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참고1 - 비옥한 초승달 지대
아브라함 이야기를 비롯하여 구약성경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동지역의 지리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옥한 초승달지역을 살펴보아야 한다.
비옥한 초승달지역은 페르시아 만으로 흐르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지중해에 이르는 초승달 모양의 지역이다. 오늘날 이라크에 속한 이 강들 주변에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도시들을 볼 수 있다. 고대 수메르 인들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이 도시들은 현재 서구 문명의 기원이 된다. 아브라함의 시대에는 아브라함의 출신지역인 우르와 하란이 주요 도시였다. 이 지역은 아시리아 왕국(BC.1900년-612년), 바빌로니아 왕국(BC.606년-536년), 페르시아 왕국(BC. 648년-330년)의 거점이기도 하였다.
계속해서 서쪽으로 나아가면 육지와 지중해가 접하는 터키지역을 만나게 되고 곧장 남쪽으로 이동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정착했던 시리아와 이집트의 중간지역인 가나안에 이르게 된다. 가나안의 남서쪽 끝은 오늘날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국경인 시나이 사막이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풍부한 수자원의 도움으로 거대한 문명을 일으켜 2천년동안 그 지역을 지배하였다.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나일강의 풍부한 물로 인해 농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는 찬란한 고대 문명이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계곡의 활 모양의 남쪽과 동쪽 지역은 농경 생활을 할 수 없는 메마른 사막지역이다.
물이 풍부하다는 것은 농업만이 아니라 무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리아의 해안지대와 가나안은 이집트, 소아시아의 터키지역과 북쪽의 아르메니아,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가의 도시들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 예로부터 물동량이 풍부한 무역 경로였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중간에 위치한 가나안은 주변 강대국의 위협을 받아왔다. 이집트의 파라오인 람세스 2세(BC.1279년-1213년)는 북쪽을 정복하기 위하여 군대를 출정시켰을 때 가나안을 먼저 점령하였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의 아시리아와 바빌론제국은 남쪽을 지배하기 위하여 지중해를 따라 가나안을 점령하였다.
다윗 왕(BC.1000년-962년)은 가나안 땅에서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였고, 그의 아들 솔로몬(BC. 961년-922년)은 그 지역의 일시적 권력 공백상태를 이용하여 국경을 확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솔로몬 이후 유다왕국은 북쪽과 남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였다. 이집트인들은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BC.922년-915년)의 통치기간에 그들을 공격하였다. 그리하여 유다왕국은 북쪽의 이스라엘 왕국과 남쪽을 유다 왕국으로 분리되었다. 북쪽의 이스라엘 왕국은 BC.721년에 아시리아에게 멸망되었고, 남쪽의 유다 왕국은 BC.597-587년에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여 바빌론으로 끌려가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이상이 구약 성경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이다.
Jim Campbell, “The Stories of the Old Testament”(Loyola Press, 2007) 편역.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