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요새>
비가 올까봐 우산을 챙겨서 나섰다. 먼저 어부의 요새를 향했다. 9시 10분전이었다. 9시부터 돈 받는 사람이 나온다고 했다. 10분 정도 마당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을 때 한 무리의 일본인들도 왔다. 그들은 전부 이어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디오가이드머신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인들은 먼저 마차시교회로 들어가고 우리는 어부의 요새 티켓을 끊었다. 성곽위로 올라가니 도나우강변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전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마차시교회에 들어갔다. 로컬가이드만 안에서도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가이드는 밖에서 설명해주고는 우리들만 들어가서 여기저기를 살펴봤다. 터키지배시에 꾸며진 회교문양과 ---
교회에서 나와 영화 해바라기를 찍었던 곳이라며 옆으로 빠졌다. 지붕이 뾰족한 거며 지붕 끝에 뾰족하게 세워놓은 것들이 눈이 많이 내렸을 때 한꺼번에 떨어져내리는 것에 대비해서 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기병파발병의 동상이 있었는데 합스부르크정령시 파발병이 본국에 이곳의 동정을 살펴서 보고하였는데 불리한 보고를 누락시켰다가 참수당한 파발병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동상이란다. 합스부르크로 봤을 땐 역적이겠지? 왕궁을 거쳐 버스에 올라 어제 밤에 본 겔레르트언덕을 가자고 하니 어제 갔는데 왜 또 가느냐고 가이드가 말했다. 어제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야경 보러 간 것이고 오늘은 밝은 낮에 원래계획대로 하자고 했더니 조금 시큰둥한 것 같았다. 차도 많이 밀리고 관광객도 무척 많았다.
한국식당에서 불고기로 식사를 했다. 김치에다 불고기, 모든 것이 아주 맛있었다. 지금부터는 자유답사 시간이다. 여기저기 패로 나뉘어 자유답사를 하러 갔다. 10유로를 환전했다.
<시니고그 뒷마당 은색조각나무> <영웅광장에서>
유대인교당 시니고그에 가고 싶었다. 입장료가 1000Fr(포린트)였다. 은샘과 둘이서 입장료로 2000포린트를 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잘 알지도 못하고 유대교신자도 아니니까 돈이 아까웠다. 바깥에서만 둘러보고 갈걸 하는 생각이 꿀떡 같았다. 하지만 어쩌랴. 자꾸 생각하면 배가 아프니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돈을 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바깥에서 더 볼 것이 많았다. 유대교회는 좀 경제적으로 원활하지 못한지 정리도 되지 않았고 초라했다. 정원 뒤에 있는 알루미늄조각으로 만든 수양버들모양의 나뭇조각이 특이했다. 하나하나의 잎사귀마다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기부한 사람인지 희생당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시니고그에서는 답답했다.
부다페스트 지하철과 트램, 버스노선이 표시된 지도를 들고 이스트반 성당과 오페라극장을 쭉 걸어 언드라스길을 계속 걸었다. 오페라극장을 두구역쯤 지나면 리스트기념관이었는데 너무 작고 관광객이 없어서인지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다리가 피곤해서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려고 했는데 어느새 영웅광장이 눈앞에 보였다.
왼편에 있는 국립미술관은 앞에서 건물만 보고 바치거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갔다. 그런데 자동판매기가 지폐를 인식하지 못했다. 옆창구에 가보니 불은 켜져있었지만 표파는 사람이 없었다. 서양인이었지만 지리와 표사는데 우리처럼 낯설어있는 부부가 있었다. 우리는 다시 창구로 가보았다. 나이든 여자가 있었다. 책을 들고 보여주며 싱글패스를 달라고 하여 역정거장수를 잘 헤아려 디아테역에 내렸다. 바치거리를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정확하게 잘 찾았다. 걷다가 보면 우리 일행들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잠시 뒤 일행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반가웠다. 굴라쉬를 시켜서 먹어 보았는데 어제 식당에서 단체로 먹었을 때보다 훨씬 더 짜웠다. 빵바구니에 있는 빵과 굴라쉬를 끝까지 맛있게 먹어치웠다.
목이 마르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 맥카페에 들려서 캔 맥주를 하나 마셨다. 화장실로 갔더니 화장실입구아줌마 돈을 내놓으란다. 맥도날도화장실에서 돈 달라고 하는 것 처음 봤다. 영수증을 보여 주었더니 영수증을 챙겨 넣고서야 화장실을 사용하게 했다. 우산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조금전 굴라쉬 먹었던 노천카페로 갔더니 조금 전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아니고 젊은 총각이 서빙을 하고 있었다. 내모습을 언제 보았는지 지긋한 아저씨가 젊은이에게 서랍에서 나의 양산을 꺼내어 주게 했다. 감동이었다. 잘 챙겨놓은것도 고맙지만 누구 것인지도 기억하고 챙겨주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다시 바치거리로 나와 다른 멤버들과 만나 눈 쇼핑을 하다가 너무 추워 두꺼운 재킷을 사고 싶어 옷가게로 들어갔는데 쏙 맘에 드는 것이 없어 그냥 말았다. 다시 선상카페 스푼에서 차를 마시기 위해 강가로 갔다.
<세체니다리 위에서>
세체니다리를 걸어보고 선상카페 ‘Spoon 스푼’으로 갔더니 전망 좋은 곳은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자리를 줄 수 없다고 해서 강가에 즐비하게 만들어 놓은 호텔노천카페에서 한잔하기로 했다. 맥주와 옆5공주파가 주문한 포도주를 한잔하고 기분 좋게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지하철 에스칼레이트는 꼭 놀이공원의 기구타는 것만큼 스릴있게 경사가 급하고 길었다. 그리고 무척 빨리 움직였다. 나이든 노인들은 어떻게 지하철을 이용하는지 궁금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간 H가 지하철사복 승무원에게 잡혀서 뭔가를 추궁당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키 큰 남자도 그 승무원보고 약을 올리고 갔다. 우리일행이 여럿이 H를 둘러싸며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주위를 에워싸니 무섭게 생긴 덩치 큰 남자가 그냥 우리 일행을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