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비행안전 문제에 관한 보고서 (조종사들 갈등관리를 중심으로)
항공안전정책연구소.2013. 9. 6
1.서론
우리나라는 1997년 대한항공의 괌사고를 전후로 대형비행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미국항공연방청(FAA)으로부터 항공2등급 판정을 받아 항공안전 후진국의 오명을 쓰면서 대한항공은 존폐의 위기에 빠지고 국가신인도의 하락을 경험 한 바 있다. 다행히도 200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항공안전세계최고수준의 평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아시아나항공화물기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또 다시 2013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가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기 사고 ( OZ214편, B777, 2013.7.7)와 관련하여 일요신문 보도(‘하나회’ 방불 아시아나항공 사조직 ‘아조협’ 실체, 2013.07.15 ) 와 한겨레신문 보도(조종사들 ‘소통 부재’가 사고 불렀나? 사고 전 아시아나항공에 무슨 일이…2013.9.3)를 통해 비행안전과 관련한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인적관리에 대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이 사고는 미국 NTSB에서 조사 중이므로 그 원인을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으나 사고의 원인에서 조종사의 인적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인적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조종석의 CRM(Crew Resource Management) 부재로 인한 사고사례
사례 1)
1966년 일본에서는 웃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다.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착륙하려던 전일공(ANA) 항공기가 활주로 앞에 있는 바다에 빠졌다. 하네다 공항은 바다를 메운 곳이라 앞에 바다가 있다. 비행기가 하강하다 바다에 떨어져도 항공기는 가라앉지 않으므로 승객과 승무원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가 끝난 후 사고 조사에 들어갔는데, 조사결과 운항 도중 기장과 부기장이 조종실에서 계속 다툰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기장의 ‘성깔’에 화가 난 부기장은 “어디 혼자 잘 해보라”고 팔짱을 껴버렸다. 기장은 책임이 있으니 혼자서 씩씩대며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앞에 있는 바다에 비행기를 빠뜨렸다. 기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였다.
그런데 조금은 책임이 가벼운 부기장 이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참지 못하고 “바다에 빠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장이 얼마나 잘 하는가 두고 보려고 가만히 있었다”고 쏟아놓았다.
(출처 :신동아.2000.12, 통권495호)
다음은 정비결함이 직접적인 원인이나 부수적으로 조종사들의 적극적인 비행협조가 부족했었던 상황이 지적된 사례이다.
사례 2)
1999년 12월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을 이륙하다 추락한 대한항공 화물기 KE8509편(보잉747기)의 사고 원인은 계기판 정비불량으로 확인됐다.
건설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영국 항공조사위원회(AAIB)와의 합동조사를 거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항공기의 전후좌우 수평상태를 알려주는 조종석 자세지시계(ADI)가 고장나 있었지만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기장은 이를 모른 채 이륙한 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ADI에 따라 운항하다 추락했다는 것이다.
AAIB가 밝힌 사고원인 중 직접적인 정비고장 이외에 다음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1.항공기관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들은 이륙 후 상승할 동안 비교경고(Comparator Warnings)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
2.기장은 좌선회를 유지하여 사고기가 대략 좌로 90도 기울게 되었으며 회전 내내 pitch 자세를 수정하기 위한 조종간 조작이 없었음.
3.부기장은 상승선회 동안 사고기의 자세를 주시하지 않았거나, 주시한 후 사고기가 매우 위험한 자세임에도 기장에게 경고하지 않음.
(출처 : 항공수사대 시즌11-대한항공 KE8509편 추락사고-Talking aviation89 /내셔널지오그래픽)
3. 비행에 있어서 조종사들의 갈등 요인 분석
일반적으로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무관심, 소외, 적개심, 불안, 긴장,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수백 명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비행에 있어서 기장과 부기장의 상호 협조는 안전한 비행을 하는데 절대적인 요소이다. 비행승무원간의 비행 중 상호 갈등은 상호 보완적인 입장에서 적절하고 필요한 조언이나 상호 모니터링 같은 업무의 태만을 초래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위의 예에서처럼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는 없는 것이다.
2006년 연구된 대한항공의 사례를 보면 조종사들의 갈등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설문 및 탐문 조사를 통한 조종사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불만 요인”
①각종 승급 및 기종 전환, 기장 승격 등에서 서열우선순위에 따른 공정한 기준이 없다.
②교육 훈련 및 검열과 평가에 관련한 정책
③공평하지 못한 처벌 규정
④잦은 절차의 변경
⑤불합리한 월별 비행 스케즐
⑥비행관련 부서와의 지원 및 협조체제 부재
⑦후생 복지를 비롯한 운항 현황
이외의 갈등 요소로서
①개인주의 성향 강화와 세대차에 의한 문화 차이
②그로 인한 예절에 관한 갈등
③기장 권위에 대한 변화 요구
④비슷한 연령대의 직위 차이로 인한 갈등
이를 기준으로 현재 주요 갈등 구성 요소로는 노조원과 비노조원, 군경력자와 비행교육원 출신간의 갈등으로 기장승격서열과 관련한 갈등을 들 수 있다.
(출처 : 김점태, 안전운항을 위한 운항 승무원간 갈등 관리 방안에 관한 연구,(석사학위논문, 인하대학교대학원,2006) pp.86~87.)
4.결론
이와 같은 연구 사례로 볼 때 2005년 파업 사태를 겪으면서 노․사갈등과 노․노 갈등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조종사 갈등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조종사간 갈등관리 전담부서와 합리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조종사간 갈등 해소를 위한 다음과 같은 사항이 요구된다.
①갈등양상에 대한 전문가의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②공정하고 객관적인 승급 및 승격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③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차별금지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④바람직한 고충처리기구의 확립이 필요하다.
⑤노사갈등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 사고를 계기로 보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 관할 주무 부서인 국토해양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