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6구간(구절재-사적 골재-굴재-고당산-개운치-망대봉-여시 목)
1. 일시: 2020년 10월 22일 목요일~ 23일 금요일.
2. 참가인원: 전과 동
3. 날씨: 오전에는 하늘이 울 듯하더니, 오후 들어 화들짝 개어 등산하기 좋았다. 다만 잡목이 극성스러워 조망은 잡목 숲 사이로 언 듯 언듯 볼 수 있을 뿐이다.
4. 산행거리 및 시간:
이 많은 산들을 우리가 넘었단 말인가? 미친 거 아냐?
오늘 추령까지 가야 하는데 포장도로가 연결된 여시 목이 눈에 들어온다.
체력이 바닥 나 상태가 안 좋은 '바람' 이 득달같이 빠져나가자 하고, '그윽한 미소' 도 호응하는데, 복룡재까지 가자고 우기는 나를 말리지 않았다면, 헤드랜턴 장착하고 밥도 굶고 오늘 집에도 못 갈 뻔했다.
판단을 잘못하면 말리는 것이 친구 아닌가!
저녁 동영상.
식사 후에 내일 먹을 아침 점심과 간식을 사서 숙소로 들어와 간단하게 칭다오 맥주로 2차를 하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코 고는 소리가 사방에 낭자하다.
'송원'은 임실에서도 1시간 거리를 달려와 시간을 같이 했으니 친구는 좋은 것이여!
이곳 구절재는 이름에 걸맞게 구절초가 많이 자생하는 곳인가 보다. 사진 밑으로 하얀 구절초가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곳이 임금을 모신 의녀 '장금이'의 고향 장금리라고 한다. 장금이가 유명해져서 이곳에서 태어난 장금이 이름을 따서 장금리라고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조밀한 잡목 숲으로 인해 해돋이는 숨바꼭질하듯 봐야 한다.
짙은 어둠을 밀어내고 멀리 능선에서 서서히 여명이 터오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 숙연함마저 들게 한다.
지도상에는 개재가 없던데 '반바지'께서 지으신 이름인가?
날도 추운데 긴바지로 갈아 입으시길...
미리재 도착 오전 7시 22분.
편백나무에 매달린 팻말은 좋겠다 피톤치드 많이 받아서!
뭔 꽃이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준희 팻말.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볼 때마다 위안을 받는다. 그런데 여자여 남자여?
소장봉 도착.
좋아 죽는 안빈낙도 산악회 회원들. 어딜 가나 호남정맥은 잡목 숲 때문에 조망이 트이지 않았다.
지나 온 소장봉.
아침 동영상.
정읍터미널 근처 빵집을 찾다가 파리바게트 빵집에 들르니 빵이 동나, 다른 빵집에 들렀는데, 이 집이 대박 맛집인 것이다. 정말 탁월한 맛의 빵인데 '바람'은 그 귀한 맛을 과격하게 다루고 있다.
또 먹고 싶으다!
비석도 없는 이름 모를 묘 앞에서 본 풍광이다. 호남정맥에서 보기 드문 확 트인 전경이다.
사자산 도착.
'바람'은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면 행복한가? 행복을 위해서 행복을 놓치는 건 아닌지...
홍안은 어디 두고 '청학'이 많이 늙었구먼!
똥 나올라 힘주지 마!
아직은 흐드러지지 않은 단풍.
다음 구간에는 흐드러진 단풍을 보겠지?
우리 사는 동네에도 노적봉이 있는데, 그곳에는 노적 대사가 산다.
자세 좋고!
갈대와 단풍.
단백질 바로 당을 보충하고 있다.
땅바닥에 널브러져 간식을 먹고 있다.
고당산 도착 12시 56분,
산행 6시간 만이다.
고당산 오름길은 말 그대로 없는 길을 내며 가는 꼴이다. 길도 뚜렷하지 않고 잡목들 때문에 진행이 쉽지 않은 난코스다.
이번 구간에서 가장 높은 산 고당산(641m).
그러나 잡목 숲에 가려 조망이 없다.
고당산 점심 동영상.
내가 가져온 잣술이 엄청 독해 조금만 먹어도 칠랠래 팔랠래 꽐라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조금씩만 먹었다.
그 빵집에서 산 햄버거도 또한 기막히게 맛이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꼬?
간단하면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분명 직접 만든 수제 햄버거라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기성품 빵이랑은 질에서 많이 차이가 날 것이다.
용담.
용의 쓸개라는 말인데 그만큼 약재로 쓰임이 좋다는 얘기다. 한방에서는 식욕부진 소화불량에 사용하며 건위제 이뇨제로도 사용한다. 쓸개처럼 맛이 쓰다.
잡목 숲을 치고 나가는 안빈낙도 회원들.
오후 들어서면서 하늘이 열려 조망이 좋아지고 있다.
대나무밭을 지나면서...
길 이외에는 치고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조밀하게 자라고 있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
개운치 도착 오후 2시 22분.
아래에서 본 고당산.
망대봉 바로 전 헬기장.
스마트폰에 코들을 박고, 대박을 꿈꾸며 목하 고민 중이다.
망대봉에서 본 조망.
망대봉은 정상에 기지국 탑이 점령하고 있어 망대봉을 에둘러 포장도로까지 나와야 한다.
망대봉 기지국 탑을 뒤로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회원들.
여우 목 도착 오후 4시 47분.
복룡재까지 가자고 계속 우겼으면 어찌할 뻔했나?
벌써 오후 5시 인디 고집부려 될 일이 아니다. 그칠 때를 알아 그칠 줄 아는 것이 군자 아닌가!
사기점 마을로 내려오면서 본 하늘.
망대봉 기지 탑.
스카이라인을 망치고 있다.
아!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터미널 맞은편 재래시장으로 들어가니 순댓국집이 즐비하다. '그윽한 미소'의 촉수에 걸린 집이 있었으니 바로 이 집이다. 전라도 음식은 어딜 가나 배신을 때리지 않는다. 값도 착한 것 같고, 다만 내가 시킨 추어탕은 전문점 이 아닌 관계로 그저 그렇지만 순대국밥은 이구동성 맛있다고 한다.
저녁 동영상.
점심에 먹다 남은 잣술과 막걸리를 마시니, 벌써 꽐라 되기 일보 직전이다. 여시 목에서 나를 말리지 않았다면 이런 호사는 고사하고 집에도 못 갈 뻔했다.
말려주길 잘했다 안빈낙도 회원 파이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후 7시 이후에도 두 개 더 있던 배차 시간이 없어져 버려 7시가 막차가 되었다.
그래서 이리 바쁘게 움직였는데 아무튼 집에 갈 수 있어 다행이다. ktx를 타고 가네 마네, 여러 궁리를 했었는데 돈도 안들게 되고 시간도 적당하고 '바람'이 집에 가서 요강 들고 벌서지 않아서 다행 중 다행이다.
오늘도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고생 많았습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첫댓글 오랜만에 만나 반가왔다.
판단을 잘못하면 말리는게 친구 아닌가 ? 라는 말이 와닿는구나. 그칠 때를 알아 그칠 줄 아는 것이 군자라는 말도 좋고.
5~6일에는 내가 정읍에 가기 어려워 보이는데, 다음에 혹시 내장사 홈스테이 할거라면 일시 등을 의논하면 좋겠다. 나도 사찰에서 홈스테이를 해 본적은 없어서.
그려. 한번 템플스테이 같이 한번 해보자구.
백양사도 좋고. '그윽한 미소'와 일정 등을 의논해보기 바란다. 나는 11월 ~12월, 어느 때든지 될 것 같다.
수고 많았다 .송원도 반가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