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난 한 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온 국민이 슬픔과 애도로 마음을 가누지 못한 시간들을 보내었습니다. 아직도 인터넷과 신문 등에서 그의 발자취를 느낄 때마다 그를 보낸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지만, 또 우리들의 과제를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남은 이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드린 바와 같이, 오늘부터 6월 한달 동안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외고 관련 집중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짧은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이 외고 문제에 우리 단체가 천착하는 이유와 목적들을 다 알려드리지를 못해, 보다 상세히,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드리고, 참석을 요청드리고자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지금 외고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초등과 중학교의 입시 사교육 핵심 진원지로 외고를 꼽는 데는 어느 누구도 주저함이 없을 것입니다. 외고가 특수목적고등학교라는 위상으로 오래 전 출발했지만, 그 특수목적고등학교로서의 자격을 버리고 입시명문고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한지 몇 해 됩니다. 과거에는 특수목적고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사회적 요구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입시명문고라는 외고에 대한 평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온 나라가 입시 경쟁의 과잉으로 넘쳐 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입시 사교육 경쟁의 문제는 새삼스런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만, 외고 진학 경쟁으로 인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입시사교육에 내몰리고 있으며, 그 비용 또한 고등학교 입시사교육 비용을 넘어서고 있는 추세입니다.
부모들은 사교육 비용으로 허리가 휘고, 아이들은 사교육 시간으로 생존권과 건강권에 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을 모두가 개탄하면서도, 그 문제의 진원지인 외고 문제에 대해서는 그 정상화를 위한 시민적 개입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체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심각한 사태로 인해, 정부가 외고를 중심으로 한 특목고 문제가 중학교 사교육의 진원지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여 정부 대책 시안을 얼마 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으로는 지금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입시 사교육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없다는 것을 아마 정부도 알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다 전면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실 외고 문제를 5회 연속으로 토론 주제삼아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은, 이런 정부 대책에 대한 대안적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업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올해 초 계획했던 사업이었습니다. 더 이상 입시 사교육 문제를 정치권에 맡기지 말고 피해 당사자들인 온 국민이 나서자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 방법론을 이제 외고 문제라는 영역에 적용해야할 때가 되었다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난감한 것은, 국민이 그 문제를 개입해서 풀어내기 위해서는 외고의 실상에 대한 깊고 전문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하겠구나 하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관련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외고와 관련된 정보가 물론 정부에 있겠지만,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민간이 정보를 확보하여, 그 정보에 기초하여 우리 국민들이 외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을 일을 탐색하는 길고 험한 과정을 피할 길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5회에 걸친 토론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한 학기 동안 강의와 토론회를 포함해서 수십 회의 행사를 진행한 것 같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좀 쉬면서 다음을 성찰해야할 때라는 생각도 들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우리 시대 입시 사교육 문제 모순의 핵심을 알고, 그 정보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6월 한달 동안 5차례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성과를 얻게 될지, 과연 토론회 결과, 온 국민들이 외고를 정상화 시키고, 외고입시가 진원지가 되어 야기된 사교육 문제를 바로잡을 가능성이나 대안이 얼마나 될지, 그 대안을 어떻게 현실 속에서 구현하게 될지의 문제에 대해서, 특별히 예견하고 있는 바는 없습니다. 길이 보여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시작하지 않으면 그나마 가능한 길 조차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외고 문제를 다루는 집중토론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토론회나 강의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의 필요와 연계되는 것이기에 동원에 특별히 힘쓸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나 일상의 필요와 비교적 거리가 있어서, 아마 시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힘은 없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적은 수가 모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외고 문제를 끈기있게 다루며 해결의 길을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신의 일상과는 좀 떨어진 주제일지라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마음 속 깊은 곳 양심의 요구에 응답하여 이 자리를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됩니다.
부디 이 토론회를 통해서 외고로 인한 우리 사회 입시사교육 열풍이 잦아들 근본적 대안을 찾을 뿐만 아니라, 그 대안을 현실에 하루빨리 실현시킬 수 있는 시민적 운동을 펼치는 동력을 만들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래의 5회 토론회 주제와 일정을 보시고, 가능한대로 참석해서 아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되찾는 일에 함께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참석하실 분은 문자나 메일 답글로 알려주세요. 윤지희 016-209-6857)
2009. 6. 2.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윤지희 올림.
외고 대책 연속 토론회 일정표
차수 |
일정 |
주 제 |
발제와 논찬(※굵은 글씨가 발제) |
제1토론회 |
6/2
(화) |
외고 입시 과열로 인한 초․중 교육 문제와 사교육 현황 및 실태 |
김성천(본 단체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강정훈(안산 초지고 교사, 과천 지역 중학교 교사 경험)
김승현(영어사교육포럼 부대표)
김진각(한국일보)
윤소영(초등교사) |
제2토론회 |
6/9
(화) |
외고 입시 전형의 문제점과 대책 -과거 입시 전형안 및 5.28 정부 발표 대책안을 중심으로- |
정원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간사)
안선회(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
진명선(한겨레신문 기자)
김덕경(서울 영서중)
특목고 학원 관계자(예정) |
제3토론회 |
6/16
(화) |
외고교육과정의 실태와 대책
-외고에는 외국어 교육이
없다? |
남미자(본 단체 정책대안연구소 연구원)
김성천(본 단체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송환웅(前 외고 학부모)
전현선(외고 출신 교사)
양성관(건국대 교수)
박하식(경기외고 교장) |
제4토론회 |
6/23
(화) |
대학입시에서 대학의 외고 부당 특혜 선발 실상과 대책 |
최창의(경기도 교육위원)
정용상(권영길 의원실 비서관)
송경원(진보신당 전문위원)
이규철(성문고, 고3 담임) |
제5토론회 |
6/30
(화) |
-외고 관련 종합 설문
조사 결과
-외고문제에 대한 종합
대책안 |
김춘진 의원실
김성천(본 단체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이종태(한국교육연구소 소장)
김재천(EBS 기자)
성기선(카톨릭대)
정병오(좋은교사운동 대표) |
첫댓글 영어 교육 문제는 우리 모임이 앞으로 힘을 모아 풀어야 할 일입니다. 사교육을걱정하는세상 윤지희 대표님은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일 때 국회 앞에서 한글날 국경일 제정 촉구 1인 시위도 했고 근래에 서울대 이병민 교수와 영어 문제를 풀려는 토론회와 교육을 끈달아 한 일도 있습니다. 우리 모임과 연대해야 할 행사이기에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