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냉이 봉우리가 피어낸 다알리아! 수줍은듯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노랑 내이불같이 포근함이 느껴진다 조금 더 매미의 울음을 연장시켜 가을하늘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처다보렴~

풀밭으로 뛰어다니는 놈이 포즈를 가만히 취하고 모델이 되어준다
뜯겨나간 잔디끝 마디가 네놈의 존재를 알려주는 모양이다 넌 고고하게 이슬만 먹었다 할테고 내머리 위를 스쳐 영 날지못할것같은 풍데이가 일러주던데.......
어쩐지 더듬이가 가을 여치보다는 못한것같다 여름은 두리뭉실 예민하지 못함을 상상해보며 예민하게 반응
하며 힘들어하는 가을이여 발걸음 천천히 시나브로 오거라~
릴케의 가을날의 시처럼 남국의 태양을 하루라도 더 비추어 주라고 너도 소원을 말해보렴
소원을 말해봐! 하고 소녀시대도 외치던데~ 힘들어지는 세상살이에 소원이라도 있어 들어주는 사람없어도
위안이라도 삼어야 하지 않으련..........

매조꽃이 그렇게 애뻐서 떨어지는 모습에 상처를 받을 지경이었는데
너 나름대로 요량이 있었구나!
마누라 술담자고 하던데 나는 두고 보고싶다 먹는것이야 지천이니 가을 어느날 제 무게를 못이기고 떨어져
뒹구는 우리들의 몸뚱이같은 모습을 보고싶은겐지...........

애기사과
초봄 그렇게 화사한 꽃을 피워서 새들을 불러모으고 인생을 자랑하더니 여름의 초입에 극성인 내이웃 향나무
때문에 적성병에 시름하여 잎새가 말라 비틀어져 고사하고도 이렇게 분신만큼은 건강하게 잉태를 하였구나
어찌 보기싫다하여 너를 파헤치겠느냐! 그곳에서 내 숨소리 들으며 내년에는 병을 이기고 털어내어 무성한
잎사귀들 사이로 네 아이들을 감싸 안고 바람에 나풀거리며 그늘도 만들어주고 비도 막어주는 에미역할을
잘 해보렴~

진도실고 화단에서 몇개 가져온 설국 정말 눈처럼 하얗게 군락을 이루어 피어나면 멋있다
가운데에 하얀꽃 봉우리가 있고 잎사귀들도 하얗게 되어서 잎이 꽃으로 착각할정도로 멋스러움이 있다
한포기가 저러할진대 우수수 모아심기한 곳에 피어있는 설국이 어떨련지
마음이 벌써 설레어진다

이틀의 짧은 햇살에 꽃이 드디어 피기 시작하였다
저 많은 꽃대가 한꺼번에 피어나면 볼만 하겠지 아직도 지지 않는 원추리꽃과 서로 이쁨을 뽐내겠다

대추가 벌써 많이 도톰해졌다
와삭 베어물면 오묘한 단맛에 혀는 이리저리 돌면서 손한테 원-모어를 외치고 목젖은 나도 맛좀 보자고 어서 넘기라고 성화를 하고 내 위장은 목젖도 필요업고 바로 바이패스 시키란다
이렇게 맛있는 대추가 될련지 여나무게 열린 대추 갯수가 가을 바람에 다 떨어져 버리기라도 한다면 누굴 원망을 해야하나 작년 추석에는 네다섯개 조상님에게 올렸던것 같은데 ~

목련이 해년마다 나를 실망시킨다
2월달도 못되어 털복숭이 꽃몽우리를 올려서 긴 시간동안 기다리게 해놓고 정작 피어서는 5일도 못가서 흉한
모습으로 내 눈에 가시를 박더니 가을되어가니 이렇게 커다란 씨방을 맺고있다 나보고 어쩌라고~
무수히 열리어 시꺼멓게 변하여 대문앞에 떨어져서 개들이 떵 싼것으로 오인하게 자주 만들어 내 마음을 쓸
어 내리게 하는 자목련이다


어려서 화로위에 약탕기를 올려놓고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고 컷다면 효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싶다
아니면 병수발에 힘들게 고생하다 돌아가신 우리들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생각하여 애잔케 생각할수도 있겠
지 그래도 약탕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항상 놓여있는 무거운 짐들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것은
그 안에 가득담긴 정성이 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 뿌리에서 태어나 이렇게 다른 색감으로 태어나서 서로가 다름을 보여주는 놈들이다
세상에는 나하고 다르는 모든것들이 존재하는것을......
서로가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살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내 예초기에 잘 도망쳐서 살어있는 놈이다
네 부모와 형제도 무고 할련지 모르겠다 그래도 제초제 농약 안하고 그정도로 그치는 것이여서
반딧불이와 친구하며 이 여름 끝자락에 서서 너도 장가를 들겠지
네 천적 개구리는 진도개들이 하도 괴롭혀 물가에서만 놀고 잔디는 얼씬도 못하니 너는 좋겠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더니 이젠 내 대들보 위에 앉어서 세상이 좁다하며 꽃을 피우고 호연지기를 하는
구나 그런데 사진을 찍어서 자세히 보니 왠 화분인지 무엇인지 괴 물체가 올라가 있다
집을 지을때 나두고 내려온 물건인지... 박이 익어서 저곳에서 대롱대고 나를 희롱할즈음 사다리 타고 올라가
박도 따고 저물건이 무엇인지 확인도 하며 집지을때 행복한 추억들을 회상을 해보아야겠다

4평 황토구들방 한겨울 뜨거워 이불감싸안고 이리저리 코너로 뒹굴던 방이 여름내 찾어주는이 없어 혼자서
페어유리창 넘어로 올라가는 여주와 조롱박을 바라보며 대나무 시렁에 올려진 주인잃은 이불이 끄집어
내려오기만을 고대하고있다
얹그제 막냉이 1학기 참고서와 노트를 불에 태워 너를 따뜻하게 하여 숨쉬게 하였더니
편백나무향기와 어울려 진한 향기로 지난 겨울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구나
네 주인은 깨밭에서 맨손으로 벌레를 잡으며 뜨거움을 만끽하니 널 찾을수는 없을터 처서 지나고 모기 주둥
이 돌아갈즈음 너를 찾을려나 지 엄마 꼴랑지인 막냉이 조그마한 로봇이 창들에 올라서서 너를 상대하고
지독한 여름이 가기를 보채고 있다

황토방 뒤안으로 조그만한 수영장을 매립하여 만든 화단이 자리잡고
우리 마누라 아침마다 문안인사 드리는 뒷밭으로 가는 작은 계단이 보이고 일년내내 물이 마를새 없는
조그만 웅덩이는 조그마한 너울이 지면서 흐르는 내마음의 번심처럼 차분히 흐른다
무성한 가시오가피 나무는 가을이 되어서 까맣게 씨가 맺어도 수확하는 사람없고
골단초나무는 뿌리가 1미터도 넘게 뿌리를 박고 경사진 둔덕을 고정 안정화 시켜준다

족히 30년은 되었을 엄나무의 위세가 하늘을 덮고
수많은 씨가 떨어져도 그 그늘로 발아된 엄나무 한그루 보기 힘들다
이제는 너무커서 가시많은 나무에 올라갈일이 요연하고 긴 장대에 톱을 매달아 힘들게 한가지씩 베어
말렸다 닭잡어 뽕나무와 참빛살나무 골단초뿌리 등과 같이 넣어 몸보신을 한다
이른봄 새순 돋을때 넓다란 순을 데쳐 매실 초장에 찍어 막지은 하얀쌀밥 쌈 싸먹던 생각하면 그향기가 지금
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둔덕에 있는 베롱나무(백일홍)나무가 활짝 피었다
아직 샘가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커다란 백일홍은 이제서야 꽃몽우리에서 잠 깰듯말듯 긴장감을 조성한다
산아래 위치해서인지 서늘함이 항상있어 다른곳 보다는 꽃들이 피어나는것이 늦다
그래서 그런지 목련같이 오래가지 못하는 나무들이 빨리 낙화하며 져 버리는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