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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터지며 넘던 고개를 땀 흘리며 넘었네.
▲마지막 봉우리(137m)에서 바라본 작두산 석양.
◐ 프롤로그 ◑
미호천은 90km를 남하하면서 많은 산을 품어냅니다.
한남금북정맥과 금북정맥을 좌우날개로 장착을 하고,
막판에 전월지맥과 팔봉지맥을 끌어안고 산화하기까지,
그렇게 美湖川은 금강의 씨알이 되어 바다로 흘러갑니다.
금강과 미호천의 합수점에 좌표를 찍고 산에 듭니다.
오늘의 비밀코드는 일흔두고개라고 불리는 ‘피반령’.
‘피’ 어감에서 풍기는 살벌함으로 긴장은 고조되고
산줄기과 물줄기의 은밀한 밀당은 가일층 팽팽해집니다.
오늘은, 가마꾼들 피땀눈물을 헤아리며 걸어봐야지.
해발 고도가 아닌 삶의 고단함의 높이를 생각하면서
피반대령에서 갈래치는 샘봉산 산줄기도 다독이면서
샘봉산 기억을 오늘 마루금 흔적으로 덮어쓰기 할꼬야.
◐ 산행 얼개 ◑
◇ 언제 : 2021년 3월 21일 (일요일)
◇ 누구랑 : 에마리오님, 주산자님, 진달래님, 범산.
◇ 어디를 : 분기점-580.7봉-피반령-(갑토봉)-봉화봉-방고개.
▲세 번의 환승 끝에 청주의 용두사지철당간 승강장까지 왔습니다.
용두사지철당간은 국보14호라는데,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것인데,
30분 가량 기다리면서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네요. 지나고 나서 후회합니다.
▲215번 시내버스는 가덕면 내암리에 우리를 떨구어놓고는
무심천 발원지인 벽계수 옹달샘 방향으로 휑하니 달아납니다.
우리는 내원사 방향으로 좌틀, 팔봉지맥 분기점을 찾아갑니다.
▲쌍암재에서 팔봉지맥 분기점까지는 한남금북정맥 때 걸었던 길.
그 때 기억을 덮어쓰기보다는 내암리 쪽 산자락을 밟고 싶었던 것.
따라서 오늘 산행은 덮어쓰기보다 새로쓰기에 방점을 찍는 여행.
▲숫가마골에 명물이 생기고 있는 중입니다.
돌이 모여 탑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태어나고 있었고
탑 쌓는 마음이 알알이 박혀 하늘과 교감하는 작업이 진행중.
▲외딴 집 하나.
폐가인 줄 알았는데, 멍멍이 노래소리가 들려와서 덜 외로웠지요.
▲외딴 집 옆으로 돌아서니 갈림길. 왼쪽 길을 고릅니다.
▲계속 산속 깊이 들어갑니다.
박인식님의 진지한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산은 높이보다 깊이가 중요합니다.”
▲산이라는 말 말고는 정확한 표현이 없지만
어떤 산을 가도 똑같은 산은 하나도 없더이다.
그래서 난 또 오늘도 산이라는 큰 세계로 빠져듭니다.
▲삭발해서 시원하고 만만해 보이던 산자락.
만만하게 보이던 오름은 예상을 비웃었습니다.
더 긴 거리, 더 지루한 시간, 더 강파른 기울기. . . .
▲올라온 길 뒤돌아보면 아득하기만 합니다.
데리고 온 잡념을 저 아득한 아래로 굴려버리고 싶습니다.
▲드디어 정맥마루금에 올라섰습니다.
분기점까지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듯 걸을 것이고
분기점 이후는 짝사랑 연인을 대하듯 설레임으로 걸을 것입니다.
▲이 정맥에게 동정을 바쳤던 때는 흰눈이 내렸었는데
오늘은 희뿌연 미세먼지가 온 산자락을 뒤덮고 있습니다.
▲단군지맥 표지석 뒷모습이 보이네요.
몸 풀자고 가볍게 생각했던 접근거리가 3km.
피 터지며 넘었다는 피반령 한참 전에
이미 접근거리의 강파름에서 땀샘이 터졌습니다.
▲실질적인 출발점. 마루금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찬으로 올려진 쌍암재 구간과 국사봉 구간은 맛나게 들었으므로
새롭게 밥상에 올라온 팔봉지맥을 봄동인 듯 맛있게 들 차례입니다.
▲오늘의 마루금 여행이 가차없는 셀프 디스를 동반하기를,
그래서 무자비할 정도로 無愧於心의 무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금적지맥의 구룡산이 미세먼지의 포연 속에 갇혀 있습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완성되어진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미세먼지의 심술 속에서도
걸어야 할 봉우리들이 희망봉으로 불끈불끈 솟아 있습니다.
▲오늘의 마루금 풍경은 두 가지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비 온 뒤끝이라 눈 앞의 가까운 풍경은 선명한 산뜻함이지만
미세먼지의 지옥이라 조금만 시야를 넓혀도 조망은 깜깜절벽.
▲기상청 예보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봅니다.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걷히고 날씨가 갤 것이라는....
▲근사한 풍경들이 미세먼지로 우중충해진 마음을 달래줍니다.
실력없는 배우가 된 느낌이 듭니다.
의상이 화려하게 변하면 형편없는 연기력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는.
풍경이 아무리 근사해도 내면의 꾸밈새, 내적인 알맹이가 우선인 것을.
▲연이어 나타나는 멋진 바위풍경에서 작은 위안을 얻습니다.
행․불행은 상대평가에 기초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갑니다.
▲팔봉지맥의 최고봉(580.7m).
산뜻한 산패로 인해 산자락이 훨 밝아졌습니다.
▲노란 생강나무꽃을 앞세우고 마루금이 왼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오른쪽 계곡엔 무심천의 발원지로 알려진 벽계수 옹달샘이 있을 것이고
왼쪽은 신문리 계곡(고리안골, 분지골, 곤드레골)이 골골 터 잡고 있을 터.
▲마루금을 따라 경계를 짓고 있는 저 철망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한 사유지 경계 표시일까. 덕분에 마루금 길은 수월해졌다만.
▲돌아보기. 팔봉지맥 최고봉이 미세먼지 속에서도 의연하게 솟아있네요.
▲우리를 기다리는 산자락이 새싹을 움틔우는 새봄이라면
돌아가야 할 현실은 산자락의 새 기운에 편승한 업그레이드된 엔진.
▲산행은 행복으로 직행하는 최상의 패.
삶에서 결코 질 수 없는 비장의 카드임이 분명합니다.
▲547m봉.
▲산자락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기상청도 때로는 날씨를 맞출 때가 있단 사실이 위안거리.
▲육체가 존재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맞는 말이지만
산행할 때 육체의 컨디션에 따라 존재성이 좌우되는 건 뭐라 설명될 것인가.
결국 산행할 수 있는 육체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 일입니다.
▲거칠게 불어대는 바람을 피할 바람막이가 필요했다.
바람막이로 안성마춤인 바위 뒤에 자리 잡고 마음에 점 하나를 찍고 갑니다.
▲산비탈을 걸어가는 발걸음에 어둠의 그림자는 상존하는 것.
나풀거리는 천조각에 주문을 걸어 안녕을 기원하는 심리는 인지상정.
▲가볍게 능선을 걸으면서 무거운 주제를 생각합니다.
어떤 이가 죽은 날을 경계로, 죽음 자체보다
눈앞에서 느리게 다가오는 그 그림자가 더 무섭단 걸 알았네요.
돌이켜보면 기묘한 나날들이지만 그만큼 더 소중한 나날들입니다.
▲(피반령 풍경 1).
갑자기 차량 소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피반령이 눈 앞에 떡하니 마술처럼 나타났습니다.
▲(피반령 풍경 2).
피반령터널은 바로 밑을 지나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도 남쪽 3km 지점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
▲(피반령 풍경 3).
피반령 내려서는 까칠한 철계단.
와! 하는 소리가 이명처럼 들렸습니다.
산사람들은 좋다는 표현을 그렇게 하나 봅니다.
▲(피반령 풍경 4). 사다리 타기의 명수들.
▲(피반령 풍경 5). 서쪽 가덕면 방향 풍경.
▲(피반령 풍경 6). 동쪽 회인면 방향 풍경.
▲(피반령 풍경 7). 남쪽 임도 들머리.
▲마루금 여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염원을 표현하는 방법의 한 가지겠지요.
▲볕이 환한, 완전한 봄날로 돌아왔습니다.
미세먼지도 물러가고 가시거리도 넓어졌습니다.
▲볕이라고 다 같은 볕은 아닙니다. 명주라고 다 같은 명주가 아니듯.
미세먼지를 물리치고 나온 볕이라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볕입니다.
▲진행방향 왼쪽.
회인면 방향 도로 옆에 산신령님표 와플파이가 새겨져 있네요.
▲진행방향 오른쪽.
가덕면에서 올라오는 완만한 도로가 급해지는 마음을 다독거려 줍니다.
▲3면 경계봉 (문의면, 가덕면, 회인면).
▲3면경계봉에서 직진하면,
샘봉산으로 향하는 산줄기로 이어집니다(소위 샘봉단맥).
▲돌탑봉에서 우틀 (헛돌이 주의).
▲가덕에서 피반령으로 올라오는 도로가 꿈틀꿈틀.
▲갑자기 터진 봇물처럼 햇볕이 산자락에 마구 쏟아지고 있습니다.
▲봄꽃이 봄햇살을 받아 산자락이 갑자기 환해졌습니다.
▲지금 걸어가는 이 산길은 기억창고에 당분간 저장되겠지요.
정말 기억이 머릿속에 아름다움으로 변할 때 쯤 추억이 되겠지요.
▲기억은 논리적 사고이고 추억은 감상적 앙금으로 해석한다면,
지금 봄꽃과 어우러진 산풍경은 추억으로 남을 만큼 감상적입니다.
▲한껏 깊어진 두 눈으로 산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서남으로 향하던 마루금이 서북으로 방향을 트는 분기봉.
2~300m쯤 직진해서 갑토봉을 알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갑토봉으로 향하는 중.
▲갑토봉
▲갑불소(갑토봉-불당상봉-소떼봉) 원점회귀코스는
노현지를 중심에 두고 한바퀴 휭 돌아보는 인기 산행지.
▲팔봉마루금에 복귀하여 내처 가던 길을 계속 진행합니다.
▲“당신들이 내 처지를 어찌 알리요.”라고
땅속 사람들이 ‘아라리’의 뜻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봄바람을 타고 온 맥꾼 귓전에 ‘아라리’가 흐느적입니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이 좋은 산길을 걷다보면
풍경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갈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산자락을 걷고있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산에 올인하여 산에 빠져서 산이 되고 싶습니다.
▲능갓고개.
▲저 세상으로 먼저 간 사람들이 집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네요.
이들의 침묵에 정곡을 찔리며 속으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정체 모를 두려움을 벗어나는 방법은 그것과 마주하는 것.
대간 백운산 고스락 한밤중, 텐트 밖 거슬리는 소리의 정체는?
마주하고 보니, 바람이 비닐조각을 흔들어대는 소리였다는 사실. ㅎㅎ.
▲무덤가에 홀로 피어있는 할미꽃.
▲산을 향해 이유없이 쏠리는 마음을 소중히 여깁니다.
소중하고 아파서, 눈물같이 맑은 소주가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마루금 곳곳의 장애물들이 몽니를 부리듯 가로막곤 하지만,
돌고돌아 결국은 산에 대한 지극함으로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매몰되기만 하던 나의 시간들을
산으로 인해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었습니다.
▲NO.45 송전탑 가랑이 사이도 통과하고.
▲지금 이렇게 산길을 걸을 수 있는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라고, 山 덕분이라고 고마워합니다.
▲장재동 도로.
▲산은 느슨해지는 사람을 받쳐주는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싹들을 거느리고 언덕을 오릅니다.
▲잘 관리된 묘지들이 자주 목격되는 오늘 같은 날은
낮술 마시고 퍼질러 앉아 그냥 목놓아 소리 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냥.
▲All or Non Principle.
마루금 같지 않은 평지를 걸으면서도 원칙을 생각합니다.
물길을 건너서는 안된다는, 물길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 삶의 궤적이 분명 All은 아닌 게 분명한데,
그렇다고 Non도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에게는 산이라는 큰 응원군이 있으니까요.
▲사랑에 방정식이 있다면 나와 산을 대입해 보고 싶지요.
그래서 사랑방정식을 풀고 쾌속질주를 하고 싶습니다. 고속도로처럼.
▲마루금 앞길을 막는 고속도로가 가슴을 관통시키고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건너편 철탑을 목표로 길을 찾아갑니다.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이 아닌 실패에 대한 태도가 인생을 바꾼다’는 말.
헛돌이는 산행의 기본이라는 말과 서로 통하는 말이지요.
▲머리 위를 질주하는 차량 소음을 안주 삼아
소주를 통음하는 심정으로 마루금으로 돌아갑니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마루금을 찾아가는 길.
가슴에 가두어 두었던 말들이 튀어나옵니다.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이 능선길은 맥꾼들에게는 별의미가 없었지만
고속도로 덕분에 맥꾼들 사랑을 받게 된 케이스.
▲눈물처럼 투명한 햇살이 산자락에 골고루 퍼지고 있습니다.
▲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무명봉에서 산패는,
마루금 일정을 재조명하고 조율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특급 조망처. 대청호 너머 구룡산이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구겨진 휴지 같은 매일이 있을 뿐인 일상에서
산행은 쭉쭉빵빵 시원함을 선물하는 청량제 역할을 합니다.
▲이 산길을 걸어감은 하나의 작은 움직임.
넓은 바다에 기름 한 방울 떠다니는 것과 같고,
높은 허공에 티끌 하나로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것.
▲사람은 헤어질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하고, 죽을 걸 알면서도 살아갑니다.
끝날 걸 알면서도 안달복달하며 마루금을 이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마루금을 걷다보면
가시덤불도 지나고, 열려있는 대문도 통과하게 됩니다.
결국 마루금 여행도 삶의 일부분이라는 말이 되지요.
▲아직 산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아서
산에서 접하는 게 죄다 새롭고 놀라운 것 투성이입니다.
▲산에 빠지다 보면,
예각을 잃어버린 둥근 돌처럼 모가 깎여 산에 동화되는 것 같습니다.
▲장고개.
▲눈에 궁금증을 가득 채우고 봉화봉 오르는 마루금을 탐색합니다.
▲유니온시멘트 담장을 끼고 오르는 산길은 거칠기만 하고.
▲마루금을 찾아 산길을 헤집고 오르는 여정은
현실에 대한 가눌 수 없는 목마름에서 연유합니다.
▲허구한 날 기껏 한다는 게 산타령이라고 구박도 받지만,
산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며 부드러운 접점을 찾으려를 애를 씁니다.
▲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도 오르고 계속 올라 보며 매일의 오늘을 사는 거지요.
▲고맙다, 고맙다. . . . 이 산자락에서 메아리로 흩어지는 말.
입 속에 뱅글뱅글 도는 그 한마디를 못하고 주섬주섬 소주만 챙기기 일쑤지요.
현실의 소용돌이 속에서 매일을 살면서 매일을 낯설어하지만
그래도 산이라는 마음의 안식처가 있으니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
▲봉화봉(일명 所伊山).
계족산에서 신호를 받아 것대산으로 전송하는 봉수대가 있었다는데.
▲(봉화봉 조망1). 피반령에서부터 더듬어 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봉화봉 조망2).
샘봉산(맨 우측 시커먼 놈)으로 향하는 굵직한 산줄기가 구미를 당깁니다.
▲팬터마임 연기하는 배우처럼
말없이 몸짓으로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더니,
야산 정글 속에서도 이리 좋은 산길이 있었네요.
▲오늘 산행도 막바지라 생각하니
잘 당겼다 놓아버린 시위의 파동처럼 웃음이 창창하게 퍼져나갑니다.
▲여기서 잠시 갈등합니다.
한 번의 눈 부딪침으로써 서로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각자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자고.
▲문의IC와 문의요금소 사이 절개지 위에 서서.
▲에둘러 산행을 끝내고 싶기도 했지만, 기왕 한 발걸음, 아퀴를 짓고 싶었습니다.
▲진입로 차량이 뜸한 틈을 타 쏜살이 되었습니다.
▲건너와서 돌아보는 풍경은 아름답고 여유롭기만 합니다.
▲저 철계단을 오르면 마지막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면서 바라본 작두산 풍경.
작두산은 아름다운 석양을 선물로 준비해 놓았습니다.
작두산에 걸린 석양에 감전되어 망부석이 되었답니다.
▲137m봉 고스락.
▲산은 이제 그만 내려가라 합니다.
▲다음 구간 첫봉(155m)이 아는 체 하네요.
▲32번도로 건너편 산자락과의 데이트 예약 접수.
▲산행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집이 그리워집니다.
집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터덜터덜 문의로 향합니다.
------------------------ 교통편 -------------------------
(갈 때)
대전복합터미널 (06:58 출발) ⇒ 청주시외터미널 (1시간 소요, \4400).
청주 상당공원 (09:00 출발) ⇒ 내암리 (215번 시내버스, 40분 소요).
(올 때)
문의 터미널 (19:20 출발) ⇒ 신탄진 (32번 청주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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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결핍이라는 단어와 어울렸던 궁색한 겨울을 지나서
새 기운이 지천으로 이는 푸릇한 봄으로 넘어왔습니다.
따뜻한 기운이 허공을 건너와 어깨에 살짝 내려앉네요.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도 마음만은 따뜻하게 데워집니다.
새싹을 움틔우며 산자락 전체가 우리 쪽으로 흘러오고
웅숭깊이 솟구친 산사랑의 파도가 마루금에 넘쳐흐릅니다.
이리도 세상이 온통 ‘흐름’으로 난리부르스를 추어대니,
살아간다는 건, 쉼없이 흘러가는 강물과 다름 아니겠지요.
산자락을 헤엄치던 시선이 피반령에서 딱 멈추는 통에
피 터지며 넘던 민초들 모습이 어른거려 혼이 났습니다.
그들은 피땀이 극에 달해 정녕 자신을 비울 수 있었을까.
마루금의 땀방울로 그들 상처가 馴致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첫댓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완성되어진다’
풍경이 아무리 근사해도 내면의 꾸밈새, 내적인 알맹이가 우선인 것을.
어떤 이가 죽은 날을 경계로, 죽음 자체보다
눈앞에서 느리게 다가오는 그 그림자가 더 무섭단 걸 알았네요
사랑에 방정식이 있다면 나와 산을 대입해 보고 싶지요
‘성공이 아닌 실패에 대한 태도가 인생을 바꾼다’는 말
다들 한번쯤 되읊어보면 가슴에 와닿는 주옥같은 말입니다.
보통 산행기 읽으면 사진을 더 많은 비율로 접하게 되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이
이 끌리는 글에 더 많은 비중을 뺏기게 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산행은 일상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풍경마다 분위기마다 거기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현실에서의 비슷한 상황을 연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대하듯 그런 마음으로 산을 대하려 합니다.
저의 생각들을 좋은 의미로 해석해 주셔서
한꺼번에 든든한 우군을 여럿 만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홀대모 카페가 산을 매개로 한
인생의 토론장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공감해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범산님 반갑습니다.^^
2주전 금적지맥 마치시고 진행하신다던 팔봉지맥에 드뎌 발 디디셨네요.
그날 전 원주쪽 봉화지맥상에 있었는데 짙은 안개속을 지났던 기억이 납니다.
산행기점은 쌍암리가 아닌 내암리쪽으로 해서 기꺼이 접근하셨구요.
피반령 사다리타는 멋진 장면에서 흥미만점입니다. ㅎ 전 엄두도 못내고 우회하였는데~
대청호 조망도 적시에 잘 담으셨습니다.
멋진 산행담으로 지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추억길을 되돌려보았습니다.
함께 하신 분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먼저 밟으신 산길을 따라가며 숨결을 느껴보려 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엔, 올려주신 상세한 산행기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걸으면서는, 새로이 설치하신 산뜻한 준.희님의 산패에서 큰 힘을 얻었지요.
옷이 날개라고들 하지만 저에게는
선답하신 분들의 세세한 자료가 바로 날개가 된답니다.
홀대모 카페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기분좋은 광장이라는 생각입니다. 방장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금적지맥 마무리 하시고 팔봉지맥에 드셨네요.
은근히 풀어 내시는 글솜씨에 잠시 쉬어갑니다.
피반령 이라고 했던가요?
그곳 절개지 사다리가 후덜덜 하네요.
아직은 미답지인 팔봉지맥 진행 할때
많은 참고 될듯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양반네 심술에 치여 피 터지며 기어서 넘었다는,
가마꾼들 한이 걸음걸음 맺힌 고개 피발령, 피반령!
그 수직 철계단을 내려오며 깨달았습니다.
나는 이 산에서 아무 것도 아니라는 깨달음!
우리는 웃으며 구경꾼으로 즐기고 있지만
피 터지며 기어오르던 그네들 고통은 흔적없는 바람이었던가 하는.
한큐에 꿀꺽하실 다류님의 후답기가 자못 기대됩니다.
좋은 의미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범산님 팔봉지맥 1구간 수고 많으셨읍니다.
사진 편집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을듯 싶읍니다.
보기 편하게 하셨네요..
멋찐 글솜씨에 시간가는줄 몰랐읍니다.
늘...즐거운 맥길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
하루동안 산자락에 올인하여 열심히 놀다가
쉼표 한번 찍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우리들 산이야기.
좋은 마음으로 보아주시는 무영객님 같은 분이 계셔서
더욱 힘을 내어 산을 즐길 수 있고,
마음을 짜내어 산행기를 올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유지하셔서
이 좋은 산세상을 맘껏 즐길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범산선배님!
아껴서 읽어볼까 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산행기를 몇번이나 들어가봤는데
어! 마지막 사진만 나오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중간에 있는 산행기를 찾아냈습니다.^^
언어의 마술사 같으시네요,
어쩌면 똑같은 산길을 걸고 저렇게 가슴 저미게 속살을 헤집으시는지...
혹시 얄개시절 연애편지 대필해 주시고 도시락 바꿔먹던 솜씨 아니실까?
아니지 학교 선생님인지도 모르겠는 걸~ 여러가지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올라온 길 뒤돌아보면 아득하기만 합니다.
데리고 온 잡념을 저 아득한 아래로 굴려버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구절이 젤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두 용두사지철당간승강장에서 버스를 갈아탔어요.
화장실을 찾아 골목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편의점 옆에 볼 수 있었습니다.
한남금북정맥을 호서정맥으로 하면서 피반령을 한번 포스팅했던 기억이 납니다.
피반령은 오리 이원익대감과 연관있는데 그분 성격이 까칠한 면이 있었던가 봅니다.
지금도 라이더들의 업힐 코스로 사랑받고 있는 고갯길이라던데요.^^
범산선배님의 산행기는 수필집 같은 느낌으로 대해지네요.
대구에 부케님도 한 가닥 하시는데 두 분이 술을 안주로 세상사 곁들이는 날도 기대해 봅니다.^^
지인 중에 아호가 香泉인 분이 있습니다.
그 분과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절로 '향기가 솟아나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실제로 뵙지는 못했지만
올리시는 산행기와 댓글을 대하면
퐁라라님이 그런 분이 아닌가 좋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친 듯이 골몰하다 보면
타산의 여지가 사라지고 절로 힐링이 되어버리는 산행처럼.
항상 좋은 느낌으로
과분하게 칭찬해 주시는 퐁라라님의 격려에 힘을 얻고 힘을 내어 살아갑니다.
그 열정과 긍정의 힘을 힘써 배우겠습니다.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