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를 맞아 고연비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경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가했다. 때마침 기아차가 신모델을 내놨으니 바로 경차인 뉴 모닝이다. 기존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아닌 풀모델 체인지인 만큼 기대감도 커진다. 과연 2011년형 모닝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지난 3월 중순경 2010년형 모닝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쉐보레 스파크)를 비교시승 했던 기억이 난다. 모닝은 가속력 등의 동력성능 부분서 미미한 차로 스파크를 눌렀지만 마무리를 비롯해 차량 셋업 등에서는 큰 아쉬움을 보인바 있다. 당시 기준이라면 ‘이 차(모닝)를 왜 사?’라는 말이 쉽게 나올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아쉬운 조건을 많이 갖추고도 늘 판매량은 앞섰던 모닝이다.
모닝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전면부 느낌이 독창적이지만 쏘울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넓게 자리잡은 헤드램프는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되었고 중앙부 그릴도 어색함이 없다. 범퍼의 디자인도 세련미와 기능성을 갖춰 아쉬움이 비춰지지 않는다. 예전모델처럼 ‘귀여운 차’라는 느낌이 감소하긴 했지만 남녀 모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 디자인이다. 이는 모닝에 있어 큰 장점이 될 것이다.
기자는 스파크를 갖고 있다. 기자의 지인들도 기자의 추천으로 스파크를 구매해 아내에게 선물한 경우가 많았는데 일부는 전면 인상이 강하다는 이유로 스파크를 기피했다고 한다. 물론 카마니아인 남편들의 역량으로 최종 구매는 스파크로 이어졌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모닝의 전면부 디자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측면부 디자인도 경차다운 아기자기함과 최신 기아차 특유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라면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다. 쏘나타를 비롯해 투싼iX, 아반떼MD, 엑센트에 이르기까지 리어를 향해 치켜 올라간 라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아의 경차에 이런 라인이 사용되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휠은 15인치 스펙으로 기존 모델처럼 꽃무늬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타이어는 175mm급으로 경차에게는 충분한 사이즈다.
후면부 디자인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L(ㄱ)자형 램프의 디자인 및 구성에 대한 경쟁력도 충분해 보인다. 범퍼도 특색 있게 잘 다듬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튀는 느낌 없이 다른 신차들과 조화를 잘 이뤄내고 있는 것이 뉴 모닝이 갖는 디자인의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섰을 때 이차가 신차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른 기아차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디자인을 바탕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요소들에서는 신차다운 매력이 물씬 풍긴다. 스티어링 휠은 아우디, 폭스바겐의 고성능 모델에서 사용되는 D컷 스타일처럼 하단 부분의 영역이 적다. 리모컨을 달아 다양한 기능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좋다. 깔끔한 계기판의 구성도 크게 나무랄 부분이 없다. 트립 컴퓨터에 장비된 ECO 기능을 활성화 시켜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점도 최근 기아의 신차답다. 경쟁차에 없는 내비게이션의 장착도 좋다. 기존 모닝에도 내비게이션 이용을 위한 LCD모니터가 있었지만 너무 아래쪽에 위치해 운전을 하며 볼 때 무리가 따랐는데 뉴 모닝은 LCD모니터를 상단에 배치해 이런 아쉬움을 최소화 시켰다. 단, 내비게이션 정보를 업데이트 할 때의 시간이 줄어들면 좋겠다. 블루투스를 통해 iPod(iPhone)을 연결시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공조장치 컨트롤러의 쓰임새 부분서도 아쉬움이 없다. 전용의 단자를 이용해 iPod를 연결할 수 있지만 전용 케이블이 별매라는 점은 아쉽다. 이전 모닝의 경우 사은품으로 아이팟을 증정하기도 했는데 최소 케이블 정도를 무상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하면 어떨까 싶다.
썬루프가 장비된다는 점은 매우 좋게 받아들일 부분이다. 경쟁차에 없는 요소이며 최근 썬루프를 선호하는 수요 또한 늘어난 만큼 좋은 구성이라 생각된다. 한가지 재미난 부분은 썬바이저의 조명이다. 타 모델들처럼 한번에 켜지는 것이 아니라 6개의 작은 전구가 좌우로 짝을 맞춰 차례대로 들어온다. 별것 아니긴 하지만 경차다운 아기자기 함이 엿보이는 부분 중 하나다.
앞좌석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시트의 단단함 및 기타 설정도 무난하다. 6개의 에어백이 기본 장착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경차=안전성 저하’라는 인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최근 다양한 모델들이 저마다 다수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쉐보레 스파크)가 이뤄낸 성과다. 지난 2010년 경차로서 다수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기 시작하기 시작했고 이에 자극받은 많은 신차들이 사이드 에어백까지 기본 장착하기에 이르렀다.
뉴 모닝의 뒷좌석은 조금이나마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경쟁차 대비 공간 부족이 느껴지는 것이 이유다. 레그룸을 확보를 통해 뒷좌석 승객에 대한 배려를 늘렸으면 좋겠다. 반면 트렁크 공간 등은 경차 수준에 알맞게 구성되어 아쉬움을 만들지 않는다.
이제 뉴 모닝과 함께 달려보자.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답답함은 없다. 경차 수준에 걸맞는 또한 1.0리터급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로서 무난한 반응이다. 경차 수준에 어울리는 가속력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속도 향상이 이뤄지는 지는 만큼 시내 주행 시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0-100km/h 까지의 가속시간은 16.5초로 기존 모델 대비 0.4초 가량 빨라진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분명히 늘어난 엔진 출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반 발진가속력의 지표가 되는 0-60km/h까지의 가속력은 기존 모델이 좋게 나타났다.
2010년형 모닝은 60km/h까지 6.2초 만에 도달해내는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현 세대 모닝은 이보다 0.8초 가량 늦어진 7.0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원인으로 몇몇 요소들을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 30Kg가량 늘어난 몸무게의 영향도 있었을 듯 싶다.
하지만 0-100km/h의 가속 시간은 현세대 모닝이 앞선다. 다시 말해 늘어난 엔진 출력이 영향을 행사할 수있는 2단 이후부터 본격적인 경쟁력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실제 고속주행 중 6천rpm 부근서 느껴지는 마력감은 경차로서는 매우 좋은 부분이다. 짧게나마 시원스레 나간다는 느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부 매체서 뉴 모닝의 가속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바 있는데 다소 의외다.
참고로 계측기 상에서는 기존 모델 대비 약 4마력 이상 높아질 실제 구동출력이 확보되었음이 나타났다. 최대토크 수치는 조금 떨어졌지만 기존 들쭉날쭉했던 토크밴드가 플랫(Flat)하게 변화되며 안정화 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더 빠른 가속에 또한 어떤 rpm대에서도 좋은 힘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주행연비다. 기존 모델도 좋은 편이었지만 수치적으로 1km/L 가량 늘어난 연비의 이점이 잘 살아나고 있다. 연비를 위한 주행이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주행해도 14~15km/L 이상 어렵지 않게 나온다.
승차감은 무난하다. 중형차 만큼은 아니어도 소형차와 비교할 만큼의 경쟁력은 보여주고 있다. 단, 고속주행 시 아쉬움이 부각된다. 역시나 MDPS에 의한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신차에 적용하고 있는 MDPS는 연비 부분서 도움을 주긴 하지만 몇몇 아쉬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빠른 조타에서 무거워진다는 점과 고속 주행시 휠과의 일체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안전과 직결되는 제동 및 조타에 관련된 부분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본격적인 차량 테스트를 시작한다.
차량의 기본 밸런스 확인을 위해 VDC를 해제한다. 지난해 모닝을 시승하며 주행안전장치가 채용되면 좋겠다 말 한적이 있는데 막상 장착되니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자처럼 VDC를 거추장스럽다 여기는 운전자도 있겠지만 노면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VDC 등의 주행안전장치는 많은 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무난한 가속력을 바탕으로 속도를 끌어올린다. 이후 코너를 앞두고 제동력을 끌어낸다. 사실 현대-기아차의 제동 시스템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늘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모델이 고속주행서의 제동 및 잦은 제동으로 부하가 걸릴 때 아쉬움이 커지는 편이다.
역시 이번 뉴 모닝도 전세대 모델 대비 큰 차이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큰 불만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모델서 느껴지지 않던 제동편차가 커졌음이 불만으로 다가온다. 일부 차종에서 경험한 운전자도 있겠지만 좌우 제동편차가 발생할 경우 급제동시 차가 좌우로 뒤뚱거리며 정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운전에 능숙한 경우라면 문제없지만 초보 및 여성 운전자일 경우 제동과 더불어 주행 궤도가 틀어지는 만큼 크게 놀랄 수도 있다.
VDC도 제동력을 바탕을 작동하는 시스템인 만큼 셋업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겠다.
코너에 접어들여 스티어링 휠(핸들)을 감는다. MDPS의 영향으로 경쟁차인 스파크 보다 감각적인 부분서의 아쉬움이 커진다. 스파크가 스포츠 세단과 같다면 뉴 모닝의 감각은 소형 트럭수준이라 말할 정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DPS는 장점도 있지만 현세대의 시스템은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되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크다.
코너링서 하체가 받아주는 능력은 향상된 느낌이다. 예전 모델은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못하고 롤이 극대화 되며 주행 안정감이 크게 훼손되었지만 뉴 모닝은 코너링 부분서 분명 업그레이드 된 느낌을 잘 보여준다. 미미하지만 차체 강성의 향상도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주행 시 느껴지는 차체 강성은 스파크 쪽이 월등히 뛰어나다. 아마도 새로운 모닝을 개발할 때 스파크의 강성이 이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을 듯 싶다. (대부분은 메이커들은 경쟁사 모델을 벤치마크 해 더 좋은 구성을 갖도록 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차체처럼 설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모닝도 1년 정도의 시간에 스파크를 뛰어넘는 강성까지 확보하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코너링 성능이 개선되며 안정화 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주행 성능에 대한 스파크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4단 자동변속기는 무난한 감각과 변속 타이밍으로 아쉬움을 보여주지 않는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추세라면 차기 모닝에 5~6단 자동변속기까지 적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임의적인 수동모드 활용이 용이하다는 점이 좋다. 아무래도 직렬 배치식의 스파크 대비 스탭게이트 방식이 조금 더 편안한 수동모드의 활용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스파크의 주행 밸런스를 100%로 본다면 2010년형 모닝은 70%에 불과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 세대 모닝은 튜닝을 통해 85~90%까지 경쟁차의 성능에 근접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차체 강성까지는 아니더라도 MDPS만 기존 유압식으로 바꿔도 격차를 보이지 않게 될 것이라 전망된다.
뉴 모닝은 신차다운 경쟁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몇몇 요소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하다. 따라서 스파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의 기본기를 모닝은 눈에 쉽게 띄는 요소들에 대한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어쨌든 연비를 비롯해 디자인의 이점과 편의장비를 통해 스파크를 더욱 더 압박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는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스파크 역시 모닝의 자극을 받아 한 차원 더 성장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