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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그는나를사랑했을까? (일요베스트 )
번호:1 글쓴이: 김형근
다운로드:0 조회:7 날짜:2001/12/06 02:42
..
"그는 나를 사랑했을까?" 극본 : 연미정
S#1. 프롤로그
- 투명한 물컵에 반쯤 담긴 물, 알약 하나가 떨어지면 기포가 일고
- 남자의 코트안쪽에서 나오는 노란 목도리.
- 여자의 목에 둘러지는 노란 목도리.
- 남자의 손목에서 풀어지는 손목시계.
- 여자의 손에 다시 채워지는 시계.
- 거꾸로 돌아가는 손목시계의 바늘.
- 입맞춤하는 주성과 정화.
등등의 이미지 몽따쥬.
S#2. 우체국 앞거리(낮)
우체국계단에 선 정화, 노란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우체국 문을 열며, 큰 쇼핑백을 든 혜란, 나와 정화의 옆에 선다.
걱정된다는 얼굴로 정화를 바라보는 혜란.
정화, 계단을 앞서 내려와 걷는다.
혜란 (정화의 등을 향해) 야! 그냥 집으로 가! 거기 가지 말고!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계속 걸어가는 정화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혜란 (혼자말로)바보 같은 기집애..
S#3. 찻 집 근처거리, 찻집앞
무표정한 얼굴로 찻집을 향해 걸어오는 정화,
찻집앞에 잠시 멈췄다 안으로 들어간다.
S#4. 백화점 앞
종종걸음으로 오는 혜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다.
S#5 찻 집
한쪽에 혼자 앉아있는 정화.
멀리서 종업원1,2 그러는 정화를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종1 저러구 앞으로 두시간이다.
종2 남자한테 차인 여자치곤 쫌 괜찮은편인데...
종1 (무슨 말이냐는 듯 종2를 보고) 차였는 지, 찼는지 어떻게 알어.
종2 같이 오던 남자는 코빼기도 안보이고, 여자만 혼자 온다!
이거 뻔한 거 아니냐?
S#6 백화점 한지 공예강의실
전등갓 위에 붙여지는 잘게 찢어진 한지조각. (바다 위에 조각배들이 뜬)
둥근 탁자에 둘러앉아 한지 공예를 하는 여자들.
별로 많지 않은 숫자(7,8명정도). 그 가운데 혜란도 있고.
고상하고 우아한 느낌의 윤정, 혜란의 옆에서 혜란의 전등갓을 내려다본다.
윤정 둥근면이지만 배들이 원근감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앞의 배는 조금 크게 뒤에는 작게 말이죠.
혜란 너무 재미있는데, 잘 되지는 않네요. 선생님.
여자1 너무 잘하면 선생님이 왜 가르쳐 주겠어?
윤정 (조용히 웃으며) 이 정도면 너무 잘하는 거예요.
여자2 우리 반 인원수 너무 적지 않아요?
이러다 반이 없어지면 어떡해요?
혜란 어머! 안 되는데, 난 이거 끝내고 정말 큰 작품하고 싶단 말이예요!
윤정 (웃으며 지나가는 말로) 여러분들이 많이 홍보를 해 주세요.
S#7. 찻 집 (밤)
종업원들 의자를 탁자위로 올리고 청소에 들어간다.
자리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일어나 종업원1에게 다가가는 정화.
정화 저...
종업원1 네?
정화 저 아시죠?
종업원1 아..예.
정화 그 사람 오면,(쪽지를 종업원에게 내밀며) 여기로 연락 좀 해주실 수 있겠 어요?
종업원1 (받으며) 네.. 그러죠.
정화 (나가려다) 꼭 좀 부탁드릴게요 ....(고개를 숙여) 감사합니다.
나가는 정화를 안됐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종업원1.
S#8. 혜란과 정화의 자취방 (밤)
아담하게 꾸며져 있는 방안.
혜란, 밥상위에 전등갓을 올려놓고, 한지를 찢어 붙이고 있다.
잎사귀모양의 한지를 붙이고서는 전등갓을 한바퀴 돌려보는 혜란.
한쪽에서 서서 겉옷을 벗어 옷장에 걸고 있는 정화.
혜란, 정화를 한번 흘낏 본다.
혜란 올 사람이면 두달이 지나도록 연락한번 안 했겠어?
정화 (앉으며) 올거야.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생겼을 지도 모르잖아.
혜란 (한심하다는 듯) 말못할 사정이 무슨 얼어죽은 사정이니? 그렇게 죽고 못산 다고 난리치던 사람이 두 달이 다되도록 연락 한번 안한다는게 말 이 되니. 보나마나 새 여자가 생겼거나 너한테 싫증난거지. 제발 이제 그 사람 잊어버리고 정신좀 차려라.
정화 (전등갓을 만지며)...... 그렇게 말하지마. 언니.
주성씬 그런 사람아니야. ......어쩐지 지금 주성씨 한테 내가 꼭
필요한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아.
혜란 갈수록 점점...
너 얼굴 좀 봐 얼굴에 껍질만 붙여 놓은 거야 지금!
정화, 고개를 숙이며 전등갓만 바라본다.
정화 (화제 돌리려는듯).....다 만들어가네?
혜란 강사가 다시 나와. 남편이 이제 위험한 고비는 넘겼나봐. 나한테 소질있다구 얼마나 잘해 주는데. 언제 한번 병문안이라도 가야겠어.
정화, 혜란의 하는 양을 힘없이 지켜보고 만 있다.
정화 언닌 ......좋겠다.
혜란 좋긴 뭐가 좋니?
너나 나나 고아원에서 우체국으로 뻔한 인생들인데......
(하다가 정화를 보며) 잊어버려......
정화 ........주성씬 꼭 다시 올거야.
S#9. 우체국 계단(아침)
정화와 혜란, 나란히 출근하는 폼으로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정화, 문득 뒤를 돌아보며 주위를 둘러본다.
누군가가 있을 듯.. 그러다 이내 실망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S#10. 우체국 (낮)
정화 앞에 휙 던져지는 우편물 한 통과 몇 개의 우표들.
정화, 깜짝 놀라 올려다보면, 남자2 험상궂은 얼굴로 정화를 노려보고있다.
옆의 혜란, 빠른 행동으로 정화 앞에 던져져 있는 우편물을 집는다.
혜란 죄송합니다. 제가 붙여 드리겠습니다.
남자2 몇 번이나 말해야 제대로 주겠어? 우표 몇 장 주는 일이 그렇게 힘들면,
여기 왜 나와있는 거야? 엉? 집에서 코나 박고 있을 것이지!!
정화 죄....죄송합니다.
S#11. 우체국 복도
커피 자판기 앞에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정화와 혜란.
혜란 너 오늘 세 번째야. 더 이러다간 내가 그 인간 찾아 나서겠어.
정화, 시무룩해지고.
혜란, 보다가 안됐다는 얼굴로.
혜란 뭐 그런 인간이 다 있니? 하숙집이라고 전화번호도 안 가르쳐주고
주소도 모르고 도대체 연락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잖아.
직장도 없이 기껏 한다는 일이 중학생들 과외나 가르치고.....
도대체 넌 그 인간 어디에 홀린거니?
정화 (혜란의 말을 막으며) 그만해 언니.
이때, 복도를 지나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
그틈에 끼어있는 한사람의 주머니에서 삐리릭하는 신호음이 울린다.
정화, 심란한 얼굴이 되어있다,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얼굴이 된다.
S#12. 통신기기 판매점
쇼윈도우에 각종 핸드폰, 삐삐등이 진열되어 있다.
직원, 컴퓨터를 두들기고 있고,
정화, 뚫어져라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직원 이건 안 되는 일인데.....
정화 죄송해요. 하지만, 나쁜 일에 쓸건 절대 아니예요.
기억하시죠? 저랑 그때 같이 와서 핸드폰 산 거.
직원 (찾았다는 듯) 김 주성....여기있네.
전화번호는 없고...주소만 있어요.
정화 (다급한) 네. 하숙집이라서 주소만 있을 거예요.
호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주소를 적는 정화.
직원, 미심쩍다는 얼굴로 정화를 보고 있다.
S#13. 주택가
정화, 손에 주소 쓴 종이를 들고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그러다, 어느 집 앞에 선다.
대문 앞에 써 있는 주소를 보고 다소 긴장하는 정화의 얼굴.
정화, 벨을 누르자, 여자1 (50대)이 나온다.
여자1 무슨 일이유?
정화 (다급한) 예 여기 학숙생을 찾는데요 김주성씨라고...
여자1 하숙생? 나 하숙 안친지 7년이 넘어!
정화 네?
여자1 누가 하숙한데? 여기서?
정화 분명 여기서 하숙한다고 했어요. 분명히.....
여자1 아직도 기억 해 주는 학생이 있어서 고맙군, 내 신경통만 없었어도,
지금까지도 했을 거야.
정화 그럼....김주성이라는 사람 기억 안 나세요? 김주성이요.
여자1 아이구! 칠년이야 칠년! 가끔 내 이름이 뭐였는 지도 가물거리는데,
뭔, 하숙생들 이름을 기억하겠어?
정화, 할말을 잊고 가만히 서 있다.
S#14. 우편물 창고 안
혜란과 정화 자루에 있는 우편물을 꺼내 놓고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정화, 장갑을 끼지 않아서 손이 지저분하게 되어있는 것을 혜란이 본다.
혜란 장갑끼구 해. 그동안 맛사지 까지 해서 공들인 손이잖아.
정화 ......
혜란 다시 만날거라며?
혜란,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는 장갑을 꺼내 정화에게 휙 던진다.
장갑을 집어 천천히 손에 끼는 정화.
이때, 창고 문이 열리며 남직원이 몸의 상체만 내민다.
남직원 정화씨! 전화. 남자야!
순간 놀란 얼굴이 되는 정화.
S#15. 우체국
긴장하는 얼굴로 뛰어와 전화를 받는 정화.
옆에 혜란도 궁금한 얼굴로 전화받는 정화를 바라보고 있다.
정화 주성씨?
종업원1(소리) 네? 여기 찻집인데요?
정화 (실망 그래도 ) 그 사람 왔어요?
S#16. 찻 집
카운터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종업원.
종1 그게 아니구요. 그 사람 사진을 봤다구요.
정화(소리) 사진이요?
종1 제가 아니라 여기 같이 일했던 친구가 지금 피자 배달하거든요.
배달간 집에서 봤대요.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주소 써놨는데..잠깐만요.
S#17. 빌라복도
202호라고 쓰여진 집 앞에 서 있는 정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누르는 정화.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고...
정화, 다시 초인종을 누른다. 역시 아무 인기척이 없다.
이때, 옆집 문이 열리며 남자3이 나온다. 손에 비디오테이프를 여러개 들고.
남자3, 정화를 흘낏 보며 지나쳐가고.
정화, 또 다시 벨을 누르다 남자3을 쫓아간다.
정화 저기..
남자3 ?
정화 (202호를 가리키며) 이 집 사는 남자분 혹시 보신 적 있으신지..
남자3 (무관심한 얼굴로) 남자가 살던가?
(고개를 갸우뚱) 엊그제는 여자가 나오던대.
정화 (더 이상한) ...여자요?
남자3 나두 잘 몰라요. 이사온 지 얼만 안돼서.
관심 없다는 얼굴로 휙 가버리는 남자3.
멍해지는 정화.
S#18. 빌라앞 길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정화.
길을 걸어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 빌라를 바라본다.
몹시 혼란스러운 얼굴로.
S#19. 동네 골목
장본 물건 봉투를 양손에 들고 걸어가는 정화와 혜란.
혜란 가난뱅이 노총각한테 난데없는 빌라라 이거야?
정화 (곰곰 생각하는).....
혜란 줏어들은 주소 아무거나 쓴 걸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말이 되니?
정화 (심각하게) 친구일지도 모르잖아.
혜란 친구 좋아하시네. 그런 친구 있었으면 너한테 소개도 안 시켰단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인간 수상한 게 한두가지가 아냐. 널 그렇게 좋아한다면 서도 자기에 대해 철저히 감추고 있었던 거 아냐. 사기꾼 같아.
정화 언니!
혜란 하긴 너나 나나 이런 인생들한테 사기 쳐 먹을게 뭐 있겠니.
정화 다시.... 가볼까?
S#20. 빌라복도(202호 앞) 아침
정화, 벨을 누른다.
안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다.
이어, 다시 한번 더 벨을 누르는 정화.
S#19. 202호
부드럽게 훑어가는 내부.
군더더기 없는 모노톤의 가구 몇점과
컴퓨터,cd꽂이, 오디오, 그 위에 올려져있는 주성의 사진.
한쪽에 있는 침대에 네글리제 차림으로 엎드려 자고 있는 소희.
소희의 긴 머리칼이 소희의 등까지 느려 뜨려져 있다.
연이어 이어지는 벨소리(E)
소희, 몸을 뒤척이다 겨우 일어나 문쪽으로 걸어간다.
한눈에 보아도 소희의 몸은 관능적일 만큼 늘씬하다.
신발장위에 놓여있는 주성의 독사진이 보인다.
문에 달린 보안경으로 밖을 보는 소희.
초조한 눈빛으로 서 있는 정화가 보인다.
소희,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긴다.
소희 (잠이 떨깬) 누구세요?
정화(소리) 저......잠깐만요.
소희 무슨 일이예요?
정화 죄송합니다. (간절한) 꼭 여쭤볼게 있어서요. 문 좀 열어주세요.
잠깐이면 돼요.
소희, 느린 행동으로 문 잠금걸이를 푼다.
S#20. 빌라 복도 (202호 앞)
속옷만 걸친 소희의 모습에 잠시 당황하는 정화의 눈빛.
열려진 문을 잡고 서 있는 소희는 정화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소희 잠깐 뭐죠?
정화 (호흡을 가다듬는다) 저......여기 주인이세요?
소희 동사무소에서 나왔어요?
정화 그게 아니구요.
소희 전세 살아요. 됐죠?
하며, 문을 닫으려는 소희.
정화 (닫으려는 문을 급히 잡으며) 잠깐만요.
뭐냐는 투로 정화를 바라보는 소희.
정화 김주성씨요. 혹시 주성씨 아세요?
주성이라는 이름을 듣고,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 소희.
문을 잡고 있던 손을 문에서 놓는다.
S#21. 202호
탁자 위에 놓여지는 김이 올라오는 커피 한잔.
정화, 주성의 사진을 바라보다 긴 호흡을 내 뱉는다..
소희, 가운을 걸친 채 담배를 물며, 정화의 맞은 편에 앉는다.
정화 (혼란스러운) 저......
소희 있는 게 커피밖에 없어요. (정화의 얼굴을 자세히 보더니)
그러고 보니까, 주성씨랑 닮은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네?
정화 네?
소희 우체국에 다닌다는 동생맞죠?
정화 (얼떨떨)......동생이요?
소희 어떻게 우리집을 알았어요? 주성씨가 가보라구 그러던가요?
사실 우린...끝났는데.
정화 !
소희 설마 우리관계 때문에 그 먼 태백에서 여기까지 날 찾아온 거 아니죠?
정화 (놀란다)태백요?
소희 강릉이던가? 어쨌든...동생도 성인이니까 이해할 수 있죠?
남녀관계가 다 그렇고 그런거죠 뭐..
갑자기 연락을 뚝 끊어 버려서 처음엔 좀 화가 났는데 그 사람 쓰던
베개랑 물건들 죄다 갖다버리면서 나도 맘 다 정리했어요.
참 사진은 갖고가요. 남의 사진 함부로 버리기도 그래서 놔뒀는데.
얼음장처럼 굳어있는 정화.
소희, 정화의 표정을 흘낏 보더니, 창가로 가서 선다
커피잔을 드는 정화의 손이 몹시 떨려서, 커피가 흔들거려 넘친다.
다시 커피잔을 내려놓는 정화.
소희, 창문에 얼굴을 기대고 밖을 내다보고 있다.
창문을 내다보는 소희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정화의 혼란스런 눈빛.
소희 근데 정말 무슨 일로 날 찾아 온거에요?.
(정화를 보며)..설마 오빠 부탁으로 날 설득하러 온 건 아니죠?
정화, 소희를 마주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탁자위로 떨군다.
정화 (목이 맨 소리로).....연락이 안돼서......
소희 (조금 놀라며) 그럼 집에도 연락을 끊었단 말이예요?
재미있는 인간이네?
정화 저......(하다가 울컥한다)
소희 왜 그래요? 집에 뭔 일있어요?
하기야 뭔일 있어두 내가 상관할일은 아니지만..
S#24. 주택가 길
넋이 나간 사람처럼 걷고 있는 정화.
소희(소리) 그 사람 쓰던 베개랑 물건들 버리면서 내 마음 다 정리했어요.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는 정화.
어느 모퉁이에 다다르자 벽에 몸을 기대 고통스런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S#25. 우체국 우편물 창고 안
환하지 않은 내부.
분류되어지지 않은 우편물 자루와 우편물이 쌓여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혜란, 불을 켠다.
환해진 내부 구석에 정화가 쭈그려 앉아 있다.
혜란, 심란해 진 얼굴로 정화를 바라본다.
혜란 점심도 안 먹고 이게 뭐니?
정화 나가 줘.
혜란 그 인간 실체를 알았으면, 딱 마음 접어.
내가 그랬잖아. 그 인간 사기꾼이라고.
정화 (히스테릭컬 하게) 아니야! 아니야!
혜란 그럼 어쩌자구! 지구를 다 뒤져서라도 찾아내겠다는 거야?
그래서 더 분명하게, 확실하게 상처를 입겠다는 거야 뭐야?
....제발 멍청하게 굴지마.
정화 언니.....나 그 사람 찾을 거야.
그래서 직접 들을거야. 그 때까진 믿지 않겠어.
정화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S#26. 우체국 안(낮)
아직도 충격이 가라앉지 않은 정화, 우표 한장을 데스크 위에 올려놓는다.
달랑 한 장의 우표 화면 가득 찬다.
주성(소리) 처음봐요.
정화, 놀라 눈을 들면,
S#26-1. 동장소(회상)
상쾌한 느낌을 주는 주성, 정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서 있다.
정화 (의아한) 우표 ...처음 보세요?
주성 아니요. 손이요.
정화 손....이요?
주성 그렇게 예쁜 손 처음 본다구요.
정화 (몹시 수줍은)....
우표를 집는 남자의 투박한 손.
그위로.
남자4(소리) 등긴데, 이것만 붙이면 되는 거요?
S#26-2. 동장소 (현실)
다시 정화 정면을 보면, 남자4 불만스러운 얼굴로 정화를 바라보고 있다..
옆자리의 혜란, 불안한 얼굴로 자신이 알아서 우표 몇장을 남자4에게 건네준다.
혜란 죄송합니다. 이거 더 붙이시면 돼요.
남자4 (정화를 보며) 정신을 엇따 팔고 있는 거야?
S#27. 202호 앞 (밤)
정신없이 벨을 누르고 있는 정화.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S#28. 빌라 앞 길 (밤)
정화, 우두커니 서 있다.
저쪽에서 하얀 승용차가 들어온다.
정화의 얼굴에 라이트가 비춰지자, 정화 눈이 부셔하며 차쪽을 바라본다.
라이트가 꺼지며, 차에서 내리는 소희.
정화, 내리는 사람이 소희임을 알고, 소희앞에 다가가 우뚝 선다.
깜짝 놀라는 소희.
정화 (갑자기) 나 주성씨 동생 아니예요.
소희 네?
S#29. 202호 (밤)
맥주 캔을 따서 한모금 마시는 소희.
앉지 않고 서 있는 정화.
소희 나 피곤해. 그리고 아가씨하고 그 사람하고 무슨 관계였나 궁금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나가줬으면 좋겠어.
정화 가르쳐주세요. 어느 학원인지..
소희 (정화를 뚫어지게 보며) 이건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 만큼이나 뻔한 일야. 모르겠어? 아가씨한테는 백수, 나한테는 학원 강사, 또 다른 여자만나면
증권회사 직원쯤 이라고 하겠지.
그런데도 학원을 찾아가겠다고?
정화 네.
소희 이봐요 아가씨 나도 기분 드러워. 그 인간과 관계된건 모두 잊고 싶어. 학 원 강사라는 것도 거짓말일게 뻔하지만 이제와서 그 인간을 찾아서 뭘 어 쩌자는 거야?
정화 그래도 가르쳐 주세요.
소희 ...(정화를 빤히 쳐다본다)
S#30. 00학원 앞 (낮)
힘없이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정화.
직원(소리) 누구요? 김주성? 그런 선생님은 없는데요.
근무했던 적도 없어요.
S#31. 자취방 (밤)
이불을 머리 위까지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정화.
혜란은 밥상 위에 전등갓을 올려놓고 한지를 뜯어 붙이다가,
걱정스런 얼굴로 정화를 바라본다.
혜란 .....내일 나랑 같이 백화점에나 가자.
아무 대답이 없는 정화.
혜란 이거 보기엔 그래도 잡생각 없애 주는데 최고야.
우리 선생이 그러더라? 상처받은 사람이나, 가슴 아픈 사람은
이렇게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거야.
자기도 한때는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 있었는데, 이거하고부터는
많이 좋아 졌다는 거 있지.
혜란, 정화쪽을 보다가 참다못해 이불을 확 걷어버린다.
혜란 (심각한) 너랑 나랑 단둘이 사는 거 알고나 있어?
너가 죽을 지경이면, 나는 괜찮을 거 같애?
......제발 이러지마. 너 그 사람 정말정말 사랑한 거 다 아니까
이러지마. 내가 다 알고 있잖아.
S#32. 백화점 문화센터 한지공예 강의실
수강생들 커다란 원탁에 빙 둘러앉아 각자 자신의 전등갓에 한지를
찢어 붙이고 있다. 수강생들 사이에 끼어있는 혜란의 모습도 보인다.
혜란 옆에 정화, 아무런 모양이 붙여져 있지 않은 전등갓을 앞에 두고
그냥 앉아있다.
윤정, 정화의 옆으로 다가온다.
윤정 처음엔 좀 힘들어요. 기초부터 해야 하는데, 우선 종이의 색부터 익혀서
시작해 보세요. (옆의 샘플 그림을 들어) 여기에다 우선 그림을 그린다
생각하고, 종이를 찢어 붙여 보세요.
정화, 푸른색 한지를 샘플 그림의 모양에 맞춰 찢는다.
윤정 이렇게 예쁜 손은 처음 봐요.
순간 멈칫하는 정화, 윤정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S#33. 백화점 화장실
손을 씻고 있는 윤정.
들어오는 정화와 혜란.
윤정은 거울로 두 사람을 보며 살며시 눈웃음을 짓는다.
혜란 (윤정의 옆에 서며)간호하느라 힘드신가봐요.
안색이 많이 창백하세요.
윤정 이젠 좀 괜찮아 졌어요.
윤정, 종이타월에 손을 닦더니 정화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나간다.
혜란은 화장실로 들어가고.
정화는 윤정이 손을 씻던 자리에 서서 거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세면대 앞에 윤정의 파란 파일이 놓여있는 것도 모른 채.
S#34. 육교 위 (밤)
정화와 혜란 골목을 올라오고 있다.
혜란의 손에는 윤정의 파란색 파일이 들려져 있다.
혜란 갖다 줄까?
정화 다음 시간에 볼거 잖아.
혜란 우리 선생 근사하지 않니? 나두 좀 배웠으면 그런 여자가 되었을 거야.
우아하고....지적이고....목소리도 잔잔한 음악같지 않니?
정화 .......
혜란 남편이 외국 은행 매니전가 그렇대. 돈도 꽤 많은가 봐.
부모 잘 타고 난 사람들은 얼굴에도 표가 나나봐.
정화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 ......
혜란 (정화의 태도를 알고) 조금만 더 하면, 좋을 거야.
우리 큰 거 하나 공동으로 만들어서 벽에 딱 걸어 놓자.
정화 .....
혜란 (멈춰서서) 나 애쓰고 있는 거 안 보이니?
무슨 말을 할땐 좀 쳐다보기라도 해! 일부러 다른 생각도 좀 해보란
말이야.
정화 .....미안해.
S#35. 병실 (낮)
창가에 서서 전화를 걸고 있는 윤정.
S#36. 우체국 (낮)
전화를 받고 있는 혜란.
정화앞에는 남자3이 서 있고,
정화는 우편물 영수증을 쓰고 있다.
혜란 네, 그럼요! 거기가 무슨 병원이라고 하셨죠? (사이) 네.
어머? 정말요?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혜란.
영수증을 받아서 나가는 남자3.
혜란 좀 갖다 달래. 파일 말이야. 급한 건가봐.
정화 그래?
혜란 미안하니까, 너한테 초보자 샘플 모아둔 거 주고 싶다는 거야.
정화 난 안 갈래.
혜란 얜? 그 샘플이 얼마짜린지 알어?
.....너 찻집에 가려고 그러지? 너 끌고 라도 갈거야.
S#37. 병실 (낮)
창가에 서 있는 윤정, 침대쪽을 보고 서 있다.
윤정의 시선을 따라 가 보면, 침대에 주성이 인공호흡기를 끼고
누워 있다. 심하게 가쁜 호흡을 하고 있는 주성.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이다.
윤정, 주성에게 다가가 주성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윤정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든다.
윤정 깨어나요.....여보.
당신은 .....날 떠나선 안돼.
S#38. 병실복도
저쪽에서 걸어오는 정화와 혜란.
맞은 편에서 윤정이 물병을 들고, 걸어오고 있다.
윤정, 정화와 혜란을 발견하고 반갑게 웃는다.
윤정 물만 담아 올게요. 저기 506호거든요.
혜란 네. 병실 앞에서 기다릴게요.
윤정,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혜란, 506호 쪽으로 걸어가고, 정화는 그냥 복도 창가에 서 있다.
혜란, 가다가 뒤돌아 정화를 보며,
혜란 왜?
정화 그냥 여기 있을래.
혜란 많이 다쳤다던데, 궁금하잖아.
정화 뭐가 궁금해..
S#39. 병실
여전히 호흡기를 끼고 잠에 빠져있는 주성.
빠꼼히 열리는 병실의 문.
혜란의 얼굴이 반쯤 보인다.
주성을 주시하는 혜란의 눈빛.
처음엔 호기심으로...그러다 점점...갑자기 커지는 혜란의 눈동자.
S#40. 인터컷 (우체국 앞)
우체국앞에서 정화를 기다리고 있는 주성. 정화와 혜란 나오면 반갑게 뛰어와 웃으며 두 사
람을 맞는 주성의 얼굴
S#41. 병실
그 얼굴에 겹쳐지는 호흡기를 끼고있는 주성의 현재 얼굴.
혜란 확 문을 닫는다.
S#42. 병실 복도
혜란, 갑자기 정화의 손을 잡고 병실앞을 지나, 복도로 걸어간다.
정화, 혜란의 행동에 의아하고.
저 쪽에서, 윤정이 물병을 들고 걸어온다.
혜란, 윤정에게 급한 걸음으로 가 파일을 건네준다.
윤정 (웃으며) 고마워요. 요 앞에 가서 차라도 한잔 마셔요.
혜란 아 아니예요. 우린 다른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하거든요.
정화, 혜란의 얼굴을 바라본다.
계속, 정화의 손을 힘주어 잡고 있는 혜란.
윤정 ......미안해서 어쩌죠? 그럼 샘플이라도 가져가지 그래요.
혜란 그건 다음 주에 받을게요.
황급히 복도를 걸어가는 혜란.
정화, 어정쩡하게 윤정에게 인사를 하며 혜란을 따라간다.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서 있는 윤정.
S#43. 자취방(밤)
나란히 누워있는 혜란과 정화.
혜란, 고개를 돌려 정화를 바라본다.
혜란 ..자니?
정화 아니.
혜란 너.. 그 사람 잊을 수 있겠니... 시간이 가면?
정화 시간이 가면 ....다시 만나겠지.
그 사람...나한테 오려고 준비하고 있을 거 같아.
항상 미안해 했거든.
맛있는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 좋은데 못 데려가서 미안하다 항상 그랬 어.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어.
혜란 지금까지 보고도 그런 생각이 남아있어?
정화 거짓말같아... 그 모든 사실이.
혜란 (너무 걱정스러운)....거짓말이 아니라면 어쩔래?
정화 .....
S#44. 우체국 앞
퇴근 시간.
유니폼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정화.
뒤에 주춤거리고 나오는 혜란.
정화 나 거기 안갈래.
혜란 응? 응... 하고 싶지 않은 거 억지로 할건 없지 뭐.
나 먼저 갈게. 집으로 가야 돼.
S#45. 찻집 (저녁)
늘 앉아있던 창가 자리에 있는 정화.
종업원 다가와 물컵을 탁자에 내려놓는다.
물컵을 슬픈 눈으로 응시하는 정화.
누군가의 손에서 물컵 속으로 떨어져 기포를 만들며 바닥으로 내려가는 알약.
S#45-1. 동 장소(회상)
주성의 손이다.
주성, 안타까운 눈으로 맞은편에 앉아있는 정화를 바라본다.
입술이 부르트고 몹시 지친 얼굴인 정화.
정화 (무슨 약이냐는 듯 주성을 바라보면)..
주성 일 너무 많이 하는 거 너무 표나.
정화 (웃는)..그래서 약 사온 거예요?
주성 (비장의 다른 것이 있는 듯)..약 하나루 피곤이 다 가시나?
(은근한 말투로) 가까이 와 봐.
정화 (부끄러워) 왜요?
주성 가까이 와 보라니까.
정화 (못이기는 척 상체를 가까이 한다)
주성, 품안에서 노란 목도리를 꺼내, 정화의 목에 둘러준다.
정화, 너무 행복한 얼굴.
정화 너무..이쁘다.
주성 (좋아하는 정화를 더 안타까운 얼굴로 보고 있다)..빨리 마셔.
정화 마시고 빈컵을 내려놓으면
빈컵을 치우고 새 물잔을 내려놓는 누군가의 손.
S#45-2. 동 장소안(현실)
아직도 충격이 가라앉지 않은 정화, 우표 한장을 데스크 위에 올려놓는다.
종업원1(소리) 그 집...아니던 가요?
생각에서 깨어나 눈이 동그래진 정화의 얼굴.
종업원1, 물끄러미 정화를 바라보고 있다.
정화 그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냥 비슷한 사람. ... 고마워요.
종업원, 뭔가 말하려다 말고 주방쪽으로 걸어간다.
S#46 백화점 한지 공예강의실
혜란, 다른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는 윤정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한지를 찢다 구겨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혜란.
윤정, 무슨 일이냐는 듯 혜란을 바라보면,
혜란, 윤정과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다,
자신의 물건을 챙겨 나간다.
다른 수강생들 의아한 표정이고.
S#47. 찻집 앞 거리(이하 밤)
네온이 반짝이는 찻집이 보인다.
혜란, 찻집 안에 혼자 앉아있는 정화를 바라보며 몹시 갈등하고 있다.
이제 뭔가를 결심한 듯..혜란, 찻집으로 걸어 들어간다.
S#48. 병원복도 (밤)
정신없이 뛰어가는 정화.
쿵쿵거리는 누군가의 심장박동소리(E).
혜란(소리) 가서 똑똑히 봐! 등신아. 늬 눈으로 똑똑히 보란 말야. 그리고 언제까지 그 러고 있을 건지 다시 생각해!
506호 앞.
숨을 몰아쉬며 병실 앞 명패를 보면, ?김주성? 이라고 쓰여진 글씨.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정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병실 문고리를 열기 시작한다.
S#49. 506호 (밤)
정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누워있는 사람이 주성이라니.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가는 정화.
분명...주성이다.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
정화,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주성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윤정(소리) 그 손! ..잡지 말아요.
뒤를 돌아보는 정화.
슬퍼보이기도 하고, 얼음처럼 차가워 보이기도 하는 윤정.
정화 ....
윤정 (소름끼치도록 정적인) 나중에 후회할거예요.
S#50. 휴게실 혹은 병원 마당 (밤)
간간이 들리는 엠뷸런스 소리.
창밖 멀리보이는 작은 불빛들.
윤정, 정화를 마주보지 않고, 먼 밖만 응시하고 있다.
윤정 살면서 이런 우연은 없었으면 했는데..
왜 여자들이 안 찾아오나 했어요.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 모르고.
정화 (고개를 가로 젖기만)...
윤정 아가씨가 처음은 아니에요. 여럿있었죠.
대학강사에서부터 찻집 종업원까지..
정화 (눈물을 흘리는) 아니야...아니야...
윤정 다신 여기 오지 말아요.
정화 우린...우린...(그러나 말을 잇지 못하는)
윤정 다들 그렇게 말했죠. 우린...사랑했었다고.
(자조적인 웃음) 그인 전문가예요.
...처음에 놀라고 당황되더니, 이런 일도 연습이 되는지..
찾아오는 여자들이 불쌍할 뿐이예요.
(정화를 보는 눈빛이 빛나며) 특히 ...아가씨같은 순수한 사람은 더요.
정화 (절규하는) 이럴 수 없어. ...이건 악몽이야!
윤정 맞아요. 악몽을 꾸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려요.
정화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윤정 돈을 요구하는 여자들도 있었어요. 한두번 그런 여자들한테 시달리더니 그 사람 자기를 아주 다른 사람으로 꾸미더군요. 아가씨한테도 그랬겠죠.
정화, 충격에 비틀거리며 의자에 힘없이 주저 앉아버린다.
S#51. 육교 위
터덜터덜 걸어오는 정화, 멈칫한다.
저쪽에 두 연인이 보인다.
두 연인은...자신과 주성.
연인에게 시선 옮겨지고..
S#51-1. 동장소 안(회상)
주성, 자신의 손목시계를 풀러 정화의 손목에 걸어준다.
정화의 손목엔 너무 큰 시계. 그래도 정화 너무 행복한.
정화 (시계를 보며)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얼른 들어가야되요.
주성 기다려 봐.(시계단추?에 손을 가져가는)
보여지는 시계. 시간은 12시 가까이.
뒤로 돌려지는 시계바늘. 10시 조금 넘은 시간으로.
주성 봤지? .. 두시간 뒤로 가는거야.
정화 (행복한 미소)....
주성 정화야...
정화 ?
주성 (무슨 말을 하려는)....
정화 왜요? 말해요.
주성 아..아니야. ...시간이 아주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정화 난 싫어요. 지금이 좋아.
주성 (미소짓는) 그래....지금이 좋다. 내일 또 만날 수 있으니까.
주성, 정화의 입술에 긴 입맞춤을 하고.
시선은 정화가 찬 손목시계로 옮겨간다.
S#51-2. 동장소(현실)
혼자 서 있는 정화, 이미 눈앞의 두 연인은 사라지고 없다.
S#52. 자취방(새벽)
어둠 속.
정화 (괴로운 비명) 아--악!
혜란, 일어나 전등(스탠드)을 켠다.
정화, 자신의 머리를 벽에 부딪힌다. 정화를 끌어안는 혜란.
정화 언니! 말해 줘!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 줘!
혜란 정화야...정화야...이러지마...
정화 그 사람...그런 사람아니야.. 언니도 알고 있잖아.
아니야! 그 사람이 말해 줄 거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 줄거야!
S#53. 우체국(아침)
정화가 앉아있던 자리엔 남자직원이 대신 일하고 있고,
옆자리의 혜란, 아주 근심스런 얼굴이다.
S#54. 병원벤치 (낮)
정화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윤정.
그러는 윤정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정화.
정화 주성씰... 보게 해 주세요.
윤정 아가씨같은 사람은 처음이야. 얼마나 더 비참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정화 ...그 사람이 보고 싶어요.
윤정 !
정화 이게 다 사실 이래도... 그래요 많나던 여자도 많았고 부인도 있고...
그래도...주성씰 한번만 보게 해 주세요.
윤정 (눈가에 일어나는 가벼운 경련) 내가 누군지 잊었어요?
정화 부탁드려요. ...한번만...한번만이요.
윤정 (분노가 폭발하는) 그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줄 알아?!!!
평소의 윤정과 너무나 다른 모습.
정화 !
윤정 그인 널 만난걸 후회하고 있었어.
널 정리하러 나가다 그렇게 된거야!!!
나에게 돌아오려고 ....널 마지막으로 만나러 나가던 길이었다구!!!
정화 (충격으로 멍한)....
혜란(소리) 정화야!
돌아보면 혜란, 다가오며 윤정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혜란 가자! 더 이상 이러지말고 가자구!!
정화, 힘없이 혜란의 손에 끌려가는데..
윤정 (힘주어) 고아라서!
가던 두사람 멈칫하고.
윤정 자기를 안 놔줄까봐.
끈질기게 달라 붙을까봐 너무 걱정했단 말이야!
이젠 더 이상, 희망이 없는 표정의 정화. 분노에 떠는 혜란.
S#55. 호프집(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맥주잔만 바라보는 정화.
혜란은 어쩔 줄 모르고.
혜란 미안해... 미안해 정화야.
정화 언니가 왜...
혜란 (할말이 없는)...미안해.
정화 그 사람...용서할 수 있을까?
S#56. 자취방(밤)
술에 취해 골아 떨어진 혜란.
정화, 스탠드 불빛만 응시하더니 부스스 일어난다.
S#57. 병실 복도 (밤)
윤정, 병실(506호)에서 문을 열고 나오면,
복도 끝쪽에서 지켜보던 정화, 윤정이 나간 사이 병실로 들어간다.
S#58. 506호 (밤)
의식이 없는 주성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정화.
주성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정화 난...당신을 사랑했었는데.
이때, 스르르 조금씩 열리는 병실문.
그 사이로 보이는 윤정의 빛나는 눈빛.
정화 (눈물이 그렁그렁)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어요.
정화, 주성의 손을 제자리에 내려둔다.
그리고 ...인공호흡기 스위치에 다가가는 정화의 손.
울면서... 입술을 깨물며.
S#59 간호사실 앞 (밤)
윤정, 간호사와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모습으로 보아 일상적인 대화.
506호에서 나오는 정화. 힘없이 복도를 걸어간다.
윤정, 여전히 간호사와의 대화 계속하고 있고.
S#60 육교 (새벽)
정화, 난간에 몸을 밀착시킨 채 서 있다.
마치 떨어질 사람처럼.
여전히 아름다운 네온불빛들.
정화, 손목시계를 풀어 육교 아래로 힘없이 떨어뜨린다.
무게감 없이 떨어지는 시계.
지나가는 차에 밟혀 바닥에서 산산조각 나 버린다.
S#61. 동 장소(낮)
산산조각이 났던 시계조각들 치워지고 없다.
행인들, 차들 오고가고.
육교 아래로 지나쳐가는 영구차.
차 안에 앉은 윤정의 모습. 그리고 주성의 영정사진.
S#62. 우체국 안 (낮)
형편없이 야윈 정화, 무표정하게 여자1에게 우표를 건네주자 여자1, 우표를 받아
소포에 붙인다.
구불구불한 퍼머 머리로 변해 있는 혜란, 남자손님에게 예금을 받고.
전체적으로 무미건조한 우체국 내부 모습.
S#63. 찻집 앞 (밤)
무심히 찻집앞을 지나던 정화, 찻집앞에 잠시 멈추고 물끄러미 찻집을 바라보다 쓸쓸히
발길을 돌린다.
S#64. 백화점 매장 (낮)
매장 이곳저곳을 그냥 지나쳐 가는 정화.
시간 떼우러 온 듯한.
순간, 정화의 눈빛이 어딘가에 고정되며 굳는다.
저쪽 구두 매장에서, 윤정이 구두를 신어보고 있다.
윤정의 머리에 꽂혀있는 근조핀.
정화, 고개를 떨군다.
몸을 돌려가려다 다시 멈칫하는 정화, 뒤돌아 보면, 윤정에게 다른 구두를 권하는
여자...소희이다!
S#65. 지하 주차장 (낮)
윤정, 하얀색 차의 뒤 트렁크에 쇼핑한 물건을 넣더니, 운전석 옆자리에
올라탄다.
운전석에는 소희가 앉아있다.
윤정이 올라타자, 출발하는 차.
주차장 한쪽에서 출발하는 차를 바라보고 있는 정화.
정화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있다.
S#66. 자취방 (밤)
다 완성된 한지로 만들어진 전등 스탠드에 불이 켜져 있다.
혜란은 잠에 골아 떨어져 있고,
전등갓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정화.
프레쉬 캇으로 백화점에서 보았던 윤정과 소희의 모습이 지나간다.
갑자기 일어나 스탠드를 꺼 버리는 정화.
방은 어둡기만 하다.
어둠 속에서 정화의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다.
S#67. 찻 집 (낮)
늘 있던 자리에 앉아있는 정화.
서빙을 하면서 종업원1이 슬쩍 정화를 바라보며 지나가고.
정화(소리) 정말 난 악몽을 꾼 건가요?
...근데..아직 그 악몽에서 깨어나지도 못했나봐요.
도무지...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알 수가 없어요.
이제...깨어나고 싶어요.
정화, 목에 둘렀던 목도리를 풀러 예전 주성이 앉았던 자리에 내려놓고 나가버린다.
정화가 나가자, 종업원1 목도리를 집어들고 정화를 쫓아나간다.
S#68. 찻 집 앞 길 (낮)
걸어가는 정화를 쫓아가는 목도리를 든 종업원1.
종1 저기요! 잠깐만요!
뒤돌아보는 정화. 다가가는 종1.
종1 (목도리를 건네며) 이거요. 놓고 가셨어요.
정화 ....그거... 내 거 아니예요.
종1 (억지로 손에 건네며) 아까 봤어요. 들어올 때부터 하고 있는거.
(머뭇거리다)...저... 그때... 그 전화..
정화 ?
종1 (머리를 긁적이다) 얼만 안 받았어요.
그냥 어떤 여자가 전화해서 그렇게 말해달라고..
정화 !
S#69. 202호 앞(낮)
여러개의 짐이 들어있는 박스들이 놓여있고,
소희, 작업복차림으로 이삿짐을 싸고 있다.
CD꽂이에서 CD들을 하나씩 꺼내 박스에 던지듯 넣고 있는 중.
울리는 전화벨(E).
소희 (받고) 여보세요? 응. 짐싸고 있어. (사이) 언니가 와서 나머지는 정리해.
(오디오위의 사진을 보며)형부사진이랑.. 여러 가지.
점심? 이쪽으로 와. 응 알았어(끊는)
다시 CD를 넣는데, 음악시디가 아닌 컴퓨터 디스켓 케이스가 하나 툭 떨어진다.
집어들어 열어보면, 라벨위에 쓰여있는 글씨. POST OFFICE.
멍해지는 소희.
컴퓨터를 켜고, 디스켓을 집어넣는다.
S#70. 빌라 앞 (낮)
서 있는 윤정이 탄 차.
소희, 외출복차림으로 빌라에서 나와 윤정의 옆좌석에 올라탄다.
다가오다 그 모습을 보는 정화.
S#71. 까페 (낮)
창 너머 반짝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마주 앉아있는 윤정과 소희.
윤정 고마워 그동안.
소희 (묘한 눈빛으로 윤정을 바라보다가)..형부..어차피 회복되기도 힘들었는데,
꼭 그 애한테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어?
윤정 그 사람 회복되고 있었어...
소희 회복되고 있었다고? 근데 왜 갑자기 돌아가신 거지?
윤정 (당황하여 눈빛이 흔들린다) ....알면서 왜 묻니?
갑자기 호흡장애 일으킨 거.
소희 그 애가... 형부한테 돈을 요구했다는거 사실이었어?
윤정 (대답못하는)...
소희 .... 사실이야?
윤정 (냉정한) ..안 그랬으면 니가 날 도왔겠니?
소희 (배신감에)...언니!
카메라 서서히 이동하여,
소희와 등 뒤쪽에 앉아있는 여자의 옆얼굴을 보여준다.
굳어있는 정화.
윤정, 진정하려고 애쓰며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는 윤정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소희.
소희 어디까지가 진실이지? 어디까지가 언니 진심이냐구!
한번쯤 형부를 놔 줄 생각도 해볼 수 있었잖아. 언니하고 담 쌓고 살았어도
여자를 만난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윤정 ....넌 아직 부부라는 걸 몰라.
룰을 지키며 한 팀에서 뛰는 선수같은 거야.
반칙은 할 수 있어도 경기장을 나가버리면 안 되는 거야.
소희 (윤정을 빤히 보다가) 언니는... 어려서부터 한번 자기것이 된건 절대 남이
손을 못대게했어. 옷이나 장난감이 싫증나도 나한테 주는걸 싫어했잖아. 어
쩌면... 형부도 마찬가지였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소희, 일어나 나가는데 앉아있는 정화를 못보고 그냥 지나치면,
정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다.
S#72. 자취방 (저녁)
놀란 얼굴의 혜란.
정화는 오히려 멍해져서 한곳만 응시하고.
혜란 세상에... 세상에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정화 (차라리 담담한)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지.... 언니!
혜란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가) 응?
정화 (미소짓는) 그 사람...정말 날 사랑했을까?
혜란 ....(복잡한 심정으로 정화를 바라만 본다)
S#73. 백화점 한지 공예실(다음 날 낮)
탁자 위에 올려진 하얀 봉투.
다른 수강생은 없고 윤정과 혜란 둘뿐이다.
윤정을 가증스럽다는 눈빛으로 쏘아보고 있는 혜란.
윤정 왜 돌려주는 거지?
혜란 수강생 하나 데려간 거 치곤 너무 많아서요.
윤정 ...그래? 반이 없어질까봐 너무 걱정하길래.
혜란 그 말을 믿은 내가 바보였어요.
어떻게 그런 가증스러운 짓을 꾸밀수가 있죠?
윤정 ...그 앤 잘 있구?
혜란,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일어나서 나간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윤정 앞에서는 혜란.
혜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당신은 몰라.
그 두사람이 얼마나 사랑했는지!
휙 나가버리는 혜란.
윤정, 입가 가벼운 경련이 일며 봉투를 움켜잡는다.
S#74. 윤정의 방 (낮)
아주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방안.
화장대 앞에 목언저리에 향수를 뿌리는 윤정.
뿌린 후 화장대위에 내려놓는 향수병. 그러다 거울을 빤히 들여다보면
S#75. 윤정의 방(회상)
어느새 거울 속에 주성이 보인다. 몹시 화가 난 얼굴로.
윤정도 지지 않을 기세로 주성을 올려다보고.
주성 언제까지 이렇게 살겠다는 거야? 우린 서로를 사랑하지 않아.
윤정 난 이혼은 안해요.
주성 이렇게 사는 게 좋아?
윤정 사랑하든 안하든...우린 부부에요.
주성 나와 헤어져도 지금처럼 살 수 있게 해 주겠어.
당신이 원하는건 그거 아냐?
윤정 (의자에서 일어난다) 당신은 내 남편야! 어떤 여자도 당신을 뺏아가지 못해 요.
주성 이제 제발 좀 나를 놔줘. 어거지로 붙들고 있어봐야 서로 상처만 준다는거 당신도 잘 알잖아.
윤정 (갑자기 격해져서 소리를 지른다) 난 더 이상 상처받을 것도 없어. 그 따위
어린 기집애나 만나고 다니면서 내 자존심을 짓밟아놓고.. 용서할수 없어!
절대로 그 기집애한테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주성 (너무 분노로 이를 악문다) 당신은 포장이 잘된 여자야.
하지만 악취가 나는건 막을 수가 없어.
주성, 나가버린다.
독기서린 표정으로 혼자 서있는 윤정.
S#76. 윤정의 방(현실)
다시 현실.
브러쉬를 집어드는 윤정의 손.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머리를 빗는다.
S#77. 202호 앞
벨을 누르고 있는 정화.
안에서 신발 끄는 소리가 들린다.
소희(소리) 누구세요?
이어 문이 열리고,
단정한 차림의 소희가 얼굴을 내민다.
문 앞에 있는 정화를 보더니 얼굴이 굳어지는 소희.
S#78. 202호 안
정화, 꼼짝도 하지 않고 소희를 바라보고 있다.
정화의 시선을 피하며,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는 소희.
짐이 어느정도 다 싸졌는지 테잎이 붙여진 박스들이 즐비해 있다.
소희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커피 할래요?
정화 ......
소희 다시 보지 않길 바랬는데...이번엔 왜 또 찾아온거지?
소희, 렌지에 불을 붙이다 순간 멈칫한다. 다시 불을 붙이는 소희.
그러다 정화에게 얼굴을 돌린다.
정화 (다 알지만)... 사진..저 주세요.
소희 ?
정화 주성씨 사진이요.
소희 그 그건... 왜?
소희, 정화의 싸늘한 눈을 본다.
잠시 흐르는 두 사람간의 침묵.
이때, ?삐?하고 울리는 주전자. 순간 괜한 긴장감으로 움츠러드는 소희.
정화 (울먹이는)...내가...너무 잘 못했어요.
그 사람...너무 미웠거든요.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기도까지 했어요.
소희 ....
정화 언니라는 분 그 사람 사진 가져가도 분명 버려 버릴거예요.
소희 !... 어떻게...
정화 다 잊을께요, 당신들이 한 짓 다 잊을테니까 주성씨 사진 저 주세요.
소희, 정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책상서랍을 열어 주성의 사진액자를 정화의 손에
쥐어준다.
뚝뚝 떨어지는 정화의 눈물.
소희 (디스켓을 마저 건네주며) 이건 형부가 정화씨에게 남긴거에요...
그리고 ...정말로 다 잊을 수 있길 바래요.
정화 .....
S#79. 윤정의 방
하늘거리는 투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윤정. 만족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윤정, 서랍을 열고 진주 목걸이를 꺼내 목에 두른다.
이어 화장대위에 있는 백을 들고 나간다.
S#80. 달리는 윤정의 차안
운전을 하는 윤정. 테잎을 껴 음악을 튼다.
흘러나오는 묵직한 첼로연주곡.
테잎이 감기는 지 갑자기 뒤엉키는 음악.
뒤엉키는 시야.
S#81. 윤정의 차 안(과거)
뒤엉키는 음악위로.
흥분한 상태의 윤정, 정신없이 운전을 하고 있다.
앞창으로 보이는 검은 색 중형차.
윤정, 차선을 무리하게 바꿔 중형차 앞을 가로막는다.
윤정의 백미러로 보이는 뒷차에서 운전하고 있는 주성.
중앙선을 넘으면서 계속 주성의 차를 이리저리 가로 막으며 비켜주지 않는 윤정.
이때, 윤정의 앞으로 달려오는 트럭.
윤정, 순간적으로 핸들을 꺾으면서 비명을 지른다.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고.
트럭과 충돌하는 주성의 차.
S#82. 동-현재
윤정, 테잎을 확 잡아뺀다.
엉켜서 윤정의 손에 딸려 나오는 테잎.
이때, 울리는 윤정의 핸드폰(E).
윤정 (받으며) 여보세요. 응 지금가고 있어. 왜?
소희(소리) 이삿짐 트럭이 지금와서... 지금 나가야 겠어.
...언니!
윤정 조금만 기다리지.
소희(소리) 신문꽂이에 언니 선물 놓고 가. 꼭 찾아보길 바래.
세상에 두 개밖에 없는 거야.
뚝 끊는 전화.
의아한 얼굴로 전화를 내려다보는 윤정.
S#83. 빌라 복도
똑똑 복도를 걸어가는 윤정의 발소리(E)
202호 점점 가까워지고.
쿵쿵거리는 누군가의 심장박동소리(E)가 겹치기 시작한다.
윤정(소리) 그래...모든 게 다 깨끗하게 끝났어. 깨끗하게.
S#84 병원 복도(회상)
쿵쿵거리는 심장소리(E)
윤정, 간호사실에서 간호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카메라 초점은 병실로 들어가는 정화에게 맞춰져 있고.
S#85 506호(회상)
덜덜 떨리는 정화의 손, 인공호흡기 스위치로 다가간다.
그러나...
정화, 차마 어쩌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병실을 뛰어나가 버린다.
혼자 남아있는 주성.
의식이 돌아오는 눈동자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들어오는 윤정.
눈을 완전히 뜬 주성, 누군가를 찾는 듯 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정, 주성에게로 다가간다.
주성, 입술을 움직이는데, 윤정 귀를 갖다대다 얼굴이 굳는다.
윤정 (악마적) 그래....조금 전에 당신을 찾아왔었어.
윤정의 손, 호흡기의 스위치에 다가간다.
여지없이 호흡기의 스위치를 내려버리는 윤정.
쿵쿵거리는 심장박동소리 서서히 속도를 줄이더니, 어느순간 딱 멈춰버린다.
S#86 202호 앞
신문꽂이 (신문투입구)에서 비쭉 나와있는 작은 봉투.
윤정, 집어들어 열어본다.
예의 디스켓이 담긴 케이스.
이게 뭔가 하는 얼굴로 보는 윤정.
S#87 자치방
정화, 주성의 사진을 멍하니 보다 컴퓨터를 켜고 디스켓을 넣는다.
S#88 에필로그 (과거)
F.I.
202호.
책상 위에 놓여있는 시디케이스.
컴퓨터를 치고 있는 주성.
화면에 뜨는 모니터안의 글.
주성(소리) 정화를 보기위해 우체국에 들락거리다 오개월만에
겨우 한마디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예쁜 손은 처음봐요?
아무리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없다.
..내가 조금만 떳떳한 처지였다면,
대뜸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텐데...
육교 위의 주성과 정화가 입을 맞추는 장면이 오버랩되며...
주성(소리) 이젠 솔직하게 나를 밝혀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정화는 나를 이해해 줄 수 있을까?
내 사랑을...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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