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산악회 간부들은 6시 30분 미팅을 앞두고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김밥집이 아직은 한산하다. 우리병원앞에 동심회 출발하는버스 용신약국앞에 자유산악회 출발하는버스 천보산장앞에 천보산악회 출발하는버스....
웰빙....잘지내는 방법.... 그거 머 어려운가? 이렇게 지내는게 웰빙이지....
6시30분 일기예보에 그다지 비올것 같지는 않다는 소식에 간단한 장비들을 진 등반객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 건너편 자유산악회 팀장들이 와서 인사를 건넨다 아무래도 아쉬운듯... 자유산악회에서도 아끼는 사람들이 이쪽에 합류를 했으니... 하지만 정통산악회로 거듭나겠다는 명분 때문에 그다지 문제없이 반기며 잘 갔다오라고 인사한다 7시 버스 가득 메운 등반가들이 눈빛으로 출발을 재촉한다 인원파악 할 필요도 없이 고원태 회원 한사람 빼고 모두 도착했다 자리하나 모자라서 기사옆의 안내양 좌석까지 앉아서 출발한다
김홍경회장 인사 "많은 산악회가 있지만 순수하게 등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산악회가 없어서 모처럼 일요일 등반하면서 2시간정도 산행후 음주가무로 하루를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정통 산악회로 출발하여 하루 5시간 이상 걷는것을 전제로 진실되게 운동이 되는 그런 산악회를 만들겠다"
이원석 등반대장인사 "처녀산행을 하는데 까지 간부들은 이런저런 준비를 하느라고 나름대로 애썻습니다만 여러분들이 산을 즐기고 같이 만들어가는 산악회가 되도록 협조해 주시길 바라 겠습니다 모쪼록 즐거운 산행 되시길 바랍니다"
축석을 넘어서니 비바람이 불기시작 걱정되게 만드네... 마침 6월 30일날 개통된 의정부IC를 통해 중부고속으로 들어선다 와우! 디게 편하고 빨라졌다 중부내륙으로 타기전 여주휴게소서 잠시 휴식 10분후 출발한다 9시45분 이화령 휴게소에 도착 9시 50분 전열을 가다듬은 회장 앞장서서 등반시작 ...
어라! 입산료를 안받네? 이게 웬떡이지? 살다보니 횡재할때도 있네? 비가오니 철수했나?...
빗방울 후두둑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조금만 쏟아져도 엄청난 소리를 낸다 안개에 쌓인 능선 더위는 안팎을 모두 적시고 가쁘게 몰아 쉬는 숨소리들이 20분도 못가서 잠시 쉬게 만든다...
셔츠는 다 젖었고 이마를 적시는 땀방울이 이제는 물길처럼 흘러내린다 흐흐 몰골이야 상대방 볼거없이 너도나도 매한가지... 인천에서 온 사람들중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일행을 두고 앞서가버린 사람들을 원망하며 잠시 쉬어야 겠다고 털석 주저앉는 그 사람을 보니 안됬다는생각이 드는데 나까지 어지러워지는 느낌... 약 3명의 그쪽 일행이 그사람을 돌보는것을 보고 우리식구들 곁으로 다가간다
잠시 쉬는동안 아침에 나누어준 떡을 한입 베어물었다 하찮게 생각할지도 모르는 절편 한조각 우물대고 씹으니 아이고 웬 꿀맛 떡집에서 실수로 꿀을 넣었나? 흐흐 너무너무 맛있다 모든것이 귀해지면 좋은법 우중 산속에서 절편 한조각이 위력을 발휘한다 기운내서 다시 발걸음을 떼자 금방 조령샘이 나온다 샘물맛은 언제나 처럼 디게 맛있다 특히 더 맛있는 이유는 아마 더위 때문일듯 ... 다시출발 1시간20분만에 조령산에 도착 이미 올라온 다른 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식구들은 이미 지나간 뒤 신선암봉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하니 뒷 회원들을 서둘러 확인한후 다시 출발 에고 왜이리 서두르는지 이거참 못 쫒아오는 사람들을 닥달하듯 확인하고 출발하기 더없이 미안하네...
아랬쪽 계곡에 도착하니 바로 주흘관 방향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비가 그친다 만약 비가 더 오기라도 하면 여기서 하산해야 하는데 비가 그치니 원래 계획대로 신선암봉으로 쫒아간다 여기서 60분거리 이미 쳐진 회원들은 배가 고프다고 하기 시작하는데... 우중 산속에서 60분이라... 말없이 빠른걸음으로 재촉하는 마음이 여간 미안한게 아니다 일부러 20미터의 거리를 두고 앞장선다 말을 걸지 못하게... 들어봐야 배고프단 소리 나역시 배고픈걸 어쩌나 하지만 선두를 잡아서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린다 곳곳에 도사린 절벽,라펠타기,외줄타기 이거야 원 미끄러운 등산화에 힘이빠진 팔로 간신히 매달리는 아주머니들... 잡아줘도 불안하고 진도는 안나가고 중간 리더를 놓쳐버린 후미는 길없이 헤메다가 시간을 허비한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위쪽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난다 "천보산악회!!!" "천보!!" 외쳐봐도 소리쳐도 대답이 없다 자기들끼리 떠드는 소리만 난다
더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달리고 달려간다 한참을 가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점심시간이 40분이나 경과했는데 선두를 만나지 못한것이 이상했다 터지지않는 핸드폰을 노려보며 한참을 내려가다 어쩌다 터진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소리 오매 우리가 지나쳤단다... 아니 외길에서 지나칠데라곤 두런두런 앉아있던곳 분인데 그토록 소리쳐도 대답 없더구만... 흐흐 자기들끼리 먹는얘기하다가 그랬던 거구만... 할수없지 거기를 우찌 다시 올라가나? 우리끼리 먹기로 조금 넓은곳에 자리를 잡는다 맛나게 먹는다 말없이 먹는다 힘든다 이제는 먹는것도 힘든다... 이우창! 먹는것도 힘든다고 잠시 기다리란다... 울산에서 온사람 언 백주를 얻어 먹더니만 기운내서 먹는다... 12시 40분
한참을 먹다보니 선두팀 (이제는 후미지만) 우리를 지나쳐 간다 우린 먹고있는데 또 지나쳐 간다 좁은 통로에 서있을순 없으니 가야겠지... 우리도 서둘러 먹을 밖에... 이제 또 출발 ... 무전기가 꼭 필요하다 무전기가 꼭 필요해... 작은거인 산악회의 성능좋은 무전기가 그립다 이럴때는... 지쳐버린 후미의 10여명의 회원들과 꼼짝없이 발이 묶여 뒤쳐지는 상황이 무척이나 사람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말없이 걷고 있는 회원들은 마음으로 결집력이 생기는듯 웃음은 잃지 않는다
제3관문 이정표를 바라보며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작은 볼펜글씨로 "천보산악" 이라고 토를 달아 놓았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고맙기는 하네 하지만 나혼자 슬며시 본 지도에는 아직도 두시간여 거리... 흐흐 회원들에게는 말없이 지도를 접는다 그저 걷기를 계속하며 쉬는시간이 짧아지는데 할말없이 같이 쉬는수 밖에 젊은 등반가들이 지친회원 극진히 보살피는 모습이 눈물겹다 너무나 고맙다 그걸 누가 시켜서 한단 말인가? 나역시 아무말 없다 말로 표현하면 그 숭고한 느낌이 훼손될것 같아 마음속으로 너무 감사할 따름... 그래서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는것 아닌가? 행복하다 다리는 아프지만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게...
아직도 먼것 같던 끝이 보인다 나름대로 3관문에서 1관문까지의 길은 훤히 알고있는 필자는 내려다보이는 길언저리를 바라보면서 외친다 "자! 저길을 봐라 이 봉우리가 마지막 봉우리다 진짜다 우린 다왔다 길까지만 가면 평탄한 좋은길로 6키로만 걸어가면 된다 힘내자!!" 흐흐 난 그말 반길줄 알았지...
아주머니왈 "머시라? 큰길가서도 6키로를 더 걸어가야 한다고요? 길좋으면 버스가 오면되지 아이고 나 죽겠네...." 에공 말 잘못했나바.... "아니요 평지 6키로는 담소하면서 걸어보면 금방입니다 근처에 맥주도 파는데 아주 시원하고 음료수만큼 기운납니다" 힝 말 잘못했다가 별소릴 다한다 가만있을걸... 하지만 실제로 내려가보면 마음이 뿌듯해질만큼 경치좋고 길좋으니 더이상 묙은 안먹겠지 희망으로 내닫는다...
드디어 3관문 아래쪽에 보이고 등반대장 믿음직 스럽게 서서 우리를 맞이한다 이뻐서 안아주고 싶다 반가워 떠들썩 샘물을 마시고 서둘러 화장실로 가서 옷부터 갈아입으니 씨원하다 고생끝에 낙이 이런걸 두고 하는말인가? 아님말구 흐흐 행복 잠깐 뒤쳐진 우리처지를 다시 확인시키고 빨리 화장실 다녀오라고 채근한다 그 아주머니들 나 디게 미워할거야 아마... 할수없지머 누가 총무 맡으래? 흥!
핸폰의 음악을 틀고 일부러 궁댕이 씰룩거리며 걷는다 6.5킬로미터의 과거보러다니던 길은 나름대로 풍광이 좋아 다섯번째 걷는 이길이지만 또 운치있다 . 하이고 근데 발바닥에 누가 불을 지핀것처럼 뜨거워 죽을지경 잠시 쉬며 등산화를 벗어놓고 양말을 벗어보니 발바닥이 따끈따끈하나 잠시 주무르기... 히히 시원하네 계곡에 담그면 시간이 걸릴것 같아 애써 참으며 얼른 신고 출발한다 아줌마들 따라하면 또 늦어질까바...
왼쪽에 보이는 휴게소... 참다못해 달려가 하나에 3000원씩 주고 맥주 세개 사서 다시 출발 걸으면서 마시는 맥주는 와우! 따봉! 진짜 맛있다 셋이 먹어서 다른사람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시원한 맥주가 이렇게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다니 맥주 싸네!!! 히 원래는 3000원 안하는데 맛있으니 비싼 생각이 안든다 후다닥 툭탁 내려와보니 웬걸? 버스에는 사람없고 전부 가겟집에 사람이 있나보다 서둘러 배낭벗고 "천보산악회 출발!!"을 외치며 10분... 모두 모였다 출발 할려고 보니 어머나? 두사람이 3관문에서 이화여대 수련원 방향으로 넘어갔다네 엥? 그럼 정 반대인데... 그걸 난중에 안사람이 전화해서 이쪽으로 내려오는 중이라네... 하기사 중간에는 핸폰이 아예 안 터지더구만... 무전기가 꼭 필요한 이유 두번째 사건이다...
또 잠시 기다려서 출발 "고생은 했으나 우리도 9시간 산행을 할수있는 건각들임을 만천하에 알렸음을 자화자찬하자"는 회장의 말에 박수로 화답.. 올라오는 길은 어쩜 그리 잘 풀리는지 10시30분경 송우리에 도착할수 있었다
십 수년간을 산악회를 쫒아다녀봐도 9시간 논스톱 산행은 별로 없었는데 모처럼 의미있는 산행을 하고나니 내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다음달부터는 좀더 자신을 연마한 사람들로 필터링된 좋은 산악회가 되길 희망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말없이 동료들을 부축하며 도와준 젊은 등반가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딱히 무엇으로 보상할순 없지만 따뜻한 마음이 그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을 주리라 확신한다.
첫댓글 줄거운 산행이 되었읍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기를....?? 천보 ..................................................................................................산악회...............................................화이팅..........................................????
넵! 이렇게 관심으로 참여해 주시는분들이 늘어나면 엄청 발전하는 천보산악회가 될겁니다 홧팅!!!!
산행후기 잘보았읍니다 ...........// 홧팅이여.???
네네 칭찬은 고래도 춤을추게 한다는데 쑥스럽지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누군가 봐준다는 그 기분 그래서 글을 쓰지요.. 금요일 도일봉 답사갑니다 이번에는 무리한 산행으로 회원들을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 4시간여 산행으로 인도하려고 답사를 미리갔다 옵니다
너무나 잘 읽었습니다..정말 대단하십니다..고생한 만큼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정말 산이 좋아 떠나는,진정한 산악인들의 모임인 산악회로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 천보소흘산악회 홧팅"
파란하늘님 고맙습니다 진정으로 아껴주시는 마음이 묻어납니다 실망시키지 않는 산악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