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작년 10월 12일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는 착한 떡볶이 편을 소개하며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가 화학조미료 범벅이라는 사실과 몇 년이 지난 묵은 쌀로 떡볶이 떡을 만드는 등 위생적으로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취재 결과를 방영해 떡볶이를 좋아하는 저는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당시 호박, 비트 등으로 색을 입힌 쌀 떡과 잣, 사과 등으로 맛을 낸 천연소스에 좋은 점수를 얻어 선정된, 착한 떡볶이집을 찾아가 봅니다.
파주 출판단지 내 위치한 완이네 작은 밥상, 첫 방문

씨앗을 뿌려 가꾼 텃밭이 있다는 게 인상적인 이곳은 유기농 전문식당으로, 음식뿐만 아니라 유기농 제품과 우리 밀 과자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곳입니다.


방송이 되기 전 착한 떡볶이로 선정된 곳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미리 방문해 보았는데요. 당시에는 가게 안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방송 전 메뉴판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듯 떡볶이보다는 유기농 재료들로만 만든 비빔밥과 김밥이 주메뉴입니다.

사이드 메뉴인 떡볶이를 주문하자 즉석에서 조리해서 1인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방송 전 떡볶이 맛은?
덜 익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래떡을 말린 듯한 떡의 질감은 생소했으며 간이 안 된 듯한 밍밍한 맛이었지만, 특유의 잣 향이 계속 입안에 맴돌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호두, 잣, 땅콩, 사과, 배, 양파, 매실청 등 13가지 재료가 들어간다고 메뉴판에 적혀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간이 약해 대중적이지 못한 맛이었지만, 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져 이래서 착한 떡볶이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방송 직후 떡볶이 동호회 분들과 다시 방문해 보니
방송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순서를 기다려야 했으며
테이블에서도 약간의 기다림은 필요했습니다.
방송 전보다 단맛이 강해 졌지만, 여전히 대중적이지 못한 밍밍한 맛에 함께 온 분들이 크게 실망하며 괜히 왔다고 푸념을 늘어놓아 미안한 마음에 제가 계산을 했습니다. 홍대로 온 후 팥빙수도 사줄 수밖에 없었던 웃지 못할 기억이 생각나네요.

방송 10개월 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동안 찾아오는 손님층이 달라졌음을,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단위 손님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김밥 메뉴는 방송 직후 사라졌으며, 가격 변동이 있었기에 메뉴판을 다시 올려봅니다.

떡볶이 주문 시, 미역국과 김치가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대중적이지 못한 맛을 보완하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이 떡볶이는 이제 대중성과 타협되는 건가요? 자극적인 일반 떡볶이와는 맛이 다르면서도, 땅콩을 갈아놓은 미숫가루 같은 구수함에 적당한 맛 균형이 이루어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에 먹은 떡볶이는 푹 끓여졌는지, 덜 익은 듯한 딱딱함은 없었습니다.

방송 1년 후,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제는 대중성을 가진 착한 떡볶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을 때쯤 착한 식당 그 후라는 에디션 리뷰를 위해 다시 방문합니다. 이번 방문에도 역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손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전과 전혀 다른 매운맛의 떡볶이는 저를 살짝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좋은 재료의 맛이 모두 감춰질 정도로 매운맛이 강했습니다. 매운맛 때문에 잣, 땅콩, 사과 등 좋은 재료 맛이 감춰진다는 점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한 번 방문만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10월 초 네 번 방문했으며 마지막 방문 때는 객관성을 위해 착한 식당 에디션에 대해 조언을 해주시는 분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다른 재료의 맛이 감춰질 만큼 매운맛이 강했으며, 덜 익은 듯한 떡 질감이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부모님들이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유기농 식당입니다. 뒷 테이블에서 아이들이 떡볶이가 맵다고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재료가 달라져, 아이들이 먹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왜 떡볶이가 매워졌죠? 맛이 달라진 이유를 사장님에게 여쭤보니
"일조량이 많은 연평도 유기농 고춧가루를 구입해 쓰면서 떡볶이가 매워진 걸 알고는 있지만, 구입한 재료라 재료 소진 시까지 어쩔 수 없다."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재료에 좀 더 신중을 기해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시켜 주셨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며 방송 전과 달리 손님이 많아져, 이렇게 한꺼번에 떡볶이를 만드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정확한 재료 레시피를 만들어 사장님이 아닌 직원이 조리했을 때도 맛이 동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 전 떡볶이 vs 방송 1년 후 떡볶이 비교

착한 떡볶이집 총평
방송 전과는 다른 맛 그리고 매워진 떡볶이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저는 한 달 전에 맛보았던 대중적인 맛의 떡볶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 앞으로도 그렇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착한 식당 에디션을 취재하기 위해 이 식당을 여러 번 다니며 느꼈던 건 부모님과 함께 어린아이가 많이 찾는 식당이기에 대중적이지 못하더라도 방송 전처럼 간이 거의 안 되고 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수한 맛의 떡볶이가 더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떡을 충분히 끓여 익숙한 질감의 떡이라면 간이 약해도 잣과 견과류의 고소함과 과일의 향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 들더라고요.
이곳을 찾는 우리들의 아이를 위해서 잣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구수함에 과일 향의 깔끔함이 어울려지며 심심했던 예전의 착한 떡볶이가 다시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영업시간 매월 1, 3째 주 월요일 휴무 오전 11시~오후 8시
주소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20 별관동 103호
연락처 031-955-6162
완이네작은밥상경기 파주시 문발동 510-1 별관동 103호|031-955-6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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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여러분들은 어떤 떡볶이를 좋아 하시나요?
경쟁적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극적인 떡볶이 맛으로 손님들을 어필하는 요즘 점점 우리들은 그 맛에 길들여진다는 사실을, 한 번쯤 생각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 합니다. 햄버거를 실험하는 착한 햄버거편을 보고, 저도 떡볶이 부패 실험을 따라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79일 상온 보관에도 썩지 않는 프랜차이즈 떡볶이와 50일 상온보관 부패된 착한 떡볶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썩지 않는 떡볶이를 맛있다고 먹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