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SBS <강심장>에서 왕종근 아나운서가 정약용의 '하피첩'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막 이에 관한 글을 카페에 올리고 난 뒤여서 그랬습니다. 타이밍이 실로 이럴 수가!
글을 게시하고 TV나 볼까 하고 켰는데, 전 KBS 2TV <진품명품>의 MC로 10년간 장수했던 왕 아나운서가, 그때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수원의 한 아파트건설현장에 누군가 와 폐지로 버리려는 고서를 아파트관리소장이 막연한 호기심에 손에 넣었고, 감정의뢰나 한번 받아보자란 생각으로 <진품명품>을 찾아왔대나요. 그렇게 해서 다산문집에서 기록만으로만 알려져 있던 하피첩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는 겁니다. 잘했으면 왕 아나운서가 그 즉시 2억에 살 수 있었다는데, 망설이다 행운을 놓쳤다네요. 부르는 게 값인 보물급인데!
그의 말마따나, 고미술품 감정 프로그램을 10년 맡아 했으면 뭐하나, 선무당인데...
그래도 귀한 선조의 유산이 세상에 알려지지도 못하고 소각될 뻔했던 걸 구하는데 왕 아나운서도 한몫한 건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장품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면 나라에서 빼앗아가는 줄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귀한 것 같다 싶으면 감정을 받아 세상에 빛을 보게 해야지요."
하여튼 재미있는 분이십니다. 위트가 넘치는 분이에요. 전 왕 아나운서가 <진품명품> 진행하는 걸 우연히 한번 보고 재미를 들여, 일요일 정오마다 꼭 봤죠. 그러다 왕 아나운서가 떠나니 관심이 멀어졌는데...어쨌든 현역에서는 물러났더라도 꾸준히 TV에 모습을 보여주는 '왕 아나'에게 고맙다는 생각이고,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습니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만든 '하피첩' 얘기는 <생활단상> 코너에 있으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