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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 첫째:‘심리주의비평’의 개요와 실제 비평에 적용을 위한 ‘심리주의 비평’의 세 가지 영역을 제시하였다. 즉, 작자의 창작심리 영역인 ‘작가심리학’, 작품의 내적심리 영역인 ‘작품심리학’, 독자의 작품수용 영역인 ‘독자심리학’이 그것이다. -. 둘째:심리비평의 적용 사례로, 필자가 그동안 심리학을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시인들의 작가, 작품론을 예시하였다. -. 셋째:현대시를 텍스트로 하였으므로,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효시로 본다면 100년 남짓한 한국현대시사가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10년 단위로 개관해 보았다. 〈필자의 동의를 얻은 다음, 《심리학으로 푸는 한국현대시》(2018, 손해일, 시문학사-시문학연구총서30)에서 일부 인용. |
〈심리주의 비평의 이론과 실제 적용〉 필자가 박사학위를 시작하면서부터 30여년 가까이, 큰 관심을 갖고 실제 비평에서 즐겨 응용했던 것이 ‘심리주의비평’ 이다. 무릇 인간의 모든 말과 글과 행동은 원천적으로 인간 심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무의식적인 표정과 말, 눈빛, 손짓, 발짓 하다못해 수면 중 잠꼬대까지도 인간의 의식, 전의식, 무의식에 연유하고 있다. 고도의 정신활동 산물인 문학작품도 예외일 수 없다. 본능조차도 무의식의 발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비평에 여러 가지 방법론이 있고 나름대로 타당한 논리가 있다. 그 중에서도 크게 역사주의비평과 형식주의비평은 대척점에 서 있다. 작품분석에 있어 작품과 함께 시대 배경, 학업, 가계, 사회활동 등 외적인 요소를 총체적으로 고려하자는 입장이 ‘역사주의비평’ 이다. 이에 반해 오로지 작품만을 분석텍스트로 하고 일체의 다른 요소를 배제하자는 입장이 ‘형식주의 비평’ 으로 러시아형식주의, 신비평에서 주창하였다. 어느 것이건 비평가의 선택 문제이지만 필자는 역사주의 비평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장님 코끼리만지기’ 식의 편향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체를 명확히 종합적으로 파악하려면 역사주의비평이 타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학비평 자체가 독립 장르로서 별개의 창작이라는 주장은 논외로 치더라도, 문학 작품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심리주의비평이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인간의 내면 의식을 파헤치는 심리분석은 심리학, 성리학의 주된 관심사로서 점성술, 최면술, 독심술, 각종 예언에도 응용되어 왔다. 오늘날은 인간뿐아니라 동물, 식물, 하등동물, 인공지능 첨단 로봇에까지 심리학의 연구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첨단 과학문명의 극치이지만, 테크닉과 심리대결의 특이한 사례로 인공지능 ‘알파고’를 들 수 있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바둑 기사에게 압승한 ‘알파고’의 등장과 다시 이를 격파한 또 다른 진화된 ‘알파고’의 출현은 시사 하는바가 크다. 오늘날 세계 현대문학사에서 각자 독창적인 시론을 갖고 시 창작에 임한 선학들의 행보도 심리학의 분석 대상이다. 예컨대 상징주의의 원조로 꼽히는 샤를 보들레르의 〈상응이론〉을 비롯해, 스테판 말라르메의 〈창작시론〉, 아르 튀르 랭보의 〈견자見者의 시〉, 폴 발레리의 〈시의 음악성〉,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시〉, 에즈라 파운드의 〈이미지론〉, 앙드레 부르통의 〈초현실의 시> 등의 시론과 작품에 대한 연구에도 ‘심리주의비평'은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현대시 창작시론》(오정국, 2016). ‘심리주의비평(Psychological Criticism)’은 ‘정신분석비평(Psycho -analysis Criticism)’이라고도 한다. 심리주의비평은 삶과 현실이 어떻게 예술로 구현되었는가를 전지적인 관점에서 구명한다는 점에서 ‘역사주의비평(Historical Criticism)’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심리학의 연원은 플라톤의 〈이온〉에 나오는 ‘영감설’, 심리학의 창시자이며 효시로 일컫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오는 ‘카타르시스’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의 원조는 단연 프로이트(S. Freud)이다. 그의 《정신분석입문》, 《꿈의 해석》, 《성욕에 관한 세 가지 이론》은 3대 명저로 꼽힌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시적 정신》의 존스(E. Jones), 보나파르트(M. Bonaparte), ‘개인심리학’을 창안한 아들러(A. Adler), ‘분석심리학’을 창안한 융(C.G. Jung), 프레스코트(P. C. Prescoit) 등 소위 프로이트학파 제자들을 거치면서 심화 발전되었다. 이후 현대심리학은 신프로이트학파와 다른 유파들로 다양하게 분파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
심리주의 비평이론 개관
심리주의 비평
1. 의의 및 개념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항상 심리적인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행동이란 인간의 심리가 동작으로 표출된 것이다. 문학작품은 인간의 외적인 행위와 내적인 심리현상을 작가가 작품으로 형상화한 언어 예술이란 점에서 문학과 심리학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인간 정신에 대한 직관력과 예술적 감수성 없이 작가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창작하기란 어렵다. 심리학과 문학비평은 각각 독자적인 영역이면서도 이와 같이 그 관계는 밀접하다. 문학과 심리학의 관계는 두 가지측면에서 논할 수 있다. 첫째는 문학이 심리학 연구의 한 제재라는 측면이며, 둘째는 심리학이 문학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이다.
고전소설이나 현대통속소설 등은 인간의 심리적 고찰보다는 사건위주의 스토리 전개에 치중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 문학, 특히 소설은 인간의 심리탐구에 치중하기 시작하였다. 현대문학의 특징의 하나는 인간의 심리묘사와 내면적 성찰에 치중하는 경향일 것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심리학과 문학비평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다. 심리주의 비평은 프로이트 이후 비로소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심리주의 비평(psychological Criticism)은 문학비평에 심리학을 응용하는 비평이다. 또한 심리주의 비평은 심리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히 정신분석학을 응용한다는 점에서 정신분석 비평(Psycho-analytical Criticism) 등으로도 불린다. 심리주의 비평은 작가의 창작심리연구, 문학작품의 내적심리 연구, 문학작품을 수용하는 독자심리 연구 등 세 가지 영역에 대하여 인간의 심층심리, 의식의 흐름, 리비도, 콤플렉스, 꿈 이론, 자동기술법 등의 방법으로 해명하고 분석하려는 비평이다.
심리학이 문학비평에 도입되는 경우의 한계와 정신분석학이 비평에 주는 효용성을 알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문제를 검토하여야 한다.*1)
① 정신분석학은 문학에 무슨 보편적 기능을 주는가?
② 정신분석학은 시적 창조의 과정 혹은 영감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③ 정신분석학은 어떤 경로로 우리에게 비평의 기능을 확대시켜 주는가?
오늘날 대부분의 작가들은 문학작품의 형식, 인물의 성격묘사, 주제의 표현에 의도적으로 심리학을 응용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이를 중시 하기도 한다. 특히 정신분석 비평은 첫째, 심리기제와 유사한 수사학적 작업으로 텍스트를 탐구하는 것이다. 둘째, 저자와 텍스트, 독자와 텍스트간의 관계를 고려하는 이론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셋째, 이러한 관계가 어느 특정한 역사적 시점이나 사회 체제 내에서 자기(self)의 구성과 관련된 다른 일반적인 문제의 일부로서 파악되어야 한다.*2)
1) Herbert Read, “Psycho-Analysis and Criticism”, Twentieth Century Criticism:The Major Statements, eds., William J. Handy and Max Westbrook, (New York:The Free Press, 1974), p.422.
2) Elizabeth Wright, Psychoanalytic Criticism:Theory in Practice. (London:Methuen Co. Ltd., 1984), P.6.
유럽에서 근대적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사무엘 리차드슨(Samuel Richardson, 1689∼1761)의 《파멜라》(Pamela, 1740∼1741)는 서간체 형식을 취하면서 파멜라라는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묘사에 치중함으로써 심리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인간심리를 중시한 시극으로는 셰익스피어, 라신느, 코르네이유, 엘리어트 등의 작품이 있다.
근대 이후 심리적 기법을 활용한 영미의 작가와 소설의 예를 들면, 도로시 리차드슨(Dorothy M. Richardson)의 《순례》(Pilgrimage, 1915),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Ulysses, 1922),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Mrs. Dalloway, 1925), 월리암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The Sound and Fury, 1929)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구스타프 폴로베르, 스탕달, H.D.발자크, 레프 N, 톨스토이, 표도르 M, 도스토예프스키, 찰스J. H. 디킨스, 월리엄 M, 대커리, T. S. 엘리어트, D. H. 로렌스, 토마스만, 프란츠 카프카, 유진 오닐의 소설들은 인간심리를 다각도로 다룬 대표적인 것들이다.
한국에 있어서는 이상의 《날개》 등이 전형적인 예이다. 이 외에도 우리는 현대문학에서 심리학적인 요소를 많은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은 문학에 있어서 심리 탐구의 중요성과, 문학과 심리학의 깊은 관련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리주의 비평 또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심리주의 비평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① 심리주의 비평의 오용에 대한 언급 ② 현대 비평가들에게 문학해석의 도구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심리학적 이론을 요약할 것 ③ 문학의 이해와 음미를 증진시키기 위해 독자가 이 해석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제 작품에 적응시켜 보는 것 등이 필요하다.*3)
3) W. L. 궤린(정재완 역), 《문학의 이해와 비평》(청록출판사, 1983), p.132.
본고에서는 먼저 심리주의 비평을 역사적으로 개관해 보고, 작가심리학, 작품심리학, 독자심리학 등 심리주의 비평의 세 가지 영역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심리주의 비평의 근간이 되는 정신분석학의 개요를 살펴봄으로써, 비평에 활용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2.심리주의 비평사 개관
심리주의 비평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까지 소급된다. 플라톤(Platon, B.C.427∼347 )은 그의 대화편 중 〈이온〉(ion)에서 작가와 독자의 정신상태를 문제로 삼아 문학의 영감에 대해 논하였는데, 이것은 소박하나마 문학의 심리 문제를 다룬 최초의 시도로 보인다.
서정시인이나 서사시인을 막론하고 모든 시인은 스스로의 기술에 의하여 아름다운 시를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받고 접신接神을 한 까닭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은 가벼운 날개 돋친 신비의 존재이며, 영감을 받아 혼이 쑥 빠져버리고 이성의 힘이 새어나가기 전에는 창작이란 있을 수 없다.
시인은 기술적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알 수 없는 신의 능력에 의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4)
4) Allan H. Gilbert, ed., and trans., “Ion” in Literary Criticism, Plato to
Dryden(Detroit:Wayune state Univ. Press, 1962), p.16. 《문학연구의 방법》(이상섭, 1983탐구당) p.146.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384∼322)는 《시학》(poetics)에서 문학을 일종의 모방행위로 보고 문학의 쾌락적 측면을 강조하였다. 그는 비극의 고전적 정의를 하면서 이를 불러일으키는 연민과 비극적 공포의 정서를 연관시켜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의 대부분을 심리적 고찰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실증적인 심리학의 창시자, 문학비평가의 효시로 보기도 한다.
카시우스 롱기누스(Cassius Longinus, A.D.213∼273)는 《숭엄론》 (On the Sublime)에서 작가는 문학작품을 통하여 정서적인 감흥을 일으키고, 이를 만족시켜 줌으로써 예술적인 황홀감을 느끼게 하는 위력이 있다고 하였다.*5) 롱기누스는 취미와 자유, 상상력의 가치보다는 문학의 감동력을 강조하여 아리스토텔레스나 호라티우스 등의 추종자들에게 한 대안을 마련해 주었다. 이로부터 비모방론적 문학관이 수립되었다.
필립 시드니 경(Sir Philip Sidney, 1554∼1586)은 시는 인간의 마음을 감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철학보다도 효과적이고 도덕적인 교사라고 옹호하였는데, 이것도 문학이 인간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한 것이다.*6)
워즈워스(W. Wordsworth, 1770∼1850), 코올리지(S. T. Coleridge, 1772∼1834) 등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들은 문학작품에 있어 작가의 상상력을 강조하였다. 특히 코올리지는 공상력(fancy)과 상상력(imagination)을 구별하고 상상력을 우위에 두었다. 코올리지는 상상력을 제1차 상상력과 제2차 상상력으로 구분하고, 창작과정에 있어서 이성(reason)과 오성 (understanding)도 구별하였는데, 이는 현대비평 특히 형식주의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개념이다.
5) Seldon Noman Grebstein, Perspectives in Contemporary Criticism, (New York: Harper & Row Pubishers, 1968). p. 238
6) Ibid.
흄(T. E. Hulme)도 《비극론》(Of Tragedy)에서 심리학을 근거로 비극의 묘사가 왜 인간에게 기쁨을 주는가에 대해 탁월한 글을 발표한 바 있다.*7) 18세기 영국의 헨리 홈(Henry Home)은 당시의 철학과 심리학을 응용하여 《비평의 원리》(Element of Criticism, 1792)를 저술하였다. 그는 여기에서 예술과 쾌락의 관계, 감정, 지각의 문제 등을 다루고, 문학이나 회화 작품들을 통해 주인공들의 심리현상을 고찰하였다. 영국의 달라스(E. S. Dallas:l828-1879)는 문학과 심리학의 관계에서 작가의 잠
재의식을 창작의 바탕으로 중시하였다.*8)
그러나 심리주의 비평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은 정신분석학의 원조인 프로이트(Sigmund Freud:1856∼1939)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정신분석입문》, 《꿈의 해석》, 《성욕에 관한 세 가지 이론》 등 3대 명저를 비롯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들은 심리주의 비평에 신기원을 이룩하였다. 특히 무의식, 이드, 자아, 초자아, 히스테리, 강박관념, 불안, 공포, 꿈 이론, 콤플렉스 등은 오늘날 심리주의 비평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들이다. 그의 이론은 존스(E. Jones), 보나파르트(M. Bonaparte), 아들러(A. Adler), 융(C.G. Jung), 프레스코트 등을 거치면서 더욱 심화 발전되었다.
7) Ibid.
8) 장백일《문학비평론》(장백일, 1981, 인문당). pp. 75∼76.
존스는 《햄릿과 오이디푸스》(Hamlet and Oidipous)에서, 정신분석학 이론으로 문학작품을 심도있게 분석하였다. 프로이트의 제자로 정신분석 이론을 미국 비평계에 최초로 도입 소개하고, 시의 분석에서 표면적 의미보다는 내면에 감추어진 의미를 규명하는 일이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시적정신》(The Poetic Mind)은 대표적인 그의 저서이다. 모델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idipous Complex)를 적용하여 프랑스의 스탕달과 영국의 셀리의 창작심리를 분석하였다. 모델은 주로 형매복합콤플렉스(Brother and Sister Complex)로 작가의 창작심리를 분석 하였다.
아들러는 스승인 프로이트와 이론의 차이로 결별하고 개인심리학 (Individual Psychology)을 창안하였다. 문학작품의 분석에는 열등 콤플렉스와 우월 콤플렉스 개념을 이용하였다.
융도 아들러와 마찬가지로 프로이트의 제자였으나 이론 차이로 결별하고, 분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의 원조가 되었다. 그의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 신화비평(The Mythopoeic Critic), 원형(archetype), 페르소나(persona), 아니마(anima) 와 아니무스(animus), 꿈의 이론(dream theory) 등은 심리주의 비평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신화·원형비평은 주로 융의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문학비평에 심리학을 응용한 영국과 미국의 주요 비평가로는 델(Floyd Dell), 프랭크(Waldo Frank), 크루치(Joseph Krutch), 리처즈(I.A. Richards), 리드(Herbert Read), 월슨(Edmund Wilson), 루이손(Ludwig Lewisohn), 브룩스(Van Wyck Brooks), 버크(kenneth Burke), 보드킨(Maud Bodkin), 트릴링(Lionel TriIIing), 프라이(Northrope Frye), 이델(Leon Edel), 피들러 Leslie Fiedler), 프라이버그(Louis Fraiberg), 캔저(Mark Kanzer), 크루즈(Frederik Crews), 홀랜드(Norman Holland) 등이 있다.*9)
F. 델은 비평의 근본태도를 마르크시즘에 두고 비평방법은 주로 프로이트 학설에 의존하였다. 대표적인 평론집은 《기계시대의 사랑》(1930)이다.
W. 프랭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아 그것을 자기 작품에 응용하였으며, 대표적인 논문은 《미국의 재발견:미국 생활철학에 대한 서론》(1928)이다.
L. 루이손은 정신분석학을 응용한 심리주의 비평가이며, 미국문학의 병폐가 퓨리탄적 압박에 있다고 지적한 《미국의 표현》(1928)은 그의 대표 저서이다.
K. 버크는 《반박》(1931), 《항구와 변화》(1953) 등의 저서에서 문학비평은 작품 속의 상징적 구조물을 분석, 해명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M. 보드킨은 《시의 원형적 형태》(1934)에서 융의 원형개념으로 심리주의 비평을 하였다.
L. 트릴링은 《매슈 아놀드』》1939), 《자유상상력》(1950), 《문화를 초월하여》(1964) 등에서 인류학, 정신분석학, 정치학 등을 결부시킨 절충적 방법으로 심리주의 비평을 행하였다.
9) Morton Kaplan and Robert Kloss, “The Unspoken Motive”:A Psychological Literary Criticism (New York: The Free Press, 1973), p.156.
N. 프라이는 융의 이론을 토대로 새로운 원형비평을 탄생시키고 《비평의 해부》(1957) 등을 썼다.*10)
I. A. 리처즈는 《문예비평의 원리》(Principles of Literary Criticism)에서 〈심리학적 가치이론〉, 〈하나의 심리학을 위한 소묘〉 등 주로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그는 또 《과학과 시》(Science and Poetry, 1926)에서 종래의 인상비평을 비판하고, 심리학을 기초로 한 문학비평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리처즈가 심리학을 문학비평에 도입한 이래 문학의 이론적 고찰 이 가속화되어 1930∼1940년대 영, 미 비평계는 신비평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리처즈의 문학론은 심리학, 특히 게스탈트(Gestalt) 심리학을 응용한 것이었으며, 엠프슨의 심리적, 언어문학적 방법에도 영향을 주었다.
H. 리드는 영국의 문학비평에 최초로 정신분석 이론을 도입한 비평가이다. 리드는 특히 프로이트, 융, 아들러의 학설을 이용하여 창작심리를 분석하고, 작가의 개성(personality)을 강조하였다. 리드에 의하면 문학에 있어 도그마(dogma), 즉 비평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는 도그마를 설정함으로서 비평의 혼란을 막고 정서적 감상의 차원 이상으로 비평의 과학적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이미 설정된 도그마는 비평에 의해 계속 수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밖에도 오늘날 정신분석학을 문학비평에 응용하여 탁월한 업적을 남긴 비평가는 바슐라르(G. Bachelard), 루카스(F. L. Lucas) 등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대로 심리주의 비평은 대부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프로이트가 현대의 심리학과 심리주의 비평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였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프로이트주의(Freudianism)로 규정되고 있다. 그 후 신프로이트학파 등이 등장하여 프로이트 이론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각기 독자적인 이론을 발전시켰다.
10) 장갑상, 위의 논문, 위 책, pp.262∼270
우리나라의 경우 심리주의 문학 또는 심리주의 비평의 역사는 극히 일천하다. 1930년대 초 프로문학이 종말을 고하자 우리 문학은 일제의 탄압을 피하여 점점 심리주의적, 내성적 성찰의 경향을 나타냈다. 사회적 제약이 증가할수록 문학에서 사회적 요소가 사장되고, 심리주의가 등장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우리문학에 있어서 이상, 허준, 최명익 등의 내성적 경향이나 심리주의는 이와 동일한 패턴에 속한다. 비평가 최재서는 당시 이러한 경향에 대한 옹호자의 구실을 하였다.*11)
최재서는 이상의 《날개》에 대해 “자기의 내면세계를 그리는데 카메라 정신을 가진다는 것은 곤란한 일이며”*12), “정신이 육체를 초월하고, 의식이 생활을 압도하고, 날개가 다리를 휩쓸고 나갈 때에 이상의 예술은 탄생한다”고 하면서 이를 격찬하였다.*13)
최재서는 이것을 “사회적 양심과 이론을 가지면서 그것을 신념에까지 윤리화시킬 수 없는 인텔리의 회의와 고민을 심리분석적으로 그리려는 단층파의 심리주의적 경향”*14) 이라 규정하였다. 또한 최재서는 이 시기의 심리주의적 경향과 김기림의 모더
니즘을 ‘주지석 경향’으로 파악하였다.
한편 《삼사문학三四文學》은 신백수, 이시우, 정현웅, 한천 등의 시 동인지 였는데, 한국에서 초현실주의 문학을 시도한 최초의 동인지로 평가 되고 있다. 1950년대에 들어서는 장용학, 손창섭, 이문희, 이호철 등이 심리적 경향이 짙은 소설을 발표하였다. 오늘날은 많은 작가들이 심리적 기법을 애용하고 있고, 문학비평에 있어서도 심리적 고찰은 보편화되고 있다.
11) 〈영미 현대비평이 한국비평에 끼친 영향〉(유종호), 《영미 비평연구》(한국 영어 영문학회편, 민음사, 1979), pp.279∼280.
12) 《문학과지성》(최재서, 1938, 인문사), p.102.
13) 위의 책, p.107.
14) 위의 책, p.187.
3. 심리주의 비평의 세 가지 영역
심리주의 비평은 문학창작 과정에서의 작가, 작품, 독자라는 세가 영역을 분석대상으로 한다. 본항에서는 이를 중점적으로 고찰한다.
1) 작가심리학
심리주의 비평의 첫 번째 영역은 작가심리학이다. 작가심리학은 창작의 주체인 작가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이라는 의미에서 창작심리학이라고도 한다. 문학작품은 작가의 창작심리에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받아 창조된 고도의 정신적 산물이다. 따라서 비평가는 작가를 다룰 때 ‘작품을 작가의 반영과 투사로 간주하고, 창작과정 자체를 해명하기 위하여 직접 정신분석학의 방법을 응용하거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변용한다. 작가의 체험과 개성이 그의 문체, 주체의 선택, 인물(성격)묘사를 어떻게 진행시키는가를 고찰한다. 그리고 무엇이 작가로 하여금 그러한 특정 작품을 창조 하도록 자극하였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궁극적으로는 삶과 현실이 어떻게 예술로 표현되었는가 하는 다양한 양상을 재구성 하려고 한다’*15)
이러한 점에서 심리주의 비평은 역사주의 비평과 같은 입장에 선다. 특히 작가의 문학적 전기를 쓰는 경우 심리학적 방법은 강점을 갖는다.
15) S. N. Grebstein, op. cit., p.239.
플라톤의 영감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라는 개념은 작가의 창작심리를 최초로 언급한 논평들이다. 시적 영감은 창작의 필수 조건으로서 신비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작품은 육감 또는 전 언어적 예감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부르스터 기셀린은 작가의 창작심리 과정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작품이 완성된 다음에라야 창조적 노력의 진정한 의미가 밝혀지고, 그에 따라 예술가적 발전이 분명하게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창조적 충동은 처음에는 지극히 모호하여 그 정체를 거의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조차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새로 창조해야 한다.*16)
작가는 시적 영감 또는 전 언어적 예감 못지않게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문학비평에 있어서 상상력의 문제가 중시 된 것은 18세기 영, 미 비평에서였다. 낭만주의 문학관은 작가의 영감, 접신의 문제, 낭만적 상상력을 중시하였다.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었던 코올리지는 이의 대표적 인물이다. S. T. 코올리지는 공상력(fancy)과 상상력(imagination)을 구별하고, 상상력을 우위의 개념으로 옹호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16) 이상섭, 《문학연구의 방법》(이상섭, 1983, 탐구당), p.148.
공상력이란 기본적인 심상들을 받아들여 부분들을 변화시키지 않고 공간적이고 시간적인 순서로 재결합하는 하나의 기계적인 작용이다. 그러나 보다 고차원적인 시를 창작하는데 작용하는 상상력이란 오관에서 받아들인 심상 또는 이미지들을 재창조하기 위하여, 녹이고(dissolves), 흩뜨리고(diffuses), 흩날려서(dissipates) 하나의 새로운 통일체로 통일함으로써, 단순히 재결합한다기보다 창조하는 것이다.*17)
영국의 비평가 E. S. 달라스는 잠재의식을 작가의 창작심리로 중시하고 《즐거운 문학》(Gay Science)이라는 저서에서 문학과 심리학의 관계를 규명하였다.*18) 달라스에 의하면 인간의 사고는 동심원의 두 축으로 상정된다. 내원內圓은 우리들이 인지하고 있는 의식을 나타내고, 외원外圓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을 상징하며, 우리의 사고는 이 동심원의 두 축을 서로 왕래하면서 이루어진다.
코올리지가 인간의 상상력을 중시한데 비해 달라스는 잠재의식을 중시하고, 영감(inspiration)이라는 것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잠재의식과 결부시켜 생각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영감의 문제는 달라스에 이어 밀(J. S. Mill), 스펜서(H. Spenser)도 중시하였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이 등장하면서 창작심리학은 영감설을 극복하고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프로이트는 예술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유아기의 소망충족이라는 관점에서 작가와 작품관의 직접적 관련성을 중시하였다.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다빈치와 그의 어린 시절〉이라는 글에서 작가의 심리 전기적 접근을 시도하였다.*19) 여기서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왜 미술에서 과학으로 전향했으며, 그의 동성애조차도 단순히 이상화된 형태로 나타났는가를 설명코자 하였다. ‘모나리자’에 관해서 프로이트는 모나리자의 미소가 첫 번째 어머니의 두가지 이미지, 즉 자비심과 자제의 이미지와 관능과 유혹의 이미지가 동시에 압축된 것으로 보았다.
17) 이명섭, 《세계문학비평 용어》(이명섭, 1985, 을유문화사), pp.36,37.
18) 장백일 앞의 책, pp.77-78.
19) Elizabeth Wright, op. cit., pp.29,30
프로이트는 〈창조적 작가와 백일몽〉(Creative Writers and Day一Dream)에서 작가의 창작심리를 유아기의 소망충족과 관련시켰다. 작가는 유희할 때의 어린이와 똑같은 행동양식을 취한다. 작가는 그가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는 공상의 세계를 창조하며, 또한 그것과 현실을 첨예하게 격리시킨다. 어린이의 유희와 시적 창조 사이의 관련은 언어에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즉 유아기의 퇴행적인 행동양식이 작가의 창작심리를 통하여 작품에 투영된다는 의미이다. 프로이트는, 예술가는 자신의 백일몽이라고 보여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쾌락을 주는데, 그것이 어떻게 작품과 역동적으로 관련되는가에 관심을 가졌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이론을 〈백일몽과 시인의 관계〉(The Relation of the Poet to Day-Dream)에서 더욱 정교하게 다루고 있다. 예술가에 대하여 그는 디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예술가는 일반적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왕성한 욕구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므로 예술가는 현실에서 방향을 돌려 공상 속에서 충족될 수 없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예술가는 자신의 공상을 가장하여 그것들이 남들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다.*20)
프로이트에 의하면 창작행위는 심리적 자위행위이자, 대리만족 행위이다. 또한 예술창작은 좌절된 심리의 병적인 증상이며,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신경증적인 개성’(an essentially neurotic personality)을 가진 사람이다.
20) Laurence Lemer,〈정신분석학과 문학비평〉(정회문 역),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마광수편, 1987, 청하), pp.19,20.
고전 프로이트비평(이드심리학)에서는 성적인 본능을 개인이 삶을 영위하는 에너지로 본다. 특히 ‘이드 심리학의 미학은 예술작품이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무의식적인 욕망의 내밀한 실현이라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 고전적인 응용정신분석 비평은 작품을 작가의 심리로 환원시켜, 작가의 생애 중에서 드러난 유아기의 체험과 그의 작중인물 및 전형적인 상징의 분석을 통하여 작자의 심리를 연구하는 것’이다.*21)
허버트 리드는 영국에서 최초로 문학비평에 심리학을 응용하였다. 리드는 흄의 영향과 함께 베르그송의 유동하는 의식과 직관의 철학,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 리드는 “나는 문학에 있어서는 낭만주의자(romanist), 정치에 있어서는 무정부주의자(anarchist), 종교에 있어서는 불가지론자(agnostic)”*22)라고 엘리어트에 응수하였다.
리드는 위대한 작품일수록 개성이 뚜렷하다고 하면서 작가의 창작심리 중 개성을 가장 중시하였다. 리드에 의하면 베르그송적인 순수의식이 개성 (personality)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참된 시이며, 이 순수의식을 포착하는 능력이 시적 직관이다. 리드는 개성을 프로이트의 자아(ego)와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성격과는 구별하였다. “에고는 우리들 사고의 의식적인 흐름(conscious flow of our thought)과 우리가 받은 인상(impression), 경험하는 지각(sensations)과 같다.*23) 즉, 개성은 외계
의 모든 인상을 자유롭게 수용하는 생명력이므로 여기서 예술의 토대가 마련된다.
21) Elizabeth Wright, op. cit., p.37.
22) Herbert Read, The cult of sincerity, Jap. tr.,(kuninomiya, 1970), pp.149,150.
23) Herbert Read, Collected Essays in Literary Criticism(London: Faber & Faber, 1962), p.25.
여기서 리드가 말하는 성격은 초자아(super ego)이며, 개성은 자아와 같은 의미이다. 프로이트가 예술가를 ‘신경증적인 개성’으로 본데 비하여, 리드는 예술가를 “예술적 진실을 창조하는 데에 그의 잠재적인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정신적으로 극히 정상적인 개성”*24)으로 보았다. 또한 예술은 심미적 영감의 원천이라 생각되는 이드(id)와의 접촉을 통해 창조력을 얻는다. 예술 작품은 자아에 의해서 종합성과 통일성을 갖추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초자아를 통과함으로써 정신적인 의의(spiritual significance)를 얻게 된다. 문학을 비롯한 예술의 근본적 기능은 이드의 본능적 활력을 표현 하는 일이다.*25) 문학비평은 예술작품 그 자체뿐만아니라, 창작 과정과 영감을 얻을 때의 작가의 심리상태까지도 다루어야 한다.*26)
영국의 심리주의 비평가이며, 시인, 극작가인 에드먼드 윌슨은 문학비평에 프로이트, 융의 심리학, 마르크스 이론까지 응용하였다. 그는 《상처와 활》(The Wound and the Bow, 1931)에서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을 강조하였다. 그의 비평은 전기적 심리적(biographical and psychological) 비평이며, 인류학을 가미한 심리학에 동조하였다. 그는 예술이 탄생하기 이 전에 고뇌하는 예술가가 있어야 하며, 이 예술가의 고뇌와 신경증이 예술의 원동력이 된다고 하였다.*27)
24) D. W. Heiney, Essential of Contemporary Literature(New York:Barron’s Educational Series, Inc., 1954), p. 495.
25) Ibid.
26) Herbert Read, op. cit., p.23.
27) 《영문학비평과 심리학》(장갑상), 앞의 책, pp.267∼268.
반 W. 브룩스는 미국 문화의 문학적 발전을 해석하는데 관심을 갖고,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을 응용하여 《마크트웨인의 시련》(Theordeal of Mark Twain, 1920), 《헨리 제임스의 순례》(The pilgrimage of Henry James, 1925) 등을 발표하였다 브룩스는 전기적인 분석에 프로이트 심리학을 이용하여 개성의 직관을 해명하였다. 작가는 의식적으로 주제를 선택하고, 비평가는 자기가 취급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친근감을 가지므로 비평은 일종의 자기표현이라 하였다.*28)
이제 작가의 심리를 연구한 심리주의 비평의 몇 가지 사례를 검토해 본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평범한 작가보다는 복잡한 생애와 이상심리를 가진 작가에 흥미를 가지며, 여기에 심리주의적 접근은 유효한방법이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마리 보나파르트의 《에드가 일란포우에 관한 연구》(1933)는 심리 전기적 작가 연구의 고전이다.*29) 보나파르트는 여기서 포우의 전기에 관한 자료를 상세히 모아 분석한 뒤, 그의 삶에 있었던 사건들을 포우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인물과 결부시켰다. 보나파르트는 포우를 ‘네크로필리스트(necrophilist)’, 즉 시체를 보고 성적인 충동을 느끼는, ‘시체음란증환자’로 규정하였다. 보나파르트에 의하면 포우는 어머니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위해 영원히 순정을 지키도록 운명지어졌다는 것이다. 포우는 어려서 행방불명된 그의 아버지, 폐병으로 죽은 어머니와 아내의 영상을 무의식 속에서 작품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를 형상화 하면서 억압된 감정들이 어떻게 환치를 통해 허구적 인물과 대상으로 전이되는가를 보여주었다.
보나파르트에 의하면 포우의 소설문학은 프로이트의 반복충동의 좋은 예이며, 죽은 어머니와 다시 결합하고 싶은 소망을 담은 작품들이다. 포우의 작품과 생애들은 어머니에 대한 정신병적일 만큼 지극한 사랑,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증오의 감정에 의해 형성 되었다. 포우의 심한 알코올중독 현상도 술에 탐닉함으로써 어머니에 대한 순정을 충실하게 지속시키려는 도피심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분석과정을 거쳐 보나파르트는 포우의 작품을 ‘전이소설’이라 결론 지었다.
28) 위의 책, p.268.
29) Elizabeth Wright, op. cit., pp.38∼45.
또한 영국의 심리주의 비평가 크루치(J. W. Krutch:1891∼1970)는 《에드가 알란포우-천재의 연구》(Edgar Allen Poe-A study in Genius, 1926)에서 포우의 복잡한 이상 성격의 근원은 잠재의식 속의 어느 부인 의 죽음이라 해명하고, 포우를 콤플렉스와 좌절의 전형적 개인사(a case history of complex and frustration)로 규정하였다.*30) 제임스 조이스의 자전적 장편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1916)의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티레머 커스)의 행적은 그대로 작가 자신의 정신사를 그린 것이다. 조이스는 아 일랜드에서 태어나 런던, 로마, 파리 등지를 전전하다가 만년에 츄리히 에서 사망하였는데, 작가의 이러한 편력이 작품의 주인공을 통해 소설화 되어 있다. 또한 영국의 D. H. 로렌스는 인간의 잠재의식과 억업되어 있는 성본 능을 해방시킴으로써, 인간은 자유롭고 건강한 생활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로렌스는 주로 성과 관련된 주제로 작품을 쓰고, 정신분석 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아들과 연인》(1913), 《차탈레이 부인의 사랑》 (1928) 등은 로렌스의 이러한 사상을 작품화한 자전적인 소설이다.*31)
30) Ibid., p.268.
31) 장백일, 앞의 책, pp.81∼83
우리나라의 경우, 이상의 소설 《날개》, 《봉별기》, 《종생기》, 시 〈오감 도〉 등은 작가의 행적과 병고, 자아분열적인 정신편력이 그대로 작품에 드러나있다. 또한 현진건의 《타락자》, 《술 권하는 사회》, 《빈처》 등도 작가의 창작심리가 드러난 자전적 소설이다. 박영희의 경우를 예로 들면*32) 시 〈월광으로 짠 병실〉, 〈기원〉, 〈승 녀〉, 〈가을의 애인〉, 〈미지의 상〉 등 거의 전편에서 드러나는 여성편향 과 아니마의 추구는 그의 모성콤플렉스에서 연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것은 박영희의 전기적 사실에 비추어 보면 해명이 가능하다. 또한 동경 유학시절의 불면증과 신경쇠약으로 인한 숙면의 욕구는 〈꿈의 나라로〉, 〈유령의 나라〉 등 의 작품을 쓰게 하였다. 박영희의 「사건」, 「철야」, 「산양개」, 「출가자의 편지」 등 일련의 경향소설들은 조선적인 현실 문 학, 힘의 문학을 주창한 그의 문학관과 창작의도, 목적의식 등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들이다. 소설은 박영희 자신의 말대로 그의 혁명적 이론을 실천하기 위한관념의 용기였다. 그리고 그의 생애에서 알 수 있듯이 낭만주의문학, 프로문학, 순수문학, 친일문학 등으로의 극단적인 전향은 사회적인 환경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의 성격적 결벽성과 기질에 서 연유한다. 필자는 박영희의 이러한 전향심리를 한마디로 ‘지식인의 흰손 콤플렉스’로 규정한 바 있다.
32) 손해일, 〈박영희 문학연구-시, 소설을 중심으로〉(홍익대학교 문학박사학위 논문, 1991)
우리는 이와 같이 문학작품에서 작가의 창작심리와 작가정신의 투영 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의 심리학적 접근에서 작품심리와 작가심 리가 혼동되는 현상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비어즐리와 윔셋트가 주장하는 ‘의도론적 오류’(intentional fallacy)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의 미이다. 작가의 창작동기나 의도를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 의 의도와 실지 창작된 작품 사이에 차이가 있는 일이 빈번하며, 독자의 감상 여하에 따라 작품의 해석 또한 다양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문학작품은 작가정신의 소산이며, 작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에 서 작가의 의도를 보다 정확히 안다는 것은 작품해명의 첩경이기도하다.
2) 작품심리학
심리주의 비평의 두 번째 영역은 작품심리학이다. 문학작품은 '말의 덩어리이며, 작가가 작품을 만들어 내면 그것은 작가의 것이면서 바로 사회공유물이 된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가의 생애와 창작품 사이의 상관관계를 무시하고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을 작품의 문맥 안에서 정신분석적 방법으로 탐구한다. 환언하면, 작품 속의 등장인물을 작품의 맥락 속에 존재하는 독자적인 실체로 취급한다. 소설과 드라마의 등장인 물을 포함하여 시의 화자연구는 이의 적절한 사례이다. 심리비평가는 정 신도(psychography)를 그리고, 문학작품에 나타난 상징들을 연구할 수 도 있다.”*33)
33) S. N. Grebstein, op. cit., p.239
또한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가가 즐겨 다루는 인물유형, 작품심리, 개 인적인 상징 등 창작의 기법들을 심리학적으로 규명한다. 이때 심리주의 비평은 어떤 외부조건 없이 분석대상 작품을 주어진 실체의 모든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형식주의비평과 같은 입장에 선다.
형식주의비평과 마찬가지로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품을 낳은 작가나, 사회 환경이 작품과 인과관계는 있지만, 작품 그 자체는 아니며, 작품의 의미는 작품 내에서 찾아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기본적으로는 프로이트적인 관점을 갖는다. 즉, 인간의 행위를 상징적 본질로 보며, 현현된 내용(manifest content)과 잠 재된 내용(latent content) 사이의 차이를 중시하는 프로이트의 입장에 영향 받고 있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이미지나 상징을 취급할 때 심리학의 일반이론, 정신분석학, 꿈의 분석, 투사, 응축, 환치, 합리화, 콤플렉스 같은 각종의 심리기제를 응용한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품의 배후에 숨어 있는 의미들이 주제와 작중인 물을 통해 어떻게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어 작품에 형상화되고 있는가 하는 역학관계를 구명한다. 이와 같이 작품심리학은 작품 자체에 내포된 심리현상을 분석하는 데 역점을 둔다.
엘리자베드 라이트에 의하면 정신분석적인 인물분석의 한계는 문학적 인물분석의 한계와 유사하다. “허구적 인물들은 삶의 재현이므로, 그들 이 실제 인물이라고 가정할 때에만 이해가 가능하다”*34) 그러나 모방적 재현으로 창출된 허구적 인물들과 실제 인물이 일대일의 대응관계는 아 니다.
마우드 보드킨(Maud Bodkin)은*35) 프로이트를 거쳐 주로 융의 집단 무의식속의 원형개념에 의거하여 그의 주저인 《시의 원형적 패턴-창작 의 원형적 연구》(Archetypal patterns in poetry-Psychological Studies of Imagination, 1934)에서 심리비평을 행하였다. 그는 어떤 시나 작품 의 근원에는 원형(archetypes)이 있다는 관점에서 ①작품이 주는 정서적 인 만족도 ②작품의 형식적 구성과 인간심리나 상징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였다. 보드킨의 견해를 요약하면, ①문학작품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그 근원이 되는 심리와 결부되어 있고, ②작가가 생각지도 않았던 요소 를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③작가의 의도가 작품의 의미를 지배하 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구성요소가 작품의 의미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34) Elizabeth Wright, op. cit., p.46.
35) 장갑상,《영문학 비평과 심리학》(장갑상), 앞의 책, p.269.
이러한 논의를 전제로 문학 작품에 대한 심리주의 비평 사례를 몇 가 지 검토해 본다.
프로이트는 덴마크 소설가 옌센(Wihelm Jensen)의 작품 《그라디바: 폼페이의 환상》(Gradiva:A Pompeian fantasy)에 나오는 꿈과 환상을 해명하고, 꿈에 관한 그의 이론을 적용하였다.*36) 프로이트는 고고학자인 주인공 노버트 하놀트가 폼페이의 묻혀진 유적을 탐험하는 것은 궁극적 으로 자신이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유년기를 탐구하는 것으로 해석하였 다.*37) 하놀트는 로마의 한 청동 조각품 여인상에 ‘그라디바’(걷는 소녀) 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조각에서 어릴 적 비엔나의 여자 친구인 조우 베르트강이라는 소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느날 꿈속에서 주인공은 그 소녀가 폼페이의 폐허 속에 묻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탐험을 떠난다. 이러한 주인공 하놀트의 행위는 환각과 환상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것은 결국 유년기의 억압된 기억들이 되살아나 자기의 행동 을 이끈 것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무의식 속에 잠재한 억압충동, 꿈과 현실과의 이중 적 모호성을 설명함으로써, 작품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해명한 사례이다.
36) Morton Kaplan and Robert Kloss, op. cit., p.156.
37) Elizabeth Wright, op. cit., pp.30,31.
프로이트는 〈신비함〉(The Uncanny)이라는 논문에서 작품에 동원된 장치들과 그 장치들이 만들어내는 쾌락에 유의하였다. 또한 프로이트는 호프만의 단편 《모래귀신》을 분석하고, 주인공의 거세콤플렉스를 지적 하였다.
프로이트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주인공 햄릿이 복수를 주저하는 심리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규정하고 “어머니에 대한 애정 때문에 부 왕인 아버지에 대해서도 복수할 생각을 했다는 희미한 기억으로 고민하였고, 그의 양심은 무의식중에 죄의식에 사로잡혔다”*38)고 분석하였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그의 제자이며 동료였던 에네스트 조운스(Ernest Jones)는 《햄릿과 오이디푸스》(Hamlet and Oidipous)에 서 심도 있는 분석으로 이에 동조하였다.*39)
조운즈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분석하면서, 원수인 숙부 클로디어 스에 대한 살해를 주저하고 지연시키는 햄릿의 심리를 조울증에서 오는 정신신경증,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해석하였다.
어머니 거트루드의 햄릿에 대한 관능적 애정은 햄릿으로 하여금 무의 식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근친상간적인 충동을 억제케 함으로써, 이 억압이 여성혐오증(misogyny)을 유발시켰다. 이런 잠재심리는 햄릿 으로 하여금 그의 어머니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오필리아를 선택케 하 고, 그녀를 학대하게 만들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빼앗아 간 숙부 클로디 어스에 대해 햄릿은 극도의 적대감과 증오심을 갖는다. 아버지와 자신을 저버리고 숙부와 재빨리 결혼해버린 어머니에 대해서도 원망과 증오의 감정을 느낀다. 이와 같이 햄릿은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증오가 교차된 묘한 복합심리(complex) 아래 클로디어스에 대한 복수를 지연시킴으로 써, 간접적으로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의 잠재적 충동을 만족시킨다. 햄 릿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부왕의 유령(선량하고 상냥한)과 클로디어스 (경쟁자이며 증오의 대상)라는 두 인물로 극화되어 햄릿의 무의식에 투 사되고 있다.
노먼 홀란드(N. Holland)도 햄릿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오필리아 에 대한 여성혐오증과 잠재된 동성성욕도착증(homosexuality)이라고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에는 햄릿의 이러한 심리가 오이디푸스 콤플 렉스에서 연유한 것이며, 그것은 셰익스피어 자신의 심리였다는 이론이 거의 정설화 되어 있다.
38) Lucy Freeman and Marvin Small, The Story of Psychoanalysis(New York:Pocket Books, Inc., 1960), p.98.
39) Wilfred. L. Gurein, Earle Laber, Lee Morgan, John R. Willingham,(정재완 역), 《문학 의 이해와 비평》(A Handbook of Critical Approaches to Literature, 청록출판사, 1987),pp.141∼144.
프레데릭 크루즈(Frederick Crews)는 《아버지들의 죄-호돈의 심리적 주재》(The sins of the Fathers-Hawthorne's Psychological Themes, 1961)라는 연구서에서 작가 호돈(Hawthorne)과 그의 작품 《주홍글씨》 (The Scarlet Letter)의 여주인공 헤스터프린과 딤즈데일의 심리를 정신 분석학으로 규명하였다.*40)
크루즈에 의하면 호돈은 오이디푸스적 긴장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 에 엄격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청교도적인 관점에서 이 작품으로 소설화 하였다. 말하자면 “어릴 적에 아버지를 여의고 절름발이가 되었으며, 허 약한 체질로, 38세에 불구자와 결혼하였으며, 외삼촌에게 경제적으로 의 존하면서도 그를 증오하였다”는 호돈의 전기적 사실이 작품에 투사된 것 이다. 호돈의 〈젊은 굿맨 브라운〉, 〈모반〉, 〈라파치니의 딸〉 등에서 이 이미지와 상징들은 리비도적 충동의 압축과 치환에서 온 것이다, 크루즈 는 호돈의 작품을 “플롯은 오이디푸스적 추구, 상징은 전형적인 오이디 푸스적 상징, 등장인물은 오이디푸스적 갈등” 으로 보고 결론적으로 호 돈을 ‘프로이트적 알레고리 작가’로 규정하였다.
한편 궤린(W. L. Guerin)은 호돈의 소설 「젊은 굿맨 브라운」(Young Goodman Brown)을 이드 대 초자아의 갈등으로 분석한 바 있다.*41) 이 작품은 숲속에서 사탄과 함께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아내 페이스 곁을 떠 나는 젊은 신랑 브라운의 이야기로서 배반당한 순진성을 주제로 삼았다.
40) Elizabeth wrigth, op. cit., pp.46,47.
41) W. L. Guerin(정재완 역), 앞의 책, pp.148∼151.
궤린에 의하면 이 작품에서 브라운이 살던 마을은 사회적, 도덕적 질 서를 가신 의식의 세계, 즉 초자아 또는 양심의 세계이다. 이에 대비하여 마녀가 사는 숲은 야성적 열정과 공포, 이드의 속성을 가진 세계이다. 주 인공 브라운은 이러한 속성의 중간적 존재로서 건전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파멸당하는 자아의 상징이다. 또한 악마의 지팡이는 남근의 상징 으로서 억제할 수 없는 성충동을 암시하며, 악마는 주인공 자신과 닮은, 정신의 극적인 투사(projection)이다.
또한 궤린은 마아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에서 부친의 권위 에 반항하는 주제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명하고 있다.*42)
궤린에 의하면 초자아로 상징되는 허크의 아버지(가장 존경받는 권위 의 상징)로부터 허크가 도망치고, 흑인 짐이 악독한 주인으로부터 도망 치는 것은 어머니(강물, 물)에로의 회귀를 상징한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강물의 묘사는 어둡고 신비한 자궁에로의 복귀를 암시하고, 육지와 강물 의 긴장은 프로이트류의 의식과 무의식의 긴장상태로 유추된다. 짐의 허 크에 대한 행동은 자애로운 모성과 같은 것으로서, 허크 아버지의 야성 적인 권위주의와 대립된다. 허크는 강에서 자애로운 어머니의 속성을 찾 는다. 그러나 허크는 강에서의 모험을 통하여 죽음과 재생을 상징적으로 겪기도 한다. 이 밖에 궤린의 심리학적 작품 분석에는 헨리 제임스 (Henry James)의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이라는 작품을 성적 업악의 결과로 풀이한 것 등이 있다.
머레이(Henry A. Murray)는 〈악마의 이름으로〉(In nomine Diaboli) 라는 논문에서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Moby-Dick)을 프로이트 이론 에 입각하여 분석하였다.*43)
42) 위의 책, pp.144∼148. 43) 위의 책, p.138.
머레이에 의하면 흰고래는 뉴잉글랜드 청교도주의의 엄격한 양심의 상징적 화신 즉, 멜빌 자신의 슈퍼에고의 투사이다. 고래에게 복수를 하 려다가 피쿼트호의 선원과 자신을 파멸로 이끈 주인공 에이합(Ahab) 선 장은 이드의 상징이다.
이와 같이 심리주의 비평가들은 작품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해명함으로 써 작품에 내재한 의미의 추적과 구조분석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것은 문학비평의 방법론상 심리주의적 접근의 유용성과 합리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3) 독자심리학
심리주의 비평의 세 번째 영역은 독자심리학이다. 작품이란 그것이 읽 혀지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작품에 담긴 의 미를 풀이하고, 가치를 평가하고 미적인 쾌락을 향유하는 것도 독자이 다. 작가의 창작 의도와는 별개로 텍스트로서 문학작품을 읽고 독자가 느끼는 반응과 해석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심리주의 비평가가 이러한 독자 개인의 다양한 반응에 일일이 개입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사회적 으로 용인된 보편적이고 공통분모적인 독자의 반응이 주된 관심의 대상 이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품이 독자에게 주는 영향을 심리학적인 관점에 서 고찰하고, 작품을 통해서 얻는 독자의 체험이 어떤 방식으로 작품과 일치하고, 작가의 의도와 관련되는 지를 분석한다. 이런 의미에서 심리 주의 비평은 사회 윤리적 비평과 비슷하다.
독자심리학은 문학이 독자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을 추적한다는 점에 서 독자반응비평이나 수용미학과도 관련이 깊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 라는 용어는 독자심리학의 고전적 개 념의 하나이다. 이런 관점에서만 본다면 독자에게 보다 큰 카타르시스를 주는 문학이 좋은 문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문학비평에 있어 형태심리학(Gestalt Psychology)을 응용한 I. A. 리 차즈는 문학의 가치를 독자의 심리적 무정부상태에 어떤 질서를 주고, 안정감을 주는 정도에 따라 판단하였는데, 이것도 독자심리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카타르시스나 심리적 안정만을 가치판단의 기 준으로 삼는다면, 영화,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등 문학보다 더 효과적인 예술장르가 많이 있다. 이처럼 문학에서도 선정적이거나 재미를 위주로 할 경우 저급한 통속작품이 더 효과가 클 것이다. 그러므로 심리주의비 평에서의 심리학적 기준과 문학적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비 평의 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된다. 따라서 심리주의 비평가는 독자심리를 논함에 있어 ‘영향론적 오류’(affective fallacy)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의 독자(Reader)라는 개념은 -일반독자는 물론 전문적인 비평 안을 가진 고급독자로서 문학비평가도 포함된다- 비평가에 따라 다양하 게 제시되고 있다.*44) 반 다이크(Van Dijk)와 한스 야우스(H. R. Jauss)는 ‘현실독자’(Actual Reader), 미카엘 리퍼테르(M. Riffaterre)는 ‘초독자’(Super Reader), 스 탠리 피쉬(S. Fish)는 ‘정통독자’ (Informed Reader), 조나단 컬러(J. Culler)는 ‘이상적 독자’(Ideal Reader), 움베르토 에코(U. Eco)는 ‘모범 적 독자’(Model Reader), 웨인 부쓰(W. C. Booth), 볼프강 이저(W. Iser)는 ‘내포독자’(Implied Reader), 부룩크(Brooke), 로즈(Rose)는 ‘약 호화된 독자’(Encoded Reader), 시몬레써(C. O. Lesser)와 노먼 홀랜드(N. C. Holland) 등은 ‘개인적으로 갈망하고 열망하는 독자’(Personally Desiring and Aspiring Reader)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심리주의 비평가는 작품의 정신적 요소와 미학적 요소를 찾아내고 독 자는 이를 향유한다.
44) Elizabeth Wright, op. cit., p.61.
독자는 작품의 주제나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형식에 서도 즐거움을 찾는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형식, 기교, 문체에서 얻는 즐거움은 예술가와 접촉함으로써 이루어진 안정된 보상이며, 인정받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예술작품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정서적 해방과 풍부성으로서, 그것은 미학적 방법의 제약을 벗어날 때 가능한 것이 다”.*45)
그러나 독자는 문학에서 이러한 쾌감의 만족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독자는 문학작품을 통하여 자신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신비한 마력에 끌리기도 한다. 심리주의 비평은 이러한 독자의 심리상태 를 규명한다는 점에서 신화비평과 일맥상통한다.
독자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비평에 에고심리학 비평(Ego-psychology Criticism)이 있다.
후기 프로이트 비평(Post-Freudian Criticism)의 한 갈래인 에고심리학 비평은 엠프슨 및 신비평(New Criticism)과 연결되어 텍스트의 자율성 을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드심리학 비평(Id-psychology Criticism)은 예술의 주요 동기를 유 아기의 본능적 충동과 만족에 두는 데 비해, 에고 비평은 개인적인 환상 에 기치를 부여하고, 이 환상이 에고에 의해 조정되고 통제될 것을 요구 한다. 이것은 개인의식의 유지를 강조하는 정신분석비평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이드심리학 비평은 작가 중심적인데 비하여, 에고 심리학 비평 은 독자의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
45) Norman C. Holland, The Dynamics of Literary Response(New York:Oxford Univ. Press, 1968), p.75.
초기 에고심리학자인 에른스트 크리스(Ernst Kris)는 《예술의 정신분석적탐구》(Psychoanalysis Explorations in Art, 1952) 라는 저서에서 문학비평의 방법상 이드보다 에고를 강조하고 ‘미학적 애 매성’(aestheticambiguity)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크리스의 이 저서 는 이드심리학에서 에고심리학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되었다. 크리스는 시, 소설 등 문학작품의 장르상, 문맥상 모호성은 에고에 의 해서 의미의 ‘다중성’이 창출된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의 명확한 이해를 위한 독자의 능력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①상응의 기준 (standards of correspondence):공적인 상징을 추출할 수 있는 지식 ②의도의 기준(standards of intent):예술가의 근원의 의도에 관한 지 식 ③통일성의 기준(standards of coherence):시의 구조적 통일성에 관한 지식 등이다.*46) 에고심리학 비평은 독자가 이러한 세 가지 능력을 갖추고 철저히 제도 화될 때, 작자와 독자가 다함께 소망충족의 환상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 한다. 또한 시몬 레서(Simon O. Lesser)는 《허구와 무의식》(Fiction and the Unconscious, 1957)에서 에고와 이드의 구조이론에 관심을 갖고 픽션에 서 문학의 형식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47) 첫째, 이드 기능으로서의 형식은 쾌락을 준다. 둘째, 초자아 기능으로서 의 형식은 죄의식과 불안을 감소시킨다. 셋째, 에고 기능으로서의 형식 은 감상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문학형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쾌락을 최대한 증진시키고, 죄의식과 불안은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픽션의 내 용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
46) Elizabeth Wright, op, cit., p.59.
47) Ibidl., p.62.
여기서 문학의 형식은 유희적인 것으로 바뀌며, 작품의 역동성은 작가 와 독자 사이에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된다.
문학비평에 있어서 독자를 중시하는 이론에는 ‘수용이론’(Reception Theory), ‘독사반응비평’ (Reader Response Criticism), ‘독자지향이론’(Reader Oriented Theory) 등 포괄적인 개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미 언급한 홀랜드의 ‘거래적 비평’(Transactive Criticism), 컬러(Jonathan Culler)의 ‘구조주의 시학’(Structuralist Poetics), 피쉬 (Stanly Fish)의 ‘감정적 문체론’ (Aesthetics of Stylistics), 야우스(Hans Robert Jauss)와 이저(Wolfgang Iser)의 ‘수용미학’(Aesthetics of Reception)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수용미학은 1960년 이후의 독일의 문학비평 이론이며, 한스 야우스와 볼프강 이저는 이의 쌍벽을 이룬다. 한스 야우스는 주요 저서인 《미적 경험과 문학적 해석학》, 《문예학에의 도전으로서 문학사》(1967), 《예술 사와 역사》(1970) 등을 통해 독자의 미적 경험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행하였다. 야우스에 의하면 문학과 예술은 그 생산의 주체인 작자뿐만 아니라 그 것을 소비하는 독서 대중의 상호작용을 통해 중재될 때에야 진정한 역사 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야우스는 역사와 미학, 즉 마르크스주 의와 형식주의의 통합을 주창하고, 독자가 한 작품을 대할 때의 정신자 세를 ‘기대지평’ 또는 ‘기대의 지평선’(horizon of expectation)*48)이라는 용어로 표현하였다. 야우스는 예상되는 독자에 대한 영향력의 종류와 정 도, 독자가 작품에 거는 기대의 지평과 독자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한 작품의 예술성과 미학적 가치, 역사적 의미 등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48) Robert C. Holub:Reception Theory:A critical Introduction(London and New Yor k:Methuen, 1984).
또한 야우스는 예술 작품에 대한 접촉은 독자의 쾌락에 연유한다고 보 고, 이를 얻는 경험의 세 가지 범주를 제시하였다.*49)
① 생산적 미적 경험(Poiesis):예술을 모방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올 려 독자적인 창조적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얻는 쾌락이다.
②수용적 미적 경험(Aisthesis):작품의 완벽한 표현 앞에서 독자가 즐거운 마음으로 머무는, 미적경험의 수용적 측면이다.
③소통적 미적 경험(Catharsis):예술과 청중 사이, 작자와 독자 사이 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얻는 쾌락이다. 이때의 수용양식은 독자와 작자와 일체감을 갖거나, 완벽한 주인공의 행동에 찬탄을 보내거나, 불 완전하고 수난당하는 주인공을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는 비극적 카타르 시스를 느끼는 것 등이다.
볼프강 이저는 주요 저서인 《독서의 행위》(1970)에서 각각의 텍스트 가 어떤 조건 하에서 독자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의미를 갖는가 하는 효과의 측변을 중시하였다.
이저는 독서행위에 있어 ①의미의 생산이 가능한 잠재성으로서의 텍 스트 ②독서에 있어서의 텍스트 처리 ③텍스트와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 의 조건 등 세 가지 연구영역을 제시하였다.
이저는 문학작품이 영향을 끼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질을 구비한 독 자로서 ‘내포독자’(Impliced Reader)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50) 이저에 의하면, 독서를 통해 문학 텍스트를 처리하는데 있어 독자는 ①이동시점(wandering view point)을 통해 자신의 예상을 수정하고 과 거의 기억을 변형시키며 ②독서를 하는 동안 계속적, 무의식적으로 수동 적 종합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③독서를 통해 고도로 자기를 각 성시키며, 자신이 의식하지 못했던 내적세계를 발견한다.*51)
문학 텍스트에 묘사된 현실과 실생활 사이에는 정확한 상관관계가 없 이 검증이 곤란하며, 이로부터 불명확성(indeterminacy)과 의미의 다양 성이 생긴다. 이 불명확성을 정상화시키고 간격을 메우는 방법에는 ①독 자가 자신의 기준을 텍스트에 맞추거나 ②자신의 선입견을 수정할 준비 를 취하는 두 가지가 있다. 따라서 문학텍스트는 유동적이고 개방적이며 독자 개개인의 독서행위를 통해서만 불명확한 부분이 구체화될 수 있 다.*52)
노먼 홀랜드는53) 《문학적 반응의 역학》(The Dynamics of Literary Response, 1968)에서 독서 및 독자의 반응에 관해 체계를 세운 심리주 의비평가이다.
홀랜드는 프로이트의 《창조적 작가와 백일몽》의 관점을 확장시켜, 독 자가 문학에서 얻는 쾌락의 원천은 무의식적 소망과 공포가 기준의 문화 내에 용인될 만한 형태로 변형됨에 있다고 하였다. 그는 문학텍스트를 “독자와 작가가 핵심환상(core-fantasy)을 공유하기 위하여 공모하는 현 장”이라고 규정하였다.
홀랜드는 “시는, 환상을 갖지도 않고, 그것을 주제로 바꾸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할 뿐이다”고 하면서 텍스트보다는 독자를 중시하 였다. 독자의 반응이란 본질적으로 불안을 제거하고 재확신(reassurance)을 추구하는 점에 있다. 이러한 안정성은 안전한 환상을 작품 속에 투사 함으로써 얻게 된다.
49) 위의 책, pp.117∼123.
50) 위의 책, pp.130∼131.
51) 위의 책, pp.137∼139.
52) D. W. 포케마, E. 쿤네입쉬, 정종화 역, 《20세기의 문학이론》(을유문화사, 1985), p.215.
53) Elizabeth Wright, op. cit., pp.63∼68.
홀랜드에 의하면 독자는 각기 자신의 주체적인 개성을 갖고 있으므로 독서에 있어서도 자기에게만 효과가 있는 적응(adjustment)과 방어 (defence)의 양식들을 동원함으로써 작품과 일종의 ‘거래’(transacts)를 한다는 것이다. 홀랜드는 이 거래를 네 단계로 설명하였다.
①첫째 단계:텍스트에 대한 독자의 최초의 접근(기대:Expectation)
②둘째 단계:텍스트의 선택적인 수용(방어양식:mode of Defence)
③셋째 단계:소망충족을 투사시킴(개성적 환상:Characteristic Fantasy)
④넷째 단계:소망충족을 주제로 번역함(변형:Transformation) 등 이다.
홀랜드는 이 네 단계의 거래의 첫 글자를 따서 ‘DEFT’라 불렀다. 텍스 트를 대하는 독자는 이 네 단계의 거래를 거쳐 자기의 주체성을 확립하 고, 자유연상을 통하여 자기의 개성에 맞게 독서행위를 조화시켜 나간다.
홀랜드에 의하면 독서 거래의 근본은 정신분석적인 ‘전이현상’(phenomenon of transferance)에 있으며 이 전이현상은 불가피하다. 텍스트가 환자이고 독자가 분석자이듯이, 독자는 자기 자신을 분석대상으로 하여 독자 겸 피분석자로의 반응을 검토하게 된다. 독자와 마찬가지로 작가도 텍스트 라는 주관적인 존재와 전이관계에 있다. 작자, 독자의 누구도 혼자서는 작품의 진정한 가치와 반응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제랄드 프린스(Gerald Prince)는 서술자(narrator)와 대칭 개념으로 피 서술자(Naratee)를 제시하였다.
가다머(Hans. G. Gadamer)는 《진리와 방법》(Truth and Method, 1975)에서 문학작품이란 완성되고 의미가 정리된 형태로 나오지 않으며, 이를 해석하는 독자의 역사적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리퍼테르는 특별한 문학적 자질을 겸비한 ‘초독자’(Super Reader)를 내세웠으며, 피쉬는 〈감정적 문체론〉을 통해 ‘정통독자’(Informed Reader)를 가상하고, 독자는 문장이 문학적이든 아니든 간에 문장 내의 어휘들에 반응을 보인다고 하였다. 컬러는 《구조주의 시학》에서 독자의 문학적 자질과 독서관례를 고찰하였다.54)
작품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분석한 대표적인 예로는 야우스에 의한 보 들레르의 《악의 꽃》에 대한 연구, 블레이취에 의한 카프카의 《변신》 연 구, 바우어(Werner Bauer) 등이 《텍스트와 수용》에서 행한 서정시의 수 용연구, 셀란(Paul Celan)의 《파덴조넨의 연구》, 유스트(Georg Just)에 의한 귄터그라스의 《양철북》 연구, 두르작(Durzak)에 의한 귄터그라스 의 〈국부마취〉연구 등이 있다.
4. 정신분석학의 주요 이론
정신분석학은 원래 심리학의 한 분야로서 본고에서 자세하게 다룰 성 실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리주의 비평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후 본격화 하였다는 점에서 정신분석학 이론의 핵심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 적이다.
본 장에서는 정신분석학의 위상과 개념, 프로이트의 이론, 프로이트의 이론에 비판적이었던 융, 아들러 등의 신프로이트학파 이론, 자아심리학 파 이론 등의 개요를 정리해 본다.
54) Raman Selden, A Reader’s Guide to Contemporary Literary Theory(Brighton:The Harvester Press, Ltd., 1985), p.113, p.118, p.125.
1) 정신분석학의 위상
인간의 행동에 대한 연구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에까지 소급되 지만, 19세기 중엽 이후 현대의 과학적 심리학만을 대상으로 이를 역사 적으로 조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55)
첫째, 현대 심리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준 역사적 사상 학파는 ① 독일의 분트(Wilhelm Wundt:1832∼1920)로 대표되는 구성주의학파 (Structuralism) ②미국의 제임스(William James:1842∼1910)로 대표 되는 기능주의학파(Functionalism)로 구분된다.
둘째, 현대적 관점의 심리학은 ①정신분석학(Psychoanalysis):프로 이트와 그의 추종자들의 이론 ②행동주의(Behaviorism):J. B. 와트슨 의 블랙박스(black box) 심리학 ③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 20세기 초반 독일의 게스탈트(형태) 심리학자들의 주장 ④인본주의 심 리학(Humanistic Psycology):인간의 독특성을 강조하는 접근방법 등 이 있다.
또한 현대 심리학 연구의 두 경향은 주관적 심리학(Subjective Psychology)과 객관적 심리학(Objectve Phychology)으로 나누기도 한다. 주관적 심리학은 실험심리학으로서 분트(W. Wundt)학파, 제임스(W. James)학파 등이 대표적이다. 객관적 심리학은 소위 반응학(Reflexology) 으로 미국의 와트슨(John. B. Watson), 듀우이(John Dewey) 등이 발달시킨 행동과학(Science of Behavior), 행동주의(Behaviorism)가 여기에 속한다.56) 이러한 여러 가지 심리학의 분야 중 정신분석학은 현대 심리 학을 과학적린 관점으로 고양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55) Patricia M. Wallace, Jeffrey H. Goldstein, Peter Nathan, Introduction to Psychology, 1987. 이관용 외 4인역, 《심리학개론》(1990. 율곡), pp.18∼23.
“정신분석학은 정신이상의 이해, 치료, 예방을 지향하는 심리학의 한 체계이다. 프로이트가 생각하였듯이 정신분석학은 무의식적인 갈등에서 일어나는 인간행위의 근원을 구하는 심리학의 한 역동적 체계이다.57) 심리학이 프로이트 이론과 어떻게 관련을 맺고, 어떻게 해석되는가에 따라 문학비평의 관점도 달라지는데, 라이트는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 다.58) ①고전 정신분석학(Classical psychoanalysis):프로이트비평 ②이드심리학(Id-psychology):고전 프로이트주의 비평 ③에고심리학(Ego-psychology):후기 프로이트식 비평 ④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 ⑤융의 원형비평(Archetypal criticism):융과 집단 무의식 ⑥구조적 정신분석학(Structural psychoanalysis) ⑦반정신의학(Anti-Psychiatry) 그리고 분열분석 등이다.
2) 고전 정신분석학
프로이트의 이론은 신정신분석학에 대비하여 고전 정신분석학이라고 부른다.
56) V. N. Volosinov, Freudianism:A Critical Sketch(trans. by I. R. Titunik, ed. by Neal H. Bruss), (Bloomington and Indianapolis:Indiana Univ. Press, 1987), pp.18, 19.
57) J. P. Chaplin, Dictionary of Psychology (New York:Dell Publishing Co., Inc., 1973), p.389.
58) 엘리자베드 라이트(권택영 옮김), 《정신분석비평》(1989, 문예출판사), p.3.
프로이트는 24권의 저서를 남겼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꿈의 해석》 (The interpretation of Dreams, 1900), 《정신분석학 입문》(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1920), 《에고와 이드》(The Ego and the Id, 1923), 《환상의 미래》(Future of Illustion, 1927), 《문명과 그 불만》 (Civilization and its Discontents, 1930), 《신정신분석학 입문》(New 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1933) 그리고 사후에 발간 된 《정신분석학 개요》(An Outline of Psychoanalysis, 1940) 등이다. 프 로이트 이론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