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희귀 카메라 보며 옛 것 소중함 일깨웠으면"
사진작가 구영웅씨 영광 옥당박물관에 288점 기증
세한대·나주·광산구 등에 수집 물품 잇따라 넘겨
입력 : 2020. 06.09(화) 18:27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사진작가 구영웅씨 영광 옥당박물관에 288점 기증
“그동안 수집한 희귀 카메라와 음향기기를 고향인 광주에 못하고 영광에 설치한 것은 서운합니다만 서해 관광명소인 백수해안도로 코스 가까운 곳에서 선보이게 됐으니까 관광객이나 학생들이 전시를 관람하면서 공부도 하고, 옛것의 소중함을 일깨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월 나주시에 카메라와 음향기기 및 악기 등 368점을 기증한데 이어 지난 1일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소재 우리삶문화옥당박물관(관장 신성해)내 전시관이 오픈한 가운데 카메라와 음향기기 288점을 기증해 선보이게 된 원로 사진작가 구영웅(81·광주)씨는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구씨는 카메라와 음향기기 등을 중학교 때부터 수집하기 시작해 평생 동안 이 분야 희귀자료들을 다수 확보했다. 그가 수집에 나선데는 6·25한국전쟁 이후 양동시장에 밀집해있던 미군 무전기와 진공관을 망라한 부품점이 자리하고 있을 때 이곳에 다니면서 하나둘 수집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앞서 3년전에는 영암 세한대에 카메라와 음향기기 등 288점을 기증해 교내 도서관 1층 전시관에서 선보이고 있고, 일부는 수장고에 보존 중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산구에 카메라 133점, 북구에 카메라 120점, 서구에 카메라 130점을 각각 기증했으며, 화순 천불천탑 사진문화관에도 68점을 기증했다.
옥당박물관 내 전시관에는 90년 전 일제 강점기에 국내에서 사용하던 축음기와 음향장비의 발달사를 알기쉽게 설명한 도표들과 예쁘게 전시한 음향기기들이 배치됐다. SP레코드 시대를 지나 LP음향시대의 전축들과 오픈 릴테이프를 사용하는 녹음기를 비롯해 현대음향기기인 MP3에 이르는 희귀한 장비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있다.
특히 카메라의 시초인 대형 옵스큐라를 관람객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100년전에 사용하던 사진관 카메라를 망라해 일반 대중들이 사용하던 주름 카메라와 즉석카메라 등 수많은 희귀 카메라를 만날 수 있다.
또 동영상 촬영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영사기를 포함해 촬영기와 비디오 장비들도 비치됐다. 이 장비들은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구영웅 작가는 기존 기증한 곳이 양로원 한곳을 더해 총 9곳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양로원 25곳을 찾아다니며 사진과 음악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최근 사진집을 펴냈으며, 빛고을건강타운 오케스트라 지휘를 10년째 맡아 활동 중이다. 광주살레시오초등학교 교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