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관련 정보 올립니다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①전주에서 부안행 직행버스 이용 ②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국립공원 지역(변산, 격포)으로 가는 직행버스 이용, 30분 간격 운행, 소요 시간 50분.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 부안 IC ^ 30번 국도 부안방면 ^ 진서리 / 내소사 방면 ^ 군도 ^ 내소사 / 30번 국도 ^ 격포방면 ^ 채석강과 변산반도
▶드라이브 Tips 읍내를 조금만 지나면 변산해수욕장으로 가는 30번 국도와 줄포로 향하는 23번 국도로 갈라진다. 어느 쪽을 택해도 변산반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부안읍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돌아 내려오면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63-582-7808)/부안터미널(063-584-2098)/격포시외버스터미널(063-582-8740), 위도 시내버스/문의(063-583-2676)
▶ 내소사
절 입구부터 매표소까지 300m에 걸쳐 양쪽으로 펼쳐지는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운치있는 사찰. 국내 제일의 후불벽화 백의관음보살좌상과 고려동종, 내소사 삼층석탑 등도 둘러봐야 할 볼거리. 절 한쪽에 대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해우소도 멋스럽다. 왕벚나무에서 흩날리는 벚꽃잎들이 가을철에는 일주문까지 단풍 터널을 이룬다.
>> Data 대중교통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내소사행 직행버스 이용, 1일 1회 운행(10:15), 50분 소요, 2100원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부안을 경유하는 내소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10∼20분 간격, 50분 소요. 입장료 : 어른 2600원, 청소년 1300원, 어린이 700원 주차 : 소형 4000원, 대형 6000원. 잠자리 : 내소사 입구에 몇 채의 산장이 있고 민박은 성수기 기준 3만원 정도. 내소산장(063-582-7281) 민박 문의 : 부안진서농협지도계(063-581-2064) 주차 문의 :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63-582-7808) [Tips] 내소사(063-583-7281)
▶ 채석강
채석강은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 옆에 솟아 있는 달기봉 아래 자리하고, 맞은편에 격포 비치랜드가 있다. 강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검은 절벽의 생김새가 수만 권의 책을 쌓아 올린 것 같은 와층을 이루고 있는 바닷가 절벽. 물이 빠질 때마다 퇴적암층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해산물과 해식동굴의 모습이 신기하다.
>> Data 대중교통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격포행 직행버스 이용(07:15∼20:40), 20∼30분 간격 운행, 45분 소요, 2400원. 자가운전 : 부안에서 30번 국도를 따라가다 변산해수욕장을 지나 10km 정도 더 가면 된다. 입장료 : 어른 13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주차 : 소형 4000원, 대형 6000원. 잠자리 : 해수욕장 앞 격포리에 여관과 민박이 여러 곳 있다. 8월 성수기 4∼5만원 정도(3∼4인 기준) / 수협바다모텔(063-581-3102), 하나장(063-584-6634), 파레스장(063-584-4659), 동양여관(063-582-8825) / 민박 문의 : 장군민박(063-581-0425)
▶ 적벽강
변산반도 최고의 비경으로 채석강에서 2km 정도 북쪽에 있다. 용두산을 돌아 절벽과 암반으로 펼쳐지는 해안선을 적벽강이라 한다. 맑은 물과 붉은색 암반, 높은 절벽과 동굴 등 빼어난 경치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조그만 자갈들이 앙증맞을 정도로 예쁘지만 돌을 주워 나오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사자바위는 적벽강의 일몰 포인트. 일몰 시간이 멀다면 용두산 위에 있는 수성당을 찾아봐도 좋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격포행 직행버스 이용(07:15∼20:40), 10분 간격 운행, 40분 소요, 2400원. 입장료 : 어른 1300원, 어린이 300원 주차 : 소형 4000원, 승합 6000원. 민박 문의:변산농협(063-582-8129)
▶ 변산 온천
변산면 대항리에 있는 온천으로 변산반도 국립공원지구 내 북쪽에 있다. 지난 96년 개장한 곳으로 국내 최고 수질을 자랑하는 유일한 해변온천.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각종 성인병과 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온천 내에 40개의 객실과 사우나탕, 식당, 단란주점 등이 있고 주변 부안댐이나 새만금전시관 등을 둘러볼 수도 있다.
>> Data 교통편 : ①부안버스터미널에서 변산온천행 버스 이용, 1일 10회 운행 / 변산·격포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10분 간격 운행. ②해창에서 하차 후 변산온천까지 걸어간다. 입장료 : 어른 4000원, 7세 이하의 소인 3000원 객실료 : 4만원(2인 기준), 9만5000원(8인 기준), 객실 이용시 온천 요금 1000원 할인 문의 : 063-582-5390/2
▶ 변산해수욕장(변산비키니 해수욕장)
대천, 만리포와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최근 ‘변산비키니’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베이지색의 고운 모래사장이 일품이고 해수욕장 뒤편으로 소나무숲이 길게 펼쳐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변산·격포행 버스 이용(07:15∼20:40), 10분 간격 운행, 40분 소요. 입장료 : 무료 주차 : 소형차 4000원, 대형차 6000원. 잠자리 : 백제성(063-581-5433), 변산파크장(063-583-2544) [Tips]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63-582-7808)
▶ 상록해수욕장(상록언포 해수욕장)
공무원의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조성된 해수욕장이지만 몇 년 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변산반도의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도 상태가 좋은 편. 식당, 수영장, 테니스장, 샤워장, 취사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부안·격포행 버스 이용 후 상록해수욕장 앞 하차, 20분 간격 운행, 어른 2880원, 청소년 2300원. 입장료 :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문의 : 공무원연금관리공단(063-583-7800) 잠자리 : 마을 민박집을 이용하면 된다. 상록관광민박(063-582-8748), 상록방갈로(063-583-7800)
▶ 새만금 방조제
1991년부터 2011년에 걸친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 중인 곳.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는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만큼의 면적이 새롭게 생긴다고 해서 만경평야의 ‘만’자와 김제평야의 ‘금’자를 따서 새만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세계 최대 길이의 방조제로 1층 전시관에는 공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미니어처관이 있다. 현재 일부만 개방한 방조제 길을 달려볼 수 있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변산·격포행 버스를 타고 새만금전시관 앞 하차. 요금 : 새만금전시관 10:00∼17:00, 공휴일 휴무, 입장료 무료 (문의:새만금전시관 063-584-6822) |
▶ 곰소항 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갖가지 젓갈 재료를 실은 자망어선들이 들어오는 항구. 변산반도 남쪽에 있으며 멸치젓과 염전으로 유명한 포구다. 항구의 기능은 거의 없어 격포항만큼 활기차지는 않다. 젓갈 매장들 사이로 항구 쪽으로 더 들어가면 항구에서 천막으로 만들어놓은 횟집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곰소의 자랑거리는 멸치젓. 갓 잡아올린 수산물을 곰소 천일염에 버무린 뒤 1년 이상 숙성시켜 비린내가 나지 않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 천일제염 염전은 곰소포구에서 영전사거리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곰소행 버스 이용(08:10∼18:55), 1시간 간격 운행, 40분 소요, 1700원. 요금 : 입장료 무료 / 문의 :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63-582-7808) 잠자리 : 곰소염전 맞은편과 곰소젓갈 특산단지가 있는 곳에 여관이 있다. 왕포장여관(063-582-6565), 운호관광농원(063-582-5290) 민박 문의 : 변산농협(063-582-8129)
▶ 격포항 부안에서 항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곳. 격포항은 위도로 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는 여객터미널을 비롯해 수산물 공동 직판장, 횟집들이 몰려 있어서 그리 운치는 없는 편이다. 노점, 포장마차 등 온종일 사람들로 북적이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배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해산물을 살 수가 있다. 주변에 채석강, 수성당,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등이 있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변산·격포행 버스 이용, 30분 간격 운행. 격포항 입구에서 채석강이 있는 격포해수욕장까지 도보로 5분 거리.
▶ 모항 변산의 알려지지 않은 고요한 포구. 항구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작은 배들만 드나든다. 짧은 방파제 끝에 작은 등대가 있고 마을 앞에는 천연기념물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지가 있다. 바로 옆 모항해수욕장(모항갯벌 해수욕장)이 있고 이른 아침 모항 포구로 나가면 갓 잡은 생선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 Data 교통편 : 부안버스터미널에서 격포항 가는 버스 이용 후 모항해수욕장에서 하차, 25∼30분 간격 운행. 잠자리 : 상록해수욕장에서 모항으로 가는 길 왼편에 썬리치랜드(063-584-8030)가 있다. 현대적 시설을 갖춘 숙소로 30개의 객실이 있고 성수기 요금은 10∼14만원 정도 민박 문의 : 변산농협(063-582-8129)
enjoy point
▶ 원숭이 학교 원숭이들의 사관학교. 교실에서 수업받는 원숭이들 모두가 말썽꾸러기라 조련사가 애를 먹는 모습이 재미있다. 축구하는 원숭이, 오토바이 타는 원숭이 등을 볼 수 있고 악어와 같은 파충류 공연도 열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 Data 요금 : 13세 이상 원숭이 공연 1만원, 악어쇼 9000원, 자연사박물관 5000원, 패키지 이용 2만원 개장 시간 : 10:00∼18:00, 연중무휴, 카드 가능 문의 : 063-584-0708
▶ 상록해수욕장∼곰소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 30번 국도는 철책으로 가로막힌 동해 7번 국도에 비해 경치를 보며 달리는 맛이 있다. 격포항을 나와서 상록해수욕장부터 시작되는 곳이 바로 변산의 드라이브 포인트. 서해안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이름없는 개펄에 내려 잠시 쉬어 가도 좋다. 급커브길이 많으니 조심할 것.
| 알아두세요!
▶ 특산물 싸게 구할 수 있는 곳
→ 하전리 서전마을 ‘바지락’ 변산 하전리 서전마을은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 물이 모두 빠진 간조 때 나가서 채취한 싱싱한 바지락을 구입할 수 있다. 문의_하전리 어촌계장(063-563-8771)
→ 심원면 만돌리 ‘동죽’ 만돌리 일대는 동죽으로 유명한 곳. 껍데기는 하얗고 끝부분이 검으며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어촌계에 연락해두면 동죽 속살로 담근 동죽젓갈을 살 수 있다. 문의_만돌리 어촌계(063-563-8531)
| 추천 음식점
▶ 계화 회관 부안읍내 시장 골목에서 23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합 전문점. 회, 탕, 구이, 죽, 파전 등 백합으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내는 국내 유일의 음식점. 비싼 조개인 백합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것이 이 집의 또 다른 매력. 08:00∼21:00, 매월 셋째 월요일 휴무, 백합죽 6000원, 백합구이 2만원, 백합회 2만원, 카드 가능, 주차가능 / 문의(063-584-3075)
▶ 곰소 쉼터 휴게소 변산반도 일대에서 젓갈정식을 최고로 잘하는 맛집. 어리굴젓, 아가미젓, 갈치젓 등 9가지 젓갈을 17가지 반찬, 된장찌개와 함께 깔끔하게 낸다. 2년 이상 응달에서 삭힌 젓갈은 불필요한 양념을 섞지 않아 젓갈 고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08:30∼22:00, 젓갈정식 6000원, 카드 가능, 주차가능 / 문의(063-584-8007)
| 주변 볼거리
▶ 위도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는 작은 섬. 섬의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아 고슴도치섬이라고도 불리며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서해 고기들이 집결하는 해역이며 낚시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위도해수욕장(위도고슴도치 해수욕장), 논금·미연금 등 한적한 해변이 섬 곳곳에 펼쳐져 있고 섬을 돌아볼 수 있는 일주도로가 있어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위도 내 시내버스가 여객선 도착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대기한다.
>> Data 교통편 : 격포항에서 벌금행 선박 이용(07:00∼17:40), 1일 9회 운항, 1시간 30분 간격, 40분 소요, 6500원 문의 : 격포여객선터미널(063-583-0098) 잠자리 : 칠성민박(063-582-4081)
* 부안 격포의 마실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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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르는 물소리 속에 저녁되고 또 아침되고 갯마을 울타리가 그리도 쓸쓸하구나. / 호수는 맑아서 마음에 달을 교묘히 도장 찍은 듯하고, 개는 넓어서 어귀로 들어오는 조수를 마구 삼킨다. / 오래된 돌은 물결에 씻겨 편편한 숫돌이 되고 ,부서진 배는 이끼가 짚어 누운 채 다리가 되었네. / 강산의 온갖 경치를 읊어서 그려 내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단청을 사서 그림붓으로 그리리라.”
고려시대 백운(白雲) 이규보(李奎報)가 쓴 기행 시문인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 나오는 <부령(부안)포구>이다. 백운이 전주사록(全州司錄)으로 있을 때, 궁재(宮材)의 벌목책임자로 변산에 다니면서 읊은 것이다. 부안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웠을까. 말로 표현 못 해 그림으로 그려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백운의 말처럼 부안은 경치가 호사스럽거나 다채롭지 않다. 그냥 먹기엔 목이 메는 고구마를 김치에 걸쳐 먹듯,팍팍한 일상에 동치미 국물 같은 곳이다. 송림 숲 맑은 바닷바람 한 자락과 적벽강 언저리 새소리 한 꿰미로 헝클어진 마음을 바지런히 빗을 수 있는 그런 지역이다.
부안 마실길은 그냥 허물없이 걷는 길이다. 저녁 먹고 슬리퍼 싣고 옆집으로 마실가듯이. 파도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바다내음, 흙냄새를 맡으면서… 해안길과 바다를 지키던 해안초소 철조망 길(일명 보초길)이 백미(白眉)다. 시작점은 새만금전시관. 총 면적 40,100㏊에 33㎞ 길이로 세계 최장의 방조제가 반긴다. 바다 위에 쌓은 만리장성. 갑갑했던 가슴이 확 뚫린다. 끝 간 데 없는 대해가 끝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장관이다. 전시관에서 방조제 쪽으로 내려오면 부안 마실길 주차장. 안내판에 썰물 때와 밀물 때 코스가 그려져 있다. 물때를 잘 맞춰야 해안길을 탈 수 있다. 마실길 머리는 모랫길이다. 부드러운 사토(沙土)다. 밟으면 신발이 반쯤 잠긴다. 발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첫눈이 내리면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길을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처음 찾아온 감정에 /몸을 떠는 소녀처럼…/너울너울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 /어린 솜털처럼 따뜻하게 세상을 덮어주고/첫 사랑처럼 설레는 하얀 눈송이 /가득 내려앉는 눈길에 당신과의 발자국… /당신과 함께 걷는 그 발자국 소리가 가슴 설레이게 한다/하얀 눈을 소복히 맞으며/당신에게 내려놓은 내 마음은/당신의 가슴에 사랑의 발자국을 찍는다/하늘엔 하얀 눈이 내리고/당신과 함께 걷는 눈길에선 /발자국 소리가 즐겁다/첫눈이 내리면/누구도 걷지 않은 하얀 그 길에/당신과 함께/사랑의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
인터넷에서 발취한 시<첫눈이 내리면 사랑의 발자국 남기고 싶다>이다. 눈이 내려야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 변산에선 눈이 안 내려도 발자국을 찍을 수 있다. 해안선 모랫길의 묘미다. 썰물 땐 모래가 발자국을 만들고, 밀물 땐 바다가 삼킨다. 그리고 심해로 옮겨 보관한다. 또 다른 마실꾼이 오면 숫자만큼 바다는 발자국을 뱉어낸다. 사라졌다고 없는 건 아니다. 안보일 뿐이다. 그냥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걷다 보니 부안곤충해양생태원과 합구마을을 지나 백제성 모델이다. 여기서부턴 ‘상륙’해야 한다. 해안길이 파밭 길로 바통을 넘긴다. 토실토실하게 살 오른 파가 도열해 있다. 힘찬 바람에 ‘마실길 깃발’이 길손을 안내한다. 군산대수련원 코밑은 대항리패총.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무덤이다. 모래에 덮여 잘 보이질 않는다. 가로 세로 10여m에 깊이가 13m. 1974년 발견됐다.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석기가 나왔다. 지방기념물로 지정 보전하고 있다. "깊이가 13m면 장정 7-8명 키 높이로 엄청난 규모다. 원시인들이 이 일대에서 집단으로 조개구이 장사를 했나? 그것도 무한 리필로… 대박 났을 것 같다." 동행한 마실꾼의 농담에 한바탕 웃었다. 대항마을에서 변산해수욕장까지는 1.4㎞. 3-4명이 바닷바람을 쐬고 있다. 횟집들은 한가했다. 해수욕장 가슴팍에선 개발을 위한 측량작업이 한창이다. “부안군과 토지공사는 2016년까지 대항리 일대를 호텔과 펜션, 습지 생태공원, 주말농장 등을 갖춘 종합역사문화 관광지로 조성한다.” 정영래 변산지역발전협의회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변산이 규제에 묶여 개발을 못했으나 개발이 끝나면 변산의 명성을 회복할 것이다. 마실꾼들도 점차 늘고 있어 먹거리 메뉴개발과 서비스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정 회장의 희망에 찬 목소리다.
‘우르르’ 바다를 질주하는 푸른 파도
송포마을부터 고사포해수욕장까지 5.67㎞는 해안초소길. 전방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철책과 초소 그리고 포진지와 벙커가 즐비하다. 모두 해안선을 노려보고 있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초소길.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일부는 지금도 사용중이다. 초소에서 초소로 이어지는 그늘이 마치 밀림을 연상시킨다. 부드러운 흙길 따라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푸르고 파도 소리는 드높다. 밀려온다, 바닷물이. ‘우르르∼우르르’. 수많은 말들이 들판을 질주하는 울림 같다. “집사람과 어린 조카를 데리고 마실 나왔다. 마실꾼들이 체험하고 경험할 ‘꺼리’ 개발이 중요하다. 아직은 미흡한 것 같다.” 변산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는 김양녕(44·부안읍)씨. “송포,사망마을 주민들은 마실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나름대로 모이면 뭘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김씨는 20여 년간 농민들과 상담하면서 농촌의 실상을 잘 알고 있다. “군청에서 길을 개발해 놓으면 주민들이 나서서 여러 특산물을 팔고, 체험할 아이템을 만들어야 한다. 마실꾼을 끌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는 다름대로 대안을 내놨다. 원광대 수련장에 도착했다. 가게에 들러 음료수를 샀다. 전주 학원에서 왔다는 교사가 빵, 우유 등 간식을 한 보따리를 담아간다. 수능시험을 마친 학원생 10여 명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한 것 같다. 한 학생을 물에 젖은 파란 운동복 바지에 웃통을 벗고 있다. 나머지 학생들도 바지를 걷고 신발을 들고 나왔다. 바람이 차가운데 춥지도 않은지 연방 장난이다.
몸푼 성천포구…망둥어는 뛰고
고사포 송림이 길손을 맞는다. 북적이던 한 때를 뒤로하고 한가롭다. 해변 따라 2㎞에 걸쳐 있다. 앞바다에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하섬이 있다. 성천포구엔 배들이 빼곡하다. 어선 20여 척이 몸을 풀고 있다. 부둣가엔 굴착기,경운기, 트럭들이 졸고 있다. 나르한 오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성천배수갑문. 익산에선 온 한 낚시꾼이 망둥어를 낚고 있다. 바닷물이 들어와야 입질이 많은데, 물때보다 한 시간가량 빨리 왔다고 한다. 잠깐새 두 마리를 낚아 올렸다.
코스가 갈렸다. 하섬전망대가 있는 바닷가와 내륙 유동마을. 유동마을로 잡았다. 여느 농촌풍경과 같이 집들이 올망졸망하다. 마을 배꼽에 들어서니 김경석(71)이장이 콩따작을 하고 있다. 품꾼 4명이 선풍기를 틀어 놓고 채로 치고 있다. 늦콩 검은 콩이다. 일반 콩보다 2배가 비싸단다. 김 이장은 서울에서 살다가 98년에 귀농했다. 올해로 3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한우 3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우 사육 11년째다. 지금 솟금이 최고다. 이 콩깍지는 소에겐 찰밥이다. 자식들 다 제 앞 가름하니 돈을 모아 장학사업을 하려 한다. 중학생 4명 정도 도우려 마음먹고 있다.” 그는 이 마을에서 많이 나는 오디, 마늘,깨, 파 등을 잘 포장해 주민들과 함께 마실꾼들에게 팔 계획이다. 지난 주말에는 100여 명이 지나갔다고 한다. 유동마을 고샅길은 국도 30호선과 손잡고 있다. 여기서부턴 찻길. 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걷다 보니 반월마을이 들어온다. 펜션과 가든 등 ‘수준 있어’ 보이는 마을풍경이다. 깨끗하게 잘 정비돼 있다. 밭가에 자리 잡은 팽나무 2그루가 꽤 묵어 보였다. 맞은 편 3천여 평 구릉지대엔 파밭이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다. 푸른 하늘 푸른 밭 푸른 바다, 수채화 같다. 소나무 가지에 하얀 구름이 걸려 있는.
길을 벗어나 해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적벽강 사자형상을 보기 위해서다. 소나무 사이로 머리를 내민 사자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포즈다. 적벽강은 강이 아니라 해안절벽이다. 그 아름다움이 소동파가 노래한 적벽강을 닮았다 하여 그렇게 불리고 있다. 채석강도 물론 강은 아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달그림자를 잡으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안후이성의 채석강과 닮았다 하여 이름 지었다. 작은당 사구식물관찰지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보였다. “아내와 함께 6시간 동안 걸어 완주했다. 남의 밭으로 코스를 가려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3코스 도로길은 위험했다.” 전주에서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는 이병현(45)씨. 이씨 부부는 도시락까지 싸서 마실 나왔다. “해안길, 보초길이 맘에 들었다. 몇몇 이정표는 동선 따라 설치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내년 1월 제주가서 올레길을 걸을 예정이다. 변산 마실길과 비교해보겠다.”
개양할미·채석강 전설 속에 잠들다.
“해는 기울고요/울던 새도 잠자고 있습니다/탁탁 푹푹 흰 언덕에 가벼이 부딪히는/푸른 물결도 잠잠합니다/해는 기울고요/끝없는 바닷가에/해는 기울어집니다/오! 내가 미술가였다면/기우는 저 해를 어여쁘게 그릴 것을!” 석정 시인의 <기우는 해>의 일부다. 부안읍 동중리 출신으로 1924년 조선일보에 발표한 처녀작이다. 후박나무군락지를 지나 수성당에 도착하니 해가 기울고 있었다. 수성당은 서해바다를 지키는 수호신 즉 개양할미를 모신 곳이다. 서둘러 발길을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으로 옮겼다. 격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육당 최남선은 <심춘순례>에서 조선의 빼어난 풍광 10경 중 하나로 부안변산 낙조를 꼽았다. 지난 99년 새천년을 맞이하는 해넘이 축제를 격포에 가졌다. “부안 마실길을 처음으로 걸어봤다. 해안길, 초소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김정한 (51·대전) 씨는 지리산을 120번 다녀온 등산광이다. 부인과 가볍게 변산을 찾은 그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내변산을 찾고 싶단다. “변산은 접근성이 좋아 대전 지인들에게 가볼 만 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마을에 쉼터와 버스시간 등 안내판이 없어 아쉽다.” 그는 동네를 토속적으로 꾸며 놓으면 소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안 마실길은 총 3단계로 나눠 100여㎞를 잇는 길로 만들어진다. 현재는 마실길 1단계 코스인 새만금전시관에서 격포항까지 약 18㎞ 거리만 개통됐다. 부안 마실길을 걸을 때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썰물이 되어 해안이 길게 드러났을 때는 길이 있지만 밀물이 되어 바닷물이 해안 가까이 들어왔을 때는 길이 없어지는 곳도 있다.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마실길을 걷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http://byeonsan.knps.or.kr)에서 물때를 확인한 후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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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월이면 쭈꾸미맛도 쥑이는디...쩝~
쭈꾸미 알 실렸을때 더 죽음 으으윽 환장허것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