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에 중심 6월이 마지막 가는 아쉬움도 남아 있고 장마철이라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인지
푸른 공기 풀벌레소리 짙을 흙냄새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갑자기 생각난다.
조금만 시간을 내서 떠나면 분명 가까이 닥아 서서 누릴 수 있는 대 자연의 향연이
넉넉하리만큼 열리는데도 오전 내내 짜증만 부리다가 자연 생태공원 가마골로
마음을 추스르려고 준비를 마치니 이윽고 몸과 마음도 덩달아 춤을 춘다.
바로 신바람이다.
가마골로 향하는 길은 왼쪽으로는 산을 끼고 오른쪽으로 그림 같이 아름다운 담양호의 풍경과 맞닿는다.
연이어 이어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길을 달리다가 용치 삼거리에서 순창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3km 정도 가다보면 "영산강 시원지 가마골" 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 곳이 남도의 젓줄인 영산강 발원지이다.
가마 골은 담양군 용면 용연리에 소재한 용추봉(523m)을 중심으로 사방 4km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계곡이다. 그다지 산이 높다고는 할 수 없으나 총 311,000㎡ 의 넓은 규모에
울창한 숲 사이의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용추봉(583m)에서 발원된 영산강물줄기는 담양 읍을 지나 광주, 나주, 영암 등지를 거쳐
목포 앞바다까지 111.5km에 걸쳐 흘러 영산강 하구 둑을 통해 서남해로 흘러들게 된다.
계곡 주변은 오염원이 없어 매우 맑다.
가마골은 1986년부터 관광지로 지정,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며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최근 가족 단위, 단체그룹의 관광객과 새로운 관광지 로 부상하고 있으며 곳곳에 쉼터,
잔디광장, 자연학습장 등 각종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추어 있어 산림욕을 하기에도 좋다.
입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크고 작은 폭포와 연못이 곳곳에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자연미는 덜하지만 길이 잘 닦여있고, 곳곳에 주차장이 설치되어 자동차로 계곡 주변 어디에나
접근이 가능하다. 다만, 계곡물의 수질 보호를 위해 계곡 내에서의 본격적인 물놀이는
금지하고 있으며, 대신 물놀이장을 설치해 이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가마 골 안으로
들어서면 기암 괴석사이로 시원스레 하얀 포말을 일으켜 쏟아지는 폭포와
그 아래로 형성된 신비스러운 못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용소다.
용소에는 용이 지나가며 바위를 뚫고 솟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그래서인지 이곳 주변암반은 억겁의 세월 을 통해 계곡물이 암반을 깎아내려 흡사
용이 꿈틀거리며 지나간듯 보이는 자국이있다.
용소폭포의 물줄기는 중간에서 암반에 걸려 한차례 바위구멍으로부터 힘차게 공중으로 솟구쳐
오른 후 암반 밑으로 쏟아져 내려 용소를 이루고 있는데, 물이 차고 비교적 수심이 깊다.
물속에는 피라미, 모래무지 등이 눈에 띈다. 용소를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는
용소 위쪽에 설치해놓은 시원정과 출렁다리로 이곳 또한 가마 골의 명물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시원정 에 올라 용소를 감상하노라면,
사방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골짜기 속에서 신비스런 용소의 기운이 느껴지며,
잠시 시간을 거슬러 전설 속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호젓한 계곡 감상과 함께 산행을 겸하고 싶다면 용추 계곡 코스가 적격이다.
용추 계곡으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주변에 원시림과 원추리, 참나리, 금낭화 등의
야생화가 어우러져 있어 삼림욕을 겸한 도보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또한 이곳 등반길에서는 가마 골의 명소인 용연 1폭포와 2폭포를 만날 수 있다.
용연2폭포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되고 등산로는 용추사까지 이어진다. 또한, 이곳 지명의 유래를
입증하듯 인근에 최근 발견된 가마터를 복원해 놓았다. 한편, 이곳 가마 골은 6.25 빨치산이 최후까지
저항하던 항거지로도 알려져 있는데,사령관동굴(계곡)에 당시 빨치산 사령관이 은거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흔적이 남아 있어 산행을 하면 서 과거 아픈 역사의 상처를 잠시 더듬어 볼 수 있다.
관리사무소 주변에 마련된 숲속의 집 2동이 있다.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 밖에, 시간과 체력에 맞게 다양한 등산로와 산책 코스를 활용한 트레킹도 겸할 수 있으며
용추사 방면으로 이어진 임도를 타고 드라이브를 시도해 본다면 한 눈에 가마골의 절경을 손쉽게
감상할 수도 있어 참 좋다.
가마골 직원들 퇴근 시간이 임박하면 차량 통제시간이 다 되어서 쫓겨 나오듯 허겁지겁
가마골을 내려와야 하니 미리 조심해야한다. 그런 경험을 오늘하게 된 것이다.
어떤 경험이던 간에 산교육으로 받아드려 여유 있는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마 골을 빠져나오는 길에 가마 골 관광농원에 잠시 들러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기분좋은 휴식을 취하다가 앞마당 뒷마당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식당 앞에는 어느새
흑염소 불고기 파티가 한창 열리고 있는 중이다. 숯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흑염소 불고기 냄새에 이끌려 다가갔다.
뻘건 숯불 위에 쫀득하게 구워진 바비큐 흑염소 냄새가 나를 유혹한다.
젓가락 내어주며 맛좀 보라고 자리를 권하는 쥔장 가족들의 친절에 이끌려 석쇠에
노릇노릇 구워진 고기를 한 점 두 점 집어 먹으며 가시오가피 술 한 잔도 곁들어본다.
씹히는 맛이 너무 좋다.
흑염소고기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숯불연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흑염소 고기에 맛에 취하고
입심 좋은 주인 두 아들 말발에 함박웃음 지으며 앞으로 닥칠 더운 여름의 열기와
자주 짜증내는 내 못된 성격을 잠시 나마 숯불연기에 실어서 자연과 사람이 화합하는
시원한 가마 골에 가두어 두고 내려가서 유난히 더울 것 같은 올여름이지만
오늘처럼 여유롭고 시원하게 보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보는 하늘빛도 어찌 아름다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