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비가 샙니다.
1층 복도 천장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벽면은 축축해지고 급기야 곰팡이가 피어오릅니다.
우리들이 직접 방수작업을 해보려고 2층 높이의 이동용 작업대를 빌려와서
어설프게 올라타고 2층 창문틀을 들쑤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며드는 빗물을 다른 데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유리창 너머 운동장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거나
유리창에 듣는 빗줄기 소리를 들으며
커피잔을 우아하게 들고 있을 때면
낭만이 이런 건가, 작은 행복이 멀리있는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 벽지가 검게 변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이걸 어찌해야 하나, 하며 막막해 합니다.
지금 방수작업을 한다고 빗물이 가는 길과
건물 안에 사는 우리의 길이 온전하게 저마다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야 있겠습니까?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 있을라고요,
다만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정성을 쏟을 뿐입니다.
관옥나무도서관 내부 공사는 많이 진행됐습니다.
벽면 마무리는 석고보드 마감 상태에서 천장과 맞닿는 부분 정도만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서가가 벽면을 차지할테니 이중으로 일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천장은 도배지를 바르기로 했습니다.
평상이 제모양을 찾았습니다.
평상 위에서 펼쳐질 광경을 살짝 펼쳐봅니다.
평상 뒤 벽면이 편백피죽이 들어갈 자리입니다.
사랑어린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이
배움터가 되고 도서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공사가 잘 진행되고 무탈하기를 마음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