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라고 알려진 국보 제84호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은 보는 사람의 마음이 편안하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은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 백제 시대 제작된 것으로 우리나라 마애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에 속하며, 중앙의 본존불은 입상이고, 좌우로 협시불이 있다. 협시불도 한 분(관음보살)은 서 있고, 한 분(미륵불)은 앉아 있다. 한민족의 미소와 관련된 예술품 중에서 국보 제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종교적, 철학적인 신비의 미소를 머금었다면, 서산 마애삼존불상의 미소는 천진무구한 동심의 미소를 보여준다. 한편 7세기 제작된 "신라의 얼굴무늬 수막새"는 한국 미소의 전형으로 꼽히는데 일상적인 신라인의 미소를 보여준다. 고려말에서 조선 초에 만들어진 안동 하회탈의 미소엔 인간의 욕망이 숨겨져 있는데, 양반탈은 여유와 낙관이 넘쳐흐르고, 기생탈인 부네탈은 양반을 유혹하는 은밀한 미소를 표현했다. 그 당시 유럽 미술사에서는 사람의 얼굴 표정을 나타내는 데 미숙하여, 무표정한 작품들이 많았으며 우리 선조들의 실력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탈리아 라벤나에 있는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에 있는 모자이크 "빵과 물고기의 기적(오병이어)"를 보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신체 균형을 잘 표현했지만, 얼굴 표정은 아주 어색할 정도다. 이 그림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예수님이 제자의 발을 밟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예수님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그리스에는 오늘날에도 재미있는 풍습이 남아 있는데, 신혼부부가 첫날밤 누가 먼저 상대의 발을 밟느냐에 따라 위아래 서열이 정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