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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에 있는 가난한 마을에 매년 칼베라(Calvera: 엘리 월라치 분)란 도적떼가 나타나 수확한 양식을 빼앗아 가자 마침내 마을 사람들은 도적떼와 싸우기로 결심하고 총잡이를 구하러 도시로 온다. 대가도 너무 싸고 싸움에 승산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을 딱하게 여긴 크리스 (Chris Adams: 율 브리너 분)라는 총잡이가 다섯 명의 일류 총잡이들을 설득한다. 드디어 여섯 명의 총잡이가 마을로 향해가고 있는데 젊은 청년 치코가 그들을 쫓아오며 자신도 끼워달라고 떼를 쓴다. 결국 그의 끈질김에 감탄하여 그들은 치코를 끼워주기로 한다. 싸울 준비 태세를 갖춘다. 처음엔 총잡이들이 무서워 피하기만 하던 마을 사람들도 그들을 믿고 따르게 된다. 드디어 칼베라 일당이 후퇴를 한다. 그러나 칼베라가 완전히 도망간 게 아니고 끝까지 싸울 계획임을 알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항복하자는 패와 끝까지 싸우자는 패로 나뉜다. 목숨만 구한 채 마을에서 쫓겨난 그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마을로 되돌아가 싸우기로 한다.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마을 사람들도 두려움을 떨치고 합세하여 칼베라 일당을 모조리 죽인다. 그러나 7인의 총잡이 중 셋만이 살아남는다. 그 중 치코는 사랑하는 마을 처녀 옆에 남기로 하고 두 명만이 마을을 떠나 다시 황야로 향한다. |
멕시코 한 마을의 주민들이 7인의 총잡이들과 힘을 합쳐 잔인한 폭군을 몰아내고 정의를 회복한다는 내용의
율 브린너, 찰스 브론슨, 스티브 맥퀸 등 호화 캐스팅의 영화 사상 불멸의 명작. 일본 최고 거장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대표작 [A0609,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극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엘머 번스타인의 음악이 유명하다.
존스터지스 감독은 자신의 연출스타일의 상반됨을 알면서도 구로자와아키라의 명작 [7인의 사무라이]의 리메이크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몇가지 난점은 리메이크로 옮겨오면서 원작과 전혀 다르게 각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나
인물들의 설정들인데, 우선 일본도를 들고 악과 싸우던 사무라이의 설정이 서부극이 되었다는(사실 어쩔 수 없는
설정이지만) 것이 흥미롭다.
기본적인 설정, 예를 들어 고용된 7인의 총잡이들이 마을에 해를 끼치는 암적인 존재를 제거한다는 것과 두 패로
나누어지면서 겪게 되는 미묘한 심리적 분열상황 - 그리고 악의 응징과 선을 회복하자는 공통된 목표후, 이해관계가
해소된다는 것등은 원작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원작과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보이게 하는 몇가지 요소는
앞서 언급한대로 '서부극'의 형식을 빌어온 달라진 환경과 방법들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이 영화에 출연한 쟁쟁한 스타들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우선 가장 중요한 주연중 하나인 율브린너의 존재는 사실 [황야의 7인]을 이끌어가는 인물로서, 7인의 총잡이들이
규합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공로자이며, 선을 회복하기위한 투쟁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티브맥퀸과 찰스브론슨, 제임스코번이라는 - 이름만 들어도 입이 벌어질만한 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남성적매력을 물씬 풍겼던 당대최고의 배우들이었다.
이들이 각자의 개성과 연기력을 드러내며 스크린속을 누비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인데 이 명배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황야의 7인]은 영화자체의 성공과 리메이크라는 핸디캡을 가장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 배우들은 3년후 존스터지스 감독의 전쟁영화 [대탈주]에서도 그대로 캐스팅되어 다시 한번 명연기를
펼쳤다) 음악은 엘머번스타인이 담당했는데, 메인타이틀에서 제시되는 힘찬 테마를 한번이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음악은 매우 중요하다. 엘머번스타인의 작품들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탈주]
[황야의 7인]이 모두 존스터지스의 감독작품이기도 하다.
황량한 서부의 황야에서 정의를 세우기위해 고분분투하는 총잡이들의 활동상은 전적으로 엘머번스타인의 스코어에
의존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당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고전적인 작곡전개를 경험할 수 있다.
엘머번스타인은 얼마전 타계하기전까지도 현역에서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했었지만, 이 작품이 발표된 1960년대를
생각해본다면 그가 후기작들에서 시도했던 스코어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엔리오모리코네나
제리골드스미스와 함께 메이저 뿐만 아니라 B급 무비를 종횡무진하면서 들려주었던 창작력,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기백은 [황야의 7인]의 오리지널스코어가 진정 그만의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 영화의 스코어는 그 유명세 덕분에 수많은 레이블을 달고, 수많은 버전으로 등장하기도 했었는데 DVD
타이를 커버에서나 발견됨직한 '디럭스에디션'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달고 RYKO에서 1988년 재발매되었다.
영화가 소개되고 초기에 발매되었던 음반들이 12곡 정도를 수록하고 있는데 반해 이것은 [황야의 7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충실한 곡들로 엄선된 23트랙을 수록하고 있다.
엘머번스타인의 초기작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은 매니아들에게는 필청의 음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