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도 뱃지를 달지 않고 갔습니다.
은행이나 기업체의 경리로 들어 간 대부분의 동창들이
“너 어떻게 지나길래 통 연락이 없니?” 하면
“응, 나 그냥 잘 지나...”하며
차마 마을금고에 다닌 다는 얘기를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후 새마을금고는 베짱이들(은행원 등?)이 여름을 노래할 때
개미처럼 일하였습니다.
가방을 메고 골목을 누비며 회원들을 찾아 파출수납을 하고
자리를 뜰 수 없는 가게 주인의 공과금을 대신 납부 해주는 심부름꾼 노릇도 마다 않고, 시장 상인들에게는 동전을 바꿔주면서 이동금고 노릇도 하며
금고와 회원들이 그렇게 함께 성장 했습니다.
벌써 40~50년 전 일이니, 지금은 그들이 상무나 전무를 거쳐 더러는 이사장이 되었거나 이미 정년 퇴직했고,
아마도 지금쯤은 그들의 자녀들이 금고에 근무할 것입니다.
새마을금고라는 직장은 크게 두 군데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각 지역에 있는 새마을금고들이고,
다른 하나는 이들이 모여 설립한 연합회로서
금고를 위하여 자체적으로 지도.감독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입니다.
은행은 각 지점을 합하여 본점과 함께 하나의 법인이지만,
새마을금고는 각 새마을금고들이 각기 독립된 법인이며
그들이 모여 또 다른 법인인 연합회 즉 중앙회를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1,200여개의 독립된 법인금고들이 있고 그 법인금고들은 가까운데 대략
2~3개씩의 지점을 두어 모두 3,000여 점포가 됩니다.
중앙회는 전국 시도에 13개 지역본부를 두고 있으며 직원들이 모두 700여명 쯤 되며
금고는 지점을 포함하여 3,000여개에 평균 5~6명의 직원이 근무합니다.
이들에 대한 채용은 중앙회와 금고가 각각 따로 합니다.
금고들의 특성상 그 지역에 붙박이이다 보니, 가까운 동네 회원들이나 임원들의 인사 청탁도
물리치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차라리 시도별로 공개 채용하여 필요한 금고에 배정합니다.
중앙회는 일반 대기업 수준의 채용절차를 거칩니다.
서류면접과 필기시험을 거쳐 최종 면접까지 마쳐야 하는데
필기시험은,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외부 전문기관에 출제와 시험관리를 의뢰 합니다.
시험 준비는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이지만,그 직장의 기능, 역할에 부합하는 자질을 갖추었나를
보는 것입니다.모집 직종에 맞는 전공분야 출신이면 더욱 좋을 것은 일반 기업이나 다를 바가 없지요.
나의 경우 이미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면접했습니다.
질문지는 미리 준비하지만,
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는 적극성과 추진력을 보는데 주력했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보다는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혹, ‘神의 직장’을 찾습니까?
그러면 자기가 '神'이 되어야지요.
완벽한 교회에 가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완벽하지 못한 당신이 감으로써
그 교회의 완벽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마찬 가지입니다. 나의 직장은 내가 갖춘 인격과 능력에 따라 가는 것입니다.
좋은 직장이란 무엇입니까? 보수가 많은 직장, 일이 적성에 맞고 편한 직장,
안정되고 발전 전망이 좋은 직장 등일 겁니다.
마치 결혼 상대를 구할 때처럼 서로 자기 생각은 안 하고 상대에게 좋은 조건만 바라는 건 아닙니까?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는 걱정이 몇 개 있지요.입시, 군대 가는 것, 운전면허 따는 것, 취업하는 것
그리고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 등일 텐데. 모두 어려운 문제지만 공통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가 갖춘 인성과 능력만큼 돌아온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상대도 바로 그런 사람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남들 다 하는데 왜 내가 못하겠나 하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 합니다.
입시도 그렇고 군대도 그렇고 운전면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통과한 사람들도 화성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당신도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의 새마을금고는 어떨까요?
첫째, 보수 걱정이 없습니다.
기업은 영업이 잘 안되면 재고만 쌓여 어떤 기업은 봉급을 재고 제품으로 대신 준다는 데도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재고가 ‘돈’이니 그런 걱정 없습니다.
둘째, 보수가 낮지 않습니다.
일반기업은 주인이 있어 보수를 올려주면 그만큼 주인이 가져갈 이익이 감소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금고는 주인의식 없는(?) 회원들이 주인이다 보니 그런 제약이 없습니다.
또 독립된 법인체라 공무원처럼 중앙으로부터의 획일적인 통제도 없기 때문에
보수 인상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셋째, 공제사업이라고 보험도 모집하는데
그 모집 수당이 임직원에게 돌아가, 그 수당을 합하여 연봉이 수천에서 1억을 넘는 직원들이
꽤 많습니다.
은행보다 10여 년 앞서 시작한 이 방카슈랑스는 새마을금고의 고유업무 중 하나인데,
이로 인하여 금고의 수익과 직원들의 보수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공제모집의 어려움으로 신입직원들이 못견디고 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금과 대출로 인하여 금고를 찾아오는 회원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래도 일반 보험 모집인보다는 좋은 여건이어서
그 고비를 넘고나면 이제는' 공제 없으면 금고에 다닐 맛이 안 날 것'이라고 합니다.
넷째, 새마을금고 복지회라는 직장공제 재단이 있습니다.
매월 자기가 선택한 일정한 금액을 납입하면 금고가 그만큼을 덧붙여 불입한 것을
재단이 운용하여 퇴직 때 부가금까지 더하여 지급하는 것으로써 마치 교원공제회나 군인공제회 같은데
다른 금융기관에 없는 좋은 제도이며 이는 거의 퇴직금 보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다섯째, 인사이동에 따른 거주지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모든 공무원과 대기업들은 전보로 인하여 주기적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는데
새마을금고는 그 지역에만 있는 독립된 법인체다보니 인사이동으로 전근 갈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입사 후 퇴직까지 한군데서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환경이지요.
물론 한 금고 내에서도 지점간에 이동은 있는데 그래봐야 고작 같은 시군내에서 가까운 이웃입니다.
이렇게 보니 새마을금고가 좋은 직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진면모는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영리회사처럼 각박하지 않고, 공직처럼 경직되고 보수적이지 않습니다.
금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지만 업무가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 섬’이라는 점입니다.
일반 상거래는 너와 내가 이해 상반관계에 있어서 내가 이익을 많이 보려면 네가 손해를 봐야 하지만,
금고는 회원과 상생관계로서 금고 이익이 곧 회원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은행은 예금이자를 낮게 주고 대출이자를 높게 받으면 이익(경영을 잘하는 것)이지만.
금고는 대출이자를 보다 적게 받고, 예금 이자는 좀 더 주어야 하는
(태생적으로 고달픈)비영리 협동조합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금고로부터 기념품을 많이 받으면 연말에 돌려 받을 이익이 작아지고,
사무실에 전등 하나라도 덜 키고, 수납창구에서 티슈 한 장이라도 더 아끼면
그것도 회원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것이지요.
금고는 작은 돈들을 알뜰히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 주고 회원들의 사업 밑천을 대주어
가난한 이웃들이 부유해지게 하는 것입니다.
금고는 남는 이익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 사업을 합니다,
국가나 정부의 손길이 못 미치는 우리 지역의 애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지요.
조직도 있고, 돈도 있고, 경영시스탬도 갖췄으니까 다 잘 할 수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의 참 맛은,
이렇게 주민과 지역사회를 위하여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나의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