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며칠 전 고교농구 대회인 하이스타를 마치고 온, 농구를 사랑하는 평범한 09년생 센터이다. 결론부터 말해보면 너무나 답답한 경기였고, 난 이 경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너무 아쉬운 경기를 하고 돌아왔다.
이번 글에서 참고해 주었으면 하는 점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시점에서 담은 글이고, 우리 팀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으로 쓴 글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이런 부분이 너무 아쉬웠고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서 담아본 글이다. 그래서 학교 노출 위험이 있기도 하고 나만 나온 영상은 아니기에 영상을 공개하지는 않을 거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 보겠다.
일단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가드들이 패스를 안 돌렸던 부분이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에 처음 전학을 와서 농구부에 들어갔던 만큼 원래 선수들이랑은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느끼기에는 패스가 나에게 오지 않았고 자기들끼리만 돌리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못 봤을 거라 생각도 해보고 하염없이 공을 달라고 소리를 지를 뿐이었지만, 끝내 나한테 공을 주지 않았다. 내가 박스 안에서 상대 센터를 완벽하게 등지고 포스트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도 밖에서 드리블을 치다가 허무하게 뺏겨버렸다.
이것은 나만 느끼던 것이 아니고, 일정이 겹쳐서 구경 온 친한 다른 학교 친구들까지도 이 상황을 봤다. 그 친구들은 워낙 친해서 내가 못 했으면 심한 욕을 했으면 했지 절대로 위로를 해줄 친구들이 아닌데, 그날은 경기가 끝나고 시무룩한 나에게 와서 위로를 해줬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템포 조절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냥 속공 상황에 공을 잡으면 '패스'라는 선택지를 생각 못 하는 사람처럼, 상대가 앞에 있든 없든 달려가서 공을 헌납해주기 일쑤였다. 속공 상황이었지만 상대 수비가 2명이나 있던 상황이었고, 나는 바로 뒤에서 백업을 가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스 안에 수비가 두 명이 있으니까 빼는 선택을 했을 법도 한데, 그냥 그대로 올라가 버리는 선택을 했다. 넣었으면 본전인 상황이었지만 에어볼을 날리며 내 기운도 날아가는 상황이었다. 충분히 시간이 있었고 밖으로 한 번 빼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고 지공을 했어도 됐는데, 그게 최선이었을까 생각이 든다.
코치님 선택도 이해가 안 갔던 게, 마지막 4쿼터에 빅맨이 부족한 상황이라 가드 4명에 나 혼자 센터였다. 상대는 이 부분을 눈치채고 나한테 2명씩 붙으면서 내 체력을 갉아먹었다. 그러고 코치님이 하시는 말씀은 '백코트 빨리해라'였다. 내 입장에선 골밑에서 2명을 끼고 몸싸움을 하며 버텨주는 상황인데, 나머지 친구들은 리바운드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슛 쏘고 안 들어가면 쓱 돌아가 버렸다. 이 상황에서 나한테 백코트를 빨리 하라니 어떤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공을 잡고 들어가자마자 포스트업으로 골을 기록했는데도 패스가 오지 않았고, 대부분 선수들이 들어가지 않아도 3점을 남발하고 있을 때 난 꿋꿋이 리바운드를 따고 몸싸움을 해줬다. 그런데 코치님은 내가 볼 컨트롤을 해보고 싶다고 하자 바로 빼버린다고 장난식으로 말씀을 하셨다. 난 장난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멘탈이 너무 나가버렸다.
나는 그 당시에 무릎이 너무 아픈 상태였지만, 아프다 말하면 그나마 있던 출전 시간도 없어질 것 같아 파스를 뿌리며 견뎌냈다. 마지막에 회식을 한다는 것도 부모님이랑 약속이 있다는 걸로 둘러대고 집에 와서 눈물이 났다. 나는 궂은 역할을 다 했는데 정작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는 마음대로 하지 못했고, 팀원들은 자기들 슛을 쏘기에 바쁜 나머지 욕심내기에 바빴다. 코치님에게 또한 서운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궂은일만 다 했지만 결국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받았고, 센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는 억압받았다.
속상한 마음이지만 경기를 다시 돌려보며 내 문제점을 찾아내고자 했는데, 정작 내가 골 넣은 장면은 찍히지도 않았다. 너무 화가 나서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만을 짧게 보고 다시 돌려보지 않았다. 난 다시는 이 학교에서만큼은 농구부를 하지 않기로 생각했다.
사실 나는 중2 마지막쯤에 농구부에 처음 들어가서 친구도 없었고 실력도 형편없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 코치님이 가장 열심히 한다며 주장을 하라고 하셨고 그 질타는 온전히 내가 받아야 했다. 그래서 난 나중에 실력을 착실히 쌓고 선배가 되어 후배가 생겼을 때 잘 챙겨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열심히 하지만 좀 부족한 고1 후배를 봐주고 있었다. 슛 폼도 봐주고 경기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괜찮다, 내가 리바운드 잡아줄게" 하면서 자신 있게 쏘라고 해주고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도 해줬다. 그런데 코치님은 그걸 보고 "너부터 잘 하라"고 하셨는데 진짜 속이 너무 상했다. 내가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1학년 후배가 딱 2명 있어서 1대1도 하고 정말 많이 친해졌고 기술도 많이 알려줬는데, 그냥 코치님이 문제 같기도 하다.
당장 길거리에 나가서 보이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5명 모아서 게임해도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 것 같다고 느꼈을 정도다. 처음엔 누굴 욕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이걸 쓰는 이 순간에도 너무 짜증이 나고, 농구를 제대로 시작한 게 3년 좀 안 되지만 이렇게 답답한 경기는 처음인 것 같다.
처음엔 누군가를 욕하려고 한 건 아니고 내 시점에서 차분하게 잘 풀어보려 했지만 그게 잘 안 됐다. 그냥 재미로만 봐주면 고마울 것 같다. 어디 가서 속 시원하게 말할 사람도 없어서 개인 카페에다가 쓰는 거니까 귀엽게 봐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