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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일주문은 부처님 세상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입니다. 이 문을 경계로 문 밖을 속계(俗界)[세속 세계]라 하고, 문 안을 진계(眞界)[진리 세계]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살펴 그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결코 일주문 앞에 다가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마음을 다스리지 않아도 일주문은 나타납니다. 그런 경우 일주문은 단지 나무로 만들어진 문일 뿐입니다.
일주문(一柱門)은, ‘한 일(一), 기둥 주(柱), 문 문(門)’입니다. ‘하나의 기둥인 문’입니다. 그런데 일주문의 기둥은 하나가 아닙니다. 둘 또는 넷입니다. 다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보통 네 개의 기둥이 네 모서리에 위치하여 지붕을 받치는데, 일주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직선상에 네 개의 기둥이 위치합니다. 일주문의 뜻은 우선 ‘일직선상에 기둥이 자리한 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일주문이 부산 금정산 범어사 일주문입니다. 어떠한 보조물도 없이 네 개의 돌기둥 위에 지붕이 있습니다. 반면 지리산 쌍계사 일주문에는 재미있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두 개의 기둥 이외에 보조기둥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일주문의 맛이 덜 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기둥이 일직선상에 놓인 일주문에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있습니다. 기둥은 중심입니다. 우리의 중심(中心)은 바로 마음[심(心)]입니다. 따라서 일주(一柱)는 바로 일심(一心)을 뜻합니다.
일심(一心)! 선입견으로 분별하는 마음을 버리고 한 마음[일심]으로 이 문을 통해 부처님께 다가가라는 의미입니다. 일심(一心)은 하마비에서 언급한 하심(下心)과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심이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여러 가지 상(相)[고정관념, 선입견]을 내려놓는 것이니, 그 마음에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잘못된 분별이 없습니다. 이를 무심(無心)이라고 합니다. 그 무심은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 있는 그대로 보는 한결같은 마음이니, 바로 일심(一心)입니다. 즉 하심(下心)이 무심(無心)이고 무심(無心)이 일심(一心)입니다.
‘入此門內 莫存知解’(입차문내 막존지해)[이 문에 들어서고자 하면 알음알이를 내지 마라.]’ 일주문 기둥에 간혹 걸려 있는 글입니다. 알음알이(知解)란 세간적인 분별과 시시비비를 말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분별과 시시비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잠시 자신이 가진 작은 알음알이[견해, 고정관념, 선입견]을 내려놓을 때,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진계(眞界)[진리 세계, 진여 세계, 부처님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