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원 성체대회 강론 원고
겟세마니 피정의 집 김 학 배 (안젤로) 신부
찬미 예수님.
저는 겟세마니 피정의 집 김 학배 안젤로 신부입니다.
은혜롭게도 부족한 제가 원주, 춘천교구의 오랜 전통의 축제인 풍수원 성체대회에서 말씀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제가 되던 1994년 무렵에 춘천 교구는 전임 주교님은 지병으로 교구장직을 사임하시고 본국으로 돌아가셨고, 새 교구장 주교님은 임명되기 전이어서 교구장이 공석 이었습니다. 그 해 서품을 미룰 수가 없어서 원주교구 김 지석 야고버 주교님을 초청하여 수품을 치루었습니다. 오늘 저를 서품해 주신 김 주교님과 저의 아버지이신 저희 주교님, 그리고 많은 신부님들, 교우분들 앞에서니 두렵고 떨리는 마음입니다. 제가 강론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금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요즘 저의 삶이 조금 변화되었습니다. 안쓰는 전자 제품은 전원과 코드를 반듯이 끄고, 공허함 때문에 켜 놓았던 전구도 역시 끄게 되었고, 다른 소비마저도 줄이는 작은 실천을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삼척에서 열린 핵 없는 세상 만들기 행사에 다녀오면서 부터입니다. 원주 교구 신자들과 주민들은 지금 핵발전소가 삼척에 건립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핵 발전을 반대하고,
그리고 후손들에게 핵폐기물을 물려주는 부끄러운 선배가 되지 않기 위해,
또 하느님께서 창조해 주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핵으로 더럽힐 수는 없고, 인간의 생명마저도 심각하게 침해 되는걸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는 성내리 성당에서 미사 참례를 하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그 안에서는 누구에게 탓을 돌리거나,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구호 보다는 핵발전을 줄이고 없애기 위해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먼저 솔선해서 전기를 아끼고, 소비를 줄이는 실천적인 삶을 살아야하고,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깊이 느꼈습니다.
핵발전을 없애는데 어떤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체 에너지로 갈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의 방법을 바꾸는 것, 즉 실천의 삶을 사는 것이 더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제시해 주신 작은 실천 강령을 제방에 붙여 놓고 누구에게 외치기 전에 제가 먼저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도 자꾸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우리의 신앙마저도 자극적인 것을 쫒습니다.
얼마 전 한 교우분이 어느 곳의 성체대회에 다녀와서 태양이 성체처럼 변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그래서 은혜를 받고 왔다고 자랑을 합니다.
저는 그분께 성체처럼 변한 태양이 기적이 아니라 미사의 성찬례 안에서 빵의 형상 속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표징이고 신앙이라고 바꾸어 드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도 무슨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 마음을 두고 하늘을 쳐다보고 두리번거리지 마십시오.
오히려 이 많은 사제들을 통하여 축성되시고, 우리의 음식이 되어 오시는 주님을 만나고, 그분과 하나 되고, 그 분을 세상 속에서 증거하는 신앙인이 되는 것에 마음을 두십시오.
얼마 전 가톨릭교회 신문에 우리나라 교세 통계를 빌어 타종교 즉, 개신교는 줄고 있는데 그나마 가톨릭은 조금씩 늘고 있다는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진실을 숨긴 부끄러운 통계라고 생각합니다.
천주교는 교적을 다 끌어안고 있어서 신자 수가 절대 줄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본당 마다 쉬는 교우가 7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 숫자에는 가톨릭교회를 아주 떠나거나 개종한 사람들도 상당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신자가 늘고 있다고 안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교회는 진지하게 우리의 모습을 다시한번 되돌아 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것을 시작 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사는 우리가 진정한 성체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 생명마저도 온전히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삶을, 우리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증거 해야 합니다.
기복적인 기도나 하고,
기적을 쫒아 다니는 신앙이 아니라
성찬의 삶속에서 참 행복을 느끼고, 성찬의 삶을 증거하며,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은혜로운 신앙을 살아야합니다. 지금의 세상은 더 이상 말로 신앙을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전교하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티를 찾아내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찾아다닙니다. 그들에게 참된 성찬의 삶으로 증거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야 할 삶입니다.
주님의 오랜 역사를 품은 풍수원 성당에서 주교님과 사제들, 그리고 많은 교우들이 함께 성체성사를 담은 미사와 성체 강복을 할 수 있어서 오늘 저는 참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이 안에서 참 행복하십시오.
첫댓글 + 찬미 예수님~~
아멘...신부님 저도 행복합니다.. 김경화 미카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