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둘째주 업종 브리핑
기사입력 : 2009년 02월 16일
미국의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중 주얼리의 소비는 가장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고급 백화점의 매출이 일반 백화점에 비해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aks 백화점이나 Neiman Marcus와 같은 고급 백화점들의 1월 매출이 23% 이상 감소했으며 그 중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한 품목이 주얼리, 구두, 핸드백, 의류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 백화점의 경우는 이보다 상황이 좀 나아서 Macy’s의 1월 매출은 5% 줄어들었으며, JC Penney는 16%, Nordstrom은 4%, Kohl’s는 9% 감소했다.
반면 대형 할인점의 1월 매출은 소폭 증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월마트의 1월 매출은 2% 증가했으며 Costco는 2%, 타겟은 3.3% 감소하는데 그쳤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도 지난 12월 매출이 1년전보다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화점의 매출 감소폭이 4년 9개월만에 최대치이며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나마 불황임에도 고환율 덕에 일본인 구매가 크게 늘어나 명품 매출이 12월에도 18.7%의 성장을 유지한 것이 백화점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이유이다.
반면 여성의류의 매출이 13.3%나 떨어져 최근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얼리의 경우는 통상 의류의 2배 이상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최근 ‘엔고 현상’ 덕분에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이들이 찾는 첫 번째 쇼핑 품목은 화장품과 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들은 일본인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국내 소비자들이 매장 안 분위기에 당황해 그냥 나오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이후엔 백화점 명품 패션 브랜드의 매출조차 주춤했으나 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이 계속 늘었던 것은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2008년 화장품 백화점 유통은 1조5천5백59억원(소비자가 기준)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1% 성장한 것으로 추계됐다)
또한 고환율의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감소하고 내국인들의 면세점 이용이 줄어 백화점 화장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또 고환율의 영향으로 면세점의 가격할인 혜택이 줄어 백화점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더군다나 놀라운 것은 이러한 백화점 화장품 매출의 성장은 단지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헤라, LG생활건강의 오휘와 같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약진에 힘입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샤넬이 철수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지만 롯데백화점에서 그간 토종화장품인 ‘설화수’가 쟁쟁한 외국 명품 브랜드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랐다.
언론 보도를 통해 소비자들도 ‘국산 화장품을 다시 봤다’는 반응이다. 또한 철저히 실력과 매출기준으로 샤넬의 명성을 눌렀다는 점에서도 토종화장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 뿐만아니라 전체 백화점 매출 1위 기업도 아모레퍼시픽이다. 2위도 LG생활건강이 차지하고 있어 고급 화장품의 집결지로 불리는 백화점에서 국산 화장품이 수입 화장품을 누르고 선방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인용)
정부가 뒤늦게 국내 토종브랜드의 선전에 고무되어 화장품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집중 지원에 나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친환경, 녹색기술, 고부가가치로 대표되는 화장품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해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번 지원계획은 R&D 지원 확대, 수출 활성화 지원, 규제 선진화 등 3개 분야 16개 과제를 추진해, 그동안 정부지원이 미흡했던 화장품산업을 보건의료산업 중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화장품을 오는 2013년 생산 5조5000억원, 수출 1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국내 주얼리 시장과 화장품 시장은 여자, 패션이라는 관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한 시장 규모면에서도 이업종이지만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
2005년 ‘귀금속보석총람’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약 3조6천7백억원으로 추정되었다. 같은 기간 주얼리 시장의 규모는 약 4조4천억원에 달해 오히려 화장품 시장을 압도했다.
그러나 화장품 시장은 올해 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어(아모레퍼시픽 2009년도 전망치) 2002년에 비해 2배 가까운 성장을 한 반면 주얼리 시장은 현재 3조원에도 못미치는 초라한 입장이 되었다.
화장품의 수출도 2000년 1억달러, 2003년 1억7천만달러, 2004년 2억5천만달러, 2007년엔 3억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주얼리의 수출은 2001년 3억6천만불을 고점으로 지난해엔 2억불까지 추락했다.
그것도 화장품 산업이 대부분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 수출인 반면 주얼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이 적은 제조 생산품 수출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액은 주얼리 산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 브랜드인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단일브랜드로 지난해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국내에는 연매출 1천억원이 넘는 대형 브랜드가 꾸준히 증가해 2007년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 국내기업 5개가 포함되었다.
막말로 이들 대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과 힘이 있다. 분명 정부의 지원은 이런 곳에 필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도 좀 더 분발해야겠다.
/ 김태수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