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만남입니다.
일찍부터 온 아이들과 도서관에 엎드려 책 읽습니다.
동화책 읽어주며 아이들이 다 모이기를 기다렸습니다.
열매가 등장하자 예은이와 라온이가 신이 났습니다.
예은이가 열매에게 쪼르르 달려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이야기합니다.
무엇을 정했고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부탁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드디어 다 모였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동주는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보고 싶던 열매, 지난번에 못 만났던 라온 하온, 매번 빠지지 않고 참석해 주는 예은 사랑.
다섯 아이들 모두 만났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식사 장소와 교통편을 정하기.
일정을 정리하고 식사 장소와 교통편을 알아봅니다.
1. 우리가 정한 것들 정리하기
들어가기에 앞서 자기소개 다시 합니다.
오늘 열매를 처음 본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몇 번 반복되는 자기소개에 어렵지 않게 해냅니다.
첫 모임 때 두 번째 모임 때 세 번째 모임 때 무엇을 했는지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기억이 안 나는지 고민하는 아이들 앞에 지금까지 작성했던 회의록을 내밀었습니다.
회의록 다시 읽어본 예은이가 먼저 이야기합니다.
"우리 어디 가기로 했죠?"
"전주인후도서관이요!"
"두 번째 모임 때는 뭐 했는지 기억나요?"
"담당 정했어요. 열매 언니는 회계 담당이야."
"열매 회계 담당 괜찮나요? 지난번에도 해봤고, 이번에도 하고 싶다고 했어서 일단 정했는데..."
"네, 괜찮아요."
서로 질문 던져가며 지금까지 준비했던 내용들을 이야기합니다.
"열매 어때요? 괜찮나요?"
"네. 괜찮아요."
열매에게 도서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서관 검색해서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어요.
노트북을 책상 가운데 두고 잠시 고민하는데, 사랑이가 말했습니다.
"그냥 우리 담당을 정해요. 다들 검색하고 싶어 하니까 매일 다른 사람이 하는 걸로!"
지혜로운 사랑이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검색해 볼 기회 많았던 사랑이와 예은이가 동생 하온이에게 양보했습니다.
직접 검색하고 있는 하온이과 함께 머리 맞대고 도움 주는 친구들.
'전주인후도서관' 검색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노트북이 익숙하지 않은 하온이를 언니들이 기다려줍니다.
옆에서 철자 하나씩 함께 불러줍니다.
마우스 조작을 도와줍니다.
사랑이 예은이 고맙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검색 성공한 하온이도 고맙습니다.
2. 도서관 여행 식사 장소 찾고 의논하기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식사 장소 찾기.
이번 도서관 여행은 점심 한 끼만 함께 먹습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인후도서관 먼저 검색하고, 그 주변 식당을 찾기로 했습니다.
힌트는 주었지만 모든 실마리는 아이들이 풀었어요.
그새 네이버 지도 쓰는 법을 많이 익힌 모양입니다.
타자 치기를 어려워하는 하온이 다음으로 열매가 바통을 넘겨받았습니다.
"열매 언니가 도와줘도 되나요?"
고개 끄덕인 하온이가 뒤로 물러섭니다.
작은 화면 앞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작은 화면이 불편해 보였는지 민준 선생님이 멀티미디어실에서 큰 TV를 가지고 나와 연결해 주었습니다.
"우와 다 잘 보인다!"
책상에 둘러앉아 큰 TV로 열매가 검색하는 내용을 함께 봅니다.
인후도서관 근처에서 식당 여러 곳을 찾았습니다.
도서관까지 걸어서 얼마가 걸리나 지도로 계산도 하고, 가격도 확인합니다.
10분 안쪽으로 갈 수 있는 곳. 가격은 만 원을 넘지 않는 곳.
세 곳이 살아남았습니다.
소문난 국수집. 명품 짬뽕각. 먹두리 짬뽕. 국수집 하나에 중식당 두 개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식당 정하는 데 아이들이 참 즐거워합니다.
열매가 이것저것 클릭하며 함께 메뉴 사진 리뷰 가격표 보았습니다.
가격표 안 나와 있는 가게는 리뷰 사진 속 영수증 찾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사진과 가격 아이들이 집중해서 비교합니다.
그리고 투표했습니다.
1차 투표에서는 인 당 두 표.
명품 짬뽕각과 먹두리 짬뽕. 두 곳이 동점이 나왔어요.
두 곳을 두고 재투표 진행합니다.
결과는 2대 3. 먹두리 짬뽕이 선택되었습니다.
영업시간을 확인합니다.
매일 12시부터 오전 3시까지.
문 열었는지 닫았는지 알 수 없어 아이들과 남은 가게는 후보에 두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걱정됩니다.
우리가 가는 날 사장님이 여름휴가를 가시지는 않을지, 갑자기 아프시지는 않을지...
아이들이 전화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1순위인 먹두리 짬뽕에 전화를 겁니다.
짧게 대본도 썼습니다.
사랑이가 자신감 넘치게 전화 겁니다.
연결음이 길어집니다.
아직 오픈 시간이 안 되어서 그런지 전화를 안 받으십니다.
2순위인 명품 짬뽕각도 똑같이 12시 오픈입니다.
3순위인 소문난 국수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가게는 네이버에 영업시간이 나와 있지 않았어요.
"안녕하세요. 영업시간 여쭤보려고 전화했어요."
그런데 전화가 끊겼습니다.
결국 영업시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당차게 전화 걸었던 사랑이가 시무룩해졌습니다.
그래도 1순위 2순위 후보들이 있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 갖습니다.
사랑이와 이야기 나누었어요.
사랑이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했습니다.
전화가 뜻대로 안 되어서 속상했겠다, 위로했습니다.
그래도 사랑이는 금방 털어내고 책 읽습니다.
3. 도서관 여행 교통편 찾고 의논하기
전주에 가야 합니다.
전주까지 기차 타고 가는 방법, 시외버스 타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투표했습니다.
시외버스가 몰표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버스 여행입니다.
복지관에서 김제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을 검색합니다.
교통 담당 라온이가 걸리는 시간을 야무지게 적습니다.
그런데 현장 예매만 가능한 김제-전주 노선은 시간표를 찾기도 어렵고 얼마나 걸리는지 찾기도 어렵습니다.
아이들과 이런저런 고민합니다.
어떻게 알아볼까 고민하다가 일단 전주터미널에서 점심 식사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을 먼저 구했습니다.
걸리는 시간들은 라온이가 잘 정리해서 적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김제-전주 시외버스 노선을 찾습니다.
열매가 네이버 지도에도 검색해 보았어요.
그래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터미널에 가서 확인하거나, 터미널에 전화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아이들이 전화해 보자고 합니다.
확인해야 할 내용이 복잡하고 많아 대본 씁니다.
기록 참 잘하는 예은이가 대본 작성합니다.
야무지게 대본 쓰는 예은이와, 예은이가 쓴 대본! 버스 그림이 귀여워요.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이가 전화를 겁니다.
다들 한쪽에 모여 숨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기계음이 흘러나옵니다.
시외버스터미널 문의 전화는 ARS(자동응답시스템)였어요.
처음 접하는 새로운 통화 방식에 당황할 법도 한데, 사랑이와 아이들이 침착하게 한 단계 한 단계 성공해 나갑니다.
'버스 문의는 1번, 예매 문의는 2번...'
'전라북도 방향은 1번, 서울은 2번...'
'전주는 1번, 익산은 2번...'
어렵사리 김제에서 전주 가는 버스 배차를 듣습니다.
그런데 기계음이 김제에서 전주 가는 하루치의 모든 배차를 다 불러줍니다.
아이들의 동공이 흔들립니다.
받아 적을 새도 없이 예상치 못한 즐겁고 신기한 상황에 다 같이 웃었습니다.
그동안에도 계속 버스 배차 목록이 흘러나와요.
결국 다시 듣습니다.
10시 언저리에 출발하기로 한 우리는 10시와 가장 가까운 배차를 찾아 귀를 기울입니다.
몇 번이고 다시 들었습니다.
9시 50분 차와 10시 40분 차.
두 개를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소요시간 듣습니다.
소요시간 듣기 위해서는 배차 목록을 다 들어야 합니다.
'소요시간은 약 50분...'
드디어 성공입니다.
(아래 영상은 몇 번이고 다시 듣기 후... 드디어 소요시간을 알아낸 장면입니다!)
아이들과 자리에 앉아 지금까지 구한 시간들을 계산합니다.
이동 시간을 모두 계산해서 두 배차 시간 중 9시 40분 차를 선택했습니다.
현장 예매만 가능한 노선이라 당일날 조금 일찍 가서 표를 구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김제사회복지관에서 9시 20분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동시간을 라온이가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습니다.
오늘치 할 일이 다 끝났습니다.
아이들과 둘러앉아 책 이야기 하다가 초성 퀴즈 합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초성 퀴즈 내고 나머지 사람들이 맞추는 게임입니다.
아는 것도 많은 아이들은 어려운 나라 이름 수도 이름 퀴즈를 냅니다.
하온이는 수도 이름을 줄줄 노래로 꿰고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놀았어요.
오늘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전화도 몇 번이나 예상을 빗나갔는지 몰라요.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새로움 배움 감정 기억 추억이 되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ARS 기계음과 통화해 본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이라니!
비록 열심히 작성했던 대본들은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색다른 경험 했습니다.
매일매일이 예측불가, 재미있는 도서관 여행.
+) 뒷이야기
사실 동료 은미에게 부탁했었습니다.
은미는 김제터미널에서 익산터미널로 매일 출퇴근합니다.
김제버스터미널에서 익산으로 퇴근할 때 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와 배차간격 가격표를 찍어서 보내달라고..
은미가 꼼꼼하게도 전주 배차 표, 성인 중고생 아동 가격표, 첫차 막차 다 사진 찍어 보내주었습니다.
풀어내려고 머리를 굴리니 생각보다도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에 잠시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사진을 보여줄까.. 정말 잠시 고민했어요.
내 것 안 보여주길 잘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아이들은 ARS랑 통화해본 경험 배움 기억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감정 없는 기계음이 불러주는 무지막지한 배차 목록 들으며 즐겁게 웃었으니까요.
- 2024년 8월 5일 네 번째 준비모임 기록.
2024 여름방학 단기사회사업 차유빈 https://cafe.daum.net/kjcwc/Ltom/59
단기사회사업 차유빈 도서관 여행 기록 모음
도서관 여행-1. 고민 https://cafe.daum.net/kjcwc/Ltom/60
도서관 여행-2. 선행연구 https://cafe.daum.net/kjcwc/Ltom/119
도서관 여행-3. 함께 만들어가기 https://cafe.daum.net/kjcwc/Ltom/121
도서관 여행-4. 바람과 연락 https://cafe.daum.net/kjcwc/Ltom/127
도서관 여행-5. 사업 워크숍 https://cafe.daum.net/kjcwc/Ltom/142
도서관 여행-6. 만남 https://cafe.daum.net/kjcwc/Ltom/144
도서관 여행-7. 준비모임. 한 팀 https://cafe.daum.net/kjcwc/LvD2/4
도서관 여행-8. 준비모임. 도서관 정하기 https://cafe.daum.net/kjcwc/LvD2/5
도서관 여행-9. 준비모임. 여행 경비 마련하기 https://cafe.daum.net/kjcwc/LvD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