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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글이 깁니다.
한 번에 읽기보다 여러 번에 걸쳐 궁금한 부분부터 천천히 나눠 읽으시길 권합니다,
주변에 단독·다가구주택을 가진 분들을 만나 재개발에 관해 여쭤보면, 한결같이 세입자 보증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주는 무슨 돈으로 하는지를 물으신다.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시는 분도 많다.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이 없으니 셈이 서지 않고,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없고, 그래서 지금 받고 있는 정비구역 지정 동의서도, 나중의 조합설립 동의서도 선뜻 쓸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막연한 걱정은 대개 순서를 모르는 데서 온다. 이번 글부터 세 편에 나눠 재개발을 하며 돈이 언제 오가는지 살펴본다. 첫 편은 단독·다가구주택, 다음은 공동주택, 그다음은 상가주택이다.
※ 이 글의 숫자는 정비계획(안) 자료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내 집의 정확한 금액은 감정평가(2030년 예상)를 거쳐야 정해진다.
먼저 알아 둘 것: 289동과 329개 지번
8화에서는 단독·다가구주택을 건축물 수로 세어 289동이라고 했다. 이 글에서는 지번 수로 세어 329개다. 한 건물이 여러 지번에 걸쳐 있거나 건물 없이 땅만 있는 지번도 있어서 두 숫자가 다르다.
열 곳 가운데 여덟 곳은 34형을 받아도 돈을 돌려받는다
아래는 우리 구역 단독·다가구주택 329개 지번의 평형별 추정 분담금 현황이다.
우리 구역의 단독·다가구주택 329개 지번은 모두 돈을 더 내지 않고 적어도 아파트 한 채를 받을 수 있다.
국민평형인 34형(84.95㎡)을 고르는 경우만 봐도 277개 지번(84.2%)은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고도 돌려받는 돈이 남는 것으로 추정된다. 43형(114㎡)을 신청해도 세 곳 가운데 두 곳(218개 지번)은 돌려받는 쪽이다.
그런데 지금 정비계획(안)의 2,200세대 가운데 43형(114㎡)은 33세대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토지등소유자의 형편을 반영하지 못한 구성이다. 나중에 우리가 꼭 바꾸어야 할 내용이다.
아파트 두 채를 받는 '1+1'
땅이 넓고 평가액이 큰 집은 돌려받는 돈 대신 아파트 두 채를 받는 길도 있다. 우리 구역의 단독·다가구주택 329개 지번 가운데 246개 지번(74.8%)이 이에 해당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제76조)은 종전 자산의 가격이나 주거전용면적의 범위 안에서 두 채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그 가운데 한 채는 전용 60㎡ 이하로 하도록 정해 두었다.
아래 표는 그 가운데 가격 기준만 따진 것이다. 비례율은 반영하지 않고 종전 자산의 평가액만으로 셈한, 가장 보수적인 추정이다.
(※ 우리 구역은 사업성이 좋다. 실제 비례율이나 주거전용면적 요건까지 반영되면 해당하는 지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여러 채를 가진 경우, 여럿이 함께 가진 경우, 신청이 몰렸을 때의 배정은 반영하지 않았다.)
가격 기준만으로도 34형과 24형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지번이 92개(28.0%), 34형과 17형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지번이 131개(약 40%)다. 지금 가진 집의 종전 자산 가격이 새 아파트 두 채의 분양가를 합친 것보다 크니, 따로 돈을 더 내지 않고 두 채를 받는 것이다.
1+1은 단독·다가구주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구역 공동주택 가운데에서도 1+1의 면적 조건을 충족한 세대가 35세대이고, 가격 기준까지 따지면 더 늘어난다. 자세한 이야기는 공동주택편에서 다룬다.
(중요) 1+1을 고르기 전에 반드시 알아 둘 것!
작은 집은 3년 동안 팔 수도, 증여할 수도 없다. 60㎡ 이하로 받은 한 채는 이전고시일(공사가 끝난 뒤 새 아파트의 소유권을 조합원에게 넘긴다고 구청이 알리는 날로, 보통 입주 무렵이다) 다음 날부터 3년 동안 팔 수 없고,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막힌다. 그동안은 두 채를 모두 갖고 있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에서 다주택자가 된다. 두 채를 받으면 1주택자가 받는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 공제를 받지 못한다. 대법원도 2025년에 1+1 분양자를 다주택자로 본 과세가 정당하다고 확정했다. 2026년 10월 현재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대로라면 2028년부터는 1주택자와 2주택자의 종부세 차이가 더 벌어진다. 43형 한 채라면 한 해 종부세가 100만 원 안팎이지만, 1+1로 두 채를 받으면 1~2천만 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팔 때 양도소득세도 따져야 한다. 2주택이 되면, 둘 중 먼저 파는 집은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기 어렵다. 서울 같은 규제지역에서는 여기에 다주택 중과까지 붙어, 남긴 이익의 절반 넘게 세금으로 낼 수도 있다. 2026년 10월 현재 정부 개편안은 다주택 중과를 2027~2028년에 한시적으로 낮췄다가 2029년에 되돌리는 내용이다. 1+1로 받은 작은 집은 이전고시 뒤 3년 동안 팔 수 없으니, 우리 구역에서 실제로 팔 수 있는 때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될지 그때 다시 따져야 한다.
자녀에게 한 채를 주는 것도 쉽지 않다. 짓는 동안에는 두 채가 하나의 입주권으로 묶여 있어 따로 떼어 주기 어렵고, 관리처분계획인가 뒤에는 조합원 지위를 넘기는 것 자체가 제한된다. 아파트가 다 지어져 각각 등기가 된 뒤에야 한 채를 줄 수 있는데, 작은 집은 그 뒤로도 3년 동안 증여할 수 없다. 두 채를 가진 부모가 증여하면 자녀가 내는 취득세도 무거워진다.
입주 때 새 대출이 막힐 수 있다. 입주 때는 빌렸던 이주비를 갚아야 하는데, 보통 새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갚는다. 그런데 두 채를 받으면 다주택자가 되고, 2026년 10월 현재 서울에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은 막혀 있다. 세입자 보증금과 기존 대출이 많아 이주비를 많이 빌린 집일수록, 입주 때 큰돈이 모자랄 수 있다.
실제로 두 채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법이 허용하는 길일 뿐, 1+1을 얼마나 허용할지는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해진다.
그래서 두 채가 늘 이익은 아니다. 분양신청을 하기 전에 내 나이와 보유 기간, 앞으로의 계획을 놓고 꼭 세무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란다. 나이에 따라 종부세 공제가 달라지고, 자녀에게 증여할지 상속할지도 갈리기 때문이다. (분양신청 기간에는 조합 사무실에서 세무사 상담을 함께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중곡1동 A구역 단독·다가구주택 돈의 흐름
이제 내 돈이 언제 실제로 통장을 오가는지 순서대로 살펴보자.
아래 시기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의 일정대로 모든 과정이 막힘없이 진행된다고 가정한 것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도별로 보는 돈의 흐름
2027년
| 조합설립: 참고용 추정 분담금
몇 달 뒤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을 때 개략적인 사업비와 추정 분담금이 안내된다.
중곡동재개발.com은 이 숫자를 미리 셈해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다만 공식 숫자는 조합설립 동의서와 함께 안내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공식 숫자가 나오면 계산기도 그에 맞춰 고치겠다.
추정 분담금은 약속이 아니라 참고 정보다. 대법원도 그렇게 봐 왔다. 법에서 정한 조합설립 동의서 양식으로 동의를 받았다면, 분담금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조합설립 동의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대법원 2011두8291 판결 등).
이 시기에는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는다.
2030년 무렵
| 사업시행인가와 감정평가: 기준점이 정해진다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땅과 건물을 감정평가해 종전 자산 평가액을 알려 준다. 여기에 사업성을 나타내는 비례율을 곱하면 권리가액이 된다.
권리가액 = 감정평가액 × 비례율
한번 정해진 감정평가액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사업시행계획이 크게 바뀌어 다시 평가하거나 소송에서 잘못이 인정되는 드문 경우뿐이다. 다만 비례율은 사업이 진행되면서 달라질 수 있어서 권리가액도 따라 움직인다. 이 시기에도 돈은 오가지 않는다.
2030년 말~2031년 무렵
| 조합원 분양신청: 처음으로 내 분담금이 나온다
감정평가 결과를 받고 몇 달 안에 분양신청이 이어진다. 조합이 셈한 평형별 조합원 분양가의 추산액이 공개되고, 고른 평형의 분양가에서 내 권리가액을 빼서, 처음으로 감정평가를 바탕으로 한 분담금이 나온다. 그전까지 보던 추정 분담금보다 훨씬 실제에 가까운 숫자다. 이 분양가는 나중에 관리처분계획 총회에서 조합원이 의결하고 구청이 인가해야 확정된다.
조합원 분담금 = 조합원 분양가 − 권리가액
앞에서 본 1+1을 신청할지, 아파트 대신 돈으로 받고 나갈지(현금청산)도 이때 정한다.
공사비가 오르거나 사업이 늦어지면 분담금은 이후에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구역은 사업성이 좋은 편이니, 공사비가 오르더라도 조합원 분양가는 되도록 지키고 일반분양가로 메우자고 조합원들이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일반분양가는 시장 상황과 분양보증 심사에 묶여 있어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다.
2031년 하반기~2032년 무렵
| 관리처분계획인가: 집 거래가 막히고 분담금 납부 일정이 확정된다
분양신청을 마치고 1년 안팎의 준비를 거쳐, 조합원별 권리가액과 분담금을 구청이 인가한다. 지금 내 집의 가치(종전 자산)와 앞으로 받을 집의 값(조합원 분양가)이 이때 일단 정해지는 셈이다.
분담금을 나눠 내는 비율(예: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과 이주비·중도금 대출을 맡을 금융기관도 이때 정해진다.
지금 서울은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라, 관리처분계획인가 뒤에는 조합원 지위를 넘기기가 어렵다. 분담금이 부담되어 집을 팔지 말지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전에 판단해야 한다. 인가 뒤에 집을 사는 사람은 조합원 자격을 넘겨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때는 사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이런 결정은 꼭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란다.
2032~2033년 무렵
| 이주와 이주비: 돈이 처음 크게 움직인다
관리처분계획인가 뒤에는 구역에 사는 모든 가구가 집을 비운다.
2026년 8·13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이때 지금 집의 종전 자산 평가액과 새로 받을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 가운데 큰 금액을 담보 가치로 삼아 기본 이주비 대출(LTV 40%, 최대 6억 원)이 나온다.
다가구주택 집주인에게는 이때가 가장 큰 고비다. 이주비로 내가 이사 갈 집을 구하면서, 세입자들의 보증금도 모두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이주비 은행이 1순위 담보를 잡을 수 있도록 먼저 갚아야 한다.
환급금을 받아 생활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시겠지만, 그 사이를 이주비 대출이 보완해 준다. 세입자 보증금을 돌려주고, 남는 돈으로 입주까지의 생활비를 미리 셈해 두어야 한다.
'이주비'와 '이사비'는 다른 이야기
공사 현장 앞을 지나다 보면 '이사비 보전하라'는 현수막을 보게 된다. 이것은 이주비 대출과 다른 돈이다. '이사비'와 '주거이전비'는 조합이 주로 세입자와 현금청산자에게 주는 보상이다.
이사비: 짐을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다. 집 넓이에 따라 정해진 기준으로 셈한다.
주거이전비: 다른 곳으로 옮겨 사는 동안의 생활비를 보태 주는 돈이다. 보통 가구원 수에 따른 월평균 가계지출을 기준으로, 세입자는 4개월분, 현금청산하는 소유자 가운데 그 집에 살던 사람은 2개월분을 법에 따라 받는다. 세입자는 정비계획 공람공고일(2026년 4월 24일) 당시 구역 안에서 3개월 이상 살았어야 받을 수 있다.
다가구 세입자들이 받는 이사비와 주거이전비는 집주인이 따로 내는 돈이 아니다. 조합이 사업비로 지급하고, 늘어난 사업비는 조합원 모두가 나눠 진다. 집주인이 직접 마련해야 하는 돈은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다.
새 아파트를 받는 조합원은 법으로는 이사비와 주거이전비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주를 서두르려고 조합이 총회에서 정해 조합원에게도 이사비나 이주촉진비를 주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가 나가야 이주비가 나온다.
세입자가 나가는 날 이주비가 나온다. 세를 준 집은 보통 세입자가 이사 나가는 날에 맞춰 이주비 대출이 실행되고, 그 돈으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다. 집을 사고팔 때 잔금 날 돈과 열쇠를 함께 주고받는 것과 비슷하다.
은행이 집에 1순위로 근저당을 잡으려면 세입자의 권리가 정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주비 대출 신청은 미리 해 두고, 세입자와 이사 날짜를 맞춰 그날 한꺼번에 처리한다. 그런데 세입자가 … 버티면 이주비도 묶이고 … 특약으로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좋다.
이사 갈 집은 무엇으로 구하나
이주비를 기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을 갚는 데 다 쓰고 나면, 공사 기간 동안 살 집의 보증금이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전세자금대출을 함께 알아봐야 한다.
다만 2025년 9·7 대책으로 서울 같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의 전세대출 한도는 2억 원으로 묶였고, 10·15 대책으로 이 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주하는 동안에도 조합원은 지금 집을 가진 1주택자이니 보통 이 기준을 따르게 된다. 2026년 10월 현재의 기준이니, 이주 무렵 다시 확인해야 한다.
월세로 생활하시는 분이라면. 앞에서 우리 구역 단독·다가구주택의 84.2%는 국민평형인 34형(84.95㎡)을 골라도 돈을 돌려받으리라 예상된다고 했다. 그런데 월세의 몇 년치가 되는 이 환급금은 입주를 마친 뒤에야 내 통장에 들어온다.
계속 바뀌는 이주비 대출 정책
우리 구역의 이주는 앞으로 6~7년 뒤인 2032~2033년 무렵으로 예상된다. '어' 하는 사이에 금방 다가온다.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2025년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서 따로 정해진 금액 한도가 없던 대출이 6억 원으로 묶였고,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가 되면서 LTV(집값 가운데 대출받을 수 있는 비율)가 70%에서 40%로 줄었다.
따라서 2026년 10월 현재 서울의 이주비 대출에는 1주택자 LTV 40%, 다주택자 LTV 0%, 한도 6억 원이 적용된다. 이주비 대출을 받으면 다른 집을 사는 것도 막힌다.
그런데 이 기준이 두 달 전에 또 바뀌었다. 2026년 8·13 대책으로 8월 31일부터 담보 가치를 셈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지금 집의 종전 자산 평가액만 봤지만, 이제는 종전 자산 평가액과 새로 받을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종후자산 평가액) 가운데 큰 금액에 40%를 적용한다. LTV 40%와 6억 원 한도는 그대로다.
이렇게 부동산 대책은 자주 바뀐다. 1년 남짓 사이에 6·27, 10·15, 8·13 대책이 잇달아 나왔고, 그때마다 이주비 대출의 기준이 달라졌다. 우리 구역이 이주할 2032년 무렵에는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른다. 이주비 대출은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꼭 챙겨 봐야 할 항목이다.
이주비 대출은 얼마나 나올까
우리 구역의 단독·다가구주택은 대부분 종전 가액이 커서 종전 가액의 40%만으로도 6억 원 한도에 먼저 걸리거나 그에 가깝다. 그래서 일단 종전 가액의 40%로 셈했다. 종전 가액이 작은 집은 신청하는 평형의 조합원 분양가로 셈한 금액이 더 클 수 있으니, 실제 이주비는 아래 계산보다 늘어날 수 있다.
우리 구역 단독·다가구 329개 지번의 기본 이주비는 이렇게 나뉜다.
(※ 공시지가에 따른 추정 종전 가액의 40%로 단순 계산한 숫자다. 여러 채를 가졌는지, 개인의 소득과 다른 대출은 반영하지 않았다.)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구역 단독·다가구주택 가운데 90개 지번은 6억 원 한도에 걸린다. 40%만 적용해도 6억 원이 넘게 나와야 할 집들이지만, 한도 때문에 6억 원까지만 받는다. 이 가운데 세입자 보증금과 기존 대출이 6억 원을 넘는 집은 이주비만으로 이사를 마치기 어렵다. 한 집이라도 이주가 늦어지면 구역 전체의 철거와 착공이 늦어지니, 이주비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 구역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2026년) 이주를 앞둔 서울의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이 이주비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를 통해 더해지는 추가 이주비
이주비는 두 가지로 나뉜다. 조합원이 직접 빌리는 기본 이주비(위에서 설명한 이주비)와, 그것으로 모자랄 때 조합이 마련해 빌려주는 추가 이주비다. 규제로 기본 이주비가 줄어들수록 추가 이주비가 맡아야 할 몫이 커진다.
기본 이주비는 조합이 은행과 협약을 맺으면,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은행에서 자기 이름으로 빌리고 지금 가진 집에 근저당을 잡히는 돈이다. 집이 헐린 뒤에는 그 땅이 담보가 되고, 새 아파트가 등기되면 근저당도 새 아파트로 옮겨 간다. 조합은 모두가 같은 조건으로 빌릴 수 있게 창구를 열어 줄 뿐, 빚은 조합원 개인의 것이다. 그래서 집이 몇 채인지, 소득과 다른 대출은 어떤지가 심사에 걸리고, LTV 40%와 6억 원 한도도 개인마다 적용된다.
추가 이주비는 세입자 보증금과 기존 대출이 기본 이주비보다 많아 이사를 나갈 수 없는 조합원을 위해 조합이 따로 마련하는 돈이다. 조합이 금융기관에서 사업비로 돈을 빌리고, 공공기관이나 시공사가 보증을 선다. 조합원은 입주 때 분담금과 함께 정산해 갚는다.
추가 이주비를 줄지, 얼마까지 줄지, 이자를 누가 낼지는 조합이 총회에서 정한다. 공공 보증이 막히면 시공사 보증에 기대게 되고, 그만큼 금리가 오르고 시공사의 입김도 세진다. 그 비용은 결국 사업비로 조합원 모두에게 돌아온다.
그래도 시공사를 통한 추가 이주비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조합이 빌려 조합원에게 다시 빌려주는 돈이라, 보통 조합원이 이자를 매달 내지 않고 입주 때 분담금과 함께 정산한다. 시공사가 이주비 이자를 조합에 빌려주는 것도 허용된다. 당장 손에 쥔 돈이 없어도 이주를 마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 이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비가 되어 결국 조합원 모두가 나눠 진다.
시공사가 이주비를 공짜로 주거나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시공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중 금리 수준으로 조합에 추가 이주비를 빌려주는 것까지다(도시정비법 제132조,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0조). 그러니 시공사를 고를 때 "이주비 무제한", "파격 금리" 같은 말이 나오면, 그 조건이 법의 범위 안인지, 결국 누구의 돈으로 돌아오는지 따져 봐야 한다.
이자가 쌓인다. 이주비 6억 원을 연 4%로 빌리면 이자만 매달 200만 원, 5년이면 1억 2,000만 원이다. 몇 집 때문에 구역 전체의 이주가 늦어지면 모든 조합원의 금융비용이 늘고, 착공이 늦어지는 사이 오른 공사비도 함께 떠안게 된다.
추가 이주비는 금리가 높다. 기본 이주비가 모자라면 시공사가 보증하는 추가 이주비를 쓰게 되는데, 금리가 훨씬 높다. 노량진3구역은 기본 이주비 금리를 3.8%, 추가 이주비 금리를 최대 7.0%로 안내했다.
현금이 넉넉지 않은 다가구 집주인을 위한 방법
추가 이주비를 포함해서 몇가지 대책을 정리해봤다.
1. 기존 대출은 대환으로 정리한다.
이주비 대출을 실행하는 날, 이주비 은행이 기존 대출 은행에 직접 돈을 보내 갚고 남은 금액만 내 통장에 넣어 주는 방식이다. 따로 목돈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기본 이주비가 기존 대출 잔액보다 많아야 한다.
2. 모자란 보증금은 추가 이주비로 메운다.
위에서 이미 설명한 내용이다. 기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기본 이주비를 넘는다면, 기본 이주비로 먼저 기존 대출을 갚고 모자란 보증금은 시공사가 보증하는 추가 이주비로 해결한다.
3. 조합 차원의 방안도 있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으로 조달한 사업비 일부를 다주택자 조합원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에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구역도 관리처분계획을 세울 때 논의해 볼 만하다.
4. 서울시와 정부의 움직임도 지켜보자.
서울시는 2026년 1월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 규제에서 떼어 LTV 70% 수준을 적용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고, 서울시 자체 이주비 융자 한도를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올리고 모든 정비사업 조합으로 넓혔다(2026년 7월). 다만 이 융자는 1순위 근저당을 설정해야 해서, 은행 이주비 대출과 겹쳐 받기는 어렵다.
정부는 2026년 8·13 대책에서 이주비 담보 기준을 바꾼 데 이어, 2027년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금공)의 추가 이주비 보증 상품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모두 우리 구역이 이주할 무렵 다시 확인해야 한다.
2033년 하반기~2034년 무렵
| 착공과 일반분양: 분담금을 내기 시작한다
이주와 철거가 끝나면 공사가 시작되고 일반분양이 진행된다. 분담금을 내야 하는 조합원은 이 시기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나눠 낸다. 조합에 따라서는 입주 때 한꺼번에 내도록 하기도 한다. 돈을 돌려받는 조합원은 이 시기에 낼 돈이 없다.
공사비가 오르면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판례는 추가 분담금을 낼 의무가 확정되려면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가 있거나, 적어도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별 분담 내역을 분명히 의결해야 한다고 본다.
2037~2038년 무렵
| 입주와 청산: 최종 정산
35층 아파트는 보통 3년 반에서 4년의 공사를 마치면 입주한다. 이때 분담금 잔금(보통 30%)을 내고 빌렸던 이주비를 갚은 뒤 열쇠를 받는다.
돌려받을 돈이 있는 분은 이 무렵 환급금을 받는다.
새 아파트에 전세를 놓아 그 보증금으로 잔금과 이주비를 한꺼번에 갚는 경우도 많다.
새 아파트에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려면, 들어올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집주인이 아직 등기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세입자가 받는 전세대출, 곧 조건부 전세대출이 2025년 대출 규제로 막혔다. 입주 때는 이전고시 전이라 새 아파트의 등기가 아직 안 된 경우가 많아, 이 방법이 예전처럼 쉽지 않다.
입주 뒤 조합이 해산하고 청산할 때까지 남은 비용을 정산하면서 비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되고, 긴 여정이 끝난다.
입주 뒤에는 무엇으로 사나
월세로 생활하시던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새 아파트에 들어가면 월세가 없는데, 그때는 뭘로 먹고사느냐"다. 길은 몇 가지가 있다.
1. 입주 때 돌려받는 환급금
: 앞에서 본 대로 우리 구역 단독·다가구주택은 대부분 돌려받는 쪽이다. 이 돈이 몇 년치 생활비가 된다.
2. 1+1로 받은 작은 집 세놓기
: 두 채를 받아 작은 집을 전세나 월세로 놓으면 다시 임대 수입이 생긴다. 다만 이주비를 많이 빌린 집이라면, 먼저 작은 집을 전세로 놓아 그 보증금으로 이주비를 갚고 그 뒤에 월세로 돌리는 순서가 현실적이다. 나중에 자녀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다만 세금과 증여의 제약이 크니 함께 따져야 한다.
3. 작은 평형을 골라 환급금 키우기
: 돌려받는 돈은 권리가액에서 분양가를 뺀 것이다. 큰 평형보다 한 단계 작은 평형을 고르는 것만으로 손에 쥐는 현금이 커진다.
4. 입주 뒤 팔고 옮기기
: 새 아파트는 지금 집보다 시세가 훨씬 높다. 입주 뒤 팔고 더 작은 집으로 옮기면 그 차액이 노후 자금이 된다.
5. 생각해 볼 선택지, 주택연금
: 새 아파트에 그대로 살면서 그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런 길도 있다는 것은 알아 두시면 좋다.
어느 길이 맞는지는 나이와 가족 사정에 따라 다르다. 분양신청 전에 가족과 함께 미리 의논해 두시기 바란다.
맺으며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기니 저장해두시고 재개발 돈에 관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구역의 각 지번별 정비계획(안)에 따른 추정 분담금과 이주비는 https://중곡동재개발.com/ 계산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육하원칙에 따라 연재하고 있습니다.
[Who] 중곡동 재개발 조합원
[8화] 중곡1동 A구역의 토지등소유자 약 620명은 어떤 분들일까?
https://cafe.daum.net/jgdong/MlCw/6
[Why] 중곡동 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
[3화] 서울시 최고의 '귀족 재개발' 중곡1동 A구역
https://cafe.daum.net/jgdong/MlCw/2
[4화] 중곡1동 A구역 (254-15 일대) 재개발, 아파트 급지표로 몇 급지?
https://cafe.daum.net/jgdong/MlCw/3
[Where] 중곡동은 어떤 곳인가?
[1화] 내가 아기일 때, 중곡동도 아기였다.
https://cafe.daum.net/jgdong/MlCt/1
[2화] 중곡동에 '올림픽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질 뻔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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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수양대군 납시오! 조선시대 왕들의 사냥터, 중곡동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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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언제 무엇을 내고 정하나
[6화] 재개발하며 내야 할 동의서와 투표는 뭐가 있나? "동의서 냈는데 왜 또 내래?"
https://cafe.daum.net/jgdong/MlCw/5
[9화] 세입자 보증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① 단독·다가구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7
[10화] 분담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② 공동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8
[11화] 중곡1동 A구역 상가 건물 117곳 재개발 가이드
https://cafe.daum.net/jgdong/MlCw/9
[What] 무엇을 재개발로 지어야 하나
[5화] 중곡1동 A구역이 3~4급지 아파트가 되는 방법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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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어떻게 진행되나?
[12화] 그동안 내가 한 선택으로 중곡1동 재개발은 어떻게(How) 진행되고 있나?
https://cafe.daum.net/jgdong/MlCw/10
[13화] 공공주도 재개발과 공공지원 민간 재개발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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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코앞의 위협, 민간 도심복합개발(민도복)이 군자역 주변에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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