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give up! 합격으로 이어지다!!
황 성 기
- 2010년 국가직 우정사업본부(경남, 울산)합격
- 2010년 경남지방직(마산시) 합격
저는 지금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수험생들보다는 그렇지 못한 수험생들이 이 글을 많이 봐 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랜 방황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합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여러분들 중에 지금 겉으로는 수험생이지만 실제로는 겉돌고 있는 수험생들이 있다면 제 글을 읽고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1. 2010년 성적
국가직 우정사업본부: 국어 65 영어 95 국사 85 행정법 90 행정학 80 가산점 3 평균86
경남지방직 마산시 : 국어 90 영어 90 국사 95 행정법 100 행정학 90 가산점 3 평균 96
2. 수험생활
2006. 9월
뒤늦게 대학을 졸업하고 스물아홉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7급 공무원을 목표로 노량진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소리지만 그때의 저는 한 1-2년 정도 공부하면 7급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안일하게 수험생활을 시작했고 그만큼 안일하게 시작한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1년이 흘렀습니다.
더 이상 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고 더 이상 혼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부모님이었습니다. 힘들게 저의 대학등록비며 생활비를 보내주시기 위해 여태껏 일만 해 오신 부모님이신데 못난 저 때문에 졸업을 한 후에도 일손을 놓지 못하시고 계시던 부모님 곁에서 생활한다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미련 없이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마산으로 내려왔습니다.
2007. 9월
먼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저에게는 급선무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침 일찍 간단하게 일을 하시고 8시 반에 식사를 하시는데 저는 그 시간에 맞춰 아침밥을 먹고 근처 시립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에 나름 의욕도 넘쳤습니다.
어떻게 공부할까를 고민하며 공부방법론에 관한 책들을 읽다가 1과목씩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영어를 1달 보름정도 보고, 국어 실용언어 파트를 1달, 그리고 경제학을 1달...이런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문제는 학원 강의는 물론이고 동영상 강의조차 듣지 않고 책만 보면서 공부를 했었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도 하나 없이 독불장군처럼 공부를 했던 것이 저에게는 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3-4달 정도는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집중력은 점점 떨어졌고 게다가 당시에는 운동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감기, 두통, 허리 요통 등 잔병치레를 자주 하면서 더욱더 공부를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또다시 현실을 도피하는 날들이 늘어갔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서부터는 거의 공부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다가올 무렵에는 공부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에 토익 책을 사서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침 고용지원센터에서 취업프로그램을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어떤 일이든 해야겠다는 절박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름방학 때여서인지 인근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위축되어있던 저에게는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이 많이 부끄럽고 부담스러웠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자신의 현재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첫 순서였는데 제 얘기를 겨우겨우 끝내고 얼굴이 벌개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이런 상황들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씩씩하고 활기가 넘치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어느 순간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제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2년간 혼자서만 생활하고 현실을 도피하면서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며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다시 한 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욕에 넘쳐 있었습니다.
2008. 8월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중앙고시학원 스파르타반에 등록했습니다.
학원에 등록하면서 결심했던 것은 먼저 혼자서만 공부하지는 않겠다는 것과 학원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생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7시 40분에 있는 아침특강을 빠지지 않고 들으려 노력했고 스파르타반이어서 출석체크도 열심히 했습니다.
어쨌든 ‘성실하게!’가 제 학원생활의 모토였고 공부 방법에 관한 고민은 일단은 부차적인 것이었습니다.
다만 수업만 들으며 혼자서 공부하려고 학원에 온 것은 아니었기에 학원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부터 같이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을 원했기 때문에 아침 특강 시간에 꾸준히 보이시는 분들 중에 한 분과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파르타반 담당 직원분의 소개로 다른 분들과도 스터디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수업만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업+스터디+동강+혼자 복습’ 이런 여러 가지 방법들을 섞어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나태해진 마음은 쉽사리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시험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결과는 불합격! 그것도 컷과 5점정도 차이가 나는 점수였기에 충격이 컸습니다. 하지만 포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2009. 9월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꾸준함’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서 열심히 공부를 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갈수록 나태해졌고 무엇보다 시험 직전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도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생각에 끝까지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체대입시에서 운동을 한 덕분인지 이전에는 그렇게 꾸준히 하기가 힘들던 헬스가 이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거의 매일 헬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헬스장 가는 길에 동전노래방에 들러서 한 두 곡씩 노래를 부르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고 대신 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있는 행정학 수업을 들으면서 특별히 하루를 통째로 쉬는 날을 없앤 대신 공부하는 중간에 운동과 노래로 그날그날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공부 방법에 있어서는 스터디를 가장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스터디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좀 더 규칙적으로 계획에 맞춰 공부를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스터디 이외에도 단과 수업 시간에 치는 시험에서 1등을 하기 위해 대학 때 기말고사를 준비하듯 집중해서 공부를 한다든가 독서실에서 공부가 안될 때에는 휴게실, 복도, 자습실 등 장소를 옮겨가면서 공부를 하는 등 무엇이든 변화를 줘서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시험이 끝날 때까지 특별한 슬럼프 없이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국가직과 지방직 합격! 특히 지방직 합격은 응시율을 보고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시험이었기에 정말 뜻밖이었고 시험을 치기 2달 전에 돌아가신 할머님이 도와주신 것 같아 가채점을 하고서 할머니 방에서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참 서럽게도 많이 울었습니다.
3. 과목별 공부 방법
국어
수험기간 동안 여러 권의 국어 기본서를 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해마다 책을 자꾸 바꾸었던 것이 국어정리를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책을 바꿔야겠지만 대신 신중하셔야 합니다.
다시 기본서를 사서 자신에게 맞게 정리하는 시간들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요즘 경향으로 보면 국어는 ‘깊이 있게’ 보다는 전체적으로 ‘빠지지 않게’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국어에서 복병은 사실 독해력인데 이 부분은 수험생활을 하면서 극복하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혁춘 선생님의 기본이론 수업과 문어알 수업은 추천하고 싶은 수업입니다.
영어
영어공부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나 영어 역시 꾸준히 하면 성적이 오르는 과목임을 확신합니다.
문법, 독해, 어휘, 숙어파트 빠짐없이 공부하시면서 중요부분은 노트에 적어 내용을 암기합니다.
암기를 미루시면 안 됩니다. 계속 암기를 미루면서 노트가 두꺼워지면 결국 안보게 됩니다.
영어기초가 안되어 있으신 분들이라면 5과목을 다 시작하시기 전에 영어를 어떤 방법으로든 1-2달 정도 몰아서 공부해서 실력을 올려놓으시는 게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맥락한국사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한국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흐름잡기+문제풀이로 보충하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 더 두꺼운 기본서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수업을 한 번 듣고 흐름잡기 위주로 스터디를 했었고 문제풀이로 부족한 내용들을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로 마무리했습니다. 서브노트를 따로 만들진 않고 공부하면서 연습장에 정리해 놓은 것들을 버스에서 외우고 버리곤 했습니다.
행정법
이영화 선생님의 Fides행정법으로 공부했습니다.
7급 공부할 때 급격히 무너져버리는 바람에 학원에 와서야 행정법을 처음으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이영화 선생님 수업방식이 양을 줄이는 공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따로 서브노트를 만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책 자체에 정리가 잘되어 있어서 행정법초심자인 저에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행정법은 따로 문제를 많이 풀기 보다는 수업, 스터디, 동강 등의 방식으로 기본서를 많이 돌리고 판례특강을 들으면서 판례문제에 대비했습니다.
행정학
심철수 선생님의 비전행정학으로 공부했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모의고사를 치면 국어와 함께 가장 등락폭이 큰 과목이었기에 시험 직전까지도 가장 걱정스러운 과목 중의 하나였습니다.
비전행정학은 내용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시작하기에 좋은 기본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용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이외에 심철수 선생님이 하시는 특강이나 스터디를 들으며 보충하였고, 행정학은 특히 문제를 상대적으로 풀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에는 모의고사 문제집으로 이런 문제들을 맞추는 감을 익히는데 초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긴 수험기간동안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정말 많습니다.
합격한 후에 친구 한 명은 “합격해서 축하한다. 하지만 좀 더 일찍 합격했거나 아니면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갔더라면 난 네가 더 나은 곳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도 든다.” 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지금 전국의 수많은 도서관, 독서실에서 방황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내가 정말 이 길을 꼭 가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자신의 모습이 열심히 하는 수험생과 동떨어져 있다면 빨리 수험생활을 정리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자신에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심지어 다른 길을 걷다 다시 수험생으로 되돌아온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때의 나는 적어도 방황하고 있는 지금의 나와는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길고 긴 터널 속을 이제 막 빠져나온 한 30대의 잔소리였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꼭 합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