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강조하였다.
● 의사는 먼저 각 계절의 차이를 알아야 하고 계절의 특성에 따라 어떤 질병이 유행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 해가 어떤 방향에서 뜨고 지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천체의 운동으로부터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의사는 바람에 관해서도 따뜻한 바람인지 혹은 어느 쪽에서 부는 바람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에 따
라 체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물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물도 맛이나 무게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건강에 이로운 물과 해로운 물이 있기 때
문이다.
● 땅의 성질에 관해서 습기가 있어 수목이 잘 자라는 땅인지, 혹은 따뜻한 성질의 땅인지 차가운 성질의 땅인지
를 판단해야 한다.
● 의사는 주민의 생활양식과 관련해 음주습관이나 선호하는 음식 그리고 하루의 식사 빈도를 살펴야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의 연구와 치료를 위해 지질학, 풍속학, 기후학, 천문학, 지리학 등을 폭 넓게 알아야 환자를 용이하게 진료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즉 기후와 풍토가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2014년 건강보험공단에 재직 중인 한 대학원생은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하였다.
“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의 지형은 어떠한가?”
우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암 발생률을 조사해 보았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암환자로 판명된 후 종합병원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은 기록에 의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암환자는 주요 암 5가지로 위암, 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을 말한다. 한편 어느 지역의 암 진료 환자수가 많다는 것은 곧 그 지역의 암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귀준, “지형조건이 암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 서경대학교석사학위논문, 2015.)
지형비교

● 암환자가 많은 지역은 대체로 산이 크고 험한 지역이다.
● 산이 낮아도 골짜기가 많은 곳에서는 암 질환 발생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산의 크기와 높이보다는
지형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 산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산골짜기에서 부는 산곡풍에 직접 노출되는 곳이다.
● 지역을 관통하는 물길의 폭이 좁고 길면서 유속 또한 빠르다.
● 물길을 따라 산곡풍이 불기 때문에 바람이 세다.
● 산곡풍은 계곡을 따라 일정한 방향에서 지속적으로 바람이 분다. 이러한 바람을 요풍, 질풍, 살풍, 음풍,
적풍이라 하였다. 반면에 넓은 곳에서 부는 바람은 두렵지 않다고 했다.
● 골짜기 지형인 관계로 일조량이 적다.
● 골짜기이므로 바라보이는 하늘도 좁다.
● 골짜기인 관계로 논밭을 형성하지 못했다.
● 주변에 암석이 많다.
● 대체로 안개 발생이 잦은 곳으로 운무의 이동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상을 요약하면 암 환자가 적은 지역은 대부분 산이 낮고 평지를 이룬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암 환자가 많은 지역은 산골짜기 험한 지형이 대부분이다. 즉 암 발생이 많은 곳은 산곡풍의 영향이 심한 지형임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바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요즈음 들어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 해서 산 속 깊은 곳에서 요양하려 하는데, 그러한 곳은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등의 좋은 환경은 병의 치료에 고마운 존재며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깊은 산 속에서는 오히려 산곡풍이 발생하여 인체의 건강에 독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바위와 계곡으로 이루어진 험한 지형에서 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화강암지대에서는 발암물질인 라돈의 발생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시사 하는바가 크다. 따라서 기암괴석이 많은 험산에서 일시적인 힐링은 좋지만, 장기적인 생활은 재고되어야 한다.
당신이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넓게 평지를 이룬 지형이나 또는 흙이 두터운 육산에 터를 정할 것이다.

자료 : 지종학, “건강한 삶 성공한 삶 풍수지리”, 프로방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