않는다.
다행히 만두와 국밥을 같이하는 집에서
국밥 한그릇을 먹었는데 이것이 진짜 더럽게 맛이 없다.
아들은 지난밤 속이 않좋다는 것과 배고프지 않다고 해서
국밥을 한개만 시킨 것이 다행이었다.
짜식 맛없는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것처럼....
가게 주인에게 태종대 교통편을 물으니 88번 시내버스 첫차가 5시 15분쯤 오는데
그차 종점이 태종대란다. 그때가 4시 50분! 아직 25분이나 남았다. 시간 더럽게 안가네...
그렇게 20분을 그 가게에서 더 개기다가 5시 10분에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물으니까
그곳이 아까 나이든 쭈그랑 망테기 아줌아와 할매들이
호객행위하는 그 앞이란다 니기미!
그래도 할 수없이 그곳을 뚫고 아들과 같이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씨X! 5시15분쯤 온다던 것이 5시 45분에도 않온다.
혹시 딴거도 있나하고 살피보이 101번도
태종대 간다고 써있다. 썅! 101번도 하나도 않보이는데.....
쉬펄!! 추와 디지는동 알았다.
5시50분쯤에야 101번이 나타났다.
잽싸게 올라타서 "두명요" 하고 교통카드를 찍으이 묵묵부답!
아이쉬!!!! 내꺼는 티머니 카드가 아이고 신용카드라서 부산에서는 않된단다.
그바람에 뒤에 타던 누군가가 혼자서 2인분이 찍힜는데 그것도 모르고 지혼자 중얼거린다.
'어제 내가 내릴때 않찍었나?'하고 ㅎㅎㅎ 속으로 디기 미안테.. 나때문인데.....
그래도 시침 뚝 때야지 우예노?
주머니 끌거모아보이 1900원이 나왔다. 그거로 100원 깎아내고 태종대로 향했다.
근데 부산에 도로는 우예 그리도 꼬불랑 거리든동
정신팔다보문 의자에서 홀딱 굴러 떨어져뿌랠거 같드라..
옆에서 잠에 골아떨어진 아들놈 편하게 자라고
두손 가지끈 힘주어 의자 손잡이 꼭 잡고 있느라고
손아구가 뻣뻣해질 정도드라... 그렇게 20분 정도 가이 차고지 종점이데....
종점에서 내리니깐 바로 태종대다.
일주도로를 따라서 한바퀴돌려고 했띠만
아들놈이 잠을 못자고 속 않좋다고 먹은거가 없으이 비리비리하믄서 힘겨워한다.
한 500미터쯤 가다가 도저히 이래서는 아~잡을 꺼 같아서 도로 빠꾸해서 내리왔뿌랬다.
아들이 먼저지 구경이 먼저일수는 백번 생각해도 아닌거라....
그래서 아쉬움을 뒤로하며 내려 와서는 그래도 입구에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서
기념으로 낭가야 않되겠나? 싶어가꼬 사진을 찍을라고 맷번 셔터를 눌러보이깐
찍힌게 영~ 맛이 간 장면이다. 아이쉬펄!!! 이놈에 사진기가 고장이 났뿌랬다. 않찍힌다. 니기미!!!
그리고 아들이 졸려서 죽을랜다. 할수 없이 해뜨는거도 못보고 바다 냄새만 겨우 맛고
다음을 또 기약하고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이제 주 목적지 진해로가기 위해서.....
본래대로라면 다시 버스를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면 역까지 가서
2호선을 환승하여 사상 역에서 하차하면
사상시외버스 터미널(현재는 서부 시외버스 터미널이라든가)이 있는데
여기서 진해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본래 계획은 이랬으나 아들 녀석이
너무 피곤하게 잠이들어 있어서 애라모르겠다 하면서
아들녀석을 계속 재우며 하염없이 버스에서 깰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던 중 30분쯤 자던 아들녀석이 잠을 설핏 깼다.
나는 잽싸게 버스 기사를 귀찮게 하면서 물어본 결과 마침 앞으로 두번째 정거장이
우리가 갈아타려고 했던 서면 지하철역이랜다. 우리는 잽싸게 내려서 지하도로 향했다.
그런데 이놈의 지하도가 끝이 않보인다.
머 나중에 알았지만 부산에서 잴 잘나가는 지하상가래나?.....
하여간 서면에서 지하철을 타고 사상역에 내려서
잽싸게 시외 버스터미널을 찾았다. 바로 옆에 있었다.
우리는 버스표를 끈어 잽싸게 진해행 버스에 올랐다.
어른 4500원, 중고생3600원(?) 이었던거 같다.
그때가 오전 8시 1분 전이었는데 8시 정각에 버스가 진해로 출발하며
아들은 졸리워 그대로 쓰러져 잠이들고 그렇게 부산에서의 별 소득없는
일차적 여행과정이 끝을 맺고 있었고
우리 두 부자는 진해행 버스에서 골아 떨어진채로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몸을 맞기고 있었다.
1시간 반동안..... //
하이고 자부루와서 더 못쓰겠다....
재미 없지만 다음에도 2편을 써야겠다.
커밍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