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0일 이천환(李天煥, 바우로, 당시 87세) 전 주교의 장례가 끝난 뒤 고인은 평소 뜻대로
서울주교좌 성당 내 세례요한 성당에 안치되셨습니다.

1922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한 이천환 주교는1953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1965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대한성공회 주교로 서품돼 초기 대한성공회를 이끌어왔습니다.
독신으로 살아 온 이 주교는 1984년 스스로 사퇴 즉 퇴임하고 1985년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습니다.
정년의 임기 4년을 남겨 놓고 스스로 주교직에서 퇴임하신 겁니다.


이후 대전교구의 배두환 주교님 그리고 부산교구의 최철희 주교님도 정년을 채우지 못하시고 퇴임하십니다. 어찌보면 1980년대 군부독재 시대를 살았던 아픔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점선 사이 글이 그 사건의 계기가 된 성명서 중에 일부입니다.
-------------------------------------------
선교사 하수인 시대를 종언하며 중 일부
1983년 3월 25일 성명서
지동식 교수는 한국 성공회를 목련의 품격과 깨끗함에 비유했지만 현재의 한국 성공회는
돈과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뒷골목 세계의 어지러운 수치를 있는대로 드러내고 있다.
하수구를 무쇠뚜껑으로 막는다고 그 악취와 부패가 소멸되지 아니하듯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숨기고
모른체할 수 만은 없는 시점에 온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순진한 평신도의 충격과 실망을 이유로 하느님을 속이지 말자.
평신도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며 상처받을대로 다 받았다.
발가벗은 임금님의 우화는 이미 남의 얘기가 아닌 것이다.
----------------------------------------------------------

당시 성명서의 주장엔 서울 교구 이천환 주교, 대전교구 배두환 주교, 그리고 최철희 부산교구 주교의 퇴진을 주장했고 그 수단의 하나로 4월 21일까지 주교퇴진 서명운동을 하겠다는 성명서입니다.
아래 사진은 당시 결의문인데 흐려서 잘 안 보입니다.
잘 보면 3항 모두 세 주교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결국 시간을 두고 퇴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