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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의 함정 (골프다이제스트, 2011. 02. 15)
많은 골퍼가 ‘스크린골프에서는 비거리가 많이 나는데 실제 코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물론 반대 현상도 있다)’고 푸념하거나 의아해 한다. 왜 그럴까? 그건 스크린골프에서 센서가 백스핀과 접근각(어택 앵글)을 제대로 측정하거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자인 김선웅 교수가 스크린골프가 가진 샷 구현의 한계를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그 궁금증을 풀었다. 글 김선웅 에디터 남화영 일러스트 정원교
어느 날 모 후배 교수가 ‘골프를 시작한 지 1년이 안 돼 로우 핸디캐퍼가 되었다’고 자랑하며 으스댔다. 그 후배가 부러워 ‘어느 골프장에서 그런 대기록을 세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네 골프장’이란다. 뭐? ‘동네 골프장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스크린골프’라고 했다.
그래서 조용히 있다 ‘기회가 되면 실제 골프장을 함께 가자’고 해 며칠 후 4명이 라운드를 했다. 후배는 ‘내 드라이버 거리는 250야드’라고 자신했는데 이게 웬일! 실제 비거리는 210야드도 못 나갔다. 라운드를 마치니 108타로 백돌이가 되어 그 후 그의 별명이 ‘백돌이 교수’가 되었다. 성이 이 씨라 그를 ‘이백돌이 교수’라고 하는 동료도 있다.
··· 백스핀은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스크린골프의 샷 결과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백스핀이다. 백스핀은 딤플(Dimple)과 더불어 볼이 멀리 날아가는 가장 주된 역할을 한다. 볼에 딤플과 백스핀이 없다면 비거리는 지금의 절반 이하가 될 것이다. 딤플의 영향으로 공기의 저항을 약 절반으로 줄이고, 백스핀은 없을 때보다 볼을 약 3배 정도 높이 뜨게 한다.
스크린골프에서는 볼의 백스핀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므로 볼의 비거리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스크린골프에서는 백스핀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장치 없이 클럽 헤드 스피드(Head Speed)와 출발 각도(Launch Angle)만으로 가상의 볼 궤적을 추정하기 때문이다. 조금 진보된 제품이라면 볼이 클럽 헤드와 충돌하는 순간의 백스핀을 측정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임팩트 지점에서는 볼이 찌그러지기 때문에 백스핀을 측정하는 게 특별한 의미가 없다.
지난 09년 8월3일자 <전자신문>의 ‘스크린골프, 차세대 센서 개발 경쟁 뜨겁다’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를 인용한다. ‘스핀 측정이 가능한 정밀 센서는 스크린골프 시장의 핵심 기술이다. 실제 필드에 근접한 센서 기술을 먼저 구현하는 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다.’ 이 신문이 기사를 기획한 동기는 다음과 같았다. ‘스크린골프 시장이 성숙 단계에 도달하면서 숏 게임에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스핀 측정이 어려운 기존 센서의 기술적 한계가 점차 두드러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실제 필드라면 백스핀이 걸려 100m 날아갈 아이언 샷을 골프 시뮬레이터는 비거리 120m로 인식하는 문제점에 대해 수준급 골퍼들은 적잖은 불만을 나타내는 실정이다.’
09년 6월 체육과학연구원 주최 기술 세미나에서 ‘한국 스크린골프의 현황’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공학박사인 모 스크린 골프업체 사장은 “현재 스크린골프 정확도 목표는 약 ±10%다”라고 말했다. 실제 거리가 250야드라면 225~275야드가 나온다는 의미다.
··· 접근 각도에 따라 비거리 다르다
스크린골프와 실제와의 차이는 접근 각도(Attack Angle)에도 있다. 어느 날 내가 다니던 피팅 스쿨에서 구력 10여 년인 40대 손모 씨의 스윙을 트랙맨을 통해 점검해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시속 110마일이 나올 정도로 파워 히터였다. 하지만 측정된 비거리는 의외로 240야드에 불과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2~5야드 정도만 바뀔 뿐이었다.
일반적인 볼 궤도 방정식인 ‘헤드 스피드가 빠를수록 비거리가 길다’와는 동떨어진 결과여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고 트랙맨 자료를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의 드라이버 샷의 접근각이 -5도임을 발견했다. 그에게 약간의 자세를 교정하도록 한 후 ‘볼을 올려쳐보라’고 주문했다. 그랬더니 헤드 스피드는 그대로 시속 110마일인데 비거리는 268야드가 나왔다. 여러 번 해봐도 역시 똑같은 결과였다. 거리가 평균 28야드 더 늘어났다. 클럽을 바꾼 것도 레슨을 받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5도’의 비밀이다. 접근 각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실험을 통해 입증했지만, 스크린골프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고 헤드 스피드와 발사각으로만 볼 탄도를 계산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스크린골프에 몰입하는 골퍼가 실제 필드에 나간다면 이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스크린골프에서는 종종 ‘쓸어쳐야 비거리가 더 난다’는 말을 한다. 이는 접근각을 측정하지 못하는 스크린골프의 한계를 이용한 게임의 성능을 높이는 오락기의 ‘매직키’ 같은 것에 가깝다.
··· 실제 필드와의 유기적 연관성 고민할 때
스크린골프는 기업의 영업에 쫓겨 심도 있는 연구는 못 해왔을 수 있다. 그러나 재미만 추구하다가 현실과 점차 동떨어지면 나중에는 골퍼가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게임의 영역에서 벗어나 실제 필드와의 유기적인 연관성을 고민할 때가 아닐까? 백스핀과 접근각까지 제대로 반영해 실제처럼 정확한 골프를 구현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야만 IT 강국인 한국에서 스크린골프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많은 골퍼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스크린골프 기술이 더욱 발전해 수출되고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
김선웅 고려대 디스플레이 반도체 물리학과 명예교수, <골프, 원리를 알면 10타가 준다> 저자
TESTED 8야드 : 3트랙 vs 트랙맨의 거리 차이
지난 09년 10월26일, 서울 강동구의 3트랙 본사에서 트랙맨과 스크린골프 중에 성능 면에서 앞서 있는 3트랙의 샷 오차 여부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3트랙은 세 방향에서 볼을 측정해 스크린골프 제품 중 유일하게 백스핀을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채택했다.
실험자는 고려대 사회체육과의 박사 과정 세미 프로 2명, 측정 실험에는 나와 고려대 박사 과정(물리학 전공)인 2명이 참여했다. 실내 연습장이어서 바람의 요인은 측정할 수 없었고 기온은 섭씨 24도였다. 각각 100개씩 실제 볼로 연습하고 나서 드라이버, 3, 5번 우드, 그리고 3, 5, 7, 9번 아이언과 샌드웨지 총 8개 클럽으로 2명이 각 클럽 당 5개씩의 볼을 치고 측정해보았다.
우리는 볼 스피드, 런치 앵글, 그리고 백스핀을 측정했다. 그 결과 3트랙이 대체로 실제 필드에서보다 절대값 평균 약 8야드 차이(우드와 롱 아이언에서는 대체로 3트랙의 샷 비거리가 더 길었고 숏 아이언에서는 반대로 더 짧았다)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랙맨과의 비거리 절대값 오차는 약 5% 미만이었다.
골프존 리얼은 얼마나 리얼한가?
올해 초 리얼(Real) 버전을 출시하면서 현실에 보다 접근했다는 골프존에 ‘과연 얼마나 실제와 접근했는지’ 그리고 ‘어떤 기능을 더 향상했는지’ 물어보았다. 정리 남화영
Q 각종 데이터는 어떻게 측정하고, 볼 궤도 측정은 얼마나 정확한가?
A 실내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트러블 샷과 로브 샷의 경우 좌우와 높이 70도 범위까지 측정 가능하며, 캐리 300m까지의 볼 스피드를 측정, 구현하고 있다. 센서에서 측정되는 이 같은 데이터에 오랜 기간 프로 선수, 스윙 로봇 등으로 초고속 카메라와 직접 비교, 테스트를 거쳐 높은 정확도의 골프 물리가 적용된 백스핀, 사이드 스핀 등이 구현된 정보다.
Q ‘비주얼만 리얼’이란 말이 있는데 기술적인 진보는 어느 정도인가?
A 골프존 리얼은 항공 촬영을 통한 실제 영상을 시스템에 적용해 국내외 골프장 이미지와 90여 개 골프 코스의 현장감을 극대화함은 물론, 세계적인 통합형 개발 엔진 ‘크라이엔진2’를 탑재해 실제 필드에서의 환경과 조건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리얼한 그래픽과 함께 게임 기능, 편리성, 분석 기능을 강화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센싱 등 하드웨어 부분은 차세대 모델로 개발, 출시 예정이다.
Q 기존 골프존보다 향상된 점과 개발 과정의 특징은 어떠했나?
A 실제 필드의 환경과 조건을 재현해 낸 3세대 골프 시뮬레이션이다. 기획, 연구진 200여 명과 3년 간 총 120억원을 투자하며 연구 개발한 것으로 프로 테스트를 통해 정확성을 입증했다. 이 제품은 실제 골프장의 모습 구현에서 나아가 OB와 해저드 라인 현실화, 날씨 실황과 예보 활용, 홀별 풍향 정보 활용을 통해 필드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티업 시간, 날씨, 바람 세기, 시간 변화와 같은 자연 환경도 그래픽에 적용시켰다. 아울러 다양한 경기 모드 지원, 리플레이 기능, 코스 검색 등이 가능하다. 이용자 실력 향상을 위한 타구 분석 강화와 클럽 별 비거리 측정과 숏게임(칩 앤 퍼트)을 추가해 훈련 효과를 배가했다.
Q 재미를 높이기 위한 색다른 기능은 어떤 것들인가?
A 홀별 공략법과 지형에 따른 거리, 속도 손실률, 온그린 때 그린의 좌우 고저와 전체 지형을 확인하는 ‘시선 낮춰보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정확하고 풍부한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7가지 다양한 경기 모드(스테이블포드, 포섬 스트로크, 라스베가스 등)를 추가했으며, 다양한 카테고리의 코스 선택과 라운드 환경, 조건 설정을 통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사운드도 거리와 좌우를 구별하는 3D사운드, 상황 별 갤러리 사운드 등 현실에 맞게 재구성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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