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6구간(양정고개-천마산-천호산-황령재-함박봉-깃대봉-덕목재)
1.일시: 2014년 8월 16일 토요일
2.참가인원: 그윽한 미소, 바람 그리고 나
3.날씨: 후덥찌근하면서 시야는 탁 트이지는 않아 조망도 없는 이런 날씨가 등산하기에는 쥐약이다. 노력한 만큼 풍광을 볼 수도 없고 땀과 더위가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아! 가을 겨울이 그립다.
4.산행거리 및 시간: 10:25:32~ 17:58:32(07:33:00)
이동, 도상거리: 21.59km, 18.42km
평균속도 휴식 포함: 2.86km/h
휴식 제외: 3.36km/h
고도: 464~ 146(318)m
오르막 거리, 속도: 10.65km, 3.00km/h
내리막 거리, 속도: 10.73km, 3.74km/h
휴식 횟수, 시간: 1회, 01:07:35
GPS 오류 횟수(터널포함): 0회
이 고도표에서는 기껏해야 14km 주행거리인데 어떻게 gps상에서는 21km가 나왔는 지 알 수가 없다. 오늘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뭐가 잘못되도 잘못된 것 같은데 '그윽한 미소 나 '바람'은 자기네들이 맞텡이 간 걸 보면 21km가 맞다는 것이다.
아무리 봐줘도 15km 이상은 아닌디...
오늘도 여지없이 철도청의 신세를 지고 기찻간에 몸을 의탁했다. 아침에 일찍 나오느라고 '바람'은 아침을 못얻어 먹은 모양이다. 살겠다고 하는 짓인데 끼니를 굶어서야 되나! 점점 정맥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우리의 교통도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양정고개 신계룡지구대 앞 천마산 입구 도착 시간 10시 24분. 지난 구간 양정고개 철물점 이쁜이 주인장에게 고맙다고 인사나 하고 가자며너스레를 떠는데 진심이 약간은 묻어나 보인다. 고맙다는 인사가 목적인 지 얼글을 보는 게 목적인 지 알 수가 없다. 어디 우리집 니네집 마누라 보다 이쁠까 보냐?
그저 짬만 나면 이빨을 깐다. 심지어는 이 뙤약볕 가파른 된비알 언덕길에서도 여전히 이빨을 깐다.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나는 힘이들어서 말도 안나오는데...
여기서 팔각정 방향이 정맥길이다.
팔각정이 있는 255봉.
금암지구 신성아파트 전경인데 산으로 둘러 쌓여 아늑한 분위기다. 그러나 '바람'의 견해는 우리와 달랐으니, 자고로 배산은 되었으되 임수가 부족하야 길지는 아니라는 그럴듯한 풍수해설을 한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고...
아스라이 계룡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우리가 걸었던 길들이...
되돌아 볼 수 있는 능선길, 그길이 비록 우리에게 신산의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고 훌륭한 풍광도 선사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객관적 시각을 제공해 주는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그안에 들어가 있을 때는 주관적 힘에 휘둘려 갈팡질팡 하다가 툭튀어 건너 편으로 시야를 옮기면 객관의 힘이 발휘되어 반성도 하고 회한에 젖기도 하는 게 아닌지 싶다.
아무튼 이그림 하나만 가지고도 우리는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이다.
계룡의 전경 동영상.
'바람'이 오늘은 아침을 굶고 오는 대신 간식은 바리 바리 싸왔다. 고구미랑 참외 포도 등등...
맛있게 생긴 버섯인데 이름이 무엇인고?
매운탕에 넣어 끓이면 염라국에 가려나?
양정에서 2km 왔다. 정확히 시간당 2km다.
이 버섯은 무슨 버섯인고? 표고같이 생겼는데...
천호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니 우리가 점심을 먹은 것이 아니라 모기들이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먹는 놈을 붙잡아 사형시키니 선혈이 낭자하다. 훌딱 벗고 먹으면서 오늘 천호봉 모기들의 회식에 우리의 등짝이며 뱃거죽까지 무한제공 했다. 먹고 있던 놈도 죽이지 말걸! 죽은 모기여 너도 극락왕생하거라!
마귀광대버섯 유균 버섯이라는데, 이버섯은 독버섯으로 유명하다.
천호산 386m.
흰가시광대버섯! 광대버섯은 전부 독버섯이라고 보면 된다.
아스라이 호남고속도로가 보인다.
날은 덥고 갈길은 멀고...
뭘 봐! 팔각정에서 마지막 남은 천도 복숭아로 더위를 속인다.
황령재 도착 3시 34분. 이제 점점 힘은 빠지고...
여기서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 안되고 오른쪽 윗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함박봉 올라가는 입구가 나온다.
이곳이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황산벌 전적지다.
이제 함박봉 정상을 거쳐 내려가면 우리의 목적지 덕목재다.
이버섯은 무슨 버섯인고?
저렇게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오면서 어떻게 이빨을 깔 수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앞서 먼저 올라 오면서 하도 힘이 들어 혹시 이빨을 까고 올라오나 확인해 보니 정말로 정말로 이빨을 까고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숨이 턱에 차서 헉헉대고 있는데 이것들은 귀로 이야기를 하나?
함박봉 정상에서...
영지가 도처에 즐비하다. 잘 자라거라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 약효 볼 수 있게!
덕목재 내리막 길에서.
남은 포도도 작살내 주시고...
덕목재 마지막 내리막에 있는 깃대봉 도착 5시 7분.
여기서 직진길을 잡으면 100% 알바다 우리가 그랬으니깐. 일찍 길을 잘못 들은 것을 알았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늦게 알았으면 이 된비알 비탈길을 다시 올라야 했고 그랬으면 그 수많은 비난과 질타를 어찌 감당했겠는가?
깃대봉 삼각점.
여기는 영지가 지천이다.
드디어 호남고속도로가 지나 가는 덕목재다.
덕목재 도착 5시 50분.
노인 요양 병원을 지나 국도에 도착해서 왼쪽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덕묵리 버스 정거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 왼쪽 아래로 지하통로를 통해 호남고속도로를 넘으면 된다.
덕목재 전경
호남고속도로 맞은편 철사다리로 이곳으로 넘어간 팀들도 있다.
덕목재 버스 정거장에서 계룡 택시를 호출하여 계룡역 6시 47분 용산착 기차를 탈 수 있느냐고 물으니 쉽지 않을 거란다. 해서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벌곡 택시를 호출하니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는다. 우리가 누구인가 절대로 포기를 모르는 인간들 아닌가? 게다가 길이없으면 만들어 가는 인간들이니...
벌곡 택시와 통화가 되어 여유있게 계룡역에 도착해서 화장실에서 몸단장과 옷을 갈아 입고, 입석시 우리가 항상 애용하는 기차 카페로 들어갔다. 그러나 허거걱! 그곳 카페는 휴가철을 맞이하여 한마디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발을 디딜 공간 조차도 없다. 시원한 곳에서 맥주를 빨며 올라가는 상상을 했건만 말짱 황이다! 이리 떼밀리고 저리 떼밀리며 어렵싸리 천안까지 개개고 가다가 이곳 천안부터는 입석에서 죄석으로 바뀌어 각자 찢어져 용산 다가서 다시 눈물의 상봉을 했다.
우리의 용산 도착 시간이 거의 9시경일텐데도 우리의 '딱선생'은 우리를 기다려 준다니 눈물이 앞을 가려 갈길을 방해한다.
맛의 촉수을 곤두세운 우리의 '그윽한 미소'의 레이다에 걸린 '곽대리 곰장어집'!
국산이 아니라 미국산이라는 것이 마음에 께름칙하기는 했지만 가격 대비해서 맛도 훌륭하고 특히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장어맛을 잡아 줄 수 있는 양파가 곁들여진 오이 절임이 새콤 달콤한 것이 압권이다. 게다가 풍성하게 나오는 달걀찜은 빈속을 채우기에는 손색이없다.
마지막 마무리는 도시락! 우리 학교 다닐 때 도시락 검사까지 받은 세대들인데 추억이 왜 아니 없겠는가? 오전에 도시락 검사를 하면앞면만 살짝 긁어 먹고 뒤집어 놓으면 항상 감쪽같이 담임선생을 속이곤 했다. 그때는 왜그리 밥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팠는 지!
재료로 들어간 것은 그닥 없는데도 감칠 맛이 있다. 아마도 추억이라는 양념이 듬뿍 들어간 도시락이라 그런 것 같다.
오늘도 막차까지 개개다가 각자집으로고고씽
더운 날씨에 '그윽한 미소' 와 '바람' 고생했다. 그리고 늦은 시간에도 우리를 위해 기다려 준 '딱선생'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더불어 내 뱃속으로 들어간 미국산 곰장어들아 명복을 빈다. 극락왕생하길 바란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첫댓글 기계를 의심치 말지어다..21km가 맞아!!
청학 재미있게 읽었구..변함없이 고생들 많았다..
내가 기다린게 아니고 니네들이 날 불러준거지 항상 잊지않고 불러줘서 고맙다.
니가 빠지면 앙코 없는 찐빵이요 고무줄 없는 빤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