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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람들의 푸시킨에 대한 애정과 존경은 유별나다. 러시아 땅의 어디를 가도 우리는 푸시킨의 흔적과 마주친다. 그리고 푸시킨 이후 러시아 문학의 어떤 페이지를 열어 보아도 우리는 푸시킨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 ||
모스크바 푸시킨국립미술관 앞의 동상 | ||
도스토예프스키에서부터 20세기 노벨상 수상 작가인 파스테르나크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대가들은 항상 푸시킨을 계승하고 인용하고 되새기면서 자부심을 느꼈다. 한마디로 푸시킨은 러시아 문학의 모든 것이었다. |
푸시킨문학의 특징은 음과 의미의 완벽한 결합, 서술의 자연스러움, 명석·간략함에 있으며, 그의 공적은 근대적 러시아 문장어 표준 확립과 세계문학 수준에 이르는 새로운 국민문학 창조의 2가지로 집약된다.
I.S. 투르게네프가 그의 창작활동에 대해 '다른 나라에 1세기 또는 그 이상 뒤떨어져 있던 2가지 일을 그 혼자서 이루었다'고 한 것처럼, 그는 러시아의 진실·국민성 및 역사적·사회적 조건을 기술한 국민시인이면서, 민족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러시아문학을 보편적인 것으로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더라도>를 두고서는...
평이한 시어로 삶에 대한 진지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시로 푸슈킨의 시 중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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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누군가는 이렇게도 해석한다.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관조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정말 그는 그러 했을까?
푸시킨은 아내 나탈리야의 낭비벽으로 재산을 모두 탕진했으며, 또한 그녀는 프랑스 혁명때 도망친 프랑스 망명 귀족 단테스와 바람이 났다. 푸시킨은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그 부상으로 이틀 후 38살에 젊은 나이에 죽게 된다.
<푸시킨시에 있는 동상> |
그의 사랑과 죽음에 대해서는...
사람들 대부분은 젊은 나이로 허망하게 맞은 푸시킨의 죽음을 두고서 '당시 그의 문학적 재능을 아낀 많은 러시아 민중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말하지만, 어떤 이는 여자 보는 눈이 없어 '머릿속이 하얀 여자'를 마누라로 얻어 불행을 자초한 것이라고 한다.
나탈리야 곤차로바. 그 빈 머리(지적 수준이 미달되는)와 미모로 인해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고 목숨까지 잃는 결과를 낳았다고. 1826년 푸시킨은 황제의 특별사면으로 부름을 받고 유배지에서 돌아와 지내다 16세(13세 연하)의 나탈리야를 보고 반하게 되는데, 일찍이 그가 "현기증을 느꼈다"고 했을 만큼 빼어난 미모의 여성이었다. | ||
Natalya Goncharova, Pushkin's wife. Painted by Ivan Makarov (1849). | ||
그러나 그는 이 결혼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른다. 가난했던 신부 측은 푸시킨의 가문에 반해 결혼을 승낙했던 것이다. <모스크바 아르바트거리 신혼집 앞의 푸시킨부부> |
이런 와중에 아내의 불륜을 암시하는 투서까지 날아들었다.
황제의 근위병 중에는 프랑스 혁명 때 러시아로 망명해온 귀족(단테스)이 있는데, 둘이서 몰래 만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푸시킨의 진취적인 사상을 미워한 당시 세력가의 음모라는 설, 혹은 황제와 나탈리의 불륜을 덮어주기 위한 계책이란 설도 있지만, 푸시킨은 '간통한 여자의 남편'이라는 익명의 편지에 분개했다. 아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는 '연적'과 담판을 지어야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네바강과 공원(왼쪽>> |
이 모든 것을 종합해 푸시킨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고 다들 얘기한다.
맞는 말이다. 내가 정말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푸시킨의 문학인생은 그가 쓴 시형(詩形)소설 '예프게니 오네긴'(Evgenii Onegin)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누구 하나 말하지 않는 점이다.
'이것은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리얼리즘의 달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당시 러시아 사회의 특질을 남김 없이 그렸다.'
그렇게만 평할 뿐이다.
소설의 주인공 오네긴은 다름아닌 작가 그 자신이었다. 다만 여주인공의 성격과 푸시킨 자신의 역할이 정반대였는데, 이는 작가도 짐작하지 못했던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소설의 여주인공 타티아냐 같으리라고 여겨 반했을 아내 나탈리야는 실제 '내면에 사랑과 자유와 평온을 함께 지니고 있는 여인'이
아니었으며, 또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상대의 자존심을 도발해 결투를 신청하게끔 하고 죽게 만들었으나, 현실에서는 푸시킨 자신이
격분해 결투를 신청하고 죽음을 맞는다. <예프게니 오네긴과 블라디미르 렌스키의 결투- by Ilya Repin> |
푸시킨은 소설 '예프게니 오네긴'의 집필을 1823년부터 1830년까지 계속하였다.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듯 세월의 흐름따라 서서히 줄거리를 엮어 갔던 것이다. 묘하게도 결혼 1년 전에 작품을 완성했다. 그 시기가 좀 더 늦춰졌더라면 스토리가 많이 달라졌을까? <푸시킨의 자화상- 1820년> |
Andy Williams - Love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